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수제버거 체인 Jim Block by 고선생

Block House. 블락 하우스. 독일의 북쪽 대도시 함부르크에 본거지를 둔, 독일의 스테이크하우스 체인입니다.
어쩌다보니 독일 브랜드 스테이크하우스 체인으로선 아마 가장 유명할 거에요. 독일 여기저기에 체인점이 있지만 어쩌다보니 유학 6년동안 단 한번을 들러본 적이 없네요. 아무래도 스테이크는 사먹기는 부담되는 가격임이 분명하고 스테이크를 먹고프면 집에서 직접 고기 사다 구워먹곤 하다보니 더 그렇게 되었네요. 제가 아무리 집에서 발버둥쳐도 여기보다 맛이 좋을리 없다는건 잘 알지만 가격도 부담이고 '그냥 생고기 잘 구우면 되는' 음식이다 라는 생각도 앞서다보니까요. 그래서 마음 먹고 외식이라도 가끔 하게 되면 같은 가격이라도 다른 음식을 사먹기 일쑤죠. 중식이든 일식이든.
이 블락 하우스에서 햄버거 체인을 런칭했습니다. 명칭은 Jim Block. 짐 블락. '오리지널 햄버거'를 표방하고(Das Hamburger Original)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보단 웰빙을 지향한,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수제버거' 브랜드인거죠. 이건 전국구 체인은 아니고 햄버거의 고향(?)이자 그 어원이 시작된 도시 함부르크에만 7개 지점이 있고 왜인지 유일하게 다른 도시에도 하나 지점이 있는데 바로 멀지 않은 도시인 하노버에 딱 하나의 지점이 있습니다. 햄버거의 고향 함부르크에서 만드는 진짜배기 햄버거.. 뭐 이런 느낌인 것 같습니다.
마침 이틀간 하노버에서 공부하고 있는 동생 보러 갔었는데 이거 먹자고 해서 처음으로 방문해보는 짐 블락입니다. 블락 하우스 스테이크집 못지 않게 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매장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물씬 느껴집니다. 이로서 제 블로그에선 가뭄에 콩 나듯 보기 힘든 '외식하고 온 이야기' 포스팅이 엄청 간만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고급스럽고 정갈하면서도 무겁지만은 않고 캐주얼하기도 한 내부. 뒤에는 오픈키친에서 열심히들 햄버거를 만들어내고요.
바는 아니고 주문하면 조합해주는 샐러드는 야채들이 유독 싱싱해보이고 색깔 조합이 참 이쁘기도 하네요. 사진 찍기도 참 부끄러운 분위기지만 폰카기 때문에 자신감이 오버랩됩니다.
주문하면 이렇게 준비된 쟁반에다 담아주지요. 재미난건 여기선 주문 영수증에 번호같은게 써있는 대신 랜덤으로 '거리 이름'이 써져있네요. 같은 거리 이름 영수증을 보고 주문 음식 찾아가면 됩니다.
우와 진짜 오랜만에 식당에서 사진 찍어본다.. 레어샷이다..
주문한건 컨츄리 블락 버거(Country Block Burger). 수제버거다운 접시 담음. 유리 음료잔. 그리고 피클.
쇠고기패티와 마늘소스, 바베큐소스, 각종 야채 그리고 베이컨이 들었어요. 사실 가장 베이직한 치즈버거를 주문하고 싶었는데 실수로 이걸 주문해버렸는데 사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바베큐소스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버거에 바베큐 소스를 쓰는건 안 좋아하는데 말이죠. 미국식 바베큐 소스 제 취향 아니거든요. 그냥 케찹, 마요 정도의 조합이 제일 좋은데 분명 그런 버거도 있었고 심지어 더 쌌는데 돈 더 주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맛을 즐겼네요.
동생이 시킨 샴피뇽 블락 버거(Champignon Block Burger). 이름처럼 양송이가 수북히 들어간 부드러운 맛의 버거인데, 제 주문버거보다 이게 더 낫긴 하더라구요. 크림인지 마요인지 그 계열 화이트소스가 들어있구요. 치.. 치즈도 있다!(개인적으로 햄버거에 치즈는 필수로 생각)

어쨋든 위에는 사이드가 감자튀김이고 이건 마늘빵이죠. 여기선 사이드로 감자튀김과 마늘빵 중에 고를 수가 있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전체 양으로 보면 마늘빵을 선택하는게 더 이득인것이, 거의 손바닥 반만한 바게트 마늘빵이 두 쪽이나! 동생이랑 버거도 반씩 노나먹고 사이드도 반씩 노나먹었는데 확실히 마늘빵이 양을 선호한다면 더 좋겠더라구요. 감자튀김은 그냥 평범합니다.

하지만 어쨋든 여기 수제버거의 맛으로 들어가보면 그렇게 확 호감까지는 아닙니다. 맛으로만 따지만 오히려 버거킹이 낫겠어요. 참고로 가격은 여기 맥도날드나 버거킹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 수제버거집들이 넘쳐나고 대부분 그 수제버거들은 아메리카 햄버거를 기본으로 하고 있죠. 한국의 현대 수제버거 브랜드의 선조(?)격인 크라제버거만 해도 매장부터 내용물까지 딱 미국 스타일이잖아요. 그런데 이 짐 블락에서 선보이는 버거들은 미국식의 햄버거와는 노선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러한 메뉴보다도 깔끔하고 유럽풍의 재료조합이 많습니다. 이탈리안 샐러드를 넣은 버거, 시저 샐러드를 넣은 버거, 그릴치킨 패티를 넣은 버거도 종류가 몇이나 되고, 심지어 베지테리안을 위한 순 식물성 버거도 두 종류가 있죠. 애초에 버거의 추구 노선이 아메리칸 버거와는 완전히 다르고, 확실히 그 맛은 '웰빙'쪽에는 여기가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무지 깔끔하고요. 다만 그 점이 아메리칸 버거에 익숙한 입맛인 제가 느끼기엔 햄버거로서의 맛의 매력이 좀 떨어지는 요인인거죠. 정말 웰빙 수제버거인건 인정하고 이것이 유럽풍, 독일풍 수제버거다 라는 점도 인정하지만 결국은 취향 문제네요.

참고로 독일엔 한국엔 흔해빠진 수제버거 체인 브랜드는 여태껏 없었고 더군다나 아메리칸 스타일의 수제버거는 전혀 없습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뿐이지만 그건 수제버거 계열은 아니구요.
뭐 솔직히 수제 수제 그러는데 손으로 만들면 수제버거 아닌가요? 저도 집에서 '수제버거' 가끔 만들어먹습니다. 직접 제 손으로요. 제 생각엔 수제버거가 패스트푸드 버거와 다른 점이라면 그냥 좀 더 좋은 재료를 쓰고 패티를 직접 불판 혹은 철판 위에서 굽는다 라는 점 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패스트푸드 햄버거집에선 패티를 굽는게 아니라 데우듯 익히죠..) 그런걸 강조하기 위해 대부분 그런 버거집은 오픈 키친으로 과시하기도 하구요. 제 생각엔 '수제버거'라는 단어 자체가 좀 웃기는 짬뽕인 것 같고 그런 단어를 쓰는것도 한국뿐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도 'Handmade Burger' 뭐 이런 명칭은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Premium Burger' 정도가 어떨까 싶네요.

짐 블락이 어쨋든 한국명칭 기준의 수제버거라면 수제버거로선 유일하게 독일에서의 체인브랜드인건데 우리 입맛에 익숙한 미국 스타일은 아니였습니다. 제가 햄버거의 맛에 추구하는게 그쪽 방향이라 그렇지, 이 역시도 깔끔하고 좋은건 분명하긴 해요. 기회가 되면 다른 메뉴들도 여러가지 맛보고 싶지만 이거 먹으려면 함부르크나 하노버가 아니면 아예 불가능하니 그것도 참 힘드네요.



덧글

  • 라미♡ 2013/01/30 09:28 #

    암요 햄버거에 치즈는 필수지요!!! 그래서 저는 버거킹에서 와퍼 주니어를 시킬 때도 꼭 치즈를 추가합니다ㅋㅋ

    건강한 맛의 햄버거군요. 갠적으로 이왕 먹을 햄버거라면 확 두툼한 패티에 기름기 좔좔 흐르는 베이컨, 치즈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ㅋㅋㅋ 건강식을 먹고 싶으면 차라리 다른 샐러드나 생야채를 먹는게 낫지 햄버거를 건강하게 먹겠다고 시도했다가는 네맛도 내맛도 아닌 햄버거를 먹게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전 이태원의 스모키 살룬이나 썬더버거 같은 햄버거들이 좋아요ㅋㅋㅋㅋ
  • 고선생 2013/01/31 01:56 #

    스타일 노선이 아예 달라서 익숙하지가 않네요 ㅎ 물론 이것도 이 나름의 가치가 있는 맛인건 분명하지만.. 전 미국식 햄버거 좋아하거든요. 느끼하고 맛있는거.ㅎㅎ 미국식 햄버거 먹으러 미국 다시 가고 싶을 정도인걸요.
  • 아크로봉봉 2013/01/30 09:37 #

    보기에도..고선생님 수제버거가 더 맛나보입니다만? ㅋㅋ
    신기하네요, 마늘빵이 에피타이져 형식으로 나오는게 아니라 곁들임 용으로 나오는게!
  • 고선생 2013/01/31 01:58 #

    한국분들에게 특히 햄버거란 음식은 미국발 햄버거가 대부분 선보인것이고 국내 브랜드 수제버거들도 그런걸 모티브로 하니까 그쪽에 더 익숙한건 당연하겠죠. 저도 만들 때 그런 모티브로 만들고요.ㅎㅎ 여기선 어차피 다들 포크와 나이프질해서 먹는 분위기라 마늘빵도 그렇게 버거 먹으면서 같이 썰어먹더군요.
  • 아크로봉봉 2013/01/31 07:28 #

    프랑스서도 마늘빵은 곁들임으로는 잘 안나오고 보통 에피로 나오더라구요~
    대신 곁들임에는 감튀나 라따뚜이가 제공되고요.
    대신 칼과 포크는 필수로^^
  • chobomage 2013/01/30 10:26 #

    고버거에 비하면 한수 떨어지는군요...ㅋㅋ
  • 고선생 2013/01/31 01:58 #

    고버거..ㅎㅎㅎ; 왠지 조만간 새로운 버거 하나 만들어야 될 듯요.
  • 번사이드 2013/01/30 10:42 #

    블락하우스엔 한번 가봤는데 저렴한 메뉴도 있어서 큰 부담은 가지 않더라구요. 채소와 조각 스테이크를 섞은 '헬씨' 스타일 메뉴를 시켰는데 10유로 남짓했던 기억이 납니다. 베를린 아데나워 플라츠역쪽 매장에서 먹었습니다.
    서울엔 강남,이태원 중심으로수제 버거 매장이 꽤 생겼는데, 강남 쪽은 수요부족으로 고전하는 듯 합니다~
  • 고선생 2013/01/31 02:00 #

    사실 한국에 있을 땐 아웃백이니 빕스니 브라질리아니 하는 스테이크집들 꽤나 다녔기 때문에 독일에서 구태여 안 가게 되더라구요. 오히려 생고기 가격은 한국보다 싸니 고기 사다가 집에서 굽는게 더 경제적이고..
  • 2013/01/30 18:55 #

    고급스러운 매장에 비해 햄버거는 평범하네요.
    그래도 동생분하고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겠어요. ^^
  • 고선생 2013/01/31 02:01 #

    미국 본토 스타일의 노선으로 방향이 굳혀진 한국의 햄버거 스타일에 빗대 보면 상당히 다른 스타일이죠. 이런것도 신선한 맛으로는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메뉴 더 먹어보고싶지만..
  • Yoon 2013/02/01 00:53 #

    고버거가 더 나아보여요~ 아! 햄버거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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