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222-130227 잡담 by 고선생

1. 내가 한국 술 소주에 굉장히 실망한 계기는 바로 초등학생 시절 과학실에서다. 처음으로 과학실 수업에서 '알코올 램프'를 다루는 과정이였다. 그리고 알코올 램프의 심지를 들어내고 속의 알코올 냄새를 맡는 순간, 이 냄새는 분명 그 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어른들이 드시는 술 소주의 그 냄새와 상당히 비슷했다. 그 어린 나이에도 그냥 일반 상식으로 술의 재료는 '알코올'이다 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알코올을 베이스로 이 맛 저 맛으로 파생되는게 다양한 술의 종류다 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그 냄새를 맡는 순간, 야.. 이 소주란 술, 진짜 성의 없는 술이로구나? 하고 대실망했다.

2. 법조인 중에 많은 비율은 나중에 정치계로 나가려고 법조계부터 시작하는걸까?

3. 요즘 소비자들은 굉장히 똑똑하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똑똑하기에 앞서서 되게 이기적이고 못됐다는 생각이 더 크다. 소비자는 왕이라고 치켜세우니까 진짜 왕 노릇 하려고 하나봐들. 폭군이야.

4.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라도 영화관에서 한 번 본 것을 굳이 또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영화관에서 한 번 딱 본 그 전율은 절대 다시 본다고 똑같이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다시 제대로 보고 싶어서, 혹은 너무나 좋아서 다시 즐기고 싶어서 영화관에서 본 영화를 또 보는 분도 있겠지만 난 그렇지는 않다. 다만 내 인생 최초로 영화관에서 본 걸 똑같이 또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2011년 한국에 가서 보고 온 디즈니의 탱글드(라푼젤)이였다. 진짜 얼마만에 보는 앨런 멘켄 음악 감독이 참여한 디즈니표 뮤지컬 영화인지.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반가운 마음에 또 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고 처음에는 일반 버전으로 봤는데 3D로도 제대로 보고싶단 생각에 두번째는 3D관에서 봤다.

5. '관행'치고 떳떳하거나 좋은건 단 하나도 없더라. 인습같은거지.

6.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키보다 보드를 타는 이유가 그게 더 멋있어서라는 이유인데 내가 볼땐 멋이라는 이유로서도 스키가 보드보다 몇배는 더 멋있던데. 뭐 딴거 다 제껴두고 그 비주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만 봐도 보드는 스케이트보드랑 흡사한데 반해 스키는 독보적인걸?

7. 내가 음식 만드는거 뭐 쪼금이라도 실수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 것 같네. 고정적으로 몇 있다. 기다렸다는듯이 참견 + 지적질 + 욕. 그것도 내 블로그가 아니라 살며시 살짝쿵 자기 공간에서.ㅋ 행복해?

8. 웃으라고 방송 만들면 그 중 누가 잘하네 못하네 평가질하고 앉았고. 즐기라고 방송 만들면 그 중에 누가 실수하나 뭔가가 잘못됐나 지적질하고 앉았고. 본질보다 쓸데없는데에만 집착하는 시청자들이나 그걸 굳이 잡아서 기사화하는 기자들이나 얘네들도 참 답 없다. 다들 전문가들 나셨네. 바보상자 앞에 앉아 프로그램 보면서 그냥 즐기고 느끼고 하면 될 것이고 마음에 들면 계속 즐기고 아니면 마는거지 뭘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왈가왈부 평가질하고 앉았냐. 그냥 즐기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인걸까? 마술쇼 보면서 끝없이 의심하고 그 트릭 파헤치는데 혈안인 사람들처럼? 즐길 줄 모르는 것도 병이다. 바보상자 앞에 앉으면 그 앞에 앉아있는 동안 마냥 그냥 바보가 되는게 그게 바로 즐김이다. 그래서 바보상자고 그건 그냥 그걸로 된거다. 바보상자 앞에서 끝끝내 나는 바보가 되지 않겠다! 하고 버티고 앉은게 자기 딴엔 자존심이라도 되는거야 뭐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한동안 자신이 바보가 될 거 알면서 그 모든거 접고선 그 시간동안에는 그냥 즐기는 것 뿐이다. 다들 심각하기는.

9. 의외로 탕수육을 소스 끼얹어 먹기보다 소스 따로 찍어먹으면서 튀김 자체의 바삭함도 함께 즐기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바삭함이 사라지는게 싫다고. 근데 왜 튀김은 다들 한사코 떡볶이 국물에 빠뜨려달라고 할까? 그쪽이 압도적으로 많던데. 튀김은 바삭함보다 물렁함이 좋은걸까? 노 일관성.

10. 내 개인적 취향으론 떡볶이 국물에 빠진 튀김은 최악. 역시 튀김은 간장 혹은 양념간장에 콕 찍어먹는게 최고. 물론 떡볶이라는 음식과 양념맛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우선이긴 하다. 분식집 가도 떡볶이만 빼고 다른 메뉴는 다 좋아하는 편.(최고는 순대 ㅠㅠbb) 튀김도 그냥 튀겨서만 달라고 하지 떡볶이 국물은 절대 노! 그거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당연스럽게 국물에 빠뜨리는 아줌마는 나빠요..



덧글

  • 양배 2013/02/27 19:30 #

    휴 .. 항상 느끼는건데... 탕수육 고기가 정말 별볼일 없는 고기면 소스에 눅눅해지는 편이 씹기에는 차라리 속편해요 ㅠㅠ 근데 진짜 두툼하고 바삭하게 튀겨낸 탕수육을 소스에 절여놓는건 죄악 ;;
  • 고선생 2013/03/01 00:37 #

    그나마 다행인건 그래도 전 한국에 있을 때 사먹었던 탕수육은 다 먹을만한 평균 이상이였던 것 같네요. 전 맛있는데 하나 찾으면 충성도 높게 단골로 가는 편이라..ㅎㅎ
  • 틸더마크 2013/02/27 23:04 #

    1. 저랑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ㅎㅎㅎ 저도 어릴적에 소주에서 알콜램프 냄새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알콜램프 냄새 나는 희석식 소주가 아닌 '진짜 한국 술' 소주는 아주 괜찮은 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화요 추천드립니다. +_+ (저도 아직 화요 41은 못먹어봤고 25만 먹어봤지만...)

    9/10. 바로 위 양배님 말씀을 인용하자면 제 취향에는 튀김이야말로 별볼일없는 재료에 솜씨면 걍 떡볶이 국물맛으로 절여먹는게 낫지만 맛있는 튀김이라면 간장만 찍어먹어도 최고죠.. =ㅂ= 저는 떡볶이를 좋아해서 바삭한 채로 국물 찍어먹는건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역시 맛있는 튀김은 그냥 간장만, 이 최고인거 같아요. +_+ 탕수육은 배달 말고 업장에서 바로 튀겨서 입 델정도로 뜨겁게 나오는 걸 먹으면 (잘하는 집 한정이지만) 바삭함(혹은 폭신함)과 촉촉함을 같이 느낄수 있어서 좋더군요. :)
  • 고선생 2013/03/01 00:39 #

    한번도 그 '진짜 소주'란건 먹어본 적이 없네요. 늘 뭐 소주 하면 제일 쉽게 찾는게 참이슬, 처음처럼, 산. 아 '산'은 사라진지 오랜가요.ㅎㅎ 암튼. 뭐 그래서 서민의 술이라고 하겠지요.
    전 그 바삭함의 실종이 싫은것도 있지만 떡볶이 양념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게 더 큰 것 같네요.
  • ærlgray 2013/02/27 23:36 #

    9. 비슷한 맥락으로 우동 위에 바삭한 새우 튀김 얹어 나오는것도 이해 안되요.... 이미 반죽은 물이 되어 식감이라도 있고 없고..
  • 고선생 2013/03/01 00:40 #

    전 그런거는 아예 튀김은 따로 옆에 곁들여서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덮밥으로 밥 위에 얹어나오는거야 상관없지만 국물에 빠뜨리는건 좀..
  • 라미♡ 2013/02/28 10:31 #

    전 어떤 종류의 튀김을 막론하고 그냥 튀김 자체로 먹는걸 좋아해요!!
    튀김의 바삭바삭함을 즐기려고 그걸 먹는건데 그게 사라지면 튀김 먹었다는 느낌이 안들거든요.
    그리고 우동에 새우 올려져 있는 것도 싫어해요. 그럼 튀김이 젖잖아요 젖은 튀김은 튀김도 아닌 그저 젖은 밀가루덩어리죠.
    새우튀김이 오도통한 새우에 얇은 튀김옷이면 그럭저럭 먹을만한데, 그 반대의 경우 전 그냥 밀가루 옷 벗겨버리고 새우만 먹어요ㅋㅋ

    홍대에 떡볶이에 곁들이는 새우튀김으로 유명한 떡볶이집이 있는데요. 거기는 주문을 하면 튀김가루를 더 주기도 해요.
    그 튀김가루가 우리 일본돈가스 먹을 때 철판 밑에 떨어진 튀김가루랑 식감이 비슷해요.-전 그것 좋아해서 돈가스 먹으면 그것도 먹거든요ㅋㅋ약간 특이한 식성이죠ㅋㅋ-.
    근데 그 집 튀김가루가 그렇고 고소하고 맛있을수가 없어요ㅋㅋㅋㅋ그냥 숟가락으로 푹푹 떠먹게 되는 중독성이에요.

    9,10 번에 너무 격하게 공감하여 한창 신나게 쓰다보니 제가 왜 살찌는지 이유를 꺠달았네요..
  • 고선생 2013/03/01 00:42 #

    저도 그래요. 튀김이 왜 튀김인데요.ㅎ 튀김이라는 조리법의 최대 특징을 굳이 없애버리는 추가 처리법은 사양합니다.
    일본의 튀김우동이 그거잖아요. 튀김가루 잔뜩 넣어주는거. 튀김건더기 없이 튀김가루뿐인건 밀가루반죽 튀김부스러기인데 전 그거 자체만으로 좋아하지는 않는것 같네요.ㅎㅎ
  • 죽음에데스 2013/02/28 12:26 #

    튀김은 왠지 이유 하나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로 먹으면 입이 기름 번들번들; 탕수육은 번들거리진 않고.. 아닌가?; 헤헷
  • 고선생 2013/03/01 00:43 #

    탕수육도 번들거리지 않나요? 소스부터가 번들한데.ㅋㅎ
  • 2013/03/02 03: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02 03: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2 04: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2 04: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02 04:2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ㅋㅋ 2013/03/08 22:38 # 삭제

    9번 격하게 공감합니다.
    격하게말해서 "그건..아니지..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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