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름은 블루피자라 지어봤지만 전혀 파란색은 느껴지지 않는 이 음식. 블루라는 이름은 이 피자에 쓰인 치즈 때문입니다. 벼라별 피자를 많이 시도해봤지만 치즈를 달리 쓰는것만큼 큰 변화가 있을까요? 여기 쓴 치즈는 푸른곰팡이가 박혀있는
블루치즈입니다. 그래서 블루피자에요.
그 외 토핑은 순식물성으로. 마늘과 양파와 송이버섯을 올리브유에 볶았습니다. 이게 다에요. 특히 이 조합이 참 개인적으로 좋은게, 열처리를 했을 때 더욱 맛이나 향이나 활성화되는 재료들의 모음이라 더 그래요.
푸른곰팡이가 겉과 속에 듬뿍 피어있는 블루치즈는 한국분들 중에선 좋다는 분은 거의 못 본 듯. 물론 제 주변 한정이긴 하지만요.ㅎ 사실 다른 치즈종류에 비해서는 조금 고가이긴 한데 이런 식재료도 제가 독일에 있어서 나름 만만하게 먹을 수 있지 수입치즈는 커녕 임실치즈도 어유~ 비싸기만 한 한국에서라면 저도 꿈꾸기 힘들 재료. 더 슬픈건 제가 이 치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는게 함정.. 부드러운 치즈 안의 푸른곰팡이의 퀴퀴하고도 강한 향과 맛은 이 치즈가 왜 프리미엄인가 제대로 느끼게 해주죠. 물론 이런 강한 맛의 음식이 다 그렇지만 호불호는 제법 갈리는 듯 합니다만. 전 치즈 종류중에 뭐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고민없이 블루치즈라 할 정도에요.
제가 쓴 블루치즈는 독일산으로, 가격이 상당히 쌉니다. 곰팡이도 고급 블루치즈에 비해 양이 적고, 본래 곰팡이로 숙성시키는 블루치즈로 제일 유명한게 프랑스산
로크포르이고 독일산으로 유명한건 전무하다고 봐도 되는데 독일에서'도' 그냥 곰팡이계열 블루치즈를 만드는 것 뿐이죠. 로크포르니 고르곤졸라니 하는 고유 이름도 없습니다. 그냥 이름이 '푸른곰팡이 치즈'라고 소박하게 판매되고 있는 독일산 염가의 블루치즈입니다. 로크포르같은건.. 구한다 해도 피자에 쓸 용기는 없을 정도의 가격이지요.
소스는 없이 도우 위에 야채볶은걸 그대로 얹어요. 올리브유에 볶기도 해서 그 맛이 스며들고 볶을 때 기본 소금간은 했기 때문에 맛이 약하진 않습니다. 소스 없는 피자도 되게 맛있다구요? 재료조합만 좋으면.
그리고 위에 잘게 썰어 블루치즈를 숭덩숭덩. 피자에 블루치즈를 써보는건 처음이지만 벌써부터 기대만땅입니다.
다른 치즈보다도 부드러워서 녹긴 또 얼마나 잘 녹는지. 모짜렐라같은 늘어남은 없지만 잘 눌러붙어요. 간단히 완성. 드문드문 얼룩덜룩한 곰팡이가 보는 사람 마음을 참 흡족하게 해주네요.
일단 냄새부터 강하게 블루치즈 특유의 강한 냄새가! 이 냄새에 일단 너무 좋네요.
참 그러고보니 블루치즈를 쓴 피자가 사실 '고르곤졸라 피자'라고 있잖아요? 없던게 아니였네 젠장.
고르곤졸라는 수많은 블루치즈의 종류 중 하나인데 제가 아는 한, 블루치즈중에서 가장 질척한 점성이고 아마 그 점 때문에 피자나 파스타 등에 녹여 사용하기도 제일 용이한듯 합니다. 근데 어떤 고르곤졸라 피자도 고르곤졸라를 전면에 내세운건 없더라구요. 거의가 모짜렐라를 주로 쓰고 그 위에 아주 쪼금씩만 고르곤졸라를 '덧붙임' 정도로 써주는 형태던데.. 이건 다릅니다! 100% 곰팡이 블루치즈만을 썼습니다.
물론 고르곤졸라는 커녕 모든 유제품 가격이 비싸디 비싼 한국이기에 고르곤졸라도 무늬만 고르곤졸라로 갈 수밖에 없는거지만.. 따지고 보면 이건 유제품 가격 싼 유럽에 머무는 입장으로 특혜라고 볼 수 있는거죠 뭐. 대신 한국에서 엄청 싼 생굴같은거 독일에선 꿈도 못 꾸는거니, 역시 그 나라에서 만만한 가격의 식재료 잘 써먹는거라 볼 수도 있고요. 블루치즈만을 썼지만 모짜렐라를 쓰던 이걸 쓰던 큰 가격차이 없는 축복의 유제품 나라! 무엇보다 맛이 아주 기가 막혔는데 사실 이것도 블루치즈의 맛, 그 푸른곰팡이의 강한 맛을 참 좋아하는 제 식성인 이유도 철저히 한 몫.. 특유의 퀴퀴한 치즈냄새가 구워져서 더욱 활성화되고 마늘, 양파, 버섯의 그윽한 향까지. 제 개인적으로는 요근래 만든 음식들 중에서 대성공 반열이라 할만한 음식이라 참 뿌듯하고 맛있게 즐겼네요. 누누히 말하지만 개인적인 맛 취향에 부합되는 맛.
덧글
곧 해봐야겠어요~
좋아는 하는데 가장 살찌는 치즈라고 해서 자주는 못 먹습니다.. 으으으. 피자에도 넣으면 맛있겠다아..
간을 안하고 블루치즈 얹어서 드세요..(...)
고르곤졸라만 얹어서 피자해먹으면 너무 짜서 못먹어요 ㅋㅋ
사각형 피자는 생각도 못해봤네요! 그러고보면 오븐판은 사각형인데!
사진을 보니 침이 주르륵...
저도 사각형 버섯블루치즈피자에 한번 도전해봐야겠어요+_+
일단 저부터가 너무 쿰쿰해서 먹긴 먹어도 세 번 이상 손이 가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블루치즈로도 피자를 만들 수 있네요. 이런 맛 좋아하시는 분들은 환장하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