음식사진 프로젝트.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5 1. 셰프의 요리 by 고선생

블로그를 하면서 한 때 굉장히 많은 음식을 만들었고 그보다 많은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어찌보면 가장 많이 하고 살던 한 때의 제 취미생활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사진 공부하러 떠나서 그보다 값진 경험이었다면 자취음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네요.

시간은 흘러 사진을 업을 삼아 일하면서 그 경험은 또다시 연결과 연결을 통해 사진 작업 프로젝트까지 담당하게 되었네요. 바로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5 행사용 음식 사진 작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란 무엇인가. 주한미국대사관 농업무역관과 미국 CIA 조리대학 한국동문회가 미국의 최신 외식 트렌드를 발견하고 이를 수출협회들과 손을 잡고 기획한 행사.... 라고 안내책자에는 소개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산 농수산물 등 식재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하여 현재 트렌드에 맞춰 그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 개발을 하고 시연회를 하는 행사인데 그 담당을 CIA 조리학교의 한국인 동문들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행사인겁니다. 매년 진행되고 있죠.

총 16종의 메뉴를 개발하고 그 메뉴 소개북을 만드는게 1차, 그리고 실제로 업계 사람들을 초청하여 메뉴를 선보이며 시식회를 갖는것이 2차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그 소개북 속의 메뉴들의 사진 촬영을 제가 담당하게 되었지요.

지난 8월 초, 2015년 행사를 위해 모인 셰프 4인 중 한 분의 레스토랑에서 메뉴개발 및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절대 전문 셰프에 비할바 안 되지만 수년간 음식을 만들었고 그 음식을 촬영하고 책도 낸 경험 등은 셰프님들과 커뮤니케이션에 용이했고 또한 그런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게 온 의뢰이기도 했지요. 전 '허구헌날 해대던' 음식 촬영을 본격적으로 다시 한다는 것만으로도 흥미있는 의뢰였으며 꼭 촬영이 아니더라도 셰프님들과 부대끼며 음식의 조리과정을 보고 완성작을 사진에 담는 일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물론 독일 자취시절 자취방에서 대충 구도만 맞춰 찍던거에 비할바 없이 준비는 제대로 해 가서 촬영했지요.

꼬박 한 나절을 다 써버린 긴 촬영이었습니다. 아침 10시에 가서 끝난게 저녁 7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죠. 쉴새없이 각자가 담당한 도합 16가지의 메뉴를 만들고 그걸 요리조리 바꿔가며 사진에 담는 작업은 음식 다 만들어놓고 먹기 전에 후딱후딱 사진에 담던 종래의 제 취미와도 같았던 촬영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체력을 요하는 일이었지요.

그 16종의 메뉴 사진을 소개합니다. 이 사진은 어떻게 찍었네 하는 지루한 설명은 무의미하고, 메뉴명과 간단한 설명을 곁들일게요.



1. 코코넛 와플
버터 대신 코코넛 오일로 대체하여 만든 와플입니다. 버터의 무거운 맛은 없지만 코코넛 특유의 풍미와 가벼움
그리고 건강에도 더욱 좋은 메뉴라 합니다.



2. 잣 요거트 드레싱을 뿌린 리코타치즈 샐러드
구운 잣의 풍부한 맛을 담은 요거트 샐러드입니다. 국내에서도 트렌드가 된 달지 않은 그릭 요거트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3. 팔팔바
팔팔바라는 위트있는 이름의 그라놀라바는 한 끼로도 충분한 영양을 담고 있는 에너지바입니다.
힘이 팔팔 나라고 팔팔바라고 하는군요.



4. 바삭 메밀칩과 허머스 딥
2015 미국의 트렌드 중 하나가 곡류의 다양화와 중요시라고 하네요.
메밀로 만든 독특한 풍미의 칩과 고소한 허머스를 매치했습니다.



5. 해산물 콜드 컷
찍으면서도 손가락이 절로 가는걸 애써 참고 또 참았던..ㅋ
일반적으로 육고기를 사용한 차가운 전채인 charcuterie를 해산물을 적용하여 만들었습니다.



6. 차가운 병아리콩 수프
토마토를 갈아서 마신다, 녹즙을 짜서 마신다. 이러한 심플한 조리인 '미니멀 프로세싱'을 적용한 산뜻한 수프입니다.



7. 컬리플라워 고추소스를 곁들인 갈비살 샌드위치
peel-to-stem. 껍질부터 줄기까지 모두 먹는다. 그 말대로 채소의 모든 부분을 사용한 조리 트렌드라고 합니다. 그 트렌드대로
다양한 채소를 낭비없이 사용해 맛을 낸 샌드위치입니다. 책에 실리게 된건 한 장이지만 아쉬워서 또 다른 버전의 사진까지 공개합니다.



8. 직화구이한 삼겹살 라멘
다음 촬영으로 나온 음식이 라멘이라는 건 상당한 의외였어요.
근데 미국 내에서 점점 일본식 라멘의 인기가 늘어가는 추세라 하네요.



9. 고기잼 우설 파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던 고기 가득한 고기 파이입니다. 제가 디저트는 별로 안 좋아해도 이런 '파이'라면 정신 못 차리겠죠.



10. 흑맥주 갈비찜과 밀맥주 폴렌타
2015년에도 미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열기는 계속되고 이젠 맥주를 마시는 것 뿐이 아니라 요리에 접목하는 기법도 늘어간다고 합니다.



11. 밀웜 초콜렛 넛트 쿠키
한국도 엄연히 식용 곤충이 존재하는(번데기, 메뚜기) 나라임에도 곤충의 식용에는 관대한 분위기는 아니죠.
서양에서는 점차 곤충의 식재료로서의 중요성과 미래식품으로서의 잠재력을 보고 '신중하게' 음식에 적용하는 추세라 하네요. 이 쿠키를 좀 보세요.



12. 민트 아이스볼을 곁들인 크랜베리 레몬 인퓨즈드 워터
재료가 많아서 음식명이 긴거 치고는 만드는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물에 생과일과 허브 등을 넣고 차갑게 우려 마시는 물이죠.
취향의 재료대로 즐기는 이러한 DIY infused water는 미국의 전세대에게 인기라 합니다.



13. 버섯돌이와 머쉬멜로 샷
뭔가 이야깃거리가 있는듯한 재미난 플레이팅의 디저트. 최근 트렌드인 'savory 디저트' 기법을 사용하여
'당연히 단맛의' 디저트가 아닌, 예상치 못한 향과 맛을 다양한 재료들의 과감한 접목으로 유니크한 미각경험을 주는
재미난 시도의 디저트입니다. 빨간 버섯모양의 머랭쿠키에서 베이컨과 치즈 맛이 난다면 믿겨지나요?



14. 베이컨 고깔 피자
고깔 모양의 말아서 만드는 새로운 모양의 피자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푸드 트렌드에 꼽히기도 했다네요.



15. 마차 수플레
녹차 아이스크림, 녹차 라떼 등 마차(말차)를 다양한 음식에 이용한 기법은 미국에서도 인기인가보네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다고 해요.



16. 뉴 코리안 자이로
개인적으로 참 반가웠던 음식입니다. 터키에 케밥이 있다면 그리스엔 기로(Gyro)가 있죠.
그 미국식 발음인 자이로는 미국서도 인기있는 스트리트푸드랍니다.



하 다 올렸다. 음식이 많아서 포스팅하기도 힘드네요 ㅎ

조명과 배경 세팅을 바꿔가며, 셰프님이 권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이켜가며 촬영했던 음식사진 작업은 끝나고 나니 어느덧 해질녘.. 그 후에 예정되었던 4인의 셰프 프로필 사진 촬영은 그 다음주로 미뤄졌습니다.


일주일 후에 재방문하여 셰프 프로필을 촬영했습니다. 음식 찍었던 동일한 레스토랑에서 각자의 사진 그리고 단체컷을 찍었죠.

이렇게 촬영 작업은 2주에 걸쳐서 마쳐졌고 보정이 완성된 사진은 주한미국대사관 담당부서 측에 전달되어 책에 얹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9일, 촬영자로서 초청받아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5 행사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하는 내내 곤충 쿠키 몇 개 집어먹은 거 외에는 침만 잔뜩 흘리고 맛 볼 수 없었던 '촬영용 음식'들을 직접 먹을 수도 있는 기회라는 것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죠.


- 2편으로 이어집니다.





덧글

  • santalinus 2015/09/12 23:03 #

    와!!!!!!!! 고선생님께 정말 잘 어울리는 프로젝트 같습니다! (칭찬입니다) 사진들이 굉장히 생생해서 입에 군침이 고이네요!
  • 고선생 2015/09/13 13:09 #

    감사합니다! 저도 제 음식이 아니더라도 간만에 실컷 찍은 음식사진이라 흡족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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