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이스탄불의 가을 3-3. 으스스한 메두사의 지하궁전 by 고선생

보스포루스 해협 크루징을 마치고 배가 그닥 고프진 않지만 다음 일정까지 안 먹기엔 뭔가 출출할 것 같아서 부두 근처의 케밥집을 찾았네요. 여긴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다 장사도 잘 되는 분위기인데 가격도 관광지답지 않게 무지 쌉니다. 특히 여기 케밥집은 케밥에다 음료(아이란) 하나까지 껴주는데 3.50리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 근데 사먹어보니 가격답다.. 스러운 맛이랄까요. 가격도 저렴하지만 퀄리티도 겸손합니다.ㅋ
그래도 이런데서 생수 사기엔 아주 적격이죠. 여행지에선 음료값이 대부분 비싸기 마련인데 여기 물값은 꽤나 납득을 넘어서 너무 싸네 싶은 정도였답니다.



지하궁전의 메두사.........................................................................................................................
분위기를 바꿔서.. 다시 향한곳은 술탄아흐멧 지역. 구시가 한복판입니다. 아야소피아 대성당 근처에 이렇게 줄이 길게 늘어서있네요.
줄이 꽤 길어서 이렇게 삥 돌아왔네요. 줄이 아니면 지나치기 십상인 이 곳은 저도 그냥 지나칠 뻔한 관광지입니다.
입장을 하면 바로 지하통로로 내려가게 되어있는데 그 아래에 있는 공간은.. 널찍한 지하궁전이네요.
암흑속에 조금씩 밝혀둔 조명만으로 가늠할 수 있는 조금은 으스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곳.
바닥에는 다 물입니다. 물고기까지 헤엄치죠.
이 지하궁전은 사실 궁전이 아니라 비잔틴 시대의 물 저장공간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거대한 물탱크인겁니다. 이름은 예레바탄 시라이.
내부는 상당히 넓고 다 돌아보려면 꽤 걸어야 하죠. 통로가 얼기설기 되어있어서 길은 잘 찾아다녀야 합니다.
워낙 어둑어둑하니까 어둠속만의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올리는 사진은 딱 눈으로 봤을때의 느낌 정도를 살린 밝기입니다. 너무 어둡다고 플래시 터뜨려 찍거나 어떤 사진들은 어둡게 찍혔다고 필요이상으로 밝게 보정해서 올리곤 하던데 이게 딱 거기 분위기를 살렸다 보시면 되요.
궁전의 맨 안쪽으로 가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뭔가 괴기스러운 머리가 받치고 있는 거대한 기둥이 있는데 저 얼굴은 바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메두사의 얼굴이라고 하네요.
바로 옆에는 거꾸로 박혀있는 거대한 메두사 얼굴이 또 하나 있죠. 한층 더 괴기스럽습니다. 여기에 관한 얘기는 확실한게 없습니다. 이 곳 안내판에도 맨 안쪽에 있는 메두사의 머리에 관해서는 어떤 이유에서 이 얼굴을 조각해두었는지, 왜 똑바로도 아니고 옆으로 뭉개져있거나 거꾸로 박혀있는지 정확한 사실은 모른다고 써 있더군요. 여하튼 이 곳의 하이라이트인지라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클린샷 찍기 참 애먹었습니다. 여기저기서 플래시 팡팡 터뜨리지.. 하마터면 제 카메라에도 하얗게 찍힐 뻔 했음.
지하라서 꽤나 선선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군요. 서늘했으면 한층 더 으스스했겠지만. 근데 왠지 이런데선 연인끼리 손잡고 다니면 꽤 괜찮으겠다.. 싶기도..; 모든 통로가 다 가로등 골목길 분위기얏!
어두워서 특히 기념사진 찍으려면 많이 고생인데 '어두운데서도 문제없어요 모드' 요런거 탑재된 똑딱이도 아니고 플래쉬도 없고(어두운데라고 플래시 터뜨리는거 매우 싫어함) 데세랄 유저에게는 꽤나 계산이 많이 필요하죠. 일단 위치는 조명 바로 아래가 아니면 새까맣게 나오거나 밝게 나오면 무지 흔들릴거고. 여튼 카메라 적절하게 다 세팅 맞춘 후 누구에게 부탁했는데 한동안 촛점 못 맞추다가 한 5번 찍어서 겨우 하나 건진 사진. 홍콩 누나 고마워요~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오후, 그리고 저녁식사.........................................................................................
맨 첫 날 산책했던 공원을 기억하시나요. 그 공원 옆 오르막을 오르면 나타나는 궁전의 성벽.
바로 톱카프 궁전입니다. 이스탄불에는 과거 이 땅의 주인이였던 비잔틴 제국과 더불어 현재의 터키가 완성되기 전의 왕조인 오스만제국 당시의 유적이 가장 많은데, 이 궁전은 오스만 제국 당시의 왕궁이였답니다.
그런데 여기도 안에 들어가보진 못했네요. 돌마바흐체 궁전도 그렇고 궁전은 한번을 못 보네요. 이 때엔 시간도 느즈막해서 애매하기도 했고 억지로 들어가자니 시간 다 뺏길 것 같고.. 입장료도 꽤나 비싸고. 에라, 관두자 하고 그냥 오후햇살 맞으며 주변에서 분위기 즐기며 좀 쉬기로 결정합니다.
궁전 주변으로는 한적한 잔디밭인데 여기저기서 편안하게들 잔디 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유넘치는 모습에 저도 털썩 누워버릴까 했지만 바지가 밝은색이라 잔디물 들까봐 못 그랬네요.
차이라도 한잔 할까 싶었지만 어차피 호텔 가면 아침마다 마시고 싶은만큼 차이는 마실 수 있는데 뭐하러..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마저도 관두고.. 조금 이르지만 저녁이나 천천히 먹을까 하고 이 날의 공식적인 관광을 마칩니다. 아침부터 바클라바 가게 갔다가 점심무렵에 배 타고 바다 나갔다가.. 지하궁전도 보고. 뭐 나름 이 날도 이것저것 했네요. 하지만 이동량으로 보면 3일째 여행일 중에선 가장 정적이였다는.
첫날에 봐두었던 이 식당. 홍대풍 식당이라고, 야외석이 인상적이였다고 했던 이 식당. 기억나시나요? 기억 안 나시면 지난 여행기 다시 보기! 여기서 한끼 해야겠다- 마음먹었던 것을 이 날의 저녁식사로 지키기로 합니다. 이스탄불이라는 도시 안에서 저녁을 먹는건 이 날이 마지막이 될 테니까요. 더불어 한끼 가격으로는 가장 비싼 식사를 하기로 결심.
옆으로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노출된 야외석인데 이런 야외석은 또 처음이네요. 이렇게 오르막길에 높낮이가 있는 자리배치는.
뭔가 여러가지를 한 큐에 먹고 싶을 때 늘 주문하는건 모듬디쉬. 그릴한 케밥 계열인데 다양한 고기가 한꺼번에 나오는 추천메뉴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차이 한 잔.
위 두 장은 폰카사진이고.. 아니 내가 지금 뭐하는거야?? 싶어서 얼른 꺼낸 데세랄로 찍은 사진. 역시 때깔이 달라요. 그럼~ 렌즈가 얼마짜린데.. 짜식이.(??)
양념해서 구운 쇠고기, 닭고기, 양고기, 다진고기꼬치 그리고 구운 고추와 토마토, 양념해서 지은 쌀밥, 야채샐러드 그리고 각종 빵들입니다. 위에 있는건 미니 라마준이라고 세계적으로 퍼진 이름은 '터키식 피자'로 유명해진 바로 그거요.
어우 감동적이야 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가격에 비례하는 맛이였다고 생각해요. 이런 음식 처음 접하는것도 아니니까요. 어딜가나 모듬디쉬의 장점은 다양한 맛이긴 하지만 단점은 '평타 이상은 무리'라는데에 있잖아요. 오히려 첫날 갔던 100년된 쾨프테집이 분명한 맛으로는 더욱 만족스러웠던듯. 사실 터키에 오면서 먹는것도 욕심부리고 싶었지만 제가 뭐 돈 많은 여행자도 아니고요 뭐. 그치만 결론적으론 여행비를 꽤 남겨왔는데 눈 딱 감고 유명한 궁중요리집이라도 한번 가서 코스 한번 쫙 즐길걸 그랬나.. 싶기도 해요. 뒤늦은 후회만. 그래도 사실 고등어케밥은 원하는만큼 많이 먹었기에 그걸로도 만족합니다. 헤벌레~
고작 한 메뉴 시킨거긴 했지만 그래도 꽤나 느긋하게 먹었던 것 같아요. 야외석이니 음식이 빠른 속도로 식지만 그야 야외석을 선택한 이상 빨리 먹든 천천히 먹든 어쩔 수 없는거고, 그냥 자리 오래 유지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여유있게 휴식도 취하고 하다보니 금방 어둠이 내려와요. 이 곳은 숙소가 있는 쪽의 거리입니다. 거의 관광객 상대로 하는 기념품샵, 디저트샵, 레스토랑같은게 즐비하고 안쪽 골목으로는 숙소가 많은데 워낙 숙소들이 따닥따닥 많아서 이 쪽에서 투숙하는 관광객들도 굉장히 많을거고 이스탄불 여행자 치고 이 길 안 걸어본 사람 없을겁니다. 트램도 바로 탈 수 있어서 지역 자체가 여행자로선 아주 편한 위치죠.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여행은 이틀 더 남았지만 다음날엔 이스탄불을 떠나거든요. 그리고 시작된 하룻동안의 호텔속 생활.. 다음편 혹은 다다음편에서 공개합니다.



다음편 예고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양고기 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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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느 2012/11/21 08:32 #

    터키여행기 잘보고 있어요 저번에 하기아 소피아도 멋졌는데 지하수조탱크(?)ㅋㅋ도 흥미롭네요 터키는 정말 가볼만 하겠네요~
  • 고선생 2012/11/21 16:47 #

    먹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정비례해서 느낄 수 있었던 이스탄불이였습니다 :)
  • hansonecha 2012/11/21 12:22 #

    저도 들은 얘기인데, 메두사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저렇게 기둥으로 눌러 놓음으로써 액운을 방지했다고 하네요/ 톱카프 궁전은 좀 비싸도 들어가 보셨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궁전 자체보다 이스탄불의 멋진 전경을 볼수 있는 조망대가 있거든요
  • 고선생 2012/11/21 16:46 #

    근데 그 메두사의 유래도 추측성이라고 하더라구요. ~더라 가 아니고 ~였을것이다 로.. 진실은 미궁속에..ㅎㅎ
    조망대는 갈라타 타워에서 본 장면들로 위로받으렵니다.
  • 검은양 2012/11/21 18:25 #

    터키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매번 사진이 이뻐서 꼭 가야겠다 맘 먹게 되네요. 몇월즈음에 다녀오신건가요?
  • 고선생 2012/11/21 19:14 #

    10월 24일-29일 일정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 우롱차 2012/11/21 23:52 # 삭제

    전 가서 사진 열심히 찍어놓고 오년 가까이 컴 하드에 넣어놔서 이젠 가물가물하네요ㅠㅠ
    고선생님 사진 보면서 그때의 고생들과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고 있습니다-
  • 고선생 2012/11/22 02:10 #

    5년전의 이스탄불의 케밥 값은 더욱 쌌을까요..ㅋㅋ
    저로 말미암아 추억여행하신다니 저도 보람 가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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