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셀람! 에티오피아 3. with Coffee by 고선생

# 현대인의 필수 음료, 커피. 누구에게는 그저 그윽한 향을 즐기는 음료로, 누구에게는 자신을 꾸미고 스타일링을 하기 위한 보조재로, 누구에게는 힘든 작업 중간에 잠시의 재충전을 위한 음료로 전세계에서 불멸의 인기를 누리며 팔리고 있는 커피. 어떻게 즐기든 이 매력적인 검은색 음료의 기원은 바로 여기, 에티오피아다. 그 곳에서 세계 각지에서 즐기는 음료의 첫 시작을 직접 보았다. 그리고 그 어떤 곳에서보다 더욱 진하고 순수하고 깊은 향기를 느끼며.





셀람! 에티오피아 Selam! Ethiopia

감독:고선생  촬영:고선생  각본:고선생  주연:고선생


<제 3편. with Coffee>




여행기는 3편째지만 아마 에티오피아 여행기 시리즈 중에서 이번 편이 가장 핵심이고 볼거리도 풍성하며 사진 보는 재미도 제일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확신한다. 에티오피아란 나라에 오면서 알고 있던 유일한 상식은 커피였고 그 유일하게 아는 상식이 사실은 이 나라를 가장 빛나게 해주는 특산물이며 세계 모든 커피의 기원이 되는 곳이 바로 에티오피아다. 그리고 이 날엔 그 커피를 재배하고 생산하는 커피농장을 방문했던 날. 또한 전의 여행기 2편은 자유로운 나만의 여행이 아니라 이 곳에 있는 다른 일행들과 일정을 함께 했기에 그들의 일정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 날부터는 고스란히 나만의 자유여행. 이제서야 내 스타일의 여행을 하고 그만큼 사진에서도 이야기에서도 다양함을 보장한다. 물론 이 이후로 여행기는 더욱 많겠지만 지금 올리는 제 3편보다 큰 임팩트는 없으리라.

짐마에서 3일째 되는 아침. 이 날부터 자유여행을 하게 된 나는 무엇보다도 커피농장을 보고 싶었다. 따로 투어 프로그램이라든지 하는건 전무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택시를 하나 직접 렌트해서 기사 대동하고 내가 원하는 시간동안 원하는 거리만큼을 이동하며 다니는 것. 그 가격은 시작 전에 흥정해서 정하고 그렇게 택시투어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 곳의 일행들을 돕는 현지 에티오피아인 직원과 친해져서 자신이 아는 기사를 소개해주겠다고 해, 괜찮은 가격에 커피농장 택시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보통 여기 택시는 소형 봉고승합 형태인데 거기 기사, 도우미(돈 받는 차장?), 그리고 영어를 할 줄 알아서 내 투어를 조금이나마 가이드해줄 수 있는 대충 스무살 쯤 되어보이는 소년, 그리고 나까지. 4명이 봉고 타고 여유롭게 다녔다. 커피농장은 짐마에서 차로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이상 떨어진 곳. 비록 택시지만 원할 때 세워주고 원할 때 다시 타고. 내가 운전만 안 할 뿐 거의 자유 자동차여행같은 느낌으로 매우 편하다. 내 오더대로 움직여주는 기사가 있으니 뭔가 상전이 된 기분도.ㅎ
운행중의 한 컷. 거의 이런 분위기의 연속이다. 여긴 도시 안과 달리 길이 그래도 매끈해서 시속 100킬로 이상으로 밟을 수 있더라.
속도를 늦추더니 어느 비포장길 작은 마을로 들어왔다. 첫번째 목적지에 다다른 모양이다.
날씨가 참 좋아 다행이였던 날. 요즘 에티오피아는 거의 매일 시종일관 맑은 날이지만 그것도 구름이 더무 뭉게하게 껴버리면 별로인데 이 날은 딱 적당하니 좋았다. 첫번째 커피농장에 다다랐다.
저기 보이는 것은 원두 건조대. 저 위에 원두 씻은걸 부어서 건조시킨다고.
지금은 철이 아닌지 운행하지 않는 이 기계는 원두를 세척실로 보내는 컨베이어같은거라고 한다.
내가 서 있는 발 밑으로 아까 컨베이어에서 쏟아져나오는 원두가 쌓이고 물을 끌어다가 세척하는 일종의 세척실인 셈. 지금 이 농장에서는 커피 철도 아니고 해서 모든 작업은 올 스톱이였지만 어느 정도 커피 농장의 형태는 알게 된 첫 목적지.
이것은 파파야가 열린 파파야 나무. 파파야라는 열매도 익숙하지 않지만 저렇게 나무에 열린 상태로 보는건 처음! 신기했다.
저 아래 저렇게 화단으로 재배하고 있는것이 바로 커피나무의 묘목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성장한 커피나무. 이런거 TV에서 본 것 같다. 온통 두 눈으로 직접은 처음 보는 장면들 뿐!
지금은 커피열매가 날 시기가 아니라 저렇게 흔적만 남아있다. 이 시기에 들른 내가 잘못이지.
다시 차를 타고 간 것은 두번째 농가. 이 곳 근처로 오니 아주 진한 커피 향이 주변에서부터 진동을 한다. 그렇게 좋은 향은 어느 커피 전문점에서도 맡아본 적이 없는데.
분주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 내가 등장하니 역시 신기해하는 눈치!
이 곳은 커피열매를 로스팅하고 포대에 포장하는 업무가 주된 곳.
창고안에 들어가보니 원두들을 가득 담은 포대들이 쌓여있다. 이 곳의 원두들은 모두 에티오피아 내수소비용 커피를 위한 재료들이라고 한다. 엄격하게 내수용과 외수용 원두를 구분해서 생산한다고.
껍질을 깐 커피빈의 익숙한 모양새. 그래 이 것이 내가 아는 모양새지.
그리고 이 근방을 가득 메웠던 커피향의 정체는 바로 창고 뒤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이 것. 물어보니 빈을 로스팅하는 중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껍질 깐 원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인게 아니고 이렇게 해서 껍질을 제거하는 작업인 듯 했다. 그럼 위에 나온 그 원두가 남게 되는 것.
이 곳의 책임자인듯한 할아버지. 커피농장의 주인답게 얼굴 위에는 커피원두같은 점들이 수두룩했지만 인자한 미소와 낯선 이방인에게도 거부감없이 여기저기 잘 설명해주시는 맘씨 좋은 분이였다.
마당에서는 여자들이 앉아서 원두를 고르고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작업을 마친 원두들이 포대에 담겨서 보관되는 것.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소녀까지 맡은 일에 야무지게 몰두하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의 이쁘장한 소녀의 야무진 표정과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모습에 반해서 연신 사진을 찍었다. 보통 여기선 사진찍히는걸 매우 좋아하고 사진기 들이대면 신나서 쳐다보기 일쑨데 이 소녀는 쿨하게 나도 보지 않고 일에 몰두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욱 매력적이였다.ㅎ
처음보는 형태의 계량 저울. 우리가 보통 쓰는 킬로그램 단위가 아닌 에티오피아만의 단위를 쓴다고 하는데..
가이드하는 친구가 저 포대 하나에 1톤 정도는 된다고 하던데 아무리 봐도 100kg을 잘못 말한것 같다.ㅋ 아니, 100kg도 될까? 보기에는.. 음..
조용히 그들만의 일을 하고 있는 농가에 등장한 밝은 피부 아시아 녀석에게 따뜻한 환대도 해주고 여러가지 많이 가르쳐준 이 곳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마치고 금새 다음 목적지로 떠났다. 떠나기전에 할아버지랑 다정샷.
이 곳에서 속력을 내서 달릴 땐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긴 하다. 그리 넓지 않은 길인데 중앙선도 없이 차들은 요령껏 비켜가고, 길에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개의치 않고 걸어다니는데.. 서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서 비포장길이 시작되고 슬슬 또 하나의 마을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작된 어느 자연 속의 마을. 또 하나의 커피농가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내려서 이것저것 알아보더니 하는 말이, 지금 여기 사람이 없다고, 볼 수가 없다고 그냥 돌아가야겠다고 한다. 이 곳에는 커피농장이 커다랗게 하나가 있는게 아니라 여기저기 크고작은 농가가 산재되어 있는데 그 중의 하나인 모양. 운 나쁘게도 볼 순 없었다.
하지만 이 곳에선 굳이 커피가 아니더라도 가장 에티오피아 시골마을다운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게 좋았다. 특히 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온 동네 아이들이 스믈스믈 모여들어 관심을 보이는데.. 평생 한번 볼까말까한 외국인의 이 마을 등장과 동시에 어깨에는 거대한 카메라가 떠억.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겐 최대의 관심거리. 아마 이 날은 그들에게 특별한 날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ㅋ
카메라를 들이대자 요때다 싶어서 모여드는 아이들. 참 이뻤다. 얘네들.. 잘 생겼다니까?
내가 자청해서 이 아이들과 함께 단체사진에 포함되고 싶었다. 가이드 소년에게 폰을 넘기고 찍어준 사진. 간단한 에티오피아 말 배워서 말도 걸어보고 떠날 때 손을 흔들어주니 차가 떠나갈 때까지 미소와 함께 손을 계속 흔들어주는 아이들의 정다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에티오피아에 와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아이들일 것이다.
차를 달리는 와중에 발견한 또 하나의 농장. 안까지 들어가진 않았지만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보았다.
그 멀리서도 차에서 내린 이방인인 나를 알아보고 최대한 앞으로 모여드는 이 곳의 아이들. 그 멀리서도 범상치 않은 사람임이 보이나보다.ㅎ 이들에게 외국인은 굉장히 신기한 존재. 손을 흔들어주니 모두 앞다퉈 손을 흔들어주더라.
사람들이 좀 많인 곳으로 오니 이 곳은 저 뒤로 소들이 모여있고.. 바로 우시장이다. 우시장의 분위기는 세계 어디든 비슷비슷한 것 같긴 하다. 사람이 모이고 소가 모이는 곳이지.
멀리서 시장을 내려다보는 내 옆으로 어느새 돌아보니 이만큼이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외계인 출현이오~
이번엔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 전면카메라를 꺼내들었다. 화면에 고스란히 비치는 자신들의 셀카모습이 신기한듯 엄청 모여드는 순수영혼들. ㅎㅎ
그리고 우시장 그 근방은 이 지방의 시장거리였다.
작은 대야 안에 가득 담고 팔고 있는 저 과일은 바로 오렌지.
시장이자 번화가(?)답게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 많은 무방비인 곳에 내가 등장했으니 분위기가 또 어떻겠는가. 내가 보이는 사람들은 도 죄다 나만 쳐다보지~ ㅎ
길거리에 동물들이 참 흔한 곳. 덕분에 변도 참 흔하다.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모여든 아이들. 근처에 학교가 있는지, 붉은색 교복들을 입고 있네. 어김없이 씩씩하고 명랑한 미소로 촬영에 화답하는 아이들. 사진을 찍고 나서 나중에 정리하면서 소스라치게 놀란 점은, 여기서 맨 오른쪽에서 두번째의 5대5 가르마의 여학생이 내가 초등학교때 좋아했던 같은 반 소녀와 너무나 똑같이 생겼다는 거.. 이렇게 잠시 추억에 잠기나요. 어쩌면 미소마저 똑같니.
시장에 온 김에 목도 마르고, 우리 일행에게 내가 음료를 쐈다. 작은 가게에서.
콜라나 하나 마실까 했는데 가이드 소년이 이거 한번 마셔보라고 추천한 것은 '커피 콜라'. 사실 커피농장을 방문하면서 기대했던건 농장에서 직접 마시는 신선한 커피 한 잔이였는데 아쉽게도 무산되고 말았다. 이 커피콜라는 사실 커피와 콜라를 섞은 맛은 대부분이 알 것이다. 기분 탓인지 에티오피아의 커피향이 섞여 그런지 더욱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들른 농장이다. '게투 자말'이라는 이름의 표지판이 세워져있는데 이 곳은 다른 농장과 다른 것은 100% 외수용 원두만 생산하는 곳이라고 한다. 세척방식이 좀 다르다고 한다.
아우 그림이야 그림. 하지만 날씨가 안 좋았다면..? 생각하기도 싫어.
이 곳의 원두 창고는 외부인이 아예 출입금지다.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고 저기 가디언이 감시하고 있다. 외수용이다보니 품질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
여기서는 마침 콩을 건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걸 까맣게 볶아서 커피가 만들어지겠지.
사실 이 농장에서 커피를 맛 볼 수 있다고 해서 무지 기대했는데 방문했을 때 그 담당자(?)들이 외출중이라고 안 된다고 해서 무산되었다. 사실 에티오피아 어디서 커피를 마시든 현지 원두커피니까 맛이야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생산지에서 마시는 그 맛은 뭔가 늘 6시 내고향같은거 보면 어선 위에서 바로 잡은 생선을 회 떠서 먹는 최고 신선한 활어회의 그 맛.. 뭐 그런 느낌과 일맥상통할 것인데 그게 살짝 아쉽.
근처에 있던 평범해뵈는 무슨 잎사귀에서 잠시 멈춘 가이드 소년.
그 줄기를 꺾더니 냄새 맡아보라고. 살짝 달콤한 냄새가 났다. 그리고 이것은 'drug'의 재료가 된다고 한다. 아마 '약'을 뜻하는게 아니라 '마약'을 말하는 것일터.. 사실 그 쪽에는 지식이 전혀 없어서 어떤 마약을 만드는 재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것도 보고 신기하네.
아침 먹고 출발했던 커피농장 투어는 점심쯤 되서 다시 짐마로 되돌아와 호텔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오전내내 택시타고 기사를 대동하고 함께 다닌 대가는 94000원 쯤. 뭐 괜찮은 가격이였다. 많은 곳을 볼 수 있었고 경험 또한 만족스러웠다. 순수한 아이들의 미소와 그보다 더욱 순수한 커피열매의 산물들과 함께한 신선했던 오전이였다.




덧글

  • Yoon 2013/02/16 10:27 #

    아.. 커피도 마셨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뭐, 담에 또 가면 되죠.. :)
  • 고선생 2013/02/17 18:14 #

    다음에 또 못 갈 것 같은데요 ㅋㅋㅋ
  • 번사이드 2013/02/16 10:50 #

    커피농장 투어군요. 저런 식으로 불에 태워 껍질(파치먼트)을 제거하고 로스팅한다니 내수용 커피생두는 좀 대강 다루나보네요..
    한국에선 젊은 여자고객층을 중심으로 에티오피아 원두 수요가 높아지고 있죠. 농장에서 커피를 마셨다면 참 좋았을텐데요~
  • 고선생 2013/02/17 18:19 #

    제가 커피생산지로 에티오피아를 그 전엔 어릴땐 전혀 몰랐던건 국내서 워낙 남미산 커피들이 유명했던 이유도 있을거에요. 그리고 가장 주범은 그거. '콜롬비아 커피' 무려 브랜드 이름으로까지 있어서 브라질도 아니고 콜롬비아를 넘버원으로 생각했죠 ㅋ
  • 2013/02/16 15: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2/17 18: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상록수 2013/02/17 06:35 #

    사진 보고 있으니 저도 얼른 다시 저의 필드로 돌아가고 싶네요. ^^ "6시 내고향같은거 보면 어선 위에서 바로 잡은 생선을 회 떠서 먹는 최고 신선한 활어회의 그 맛"을 못느끼셔서 저도 아쉽네요. ㅎㅎ
  • 고선생 2013/02/17 18:20 #

    나중에 정말 어선이라도 타고 갓 잡은 활어회는 꼭 먹어보렵니다 언젠간.ㅋㅋ
  • 플로리다 2013/03/05 06:48 # 삭제

    여긴 플로리다입니다
    Whole Food 에 갔다가 에디오피아 커피가 눈에 띄길래 맛을 보려고 조금 사왔는데
    커피 향이 진하고 맛도 좋더군요
    님의 글을 읽다가 메이커에 커피를 올려놓았습니다
    주르르~~~ 커피 내리는 소리가 오후 시간을 즐겁게 합니다
    커피 향과 함께....잘 읽고 잘 보고 갑니다
    [ 오리구이 셔치하다가 여기저기 보고 갑니다.]
  • 아밍 2013/03/10 03:42 #

    사진에서 그 지방의 활기가 느껴지네요. 저도 한번쯤 여행가고 싶어지는걸요!
  • 고선생 2013/03/10 03:44 #

    이번편이 에티오피아 여행기중의 백미랍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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