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으로 되돌아보는 유학이야기. 2007년 by 고선생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귀국을 앞둔 지금, 이 6년간의 나의 사진들을 통해 간단히 그간의 유학생활을 되돌아보려 한다.
다소 거북한 몰골의 과거의 나의 사진에 나 자신도 괴롭지만 나의 이야기를 정리함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기에, 또한 글보다
사진 위주이기에 어쩔 수 없음. 보기 싫은 분 미리 이 시점에서 쿨하게 뒤로가기 센스. 센스있네~?




2007년의 나

2007년 3월, 독일의 중부지방 만하임이라는 도시로 왔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여행할만한 가치는 별로 없지만 독일에서 가장 철도교통이 편리한 교통의 요지고, 그 주변으로는 유명한 도시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그 모든것을 떠나서 난 독일에서 산다면 어디서 살래? 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만하임! 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도시를 사랑했고 가끔씩 그리워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마음이 편했던 도시다. 도시의 형태적인 개성, 두 개의 강, 작지만 모두 갖춰져있는 편리함. 그 모든것을 아울러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더 좋다.
이 곳으로 정한 이유는 이 곳에 내가 어학공부를 하기 위한 학원이 있었기 때문. 이 학원은 독일 여기저기 분포되어 있지만 비상시에 혹시나 공항 가야 할 일이 있을 때 한국이랑 가장 밀접한 프랑크푸르트 공항이 이 도시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시라 접근성도 좋아서. 그렇게 즉흥적으로 선택한 도시를 내가 가장 사랑할 줄이야.

어학원에서의 공부와 기숙사에서의 생활이 아마 내가 독일 유학중에 가장 행복하고 가장 즐길 수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어학공부만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고 그 외의 자유도가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유학한 사람들은 대학교 들어가면 아등바등 학업 때문에 즐거움 따위 사그러든다, 어학원생일 때가 최고다 라고 하는걸 실감하는 중이였다.
좋은 어학원을 다녔다.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느 날엔 학원 수업대신 선생님 인솔 하에 근교 도시로 야외수업을 나가기도. 어학원엔 이런 프로그램이 많지만 이 날이 특별했던 이유는 학원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선생님이 즉흥적으로 오늘 날씨도 좋은데 나갈까!? 해서 갔던 일탈의 즐거움..ㅎ
당시 같은 반 베프. 호주에서 온 친구. 독일인 남친을 사귀고 있는 중이라 당시 수준 치고 독일말을 너무 잘 해서 늘 부러워하고 여러가지 많이 물어보고 도움도 서로 주고받고 재밌었던 한 때.
유학생 치고 전세계인과 동고동락하는 와중에 꼭 한번씩은 한다는 한국 음식 대접. 이 기숙사에서도 어김없었다.(다른 나라 친구들 경우를 많이 못 봐서 그런거긴 하지만 유독 유학생들 중 한국사람들이 자국 음식 이벤트 벌이는거 좋아하는듯..ㅋ) 이 곳에서도 나 말고도 한국인이 여럿 살고 있었으며 누구 생일이라고 그 생일상 겸 해서 한국음식 파티 함 열자고 다들 단합해서 꾸민 한 상 가득. 나는 사실 참여하진 않았으나 나중에 슬그머니 가운데 있는 연어접시 준비..
이게 더 재밌었다. 바로 각자 자국음식 하나씩 준비해와서 즐기는 파티. 여러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자리는 늘 즐거운 법. 내가 준비해간 고추장찌개도 인기만발.
하나의 반이 끝나고 다음 반으로 넘어가면서 다들 수준에 따라 뿔뿔이 흩어진다. 그 중 어느 반 일정의 끝 무렵 나의 작은 장기를 이용해서 반 친구들의 캐리커처 모음을 제작한 후 프린트해서 나눠줬다.
몇개월이 지나고.. 이 어학원을 떠날 시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텅 빈 교실 안을 사진으로 담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정들었던 기숙사 생활도 끝. 짐 다 싸고 방을 나서기 바로 직전에 마지막으로 방 안에서 남긴 사진. 여러모로 쓸모있었던 코르크게시판.
떠나기 전 날 만하임의 라인강변을 산책하면서 마지막 밤을 맞이했는데, 마지막날을 멋지게 마무리해주는 아름다운 노을이 마치 나를 배웅하는것만 같았고 정이 들대로 든 이 곳을 떠난다는 사실에 저 노을을 바라보며 맺혀버린 눈물이 흐르기 전에 재빨리 닦았다.
그리고 이사를 한 곳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 그렇게 11월, 12월은 베를린에서 시작하고 이듬해 2008년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먹고 산 이야기

요리는 커녕 자취란걸 처음 해보는 나. 뭐든 간단하게 만들어 간단히 때우기 일쑤였다. 요리같은건 관심도 없었다. 인스턴트도 좋았고 사먹는것도 좋았고 요리같은건 해봐야 고기 굽기 혹은 오믈렛따위의 간단한 것. 반찬이 없을 땐 3분 카레를 부어 먹었고 이도저도 귀찮을 땐 피자나 학세 등을 사와서 먹으면 그걸로 되었다. 좀더 나은 음식을 해야겠다는 의지따위는 없었고 그냥 맛있고 배부르게 간단하게 먹으면 그만이였다. 외식은 대부분 케밥 혹은 패스트푸드 위주였다. 살은 아주 디룩디룩 불어갔다.




특별한 경험

난생 처음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관람하다. 격년으로 개최되는데 마침 이 해에 열리는 해였고 30분 걸리는 프랑크푸르트에 아침부터 갔지만 거의 하루를 다 써도 모자랄 광대한 규모에 처음엔 의욕적이였다가 나중에 가서는 핵심 제조사 위주로만 즐기고 삐걱대는 무릎을 부여잡고 죽을똥살똥한 꼴로 귀가했던 빡센 하루.
학원에서 개최한 사진공모전에서 1위 수상. 사실 이건 사진을 좀 전문적으로 찍거나 관심있게 들고파는 경쟁자가 전무한 상태에선 어찌보면 당연했던 결과. 이 사진으로 1위 먹고 학원 가방을 부상으로 획득. 어릴 때 주산/암산 학원 가방, 교회 주일학교 가방 같은거 부러워했었는데.
난생처음 번개촬영을 해보다. 신나게 번개치며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날 밤. 이 정도면 조건이 맞겠다 싶어 기숙사 안에서 창 밖으로 카메라를 세팅하고 촬영한 번개는, 너무나 쉽게 촬영되었거니와 첫촬영의 성공에 상당히 고무되었었다. 워낙 조건이 좋았다. 번개가 아주그냥 빵빵 터져줬으니까.
마찬가지로 기숙사 방 안에서 창밖으로 목격한 거대 무지개를 보고 그대로 사진찍은 결과물을 내셔널 지오그래픽 국제사진공모전에 지원했다가 입상쾌거.




2007년의 여행지

독일 칼스루에
독일 하이델베르크
독일 바인하임
독일 린다우
독일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혠
독일 베르흐테스가덴
독일 브레멘
독일 마인츠

2007년의 여행은 독일여행 일색이였다. 학원을 다니면서 중간중간에 여러곳을 다녔다. 특히 2007년엔 독일 남부지방 여행을 짧게나마 갔다왔는데 그 이후 독일 남부 지방은 다시 가질 못했다. 2007년의 방문이 다시금 소중해진다. 원래부터 독일에서 여행을 한다면 1순위로 남부로 떠나고 싶었던게 사실이였다. 알프스와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많은 그 곳에.



덧글

  • 2013/03/07 07: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8 04: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7 08:0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8 04:3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7 08:4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8 04:3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7 09:4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8 04:3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7 11: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8 04:3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산지니 2013/03/07 12:41 #

    독일에 6년계셧군요 이제오시는구나.. 고생하셧습니다 저도 한번가보고 싶은나라이긴한데...옥토훼스트!
  • 고선생 2013/03/08 04:38 #

    근데 말이죠, 여기서 6년 사는동안 옥토버페스트 한번도 못갔답니다?ㅋㅋㅋ
    뮌헨까지는 너무 먼 거리고.. 사실 옥토버페스트.. 그냥 여기저기서 사람들 모여서 술 진탕 마시는거가 다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꼬맹이 시절 독일에서 살 때 가긴 갔었..
  • 2013/03/07 17: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8 04: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haley 2013/03/07 20:49 #

    한국으로 오시는군요^^ 미리 환영합니다!
    그나저나 긴 머리의 고선생님은 첨 뵙습니다만 예술가의 느낌이 팍팍 나네요! *_*
    저에게 독일은.. 빨간 지붕의 나라~ 그리고 초콜릿의 나라예요~ ㅎㅎ 아름다운 나라죠~
  • 고선생 2013/03/08 04:43 #

    감사합니다..ㅎㅎ 사실 뭐 추했던 과거 사진은 괜히 올린게 아니라 그냥 회고전같은건데 이야기 흐름상 집어넣은것 뿐, 저로서도 부끄러운 모습들 뿐입니다. 아마 2008, 2009.. 해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될 예정..?ㅋㅋㅋ
    초콜렛도 맛있는데 대부분의 분들이 초콜렛 하면 벨기에 혹은 스위스를 먼저 떠올리던데 차별화되시네요~ㅎㅎ
  • 수시렁이 2015/01/08 18:20 #

    헐퀴 괴테인스티튜트라니... 자금사정이 넉넉하시군요 O<-<
  • 고선생 2015/01/09 09:11 #

    이후에는 궁핍하게 살았으나 어학원만큼은 확실한 곳에서 스타트했었죠. 벌써 8년전.. 아득하네요 저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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