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토마토 페투치네 by 고선생

매우 사치스러운 파스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요리법은 매우 쉬우나, 재료가 푸짐하고 시간이 좀 걸리는 정성 역시 들어가죠.
얼마전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 구입한 꽃게. 독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손질된' 꽃게! 그대로 쓰면 되는겁니다. 이걸 이용한 파스타를 만들었죠. 아 정말 요리하기 너무 편한 식재료의 나라에요. 근데 왜들 집에서 요리보단 사먹는 일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ㅋ
냄비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앤쵸비와 마늘을 넣어 볶습니다. 전형적인 지중해식 요리다운 시작과정. 이 앤쵸비의 역할은 전반적인 음식 간을 책임질겁니다. 이거 외에 소금을 넣는다든지 별도의 간은 전혀 없습니다. 이런 터프가이 같으니.
앤쵸비가 산산이 부서지고 나면 꽃게 투하. 온가족이 먹을것이므로 넉넉하게 넣었습니다.  서너마리 정도 되는것 같은데 이렇게 푸짐히 들어가는 것만으로 음식의 맛은 깊어질 수밖에 없죠. 오늘 밤도 깊어갈거구요.
뒤이어 등장하는 화이트와인. 와인이 없다면 다른 술도 넣어줘야 보배인데, 왠만하면 화이트와인 외의 대체 술은 상상하기 어렵네요. 매취순이라도? 이게 냄새잡기도 냄새잡기지만 그 술만의 은은한 향이 필요한거라서. 그런 연유로 화이트와인이 아주 제격입니다. 귀국할 때 한 병 챙겨온 독일산 프랑켄와인이 아직도 남아있네요. 그걸 굳이 요리에 쓰는 나는 음주보다 요리가 좋은 상남자.
토마토 통조림 속 소스를 씁니다. 토마토홀 통조림 안의 토마토는 전에 다 먹어서 소스만 남았었는데 그걸 그냥 활용한거죠. 토마토도 넣어주면 좋구요. 이거 혹시 참고해서 만들어보실 분들 중에 난 절대로 고선생을 따라하지 않겠다!! 싶은 분들은 크림을 넣거나 오징어먹물을 넣어도 나름 맛있게 되겠지요.
재료가 반 정도 잠길 정도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의 물을 좀 부어주고 이어지는 야채재료는 맨 마지막에. 전 냉장고에서 쓸만한게 고추랑 양송이 뿐이더라구요. 사실 야채는 별로 많이 필요없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소스가 워낙 일품일거라~
그래놓고 약불로 1시간 정도 끓였습니다. 금방 해서 먹어도 되지만 게의 맛이 온전히 소스에 녹아들게 만들고 싶었어요. 냄새가 정말 죽여줍니다. 전 한번 죽었다 살아나서 지금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지요.
이런 파스타 만들기를 기다리며 아껴두었던 이번에 사용한 파스타는 페투치네. 저 넓은 면이 깊고 흥건한 소스에 아주 딱 맞습니다. 늘 즐겨쓰는 스파게티보다도 훨씬.
만들어둔 꽃게소스는 적당량씩 다른 팬에 덜고 파스타를 삶아 함께 볶으면서 섞어줍니다.
위에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갈아 얹어줍니다. 좀 안 이쁘게 올라갔네요. 맛만 좋으면 돼. 책 낼 것도 아니고..ㅎ
정말 단순하게 어렵지 않은 요리지만 풍부한 재료, 단순한 조리법으로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지중해 스타일을 표방한 꽃게 토마토 페투치네가 완성되었습니다. 풍성한 게의 맛이 녹아든 소스와 몸통쪽은 껍데기까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푹 익은 부드러운 게살. 레스토랑같은데서는 이렇게 풍부하게 게를 얹어주지 못할 집요리만의 퀄리티입니다. 이거 식당가로 치면 한 그릇에 얼마나 할까요.ㅎㅎ 이래서 왠만하면 집밥이 즐거운 것 같아요.



덧글

  • 핀빤치 2013/07/14 15:01 #

    페투치네 맛있겠네요^^ 전 밖에서 먹을 땐 넓은 면이 좋고 집에선 얇은 면이 좋더라구요
  • 고선생 2013/07/15 11:05 #

    그게 왜 그러냐면 집에서 사용하는 가장 익숙한 파스타가 스파게티고 가장 많이 요리한 파스타가 스파게티이기 때문 아닐까요?ㅎㅎ
  • 배코 2013/07/14 15:46 #

    와 엔초비에 꽃게 ㅜㅜㅜ엄마의 파스타가 그립네요 ㅜㅜ멋잇어요 요리하는남자!!
  • 고선생 2013/07/15 11:06 #

    감사합니다^^ 파스타는 좋은 재료 풍성히 써서 집에서 만드는게 제일 맛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잘 안 사먹지요..ㅋ
  • 배코 2013/07/15 13:39 #

    좋은재료 드리면 해주시나요ㅜㅜㅜㅜㅜㅜ 투척해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
  • 고선생 2013/07/15 19:40 #

    ㅋㅋ 재료만 준비해주세요~!
  • 흑곰 2013/07/14 18:23 #

    엔쵸비로 간을 잡는거군요!! ㅇㅁㅇ)!
  • 고선생 2013/07/15 11:07 #

    네 간을 하면서 특유의 풍미도 있지요. 한국식으로 비유하자면 젓갈로 간 하는거나 똑같은거죠~ 계란찜에 새우젓이나 명란젓 넣듯이..
  • 흑곰 2013/07/15 11:26 #

    아하 ㅇㅁㅇ)!! 그렇게 생각하면 또 그렇네요?! ㅇㅁㅇ)!!
  • Serendipity 2013/07/14 19:42 #

    집에서 이런 요리를 하신다니.. 늘 보면서도 경이롭네요 ㅎㅎ 그나마 오늘은 이미 파스타를 먹고와 부럽지 않습네다!!
  • 고선생 2013/07/15 11:07 #

    경이롭지 않아요 ㅋㅋㅋㅋ 꽃게라는 재료가 특별할 뿐, 난이도로 어려운건 아니랍니다.
  • 훌리건스타일 2013/07/14 19:47 #

    꽃게는 껍데기가 먹기 싫어서 항상 조리전에 살을 전부 짜내서 하는데

    역시 비주얼은 껍데기가 80% 먹고 들어가는군요 (..)
  • 고선생 2013/07/15 11:08 #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통째로 넣고 조리해야 진미가 우러나오죠. 껍데기가 귀찮다면 그렇게 조리 후에 게만 건져서 속살을 그 때 짜낸 다음에 먹는게 좋습니다. 통째로 조리할 때 나오는 그 맛이 소스맛의 베이스가 되는거니까요 :)
  • 훌리건스타일 2013/07/15 12:25 #

    저는 비스크 끓일때 아니면 갑각류의 껍데기는 사용하지 않는데 생각해보니 파스타에 통쩨로 해본 적이 없군요 먹기 귀찮아서 (....)
  • 옥신이 2013/07/14 21:50 #

    이이이이런! 페투치니는 크림소수만 어울리는 면이라고 생각했는데............!!!!!!!!!!!!!!!!!!!!!!!!!!!!
    크림소스만큼이나 저리 정성쏟아(무려 1시간 끓이기..!!) 만드신 진득한 소스가 확실히 어울리네요 ㅎㅎㅎㅎㅎㅎ
  • 고선생 2013/07/15 11:10 #

    소스가 중요한 파스타라면 다 어울리는거죠~ 크림소스도 물론 어울리고요.ㅎㅎ 오히려 크림소스는 워낙 농도가 있기 때문에 넓은 면 아니더라도 다 괜찮게 어울리더라구요. 스파게티도.
  • 2013/07/14 23:5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15 11: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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