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살 먹는 날 by 고선생

"아직 생일 안 지났어!"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명백한 나이 먹는 날이다.

2014년 10월 21일, 오늘로 나는 서른네살. 벌써 인생의 1/3 이상은 산건가?



무조건 어림, 젊음을 추구하던 예전과 달리 요새는 나이듬의 미학도 조명되는 시기인듯 하다.

수명이 길어지고, 인생의 사이클이 점점 더 젊은 시절이 길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젊은 시절이란 물리적인 노화의 정도가 아니라, 그만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를 뜻할 것이다. 예전만 해도 삼사십대면 노땅 취급했지만

지금의 그 나이대는 여전히 팔팔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젊게 살 수 있게 되었다.



서른이 되었던 2010년 10월 21일을 돌아본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버리는 것.. 내 개인적으로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밀레니엄 쇼크에 비견될 정도로 큰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나 나이대가 바뀌다니! 삼십대가 되다니!

반면 그 쇼크는 끓다 만 커피포트 속 물처럼 금새 잔잔해져버렸다.

따지고보면 그냥 한살 더 먹었을뿐이다. 스물아홉살에서 서른이 되었을 뿐이다. 스물아홉 다음 숫자는 서른이 맞다.

스물아홉 바로 다음 나이를 먹은 것 뿐이다. 삼십대 진입이라는 쇼크보다도 그냥 자연스런 한살 플러스라는

생각도 못지 않게 치고 올라오면서 그냥 담담해져버렸다. 삼십이 삼십이지 뭐.



하지만 뭔가 마음가짐은 달라졌다.

1년전까지의 이십대를 과연 어떻게 보냈는가. 지금 또 한번의 삼십대로서의 10년이 막 시작된다.

사십대가 되는 순간에 난 지나간 삼십대에 대한 후회가 없을 것인가. 당연히 후회는 있을 것이다. 이십대를 돌아봐도 그러니까.

십대에서 이십대가 되어, 나도 성인이라고 자부하면서 과연 자부한만큼 스스로에게 책임은 있었는가.

되돌아본 나의 이십대는 역시 그저 어린애에 불과했으며 후회는 그저 가득하게 쌓여있더라.

그런 내가, 사십대를 진입하며 돌아본 삼십대에 대한 후회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삼십대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결심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이다.



서른이 되면서 나는 '멋진 삼십대가 되자'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벌써 4년이 지났다. 

서른넷 먹은 나는 과연 지금 멋진 삼십대로 살고 있는가.



단언컨대, 외형적으로는 그래도 전보다 멋져졌다 판단한다. 대책없던 몸뚱이에 다이어트를 가한 결과다.

뭐 아직도 한국인이 기준하는 정상체형과는 거리가 있는게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 뺄 생각도 없고.

다이어트해서 살 빠지면 늙어지는건 아닐까 싶었지만 오히려 피부가 더 좋아지고 그나마 내 나이보다는

동안으로 보인다는 소리 들을 정도로는 아직 유지되고 있는건 행운이라 해야할지.(이러다 갑자기 팍 삭을라)



하지만, 학생을 마치고 사회인으로서 살고 있는 지금, 멋지고 뭐고를 떠나서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혼란속에 살고 있다. 많은 사회인이 그렇게 살고 있다는데에 위안삼을 뿐, 내가 그리던 삼십대의

멋진 모습은 아니다. 돈은 벌고 살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고 멋지게 살고 있느냐? 그건 아니다.

이건 아마 내가 만족할 때까지 해답은 없을 것이다. 삼십대 중에 승부가 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 계속 찾는수밖에.



오늘로 나는 서른넷. 어엿한(?) 삼십대 중반줄에 접어들었다. 삼십대 진입 쇼크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간이라니.

이러다 내년 생일이 오면 나름 초조해질지도 모르겠다. 삼십대도 반이 지나가버렸다고.

나이 먹는건 두렵지 않다. 나이 자체가 주는 압박감은 잠시 지난 세월에 섭섭했(?)다가 무감각해진다.

내가 두려운건 쌓여가는 나이 대비, 만족과 후회의 비중 차이다. 후회가 더 많을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어느순간부터 생일 하면 축하에 어색해져버렸다. 친구들이 많던 시절처럼 생일 하면 너도나도 축하해주는 무드는

사라진지 오래고, 친구들도 까먹고 넘어가버리기 일쑤, 굳이 축하해달라고 조르지도 않는다. 가족과 소소하게

외식 한번 하고 보내는거, 여기저기 가입한 사이트에서 생일축하핑계로 쿠폰같은거 보내주는거나 보다 보면 

그렇게 그냥 일년에 하나뿐인 날은 지나가버린다. 엄연히 나로서는 의미 있는 날이라 해도 직장은 특별대우를 해주지도 않는다.

축하받는 생일보다는 나 스스로 나 자신을 생각해보는 날이 생일이 되었다.



그래.. 오늘 하루도 34년동안 살아온 나 자신에 대한 위로. 그리고 스스로 하는 축하. 그 누구의 진심인지 아닐지 모를

축하보다도 나 스스로가 나에게 하는 축하, 이것만큼 확실한 진심의 축하가 어딨을까.

34년동안 달려오느라 수고했고, 얼마 남았을지 모를 인생 더욱 열심히 달려보자꾸나.

그리고 조금 더 멋져지고 조금 더 만족할 수 있는 삶으로 전환되기를.. 나도, 그리고 또 나도.. 바란단다.

조금 더 깊이있어졌을거라 믿는 나 자신을 축하하며!



 

Happy Birthday to..

 

Myself.

 

 

 

 


덧글

  • 토나이투 2014/10/21 00:39 #

    생일 축하드립니다!
  • 고선생 2014/10/22 11:45 #

    감사합니다!
  • 2014/10/21 01:1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0/22 11:4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시리우스 2014/10/21 02:13 #

    생일 축하드려요! 더 멋지고 건강한 삼십대 되시기를 :)
  • 고선생 2014/10/22 11:46 #

    하아 제가 설정한 그 과제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였다는걸 중반즈음에 느끼는 요즘입니다.ㅋ 감사합니다.
  • ranigud 2014/10/21 09:52 #

    생일 축하드립니다 ㅎㅎ
  • 고선생 2014/10/22 11:46 #

    감사합니다~!
  • jude 2014/10/21 10:23 #

    생일 축하드려요~~생일을 이제 따지기도 싫어하는 나이로 접어 들었지만 그래도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것만으로 즐겁게! 라는 마음으로 사는 중이지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 고선생 2014/10/22 11:46 #

    행복한 생일날을 꿈꿨지만 현실은 그냥.. 블로그에 이런글 덕분에라도 축하메세지 받았지, 그냥 아무것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로 소비해버렸네요 ㅋㅋ
  • 할아 2014/10/21 10:58 #

    ㅎㅎ 생일축하드려요~~
  • 고선생 2014/10/22 11:47 #

    감사합니다~
  • pannacotta 2014/10/21 13:10 #

    오 생일 축하드려요!!
  • 고선생 2014/10/22 11:47 #

    감사합니다!
  • Blueman 2014/10/21 13:45 #

    생일축하합니다.
    저도 예전에 30대부터 늙는구나싶었는데 30대부터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들 얘기랑 요즘 100세시대라는 얘기를 들으니 나도 30대가 되면 어떻게 행동할까 망설여집니다. 20대 후반인 저도 힘낼 수 있겠죠?
  • 고선생 2014/10/22 11:48 #

    30대부터가 사실은 치열함의 시작이지요. 20대땐 그래도 여전히 전 준비기간이라고 봐요. 사회에서 부대끼는건 30대부터 진정한 시작이니.. 열심히 대비하시면 여유있게 30대를 맞이하실겁니다! ..라곤 해도 막상 서른 되면 또 달라요..ㅋ
  • Yoon 2014/10/21 14:58 #

    생일 축하드려요~
    어쨋거나 즐거운 인생입니다. 화이팅!!
  • 고선생 2014/10/22 11:48 #

    좀 더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ㅋ 감사합니다!
  • 순수한 산타클로스 2014/10/21 22:27 #

    축하해요.^^ 저도 멋진 30대를 살아야할텐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 고선생 2014/10/22 11:49 #

    멋지기가 참 힘들어요.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하더라구요.. 저도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 아이 2014/10/23 12:37 #

    생일 축하드립니다!!!
  • 고선생 2014/10/24 13:42 #

    감사합니다!
  • 째째한 아이스크림 2014/10/23 21:15 #

    아름다운 계절에 생일을 맞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 고선생 2014/10/24 13:43 #

    저도 가장 좋아하는 이 계절입니다. 이 계절에 생일이라 좋아요 :)
    학창시절엔 생일에 중간고사 성적표 받은 적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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