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plan 교토 둘째날 2, <밤과 식탐> by 고선생

1. 니죠죠
교토에는 워낙 보존되어 있는 곳, 봐야 할 곳들이 많아서 당일치기로 제대로 본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겠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곳은 가능한 한 보기 위해 돌아다녔다. 이 니죠죠는 교토역을 들른 다음 코스로 바로 향한 곳인데, 지도상으로는 교토역에서 일직선상에 있어서 걸어가려 했으나 생각보다 걸어도걸어도 너무 멀어서 중간에 지하철을 한번 탔다. 날씨도 너무 뜨거워서 힘들었다.
역시 이 곳에도 교복 소년소녀들. 학생들도 많이 오는 교토인가보다. 경주 생각난다. 매표소 앞.
이런 포스팅 할 때엔 한 장소에 워낙 사진이 여러가지라 뭐라 쓸 멘트가 애매하네.. 니죠죠가 뭐다 하면서 무슨 여행책마냥 설명 늘어놓는것도 우습고..;

이 곳의 방문 가치는 전통 일본식 가옥의 형태를 잘 볼 수 있었다는 점. 서양 사람들 중에서는 한중일 건축양식을 구분 못하고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확연히 차이가 난다. 공통점은 '기와지붕'이라는 것 뿐, 그 형태나 디테일 모두 3국이 차이가 난다. 건축물 말고도 일본식 아기자기한 정원의 꾸밈새도 잘 드러나 있는 이 곳. '성'답게 방벽도 쌓아올려 요새같은 분위기도 난다. 당대의 권력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때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2. 킨카쿠지
교토에서의 마지막 코스다. 워낙 유명한 금각사. 얼마나 유명한지 버스 정류장에서 서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여고생 세 명이 주춤주춤 다가와 '긴가쿠지 가는 버스가 몇 번이냐'고 물어보더라.(일본어는 못 하지만 간단한건 알아듣기도 한다) 선글라스를 줄곧 쓰고 있어서 외국인인지 몰랐는지..ㅋ 어쨋든 질문은 알아들어도 일본말을 모르니 영어로 '외국인이에요'라고 대답해주니 일동 당황하며 "Oh No~~"
아아 ㅋㅋㅋㅋㅋㅋ 서로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삘이냐면 한국으로 치면 "헐~ 대애봑~!" ㅋㅋ 코믹소녀들과의 막간 에피소드.

이 입구에서도 역시 노란모자 초딩들 단체 조우.
느낌 있는 입장권. 이게 입장권이다. 이건 뭐 거의 기념품 수준의 퀄리티가 아닌가. 느낌 아니까.
금빛 찬란한 연못 위 누각, 킨카쿠지. 정말 금칠을 잔뜩 해놓은 황금의 누각이다. 순금을 녹여 칠해놨단다.
사실은 부처의 사리를 모시는 사리전이라고 함. 처음 봤을 땐 고관들의 향락의 장소인줄 알았지만.. 사리전이라면 거의 내부를 출입하는 용도는 아니겠지.
계획한 교토 안에서의 볼 거리들 다 보고선 이제 다시 오사카로 돌아갈 때.
다시 교토에 도착했던 한큐 카와라마치 역으로 돌아간다. 왔던데에서 다시 가야 안 헤매니까.
아침에 봤던 카모강에는 어느덧 길어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강렬한 햇살은 눈높이 가까이까지 떨어져있다. 이렇게 교토 안녕! 아마 다시 오진 못하겠지. 니신소바(청어국수)를 못 먹고 가는게 한이다. 이 근처에 식당 있었는데.

사실 아침식사 이후 계속 뭔가 타이밍이 어긋나서 저녁이 가까워진 시간까지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했다. 점심시간 전에 잠시 커피 한 잔 한거 외엔 먹은게 없어 주린 배를 감싸쥐고 뭔가 마지막으로 먹고 가야지 했는데, 이날 밤 오사카에서의 야경을 꼭 봐야 했기에 지체할 수 없었다.


3. 오사카의 밤 풍경
참 높은 곳에 올라왔다. 사람들이 오사카를 내려다보는 이 곳은 우메다 스카이 빌딩.
첫 오사카 방문 때 겉에서만 보고 직접 들르진 못해서 참 아쉬웠던 이 곳인데 이제는 와본다.
최상층 옥상에 마련된 공중정원 전망대. 그러고보니 일본에서는 스카이스크래퍼 최상층 옥상에 조성된 '공중정원'이라는 말을 참 많이 쓰는 것 같다. 오사카 중앙역에도, 오사카 난바 파크에도, 교토 중앙역에도 공중정원.
중간이 뻥 뚫려있고 도넛 모양으로 삥 둘러 전망대로 만들어두어 360도 다양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9월 19일, 한국으로 치면 추석날의 밤이었다. 타지에 있지만 추석의 보름달은 볼 수 있었다. 막상 보를달을 하늘에 한층 가까운 높이에서 바라보니 괜시리 멍~하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라. 이런 감성변태.
다양한 방향에서,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 이 곳에서 30분은 서서 있었다. 다양한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참으로 이곳이 오사카의 야경을 보기엔 좋았던 곳인데, 아쉬운건 이번 여행이 사진에 힘을 쭉 빼고 장비같은것도 신경써서 가져온것도 아닌지라 삼각대 등 야경에 최적화한 준비물이 없었는데, ISO 잔뜩 높여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에 다소 아쉬움은 남고 만족스럽진 못해도(설상가상 날씨는 대박!), 이렇게 여지를 남겨두어야 나중에 또 오사카를 오지..^^ 힛.


4. 식사 삼세판
오늘의 일정은 끝이다. 이제는 참고 참았던 식탐 대방출!!!!!!!!!!!!!!!!!!!!!!
당장 멀리 갈 것도 없이 이 키타지역의 중심부인 우메다역 지하상가로 고고씽하여 단박에 발견한 초밥집에 착석. 퇴근 후 한 끼 중인 일본인들 사이에 닷지석에 앉아 한 세트 주문.
4월 오사카 방문 이후 처음 먹는 참치스시. 난 스시 먹으러 일본 가는 남자. 한국에서 안 먹었으니까 말 되지.ㅋ
방사능이고 뭐고. 죽을거 아니니까. 다들 먹으니까. 참치잔치 메뉴로 식탐의 1단계를 잠재웠다. 저렇게 실하고 두꺼운 참칫살은 한국에선 본 적이 없다.

..니죠죠도, 킨카쿠지도 설명하기 귀찮았는데 어째 먹는 얘기 나오니까 글이 나불나불 써진다냐.ㅋㅋ
그리고 다시 지하를 걷다가 문득 소녀감성이 물씬물씬. 굉장히 여성향의 소규모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진짜 100% 여성 손님만 잔뜩. 종업원도 여종업원만. 그래 이 곳은 바로.. '파스타집'이다!
일본까지 와서 무슨 파스타냐 하겠지만.. 이 메뉴에 혹해서 들어왔다. 명란 크림 스파게티! 일본식 파스타라는게 따로 있을 정도로 현지식 파스타 개발에도 적극적인 일본의 일본 특화 파스타는 꼭 한번 본토에서 먹고 싶었다.. 라는거기보단 배고픈 와중에 내 레이더에 딱 걸려서 홀린듯이 입장하게 되었고 그렇게 주문한 '명란 앤초비 크림 스파게티'. 음료는 진저에일.
진한 크림속에 명란이, 그리고 위에 포인트로 올라간 앤초비 한 마리.
아오 진짜.. 명란 섭하지 않게 많이도 넣어준다. 꼭 내가 집에서 만들어 먹는 기분이 드는 굉장한 명란 함유량. 역시 먹길 잘했다. 진짜 맛나게 먹었다.
폭풍같은 2연속 식사를 마치고 이제 귀가.. 가 아니고 귀텔. 호텔근처에 있는 애플샵 주변이 뭔가 북적인다.
그리고 길바닥에 줄지어 앉은 사람떼. 아니 이 무리는? 줄의 끝지점에 써있는 표지판을 보고야 그 정체를 알게 되었다. 한국엔 아직 나올 생각 안 하고 있지만 바로 아이폰 5S, 5C의 발매일 전날이었던 것이다. 애플샵에는 발매일에 맞춰 엄청난 인파가 최초구매를 꿈꾸며 줄지어 앉아있었다.
이런거 외신 뉴스로만 접했다가 두 눈으로 보는건 처음이다. 독일에도 애플샵이 있으나 그땐 아이폰에 관심없었으니 발매일이고 뭐고 샵 앞에 갈 일 없었는데, 이 날은 우연히 발매일인 20일 하루 전날인 19일 밤이었던지라 자연스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장면을 직접 봤으니 다음날 아침엔 애플샵을 한번 들러보기로 계획한다.
숙소가 있는 근처인 아메리카무라. 아직 뭔가 배가 아쉬운데.. 어째 일본에 있는 동안엔 밤만 되면 식탐대폭발인지. 낮에 제대로 못 먹어서 그래. (두 밤 뿐이지만..)
손에 들려있는건 돈키호테 쇼핑백. 마지막 밤인만큼, 한국갈 때 사갈 주전부리 몇개 샀다. 사봐야 산토리 맥주캔 3캔 뿐이지만.
하아 그리고 마지막 음식. 이젠 한국에선 영원히 사라져버린 맥도날드 휠레 오 휘시. 진짜 이건 먹으려면 외국 나가야 된다. 한국에선 멸종한 메뉴이니 의미가 있는것이다. 라고.. 합리화시키며 살짝 아쉬운 위장속의 구석탱이 빈공간을 마저 메꾸고야 잠에 들었다.
그나저나 진짜 맨질맨질. 참 이쁘게도 만들었네. 포장지가 아니라 포장박스의 장점인가. 완전 이거 메뉴사진인데?ㅋㅋ 오랜만에 반가웠던 그 맛, 맥도날드 휠레 오 휘시!



덧글

  • 훌리건스타일 2013/10/09 19:59 #

    엔저라서 그런지 많이들 다녀오시네요 부럽습니다 ㅠ
  • 고선생 2013/10/12 13:19 #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우물쭈물하지않으리 2013/10/09 21:24 #

    홀.....저도 저 같은 곳 공중정원 가따왓는데 360도 야경 보고 왓는데 저의 사진 고선상님의 사진 왜이리 다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곳인것마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보니 반갑네요 오오사카
  • 고선생 2013/10/12 13:19 #

    ㅋㅋ.. 주어진 상황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 찍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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