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햄버거! 길버트 버거(가로수길점) by 고선생

적어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먹어본, '세트 주문시 만원 이상 하는 햄버거집'의 햄버거 중에서는 단연코 여기가 으뜸이다 라고 아무 주저없이 말할 수 있는 곳을 경험했습니다. 그 전엔 '버거조인트 브루클린'이 젤 낫다~ 뭐 그랬었는데.. 거길 능가하네요. 삘삘거리며 이거저거 바깥음식 먹고 돌아댕기는 열성이 남들보다 덜해서 그런지..ㅎ 정보 부족이었나봅니다. 여기보다 더 맛있는곳이 더 있을까 싶긴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먹어본 중에는, 그리고 특히 햄버거를 좋아하며 열심히 만들기도 해온 저의 판단으로는 이 정도라면 국내에서는 최고 반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길버트 버거(GILBERT'S BURGER & FRIES)입니다.

서울 안 번화가 중에는 제가 사는 곳에서 접근성이 괜찮다는 이유로 다른 곳보다 자주 찾게 되는 신사동 가로수길. 그 한 블럭 안 쪽 길은 가로수길 메인도로보다 한적하고 걷는 재미가 있어서 즐겨 걷는 곳이기도 하는데, 사실 이 길버트 버거는 오며 가며 늘 많이 봤던 곳입니다. 음~ 햄버거 집인가보다~ 하고 한번도 들어가본 적은 없는데.. 무슨 마음이었는지 늦은 점심을 먹으러 한번 들러봤던 이 길버트 버거가 제 기준에서는 최고의 햄버거 집이었을 줄이야..!

가로수길 지점이 본점은 아니라 알고 있는데.. 굳이 본점을 갈 생각은 없고, 여기는 반지하로 내려와야 하는 매장이지만 채광은 반지하스럽지 않게 매우 좋군요. 음식점에 가면 음식 맛있으면 됐지 다른 요소는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편이긴 하는 상남자이지만 그래도 동가홍상이라고, 분위기도 맘에 들면 더 좋기야 하죠. 집에서 먹는 김밥보다 소풍가는 버스 안에서 까먹는 김밥이 더 맛있듯이. 살짝 어둑하면서 크게 장식적이지 않고 그러면서도 여유있는 실내 분위기가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반지하의 높이인 탓에 높은 창문에서 내리쬐는 바깥 빛이 무드있습니다. 가게 분위기에 사진을 올려가며 길게 이렇게 쓰고 앉았는 이유는 맘에 들었다는 뜻입니다. 제 취향이에요. 꺄악. 야간이 되면 빛은 사라져도 저 글씨가 네온사인으로 발광하겠죠. 그것도 좋다 좋아..

간만의 셀카질. 블로그에 셀카 올리는 빈도가 상당히 낮아져있는 상태에서 불쑥 미안합니다. 어느덧 나이 먹고 이제는 진짜 나이든 티를 숨길 수 없는 몰골로 등장한 셀카는 버거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의 설정컷이지요.

처음 온 햄버거집은 메뉴판의 가장 위에 있는 메뉴를 시키는게 당연! '길버트 버거'를 주문합니다. 어느 버거집이나 가장 첫 메뉴는 그 가게의 기본 베이스 버거이자 대표메뉴이기도 하죠. 하물며 가게명이 그대로 버거 이름인 경우엔 그걸 당연히 처음으로 맛봐야 합니다.

다른 곳의 대표메뉴 버거와 다른 점은 계란후라이를 넣어주네요. 사실 계란후라이 이게 별거 아닌것 같지만 음식에 추가될 때 그 역할이 상당합니다. 그만큼 존재감도 대단하고 음식의 맛을 계란이라는 존재가 부드럽게 융화시켜주는 역할도 하지요. 햄버거에도 예외없이 좋은 조합입니다. 특히 반숙 후라이를 넣은 것은 줄줄 흐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맛으로 얻어지는 장점이 거대하기에 대환영입지요.

일단 형태가 너무 좋습니다.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컴팩트한 사이즈, 올바른 패티와 야채의 비율, 그리고 가장 중요한 햄버거빵의 탄탄한 완성도. 맛을 보기 전에도 이미 외양만으로 아 여기 잘 들어왔다 싶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포크와 나이프'따위'를 함께 내주지 않습니다. 햄버거에 포크와 나이프'따위'라뇨. 그런 연장'따위'를 줬어도 건드리지도 않았겠지만 아예 내주지 않는 올바른 개념탑재에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한국의 어떠한 만원 넘는 햄버거집에서도 포크와 나이프'따위'를 주지 않은 집이 없었거든요. 아 여기는 햄버거를 먹는 방법을 안다. 아는 곳이다! 그것만으로 기분이 업되더군요.

더더욱 참을 수 없었던 어떤 햄버거집에서의 만행은 햄버거를 감히.. 감히..! 반으로 썰어져 내오는 것이었습니다!! 부들부들부들..(전문용어로 '커팅') 아아니 햄버거를 반으로 썰어먹다니 그 무슨 지독한 만행을!!! 햄버거는 양 손으로 단단히 부여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먹는것입니다! 아니 뭐 저의 이런 개인적 취향 다 배제하고 남이야 연장질을 해서 스테이크 먹듯 썰어먹든, 커팅해주세요~ 해서 반쪽짜리로 먹든 상관할 바는 아닌데 처음부터 그렇게 햄버거에 상처내서 내오다니요. 용서할 수 없습니다.(이태원의 모 햄버거집이었습니다. 그것도 괘씸한데 맛도 형편없어서 다신 안 갑니다)

줄줄 흐르는 노른자가 유혹적인 길버트 버거. 이 사진은 가진게 아이폰 뿐이었던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였습니다. 훌륭한 음식을 대하는 포토그래퍼로서의 예의는 최대한 그 음식을 빛날 수 있도록 사진으로 담는것 뿐이죠. 하지만 카메라는 없고 폰카 뿐이니..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건 실내 빛의 이용과 구도 조정 뿐. 제가 앉은 자리에서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의 사진으로 저의 예의를 발휘합니다. 계란후라이의 훌륭한 추가와 딱 봐도 대단한 포스를 내뿜는 비주얼에 이미 경의를 표했습니다만, 이 버거를 먹어보고 나서는 아 폰카따위로 찍는건 내가 아무리 예의라며 포장질해봐야 결례구나.. 다음에 기회되면 DSLR로 제대로 찍어야지 하는 반성을 하게 합니다.

포토그래퍼 다 떼고 그냥 음식을 먹는 사람으로서 그 음식이 맘에 들었을 때의 최대한의 예의라면 진심을 다해 맛있게 먹는것이겠죠. 그리고 저는 진심을 다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햄버거란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왠만큼 형편없다면 그리 불만스러워하진 않고 특히 요즘 시대처럼 한국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미국 정통식 버거를 접할 수 있는 때에는 더욱 그렇긴 하지만 자잘하게 저의 기준에 맞지 않는 버거도 상당수였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도 사먹는거보다 낫다 라는 믿음 하에 자신감있게 더러 집에서 만들어먹기도 했던 버거지만, 여기 길버트 버거는 그래도 여전히 돈 내고 사먹을 이유를 발견한 곳이라고나 할까요? 빵이며 속재료의 비율, 맛의 조합 등 그 어느 하나 더하거나 못하거나가 없이 진정 안정되고 완성도 높은 맛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독일엔 소위 수제버거집같은게 많지도 않고 햄버거는 그저 패스트푸드체인들인지라 국내에서의 수제버거 시장의 성장과 여기저기서 맛있다는 버거집들의 맛이 궁금했는데 솔직히 감탄보단 실망했던 적이 더 많았거든요. 최소한 길버트 버거는 지금까지 맛봤던 국내 햄버거 중에서는 제 만족으로는 가장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 곳이네요. 앞으로도 소중한 '햄버거 맛집'으로 함께할 것 같습니다.

햄버거를 먹어보면 압니다. 만드는 분의 햄버거에 대한 철학이라든가 원칙이라든가. 햄버거란 음식이 쉬워보이더라도 어느 음식이나 마찬가지로 섬세한 구석이 있거든요. 그 구석을 소홀히 하지 않은 맛입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길버트 버거 최고에요^^




덧글

  • santalinus 2015/04/20 01:31 #

    정말 아름다운 버거입니다..
  • 고선생 2015/04/21 20:57 #

    모양부터 맛까지.. 흠잡을 곳 없었습니다!
  • 도밍고 2015/04/20 08:54 #

    점점 미남이 되어 가신다..
  • 고선생 2015/04/21 20:58 #

    에구;;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드리고 기쁘지만..ㅎㅎ
    동시에 노화되어가고 있기도 하지요;; ㅠ
  • Wish 2015/04/20 10:12 #

    자...잠깐만요 세트주문시 만원을 넘어간다고요?!
  • 고선생 2015/04/21 20:58 #

    그 단어를 사용하기 안 좋아해서 의식하고 안 쓰긴 했습니다만 소위 '수제버거' 가격대가 그 정도 맞죠. 여기 역시 수제버거 카테고리구요.
  • Wish 2015/04/21 21:07 #

    쿨럭...수제...ㅇ<-<
  • 고선생 2015/04/22 01:36 #

    아니, 사진 보시면 누가 봐도 수제버거란걸 알 수 있는...;
  • Centigrade 2015/04/20 11:17 #

    화곡동 이마트 맞은편 메디건스라는 펍이 있는데 거기 햄버거가 지금까지 살면서 인생에서 최선의 햄버거였습니다. 아무 기교따위 없이 그냥 빵 야채 고기 그야말로 햄버거다운 햄버거였죠
  • 고선생 2015/04/21 20:59 #

    참고하겠습니다^^
  • canto 2015/04/20 14:07 #

    저도 썰어 먹을거라면 스테이크를 먹지 왜 굳이 햄버거를 시켜서 썰어먹는지 도통 모르겠는 사람이라....멀지만 꼭 한 번 가봐야겠네요!!
  • 고선생 2015/04/21 20:59 #

    여기도 있고 서초역 부근에도 있는데 알고보니 거기 본점이라 하네요. 그치만 여기가 분위기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emky 2015/04/20 14:34 #

    "일단 형태가 너무 좋습니다.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컴팩트한 사이즈, 올바른 패티와 야채의 비율, 그리고 가장 중요한 햄버거빵의 탄탄한 완성도. 맛을 보기 전에도 이미 외양만으로 아 여기 잘 들어왔다 싶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포크와 나이프'따위'를 함께 내주지 않습니다. 햄버거에 포크와 나이프'따위'라뇨. 그런 연장'따위'를 줬어도 건드리지도 않았겠지만 아예 내주지 않는 올바른 개념탑재에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한국의 어떠한 만원 넘는 햄버거집에서도 포크와 나이프'따위'를 주지 않은 집이 없었거든요. 아 여기는 햄버거를 먹는 방법을 안다. 아는 곳이다! 그것만으로 기분이 업되더군요."

    크 이부분 백번천번 공감합니다!!!!! 햄버거는 양손으로 잡고 베어물어먹는 음식이졍!!! 가서 먹어봐야겠네용.
  • 고선생 2015/04/21 21:00 #

    제가 생각하는 모범의 조건까지 다 갖췄더라구요! ㅎ 그게 너무 좋았지요.
  • 검은양 2015/04/20 21:26 #

    옹 저도 버거 조인트 즐기고 있었는데 여기도 한번 가봐야겠네요.
  • 고선생 2015/04/21 21:00 #

    가보세요. 저도 버거 조인트만한게 있겠냐 싶었는데 그 이상이네요 여기..!
  • anchor 2015/04/21 09:52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4월 21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4월 21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5/04/21 21:39 #

    하지만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드시고 계십니다.. (틀려!!)
  • 고선생 2015/04/22 01:33 #

    최선을 다한 먹기입니다. 마음을 담아 진중하게 ㅋㅋ
  • crouton 2015/05/06 17:42 #

    그럼요 어딜 햄버거에 포크와 나이프따윌_물색없게스리_ 다음주 가로수길 갈 일이있는데 꼭 가봐야겠어요 +_+
  • 고선생 2015/05/20 00:59 #

    가보셨으려나요..?ㅎㅎ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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