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대첩 by 고선생



현재 한국에서, 대중매체에서 요리사, 셰프 하면 대세는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 위주로 하는 서양요리사에 외국서 현지 음식 공부하고 온 유학파라는 공통점들이 많다. 그 요건을 갖추고서야 셰프라는 이미지이며 셰프 하면 그 정도가 아니면 취급도 안 하는 모양새다. 이연복 셰프처럼 중식의 대가도 있고 한식 퀴진의 이원일 셰프같은 '예외'도 있지만 거의 대다수는 프렌치 혹은 이탈리안. 한식은 물론이요 일식, 아시아식을 주력으로 하는 요리사는 전혀 없다.

타 아시아식은 차치하고서라도 한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식을 주로 하는 스타셰프를 찾기 힘들고 대중적으로도 셰프하면 일단 서양요리사를 떠올리는 것은 물론 '셰프'라는 직함(?)이 가지고 있는 서양스러움도 그렇고 예로부터 지속되었던 서양문물에 대한 동경이 담겨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서양에서 수많은 스타셰프들이 본인이 나고 자란 땅의 음식에 주력하는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다분히 서양 친화적이다. 제이미 올리버가 이따금 아시아식, 중식 정도롤 선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엄연히 유럽 음식을 만드는 유럽 사람. 한국에선 정 반대다. 많은 셰프들은 외국 나가서 현지 음식을 배워 온 사람들이 태반이다. 지금 셰프가 대세라고 셰프가 장래희망에 요리사가 유망직종으로 떠올라도 그 중에 한식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 요리공부라고 한다면 이제는 일반인도 르꼬르동블루나 CIA를 당연스레 떠올린다.

한식은 프로그램으로도 잘 다뤄지지 않는다. 한국인임에도 제대로 된 한식을 접하기가 어려운 현재에 살고 있어서 그런건지 외국음식보다 관심이 없어서 그런건지 일단 젊고 능력있는 한식 요리사도 잘 나오지 않으며 나이든 한식의 대가를 초빙하거나 궁중요리 연구가 정도. 프로그램 구성도 서양 요리사들의 역동적이고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스타일보다도 한국인의 밥상이라든지 다큐멘터리 정도 뿐. 맛이 기가 막히다며 쩝쩝대는 양 많고 자극적인 대중 한식점 소개 정도는 덤.

요즘 요리 프로중 가장 인상적인게 바로 한식대첩인 이유다. 한식을 깎아내릴 만큼 깎아내린 현대 한식 대중음식점 따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한국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프로다. 현존하는 거의 유일한 한식을 보여주는 '대세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저 소중하다.

왠지 더 길게 써야 할 것 같은데.. 급하게, 기승전 한식대첩.ㅎ





덧글

  • 자유로운 2015/07/31 17:21 #

    정말 다양한 한식들을 보면서 한식이 상상 이상으로 깊다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부산 출신이라 부산쪽 요리만 아는 입장에선 다른 지역의 요리 볼 때 크게 놀라곤 합니다.
  • 고선생 2015/08/03 12:13 #

    한식이 그게 그거로 생각되던 이유는 그냥 대중 음식점들의 이지모드 플레이 때문이었구나, 실은 이 작은 나라에도 지역별로 이렇게나 다양한 맛이 산재되어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 맑음 2015/07/31 18:39 #

    정말 완소프로이지요 ^ ^
  • 고선생 2015/08/03 12:12 #

    대결구도는 그저 거들 장치일 뿐..ㅎ
  • santalinus 2015/07/31 21:47 #

    지역별 토속음식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멋진 점이 많은 프로그램이죠. ^^
  • 고선생 2015/08/03 12:12 #

    감사한 프로입니다. 이건 대결구도 때문에 재밌는게 아니라(사실 누가 이겨도 관계없음) 그 엄청난 범위의 한식의 재발견이라는 빅재미가 두근거려요 ㅎㅎ
  • 애교J 2015/08/01 02:22 #

    생생정보통이나 VJ특공대, 심지어 토요일 아침 찾아라 맛있는 티비 등의 음식 코너도 다 한식인걸요. 대중적인 요리 말고 전통적이거나 현대적인, 보다 특별한 요리는 흔치 않은 것 같죠. 의외로 KBS 한국인의 밥상이나 다큐, 교육방송 EBS에서 자주 다루고 있습니다. 자본을 앞세운 홍보마케팅과 흥미위주의 인물 구도나 편집이 없어서 심심하지만 그래도 음식을 좋아해서인지 재미있어요///

    근데 급 예로부터 이 땅에서 요리사/셰프가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궁금한... 마장동 축산업자들은 과거 조선 신분제도에서 백정(ㅜㅜ)이셨을테고...
  • 고선생 2015/08/03 12:11 #

    그렇죠 제가 언급한 바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핫한' 방송으로는 절대 다뤄지지 않죠. 그런 방송류로 유일한게 한식대첩 뿐인건 부인하기 힘든 현실이구요. 인기있는 셰프가 등장하는것도 죄다 서양 요리 전문이구요. 한식의 본고장인 한국인만큼 우리 식문화를 세련되게 다루는 방송은 왜 만들어지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왠지 한식은 어느새부턴가 '어른들의 음식'이라는 인식이에요. 실상은 모두 맛있게 즐기는 음식이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음식인데 말이죠.
    예로부터 이 땅의 요리인류야 궁중 숙수 정도가 아니면 별로 대접 못 받았을걸요. 한국은 특히 다른 주변 아시아국과 달리 외식 문화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없다시피 했고 그래서 전문 요리인도 기록에도 나오지 않고요.. 대장금 외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 자체가 없잖아요 ㅎ 그 분도 궁중에서 활동했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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