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파타 스타일의 돼지목살구이 by 고선생

우연히 유튜브를 노닐다가 알게 된 음식이 있는데 바로 '크리스피 파타(crispy pata)'입니다. 필리핀의 토속음식이라는데 아는 분 많은지 모르겠지만 전 처음 알게 된 음식이랍니다. 근데 아주 맛있겠더라구요. 간단히 말하자면 튀긴 돼지족 요리입니다. 돼지족은 지방이 적고 고단백, 고콜라겐음식인지라 돼지고기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부위일뿐더러 돼지족을 재료로 한 요리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죠. 요리과정은 돼지족을 삶은 후에 그걸 다시 기름에 튀겨서 소스를 찍어서 밥이나 야채 등과 곁들여 먹는 음식인데 한국사람 입맛에도 거부감 없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요리방식을 참고해서 제대로 파타를 만들진 않고 그 방식을 써본 돼지목살구이로 만들었답니다.
부위는 돼지목살을 썼는데 고를때도 가급적 지방은 적은걸로 골랐습니다. 월계수잎, 정향 한 알, 소금, 후추, 양파, 피쉬소스를 넣고 1시간 정도 삶았습니다. 이렇게 각종 재료와 함께 삶아서 냄새도 잡으면서 향을 더합니다.
삶아진 고기는 바로 쓰는게 아니라 이대로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하룻밤 정도 둡니다.
그리고 다음날. 냉장고에서 오그라든 고깃덩이를 이제 기름에 튀깁니다.
파타는 기름에 튀겨야 제대로지만 사실 돼지족이라는 부위는 껍질도 있고 해서 튀겼을 때 표면이 크리스피해지는 효과가 큰데 반해 이건 그냥 고깃덩이인지라 튀기는건 별 의미가 없을듯 하여 표면에 살짝 기름칠만 해준 뒤 오븐에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웠습니다. 나름 표면이 바삭해지긴 하지만 돼지족 튀김만큼은 아니죠. 어차피 이건 참고요리니까요.
전용 소스는 고추, 양파, 고춧가루에다가 물, 식초, 간장, 피쉬소스를 조금씩 섞어서 만듭니다. 새콤짭짤매콤한 소스가 되네요.
로메인상추와 생마늘슬라이스 등을 곁들여서 구운 고기를 썰어서 한 상 완성합니다. 로메인상추가 일반적인 한국의 상추보다는 꽤나 억세서 쌈채소로는 적합하진 않으나.. 할 수 없지요.
얼핏 차림새는 한식 스타일같네요. 물론 상추에다 싸먹으려고 이렇게 준비했구요. 국적불명의 잡다퓨전의 요리가 되었군요. 필리핀의 요리법을 참고했지만 고기부위는 다르고, 차림은 코리언 스타일. 이런게 집밥 아니겠어요?ㅎ
소스는 물의 비율을 가장 적게 해야겠습니다. 물이 많으면 좀 전체적으로 맹맹지니까요. 그렇다고 물을 아예 안 넣자니 너무 강하니까.. 물 0.5, 간장 0.5, 식초 0.5, 피쉬소스 1의 비율 정도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지방이 적은 부위지만 보기와 달리 굉장히 부드럽네요. 한번 푹 삶은 후 굽는 조리다보니까 속이 이미 부드럽게 익은 상태에서 겉이 바삭해지고 속안엔 열기만 더해주는거다보니까 지방이 적은 부위라도 정말 부드러워요. 막 섬세하지 않게 썰면 이쁘게 안 썰릴 정도. 그리고 은근히 여러 향이 배이고 잡내는 전혀 안 나네요. 만족스러운 맛입니다. 어려운 요리법은 아니지만 필리핀식 레시피 하나 습득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대로 돼지족을 쓴 크리스피 파타를 한번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목살구이에선 느끼지 못했던 껍질의 바삭함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핑백

덧글

  • ærlgray 2012/12/06 05:12 #

    몇일전에 제가 보쌈고기를 삶다가 반띵해서 허브 두르고 Pork Roast를 만들었는데.. 딱 그거네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
    요크셔 푸딩이랑 먹어도 맛나더라구요.

    그.. 튀김 족발은 사천요리집에서도 한번 먹어본적이 있어요.
    Sichuan pepper 랑 고추기름, 파,양파로 두루두루 해서 나오는데 매콤하고 괜찮더라구요.
  • 고선생 2012/12/06 05:26 #

    사천풍의 맛과는 거리가 있으니 그건 또다른 요리겠네요.ㅎ 하긴 중국음식이 안 다루는 식재료가 없지요. 필리핀을 위시한 남쪽 아시아지방의 요리들에 요새 관심이 커지네요.
  • 마니팍 2012/12/06 10:40 # 삭제

    파타, 사실은 빠따가 맞는데요. 그냥 다리라는 뜻입니다. 파타스타일이라는 표현은 좀 이상하네요 ^^;
  • 고선생 2012/12/06 18:11 #

    '필리핀의 돼지족을 기름에 튀긴 크리스피 파타'라는 요리 스타일의 돼지목살구이'라고 바꿀까요?ㅎ
  • 한량 2012/12/06 11:05 #

    빠따는 고기가 맛있어서 먹는게 아닙니다.... 바로 잘튀겨진 그 맛있는 돼지껍데기가 일품이죠!!
    필리핀에 있엇을땐 그냥 튀기더군요 지방마다 다른가 봅니다.
  • 고선생 2012/12/06 18:11 #

    제가 찾아본 모든 레시피가 한번 삶은 후 튀기는 방식이던데.. 진실은 저 너머에..
  • 한량 2012/12/07 11:52 #

    뭐 직접 만들어보지 않았으니 재가 모르는것일수도 있겠죠
  • fthero 2012/12/06 11:07 #

    필리핀에서 맛있게 먹은 요리입니다.
    껍데기가 붙은 기름이 많은 부위를 써서, 껍데기 부분은 딱딱할 정도로 바삭바삭하게 튀겨서 위의 사진처럼 잘라내어 먹는 요리인데 짭짤하고 바삭하고 기름진 느낌으로 먹어요. 술안주로 잘 어울려서 술집에서 많이 팔아요. ^^ (점심식사로도 먹어보긴 했지만..)
  • 고선생 2012/12/06 18:12 #

    돼지족을 써야만 표면의 크리스피함이 극대화되겠지요. 아무래도 껍질이 존재하니까. 다음번엔 제대로 크리스피 파타 만들어볼까봐요.
  • 빵구할매 2012/12/06 11:53 #

    아~~~~
    맛나겠다~~~
    필리핀 가면 꼭 먹어보고 싶네요~~~
  • 고선생 2012/12/06 18:12 #

    전 여기서 다시 만들어보고 싶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