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으로 되돌아보는 유학이야기. 2008년 by 고선생

2007년



마냥 재미났던 1년차 2007년과는 달리 2008년은 유학생활중 최악으로 마음고생 많았던 최악의 해. 만하임을 떠나 베를린으로 이사를 간 나는 여전히 만하임을 잊지 못하며 베를린이란 도시에 적응 못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다시 뚝 떨어져서 정도 못 붙이고 아등바등댈 때다. 어째 올린 사진들도 2007년 포스팅에 비해서 영 삭막하고 색감도 별로고 이런지.




2008년의 나

새로 기거하게 된 홈스테이 집에서 2007년의 마지막 날 빵빵 터지던 신년맞이 불꽃놀이와 신년이 되자마자 눈으로 덮인 하얀 세상으로 맞이하게 된 2008년. 새로운 마음으로 이사를 왔지만 마음은 계속 쓸쓸했다. 만하임에서 더 이상 학원에서 오를 레벨이 없어서 본격적으로 어학시험 준비반 학원을 찾아 온 베를린이였다.
운 좋게 독일인 가정집의 한 방의 하숙생이 되었다. 여기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운이 좋구나 생각했지만 사실 살아보니까 하숙이라는 입장이 얼마나 나에게 안 맞는건지 제대로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역시 난 독방 자취가 맞아..
이 곳에서 다시 어학원생의 생활을 이어갔다. 만하임에서 다녔던 어학원은 독일의 어학원 중 최고라 하는 곳으로, 그 곳보다는 당연히 떨어지는 곳이였다.

1월까지 그러고 살다가 별안간 5개월 정도 다시 한국에 돌아갔다가 왔다. 바로 실기학과 지원용 포트폴리오 제작때문에. 난 아무것도 모르고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오지도 못했고,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여건상 아무래도 독일에선 힘들기에 한국에 반짝 귀국을 해서 5개월 정도 빡세게 포트폴리오 제작에 박차를 가한 후, 다시 독일 베를린으로 돌아온건 같은 해 6월이였다.
5개월만에 다시 돌아온 베를린. 집도 새로 구하고 그동안 사설창고에 처박아뒀던 짐들도 다시 찾아오고.. 나에게 가장 크게 일어난 치명적인 타격은, 독일을 떠나있는 5개월동안 독일어 실력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 C레벨 수준의 수업까지도 소화했던 내가 실력테스트를 해보니 B레벨로 한 단계 떨어져있었다. 역시 첫단추가 잘못되었던것이, 포트폴리오 먼저 준비해서 왔더라면 이런 시행착오가 없었을 것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험대비반이 아닌 일반 코스 어학원부터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만하임에서 다녔던 같은 학원의 베를린 지점으로, 적응도 빨랐다. 딱딱한 수업 뿐이 아니라 학생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수업방식 덕에 잃었던 독어 실력도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각자 자기 나라에서 인기있는 간식거리를 싸오는 날이 있었는데 대부분 과자류를 싸왔지만 내가 싸온건 직접 만든 계란말이. 제일 인기있었고 가장 먼저 동이 났다.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이 곳에선 한국인 지인은 한명도 없었다. 만하임에선 같은 학원, 같은 기숙사에 한국인들이 많았지만 이 곳은 아니였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한국인을 아예 만날 생각도 않고 피했던것도 사실. 독어실력이 줄어버렸다는 충격에 한국어는 가급적 쓰지 않겠다 마음 먹고 한국인 인맥은 아예 만들질 않았다. 가끔 집에서 다운받아보는 한국TV 쇼프로그램을 제외하면 한국말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다. 그 와중에 사귄 이 곳에서의 가장 친했던 친구들과는 학원 수업 외에도 서로 어울리기도 했다. 중국, 한국, 프랑스, 스웨덴에서 모인 4인방.
함께 모여 요리를 하며 홈파티도 하고. 이러한 소소한 교류들이 쓸쓸했던 베를린 생활의 하나의 버팀목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10월. 본격적으로 학교에 지원을 해보고자 슈투트가르트로 두번째 이사를 했다. 당시 1지망으로 생각했던 학교가 슈투트가르트에 있었고 2,3지망도 다 그 도시 근방에 있어서 거점을 슈투트가르트로 잡고 여기서 집중하자 라는 생각으로 왔던건데 지금 생각하면 헛짓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슈투트가르트에서 산 4개월이 유학생활 6년 중 최악의 한 때였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몸까지 심한 살찜으로 심신이 죄다 상태가 몹시 안 좋았던 때다. 당시 슈투트가르트에서의 생활기는 예전에 자세히 쓴 이 글로 대신한다.
슈투트가르트를 포함해 주변도시인 칼스루에, 포르츠하임 등의 학교들에 지원하러 다녔다. 결과는 모두 낙방. 사실 어학수준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한다는게 아이러니.




먹고 산 이야기

단연 먹는것만큼은 만하임에 살 때보다 훨씬 다양해진 선택범위에 즐거웠던 베를린에서의 생활. 특히 외식이 즐거웠다. 독일의 수도인 대도시다운 버라이어티함. 특히 애정했던 이 스시집은 준수한 가격에 맛도 괜찮은데다 정기적인 할인데이가 있어서 자주 이용했었다.
야외에서 그릴세트 펴놓고 날씨 좋은 날에는 야외그릴맛도 좀 보고.
그래도 슬슬 뭔가 나도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생기던 시기이기도 했는지, 이렇게 손수 만두도 빚어 쪄먹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1년전과 비교해 식생활의 스타일은 비슷했다. 요리의 즐거움같은건 없고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혹은 간단히 익혀 먹으면 그만인 식재료 위주 또는 인스턴트 아니면 아예 외식.




특별한 경험

어학원의 프로그램 덕분에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독일 의회 내부도 들어가보다.
베를린의 주민이 되면서 일반적인 여행객으로선 방문하기 힘든 곳을 속속들이 가봤다. 참 좋아했던 여기는 거대한 호수.
예술가의 집, 타헬레스.
지금까지 방문했던 모든 박물관 중 가장 인상 깊었고 그 안에서도 가장 크게 마음을 울렸던 이 공간. 이 곳은 바로 유대 박물관. 관련글은 이 글 참조.

만하임과 달리 베를린은 거주하면서 동시에 틈나는대로 여기저기 관광이 가능했던 도시다. 워낙 볼 데가 많아서 다 보고 오지도 못했지만..
이 곳에서 사귀었던 베프를 모델 삼아 한국 떠난 이후로 끊겼던 야외 인물촬영도 베를린에서 시도했고 상호 만족할만한 결과물로 마무리되었다. 나는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꺼내고, 이 친구는 처음으로 이런 촬영경험과 사진을 얻어서 좋았고.




2008년의 여행지

독일 포츠담
독일 뒤스부르크
독일 튀빙엔
독일 함부르크
독일 베를린

2007년에 이어서 이 해 역시도 독일 여행 일색. 이 중 자유여행으로 간 곳은 뒤스부르크와 튀빙엔 뿐, 그 외의 도시는 살거나 혹은 학교지원차 갔다가 여유가 좀 생겨서 겸사겸사 여행도 잠시 했던 도시들.



덧글

  • 무의미해 2013/03/09 10:59 #

    아쉬우시겟어요 ㅠ
  • 고선생 2013/03/10 02:30 #

    담담하게..ㅎㅎ
  • Reverend von AME 2013/03/10 02:23 #

    슈투트가르트 저 광장? 보니까 (개인적으론 별로였던 도시였지만;) 그립네요...ㅎㅎ
  • 고선생 2013/03/10 02:30 #

    최악의 한 때를 보낸 도시입니다..ㅋㅋ
  • 옥신이 2013/03/10 18:16 #

    항...................슬픈 2008년도의 기억이 저도 스물스물 떠오르네요.................휴,
    정말 최악이자..........다신없을 그런 기억들이죠...............................정말 역겨운 기억들이 잔뜩이네요. (갑자기 기분 급락.)
    그렇지만 다들 세계경제위기로 어렵다 어쩐다 하는데 저희집은 하필? 2008년도부터 오르막길이었따능욬ㅋㅋㅋㅋㅋ
    (진짜 만날 생각하면서도 이 부분은 좀 묘한 구석이 있어요;;;)

    아아...........그런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같은 해가 최악의 한때로 기억되다니.........뭔가 씁쓸 한걸요.
    2009년이 기대되어요!
    사진이 함께인 추억뒤지기? 이런거 조아요!!!
    게다가 제가 찍는 발로남긴 사진이 아닌 멋진사진들로 구성된 포스팅은 특히나!!! 2009년이 기대기대! 두근두근!하네요!

    +사진상으로만 느껴지는 도시의 기운이라면, 튀빙엔과 함부르크가 무척 가보고싶은 스탈이에요!(지극히 제멋대로의 느낌...)
  • 고선생 2013/03/10 18:24 #

    2009년엔 드디어 학교에 입학해서 정식 학생이 되고 그때부터 또다른 고생의 시작임과 동시에 무한한 안정감으로 마음이 편해진 그런 해였죠.ㅎㅎ 다이나믹하네요. 인생그래프 그려보면 2008년에 쭉 떨어졌다가 2009년에 쑥 올라올거에요.
    튀빙엔은 정말 괜찮은 도시였답니다. 도시 자체도 매력있지만 이 때 방문했던게 한창 가을이던 10월 중순이였거든요. 삭막하던 슈투트가르트 생활중에 기분전환을 위해 들렀었는데 참 잘 갔다 싶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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