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plan 교토 셋째날, <아이폰과 음식> by 고선생

*마지막 날이고 딱히 관광지를 들를 것도 아니고 자유롭게 여기저기 걸어다닐 요량으로 카메라는 과감히 짐에 싸버리고 이 날은 핸드폰만으로 찍었다. 고로 이 포스팅의 모든 이미지는 폰카사진.



1. 아이폰 5S

전날밤 애플샵 앞에 쫙 깔린 인파들을 본 후로 마지막날의 첫 방문지는 애플스토어로 결정하였다. 아이폰에 크게 관심이 없던 터라 발매일도 모르고 있었는데 마침 이 날이 9월 20일, 발매일이었던 것이다. 그 날 첫 구입을 노리고 샵 앞에 줄지어 있던 무리들을 직접 본게 신기하기도 하여 이왕 한국에도 없는 애플스토어니(독일에선 많이 들렀지만) 나도 발매일 겸사겸사 그 잘난 아이폰5S를 한번 보러 향한다. 방송국에서도 와서 촬영하더라.
꼬박 밤을 샌 사람들. 용하다. 여전히 길바닥에서 꿋꿋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폰 5S와 5C. 무려 발매일에 보게 되다니. 이건 여행계획에도 없던거라구.
애플스토어의 디스플레이는 전세계가 공통이다. 단순하고 시원시원하게 디스플레이되어있으며 동사의 아이패드를 광고판 및 설명서로 활용하고 있는것도 동일.
아이폰 5C. 작년에 아이팟터치 신형이 나왔을 때 이 디자인으로 아이폰이 나와도 괜찮겠다 싶었던게 그대로 현실화된 모양새 느낌이다. 하지만 막상 나오니 그냥 그렇더라.
그리고 이 날의 주인공, 단연 아이폰 5S.
역시 디자인은 끝내준다. 그리고 그간 별 관심없던 아이폰에 대해 이번의 5S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기까지 했다. 나도 다음에 핸드폰을 바꾸게 된다면 애플로 갈까.. 하는 생각까지. 그건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일본의 분위기에 젖었기 때문인것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추석연휴의 일본 여행은 딱 발매일에 아이폰5S를 만져볼 수 있는 행운이 뒤따르기도 했다.



2. 돌아다니며 먹으며

전날은 교토를 열심히 다녔지만 마지막 날은 오사카 안에서 그냥 무의미하게 여기저기 걸으며 분위기를 만끽하고 여러가지 음식도 먹고 하면서 아쉬운 마지막날을 만들기로 했다. 짐도 카메라도 모두 호텔에 맡기고 지갑과 핸드폰만 든 채로 가볍게 오전부터 오사카 여기저기를 관광객보다도 그냥 맘 편히 산보하는 느낌으로 돌아다닌다. 지갑속에는 교통의 만능키, 간사이 스루패스가 마지막 날의 분량이 남아있으니 이보다 더한 돌아다니기의 천군만마가 어디 있을까.

아침시간의 신사이바시 근처. 여기는 전날 밤에 돌아다닐때는 여기저기서 붙잡는 사람 참 많던 질척이던 분위기였지만 아침이 되니 아침고요의 숲보다 더욱 고요하다.
그렇게 걸어걸어 도착한 아침의 도톤보리. 인적이 드문 도톤보리는 '평일+아침'이기에 가능하지.
전날 맥주를 샀던 돈키호테가 저기에. 오사카에 여행오는 여행객들에게는 쇼핑의 성지와도 같은 곳. 실제로 한국 수퍼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인을 가장 많이 만난 곳이 저기.ㅋ
아침은 시크하게 롯데리아에서 햄버거세트를. 계란이 들어간 데리야키버거. 계란반숙의 미학을 아는 일본다운 버거. 여기 롯데리아는 감자튀김도 차아아아아아암 맛있었다. 한국의 롯데리아와는 그냥 다른 햄버거집이라 봐야 옳다. 이름만 같을 뿐.
하루를 시작하는 첫 식사를 마쳤으니 또 걸어걸어 어딘가로 향한다. 오사카에서는 꽤 여기저기 걸었어서 지도를 보지 않아도 대충 방향을 알겠더라.
난바역과 덴덴타운 사이에 있는 거대한 게임빌딩, 타이토스테이션. 일본이니 가능한 게임빌딩. 빌딩 전체가 게임센터. 층별로 게임장르가 나뉘어져있다. 가뜩이나 한국에선 게임센터가 망해있는데 여기에서라도 물씬 분위기를 흡수하러!
열혈 디디알 소녀. 역시 여기서는 아직도 현역기계. 꾸준히 버전업되고 있는.
한층 복잡해진 드럼매니아. 실제 드럼에 더욱 가깝게 패드가 늘어났다. 왕년에 드럼매니아 좀 하던 솜씨를 발휘해보고 싶었으나 늘어난 패드에 적응 못하고 바로 fail..ㅠㅠ ㅋㅋㅋ
와우 드래곤볼! 드래곤볼 게임은 늘 나올때마다 반갑다.
게다가 요전에 한국에서도 개봉하여 볼 수 있었던 극장판 '신과 신'의 등장캐릭터인 파괴신 비루스와 초사이어인 갓 손오공도 플레이어블 캐릭터!
놀만큼 놀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미나미를 벗어나 북부 중심가 키타로 향한다. 저기 보이는 대관람차는 헵 파이브. 세계 최초로 빌딩 안에 대관람차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여기에 게임 테마파크 조이폴리스가 있다 하여 들러볼까 했지만 이미 타이토 스테이션에서 1000엔 정도를 써버렸으니 쿨하게 지나치기.
키타까지 올라온 이유는 이 곳을 들를 목적도 있었다. 대형서점 마루젠&준쿠도. 서점보단 대학 도서관같은 느낌의 뭔가 매우 학구적인 분위기의 실내가 특징적이다. 기노쿠니야 서점도 들렀지만 거기서 만족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이런 표지의 스티브 잡스는 처음 보는데.. 이건 일본만의 독립표지? 아니면 또다른 버전? 분명한건 한국에선 못 봤는데..
역시 내가 여기서 목적이 있다면 단연 만화책 코너. 지하층 전체는 아예 만화 전문층으로 마련되어 있다.
결국 여기서도 목적으로 했던 책은 구하진 못했지만..(절판 상태) 새삼 일본의 만화책 코너의 거대함과 쾌적함의 위력을 볼 수 있었던 공간.
날씨가 참 좋았다. 사진이 참 쨍하다. 폰카로 찍어도 디테일이 살아날 정도로 엄청난 광량의 날씨였다. 이런 날씨가 내가 머문 3일동안 쭈욱 계속이었다. 사진으론 참 좋지만 덕분에 너무 뜨거워서 살이 데일 정도였고 선글라스는 필수일 수밖에 없었다.
간사이스루패스 믿고 참 여기저기 휘젓고 쏘다녔다. 키타로 올라온 김에 뭔가 먹을까 하다가 적당한델 발견못하고 다시 난바쪽으로 내려와 덴덴타운 방향으로 나 있는 수많은 작은 골목길을 걷기 시작했다. 왠지 이런 곳에는 완전 유명하고 그러진 않아도 맛있는 음식점들이 있을 것 같아! 하는 촉으로.

그러다가 발견한 눈에 딱 꽂히는 메뉴판. 스테이크덮밥이렷다!
부엉이 마크가 인상적인 이 집. 상당히 작은 집이었는데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온다. 그것도 고기굽는 냄새가. 무작정 들어간다.
아주 작은 경양식집 분위기의 아담한 식당이었다.
혼자인 나는 이렇게 바 자리에 걸터앉고.. 여기는 알고보니 써로인스테이크덮밥 전문점. 역시 잘 들어왔지. 대표메뉴인 그 덮밥을 시킨다.
밥 위에 거대한 스테이크와 상추, 양파가 곁들여 얹어 나오고 초생강과 미소국이 반찬, 그리고 특제 간장소스가 함께 나온다. 여기다가 추가한 생맥주 한잔.
후.. 훌륭해! 라는 소리가 그저 튀어나올 수밖에 없던 비주얼데스네.
그저 알아서 제일 맛있는 레어로 구워주는 지혜.. 이런건 좀 본받으라구. 스테이크는 이런게 제맛이라구. 정말 맛있고 든든하게 먹었수다.
무슨 걸신 들렸는지.. 또 슬금슬금 걸어온 이 곳은 먹거리천국, 도톤보리. 개인적으로 이 사진 참 좋아한다. 도톤보리의 부산함과 화려함 뭐 그런 분위기가 무난하게 나온 것 같아서. 폰카 주제에.
그렇게 좀비처럼 걸어 들어온 곳은 바로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오코노미야키의 고향 오사카에서 먹는다는것은 의미있는 짓! 참고로 이 날 먹은 오코노미야키가 내 생애 최초로 먹어본거였다. 한국에도 하는데가 있고, 이젠 오코노미야키 믹스까지 나와서 집에서 만들어먹을 수도 있지만 한번을 먹어본 적이 없다. 그 최초의 테이스트가 오사카에서라는것은 꽤나 의미 있는 짓!
파가 많이 들어간 네기야키로 시켰다. 다른 사람들이 시키는 메뉴와 좀 달라서 내껀 따로 제작 들어가심.
짜잔! 너무 맛있게 생긴 오코노미야키. 사실 소스의 배합을 보면 타코야키나 야키소바같은 그런 비슷한 계열의 맛일거라 충분히 예상은 되지만 그래도 어쨋든! 생애 첫 오코노미야키!
보통 이런건 여럿이 와서 함께 먹던데.. 워낙 난 쿨해서 혼자서도 잘 먹을꺼얌. 그리고 한 판을 해치웠다. 시카고에서 힘겹게 먹었던 시카고피자 한판보다야 너무 쉬웠다. 맛있었다!!
어느덧 해가 낮아지고.. 슬슬 여기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때. 마지막으로 보는 도톤보리의 상징, 그리코 전광판. 언젠가 또 올 수 있을까?(두번이나 왔는데..?ㅋ)
짐가방을 찾으러 호텔로 향하던 중 다시 들른 아메리카무라. 여기선 늘 핫한 젊은이들이 수두룩하다.
시간이라도 내서 옷집같은데라도 좀 들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지만, 어차피 돈도 거의 다 쓴 터라 여유도 없었고.
짐가방을 챙겨나와 공항열차를 타러 난바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아침해가 빛나는 느낌으로 지고 있는 해. 안녕 도톤보리!
처음 오사카에 왔을땐 정신없이 쳐다봤던 이 빌딩도 한번 본거라도 이제는 돌아가는 날 스치듯 한번 보고 가는구나. 삐질까봐 한번쯤은 카메라에 담아주는 센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음식은 냉커피 한잔.
공항에 왔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늘 아쉽지만 이번 일정은 급하지 않게 여유와 함께 해서 아쉬움이 크진 않았다. 딱 이정도씩 짧게짧게 늘 오고 싶은 곳이 일본이다. 특히 오사카 및 간사이는 올해 갔던곳을 또 올 정도로 정이 팍 든 곳.

직장인이 되어 여행이 쉽지 않은 이 때, 무리해서 '도망'갔다온 추석연휴의 3일간이었지만 아무리 추석프리미엄으로 다소 돈이 더 들었더라도 무지 잘 갔다왔다 싶지, 후회는 전혀 없다. 다음 여행은 언제일지 예상도 못한채, 아쉽게 여행기 <도망자 plan 교토>를 마친다.



덧글

  • 수륙챙이 2013/10/14 07:16 #

    일본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에서 가끔 할인해서 파는 100엔짜리 버거도 한국 패스트보다 맛있다죠 ㅠ 빵은 뭐 편의점 빵이 한국 제과점 빵보다 낫다는 평도 많구요..
  • 고선생 2013/10/15 09:40 #

    확실히 제빵기술로는 여전히 격차가 있더라구요.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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