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못하는 양반다리 by 고선생




이건 좀 선천적인 문제이지 싶다. 물론 살쪘으니까 못 하지~ 그럴 수 있다. 나도 어려서부터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건 아닌거같다. 살쪘어도 양반다리 잘만 하는 사람 수두룩하고 그걸 편히 느끼는 사람도 많으니까. 살쪄서 날씬한 사람처럼 다리가 정갈하게 포개지진 않는다 해도 양반다리 자체에 불편을 못 느끼는 사람도 많은걸. 근데 난 양반다리가 아예 불편하다. 잘 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오래 있기가 너무나 괴롭다. 독일에서 오래 살아서 바닥에 잘 안 앉아서 그런건가 싶은데 그런 생활습관의 문제는 아닌것 같다. 양반다리 자체는 서양인도 잘 하는 사람 많으니까. 가만 보니 아버지가 나랑 똑같이 양반다리를 거의 못하신다. 나처럼 살찐 분도 아닌데. 다리가 땅에 붙질 않는다. 그 다리를 난 고스란히 물려받은것 같다. 살찐거랑 무관하게 말이다. 선천적으로 양반다리를 할 수 없는 뼈대로 태어나버렸다.

식사를 할 때 가급적이면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하는 식당엔 잘 가지 않으려 한다. 한식계열의 식당엔 유독 좌식 테이블 식당이 참 많은데 그런덴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 해도 자리의 불편 때문에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좌식임에도 내가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그 식당에 간다면 거긴 어마무시하게 맛있는 집이란 증거다.ㅋ 여럿이 갈 때 내가 발언권이 있는 경우라면 되도록이면 그런 식당은 피하자고 한다. 양반다리 잘 못한다는 핑계는 진짜 친한 사람들끼리고 데면데면한 사이에서는 신발 막 벗고 들어가는 식당 불안해서 싫어~ 라는 핑계를 대기 일쑤다. 아무래도 한국사람 치고 양반다리 못한다는 이미지는 좀 눈초리 받을 수도 있으니까.

난 무조건 '앉는다'라는 자세는 의자. 의자에 앉는거다. 바닥에는 안 앉는다. 바닥에 몸을 붙인다면 그건 눕는거.ㅎ
지금이야 성인이고 내 알아서 컨트롤하는 생활이 가능한데, 이 양반다리 때문에 그건 겪어왔던 단체생활 당시엔 너무나 괴로웠다. 특히 학창시절 극기훈련같은걸 떠나면 꼭 줄맞춰서 바닥에 앉아야 할 일이 많았다. 괴로웠다. 차라리 서 있고 싶었다. 극기훈련캠프의 마지막 일정인 캠프파이어와 레크레이션 역시도 바닥에들 모여 앉아서 진행된다. 그 시간 자체가 앞에서 그 어떤 재미난 일들이 펼쳐지건간에 앉아있는 자체가 고역이었다. 빨리 일어나서 게임을 하든 뭘 하든 그게 나았다. 앉아있음이 고통이니까. 군대갔을 때야 말해 무엇할까. 기본적으로 내무반에 앉아있어야 하는 자세가 양반다리인걸.

선천적으로 이렇게 태어나버렸지만 어려서부터 자세교정을 하고 다리 유연성을 길렀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삼십년 이상을 살았고 지금부터 뭘 어찌할 기대는 못 한다.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난 양반다리를 최대한 지양하며 살 수밖에 없다. 남들처럼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굳이 이게 극복해야만 할 숙제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양반다리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거니까.




덧글

  • 2015/08/14 13:1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8/14 20: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JOSH 2015/08/14 13:21 #

    다리가 길어서 그런거 아닌가요? ^^
    저번에 본 글로는 키가 크신 듯.

    저 같은 경우는 살 때문에 양반다리는 도저히 ....
  • 고선생 2015/08/14 20:05 #

    긴거랑 상관없는 것 같은걸요..ㅎㅎ; 그냥 태생적으로 뼈가 이상한걸로..
  • 대범한 에스키모 2015/08/14 13:42 #

    덩치가 좀 큰 사람에게는 양반다리가 고된... 자세인게 맞습니다.
    으아
  • 고선생 2015/08/14 20:05 #

    그렇게 안 앉고 살겠습니다.. 결연한 의지 ㅋ
  • highseek 2015/08/14 14:10 #

    살보다는 고관절과 햄스트링 근육의 유연성 차이가 크죠. 물론 살이 찌면 좀더 부하가 많이 걸리니 불리하긴 합니다.
  • 고선생 2015/08/14 20:03 #

    양반다리 가능 불가능에 상관없이 살은 빼야죠 ㅎㅎ
  • 蒼雲 2015/08/14 15:46 #

    윗 분 말씀대로 고관절이 굳어서 그러실 겁니다. 생활습관이랑도 연관이 깊은거라 아버님이랑 같이 안 되시는 것도 이해되구요. 아마 쪼그려앉기도 잘 안되시지 않나 한데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 고선생 2015/08/14 20:03 #

    근데 관절 굳기 전 꼬맹이때부터도 양반다리는 잘 못했던...
  • santalinus 2015/08/15 22:45 #

    살쪄도 양반다리 잘되는 저를 보면, 비만도와는 딱히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관절의 유연성인데, 노력해서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선천적인 부분도 무시 못하죠.
  • 고선생 2015/08/17 15:26 #

    산천적이어도 후천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모르는데 그냥 주욱 의자생활만 했네요..ㅎ
  • 잠본이 2015/08/16 01:03 #

    저는 일단 흉내는 내는데 오래 그 자세로 있으면 다리에 피가 안 통해서 쥐가 나 죽겠더라는 애로사항이 있죠ㅠㅠ
  • 고선생 2015/08/17 15:26 #

    전 아예 다리가 붙질 않아서..
  • 2015/12/22 22:3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2/22 20: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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