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햄버거의 경지. 물 오른 고버거의 맛. by 고선생

제목 한번 자극스럽죠. 경지라느니.. 물 오른 맛이라느니.. 네, 간만에 오만하고 건방진 내용 펼쳐집니다.


하지만 자신있습니다. 수많은 자작음식을 하면서 가장 애정이 넘치고 나름 엄격하게 제대로 만들려 애썼던게 바로 햄버거니까요.
그만큼 애정하는 음식이며 절대 이상한 버거는 안 만들겠다, 어디까지나 미국 본토식 햄버거의 그 맛을 목표로 정진했습니다. 만들다보니 어느덧 꼭 지키게 되는 저만의 기준도 생겼구요. 그 기본을 잘만 지켜 만들면 훌륭한 햄버거를 만드는건 크게 어려운건 아니나, 이게 다년간의 다수의 경험을 통해 손에 익숙해지면 그 안에서도 야금야금 디테일함이 더해져서 완성도가 올라가죠. 이번에 간만에 또 햄버거를 만들면서 스스로 어떠한 경지를 느꼈습니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ㅋ ...아 거 좀 자랑 좀 합시다! 진짜 자뻑할만하다니깐요..?


그 근거는 많은 이들이 맛있다 맛있다 평하는 많은 수제버거집들을 들러보면서 직접 맛을 봤다는 것입니다. 완전 속았다, 이게 맛있다는 사람 입맛은 대체..? 하는 집도 있었고, 여긴 맛없는건 아닌데 좀 과대평가네.. 싶은 곳도 있었고, 음 이 정도면 이상형의 버거에 가깝구나 하는 곳도 있었지요. 그리고 이번에 다시 만들면서 확신하건대, 내가 만든 버거의 맛은 분명히 한국이란 땅에서의 업계 평균은 가뿐히 넘는다! 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 입맛에 의한 판단이기도 합니다. 제 혀가 절대적은 아니니까 너무 적대하진 마시구..


당연히 프로와 아마추어의 현실적 차이는 존재합니다. 단가와 맛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프로의 세계와 내 하고싶은대로 맘껏 해도 상관없는 아마추어는 백그라운드가 아예 다르죠. 현실적 문제가 맛으로 직결되기도 할 정도로 프로의 세계는 냉혹합니다. 그렇지만 그걸 감안한다 해도 그 정도 가격을 받으면서도 이 정도 뿐이냐! 라고 생각되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단 말이죠.


이번에 만들고선 하.. 이 정도면! 하는 생각은 충분히 들었던 버거들입니다. 두 종류를 만든 것은 집에서 햄버거를 만들면 기본적으로 두 개는 뚝딱하는 제 양이기에 당연히 두 개로 간 것이지만 두 개 다 똑같이 하기엔 뭐해서 살짝씩 변화는 줬습니다.


우선 재료 준비. 전 햄버거 속 야채를 과하게 많이 넣지는 않고 딱 이정도 밸런스면 되겠다 싶은 정도로만 맞춰 넣는데, 항상 기본 야채 종류는 늘 같습니다. 상추, 토마토, 양파 이 3종세트는 제 버거의 기본 야채 3종이죠. 달라진게 있다면 예전엔 양상추를 썼는데 최근엔 로메인으로 바꿨다는거 정도? 빵도 만들어 쓰고 싶지만 베이킹은 관심분야도 아니고 귀찮은 영역이므로 어찌됐든 만족하는 햄버거빵 구입처를 찾았다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애용중입니다.


고기는 쇠고기 100%. 갖가지 부위를 밸런스 좋게 섞어서 분쇄하는게 이상적이겠지만 집에서 만드는것 치고 그 정도로 부산 떨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입니다. 일단 지방이 많은 부위는 에러! 구워보면 기름이 필요이상으로 많이 빠져나와서 패티가 홀쭉해지는건 차치하고라도, 맛이 일단 별로입니다. 좋은 부위를 선택하여 분쇄하는게 좋은데, 제가 선택한 부위는 부채살입니다. 지방함량이 그다지 높지 않고, 제가 생각하기엔 구이용으로도 지방과 살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생각하는 부위죠. 패티는 그 쇠고기 100%면 더할나위 없습니다. 함박을 만드는게 아니니 치대지 말 것이며 만두소를 만드는게 아니니 양파나 파같은 '이물질' 섞지 않습니다. 햄버거 패티로 보자면 고기 외의 재료는 죄다 '이물질'입니다.


처음엔 베이컨을 굽습니다. 첫 버거에는 베이컨이 들어가거든요. 베이컨도 종류가 여러개 있는데 가급적 국산 브랜드 베이컨보다는 가능하다면 수입 베이컨을 삽니다. 국산 베이컨엔 묘하게 강한 단 맛이 있는데 그 단 맛이 아~주 거슬려서 전체 맛에까지 영향을 주거든요. 그리고 저염 베이컨이면 더 좋습니다. 베이컨은 어디까지나 메인은 아니니까 존재감이 너무 커서는 안 되죠.


베이컨을 먼저 구운 이유는 베이컨에서 배어나온 기름을 고스란히 이용하면 따로 기름 두를 필요 없이 패티를 구울 수 있죠. 엄밀히는 매끈하게 붙지 않는 코팅팬이라면 기름 없이도 소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이 있기 때문에 그냥 패티를 구워도 무방은 합니다. 패티는 스테이크 굽는것과 똑같죠. 달군 팬에 한 면 씩 구워주고 완전히 익히기보다는 미디엄웰던 정도가 적절합니다. 소금과 후추는 구울 때 뿌려주고요. 뒤집은 후에 말미에는 치즈를 얹어 팬 열기로 녹여서 패티 위에 밀착시키고 미리 구워둔 베이컨을 그 위에 얹었습니다. 패티와 밀착되는 재료들은 팬 위에서 가능한한 포개 놓는게 안정감 있습니다. 치즈 녹은게 접착 역할도 하고 야채는 싱싱해야 하니 따로 얹더라도 단백질계열은 한 덩어리화 하는게 나중에 쌓아올리기도 용이하지요.


햄버거 빵은 단면을 살짝 구워서 써야 좋고, 소스는 심플하게 케찹 살짝과 마요네즈 일명 케요네즈면 그게 아주 좋습니다. 겨자도 살짝 발라주는게 좋구요. 케찹과 마요네즈는 한 쪽에 함께 발랐지만 겨자는 다른쪽 단면에 바르고 그 위에 패티부터 쌓아올라갔습니다. 열이 있는 재료와 생야채 재료는 구분을 줘야죠. 최대한 야채가 열 속에서 시들해지면 좋지 않으니까.


로메인까지 올리고 빵을 덮어주는걸로 완성! 완성만 보면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꽤 이거저거 많이 신경쓴 결과물입니다. 첫 버거는 바로 아메리카아메리카스러운 베이컨 치즈버거. 치즈가 패티면적보다 작아서 크게 많이 안 삐져나온 비주얼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사실 햄버거 일명 '커팅'하는거 사실 굉장히 꺼려합니다. 햄버거의 그 동그란 모양이 훼손되는 그 꼴이 너무너무 싫어요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팅을 저답잖게 단행한 것은 100% 블로그 포스팅용입니다. 그냥 이렇게라도 속의 층 구조(?)를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이후에 먹을 땐 반달 모양의 버거 반쪽씩 들고 먹는데 영 기분도 반감되었지요.. 흑.


두 번째 버거를 만듭니다. 같은 과정 반복에 치즈에서부터 변화를 줍니다. 치즈를 두 장 썼는데요, 프로볼로네 치즈와 체다치즈 두 장을 겹쳤습니다. 버거킹에서 콰트로치즈와퍼라고 4가지 치즈를 쓴 버거도 만들었지만 4가지까지 갈 필욘 없고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치즈를 쓴 것만으로도 일반적 치즈버거보단 풍성한 맛이 납니다.


특이하게 위에 비어슁켄 한 장을 올렸습니다. 비어슁켄은 독일식 햄인 부어스트의 일종이구요, 베이컨과는 또다른 가공육의 맛 더해짐이 독특한 결과물을 만들 것입니다. 사실 없어도 되는거지만..ㅋ 그간 햄버거에 베이컨은 넣어봤어도 부어스트를 넣어본 적은 없었기에 한번 해본 조합이구요. 이렇게 두번째로 만든 버거, 더블치즈 슁켄버거입니다.


이 버거는 앞 버거와 달리 커팅 따위 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것이므로 괜시리 세트메뉴로 플레이팅. 온더보더(멕시칸 체인)에서 받아온 거대한 나쵸와 아름다운 기네스 한 캔과 함께 합니다.


햄버거의 절친은 누가 뭐래도 감자튀김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나쵸도 괜찮네요. 감자튀김도 케찹을 찍어먹지 않지만, 나쵸도 그냥 먹었습니다. 그게 꼬소하고 좋더라구요. 그리고 아름다운 기네스. 치맥을 넘어 요샌 피맥이 떠올랐다지만 햄맥도 좋습니다. 버거의 종주국인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만들고 먹는 버거가 옳은 버거다 라곤 생각해도 단 한가지 그들의 먹는 조합에 동의하지 않는건 바로 햄버거+셰이크 입니다. 전 그건 좀 그렇더라구요. 그냥 무난하게 소다가 좋고, 수제버거 사먹을 땐 콜라 사이다는 너무 자주 먹었으니 닥터페퍼나 진저에일같은걸로 변화를 주기도 하는데 맥주 역시도 참 잘 어울리죠. 아름다운 기네스와 함께 했습니다.


맛이요? 당연히 맛있지요. 글 서두에도 시건방떨었잖습니까.. 경지의 맛이라고.. 물 올랐다고.. 귀찮아도 저런 먹방사진 열심히 찍으며 쓸데없이 고퀄리티 포스팅 만들고 있잖아요..
그리고 아무리 잘 만들어도 한 손으로 거뜬히 들고 먹어야 고거이 바로 햄버거! 그 마지막 원칙까지 제대로 지켰습니다. 버거에 칼 대는거 싫어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칼 댈 수밖에 없는 난감한 버거는 더 싫습니다.


독일에선 한국처럼 수제버거 시장이 큰 것도 아니고 햄버거가 그렇게 대세 음식도 아닌지라 유학시절엔 한국 수제버거의 대거 등장을 보면서 침만 흘리며 이렇게라도 먹어야지 하면서 집에서 만들기 시작한게 제 버거 외길인생(외길은 아니다;)의 서막이었으나, 그 세월이 누적되고 누적되어 이제는 한국 살이중에도 그 당시 침흘렸던 시중의 버거들이 그렇게 우월한것도 아니다 라는게 판명되고 나서는 이젠 다시 버거 먹고 싶으면 집에서 만들곤 합니다. 죄송합니다 자뻑좀 할게요.ㅋㅋ




덧글

  • 토나이투 2015/03/21 00:53 #

    아 자기전이라는걸 망각하고 이 글을 봐버린...으으으 위가 으으으
  • 고선생 2015/03/22 22:17 #

    시간대를 굳이 노린건 아닙니다.ㅎ
  • 얼룩말 2015/03/21 06:55 #

    식사맛있게 하십시오
  • 자유로운 2015/03/21 08:06 #

    맛있겠네요. 배고프군요.
  • Wish 2015/03/21 10:46 #

    맛있어 보이네요...ㅇ<-<

    We Call We Call!!!
  • 검은양 2015/03/21 12:25 #

    그래서 고버거는 언제 열린다고요?!?!
  • 고선생 2015/03/22 22:18 #

    살다보면.. 제가 버거 만든거에 대한 호응이 댓글 100개 이상 달리고 막 그러면 저 스스로 붐업되서 팝업으로 열지도요?ㅋㅋ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 막 씀..)
  • B_Fink 2015/03/21 20:26 #

    으으.. 저는 지금 독일인데 만들어 먹어야 겠어요 맛있겠다 ㅠㅠㅠㅠ 어쩜 저렇게 만드시는거죠!?#@$
  • 고선생 2015/03/22 22:19 #

    그래도 나름 몇년동안 햄버거만큼은 정복하고자 노력했지요!
  • 2015/03/21 23:0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3/22 22: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Yoon 2015/03/22 20:03 #

    오! 피맥은 느낌상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 햄맥 좋네요~ 담주중에는 회사근처 수제버거집에서 햄맥 함 시도해봐야겠어요. ㅎㅎ
  • 고선생 2015/03/22 22:20 #

    삼성역쪽으로 기억하는데, 그 근방에서는 단연 현대백화점 지하의 버거조인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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