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에서. 2012 Photokina 외. by 고선생

한국의 모 업체로부터 받은 의뢰 때문에 쾰른에서 열리는 포토키나(Photokina)에 다녀왔다. 포토키나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 관련 국제 박람회. 독일에서 매년 쾰른 메쎄에서 이맘때 개최되는데 전세계 카메라 및 악세사리 제조업체들이 참여하고 곳곳에서 사진 전시회도 열리는, 사진 관련 업종인 사람들에겐 매우 중요한 박람회라 할 수 있다. 올해는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데, 이 포토키나 취재를 의뢰받아 지난 20일에 쾰른 메쎄를 다녀왔다. 취재내용은 주요 업체 부스와 디스플레이, 제품 등이였다. 취재 목적으로 갔지만 내 개인적으로도 좋은 구경이 되었고, 사실 사진 관련 기계와 장비 쇼인지라 가서 지름신만 잔뜩 내 머릿속을 노크했을 뿐..

포토키나 취재 이야기와 더불어 쾰른에서의 이야기를 포스팅하려 한다. 그리고 사실 내가 사진인이라고 해도 기계같은데 빠삭하진 않다. 뭔 말인고 하니, 무슨 브랜드 무슨 모델 딱 대면 바로 알아듣고 술술 외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는거다. 그런거 술술 외는 사람은 사진인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그냥 카메라에 관심 많은 사람이면 널렸다. 난 모델이고 뭐고 잘 모르는게 많다. 난 그저 사진 찍는 사람이고 내가 가진 기계를 잘 다루면 그만이지, 사진보다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라는거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 무슨 전문적인 설명같은건 쓰지 않는다. 그냥 방문기 정도 수준이다.
캐논 부스는 역시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관에 조성되어 있었고 가장 사람들이 바글바글대는 곳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인 캐논의 플래그쉽, 1DX. 솔직히 내 입장에선 좋구나- 하는 정도지 으악 갖고싶다 하는 정도는 아니였다. 이미 충분히 내가 쓸만한 레벨의  5D mark-2 유저이기도 하고, 내가 가진 카메라 성능 100% 발휘하는게 중요하지 신제품에 침흘리는것보단 그게 중요하다고 보니까, 나의 이런 기준에선 이 모델도 그냥 덤덤했다. 오 새 모델이구나- 하는 정도.
그보다 내가 관심이 갔던 물건은 바로 요것. 캐논의 첫 미러리스 모델인 EOS M. 드디어 캐논도 미러리스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는 신호탄이다. 작년 니콘이 발표했던 니콘1에 이어 캐논에서도 미러리스 출격이다.
그냥 잡아본 느낌으론 여느 미러리스와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였다. 내가 관심이 가는 이유는, 요새 다른 카메라보다도 미러리스에 관심이 가기 때문이다. DSLR 유저이긴 하나, 세컨드 카메라로서 한 대 있으면 참 유용할거라 생각한다. 현재 세컨드 카메라로서 이용되는 폰카는 워낙 결과물이 아쉬우니.. DSLR급의 결과물을 약속하는 미러리스는 여러모로 매력덩어리다.
이번 포토키나에서 가장 훌륭한 부스가 어디였나 묻는다면 주저없이 파나소닉 부스라고 하겠다. 그리고 최악의 부스는 앞서 들렀던 캐논이다. 캐논은 워낙 유동인구가 미어터져서 정신없었던것도 있지만, 부스 내 이동 레이아웃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산만하다는 느낌이기도 했다. 그에 반해 파나소닉은 딱딱 구역별로 잘 나뉘어져있고 사람들이 엉키지 않도록 잘 정리해둔 준수한 부스였다. 행사장에서는 이런게 중요하다.
역시 주력은 루믹스 시리즈. 미러리스계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루믹스다.
파나소닉 부스의 또하나의 차별점은 이런 모델과 세트. 카메라를 진열해둔 앞에 이렇게 공들인 세트와 모델을 배치해뒀다.
그래서 이렇게 바로 시험촬영으로 인물촬영을 가능하게 해두었다. 참 괜찮았던 아이디어.
해변 말고 이런 스타일의 세트도 마련되었다. 성의있다 파나소닉!
노란색이 테마색인 니콘! 사실 니콘제품을 아예 사용하지 않다보니 메이저한 회사임에도 내 관심이 가장 안 가기도 하는 회사가 니콘이다. 다른 미러리스를 주력으로 내세운 회사들은 미러리스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기도 하지만, 니콘의 주력은 역시 DSLR이고, 내 DSLR은 캐논으로 이미 쓰고 있고 렌즈군도 캐논이기에, 카메라를 다른 메이커로 바꿀 일이 없기 때문에 니콘쪽은 관심이 안 가기 마련이다.
이런 시도는 재밌다. 저 수많은 화면이 붙은 전광판이 뱅글뱅글 돈다.
그 앞에 비치된 카메라로 셀카를 찍으면 바로 저 전광판에 랜덤으로 사진이 나오는 식. 인기 좋았던 코너다.
관심이 잘 없다보니 니콘의 카메라 모델명도 거의 모른다. 숫자가 많아서 헷갈리기까지 한다.
그냥 D 어쩌구 하는 모델명 보고 아 니콘이구나 할 뿐이다.
잠깐 숨돌림. 이 날 실수한게, 전시장 들어가면서 먹을것도 마실것도 하나도 못 가지고 들어갔다. 빨리빨리 보고 나와야지 하는 생각에 챙기질 못했는데 생각보다 계속 길게 취재가 이어졌고 그 안에서 파는 음식과 음료수들은 완전 바가지 가격이라 차마 그 돈 주고 사먹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하는 수 없이 아침 10시 반 입장 이후 오후 3시 반 쯤 퇴장할 때까지 물 한모금도 빵 한 조각도 입에 대지 못한채 공복으로 계속 있었다. 아 지치더라-
올림푸스 부스에서는 이렇게 간단하게 스튜디오 촬영방법을 강의해주는 이벤트도 있었다.
미러리스 시장의 개척자이자 미러리스로 먹고 사는 불멸의 올림푸스. 역시 디자인만큼은 원조 미러리스답게 참 잘 뽑아내는 것 같다. 디지털 기계에 나름의 복고코드와 클래식한 감성을 불어넣은 올림푸스만의 디자인은 루믹스나 캐논, 니콘, 삼성 등의 현대적 디자인의 미러리스와는 좀 차별화된다.
펜탁스에서 나온 이 앙증맞은 상자 모양의 디카. 대세인 슬림한 디자인이 아닌, 맘놓고 두툼한 두께는 오히려 그래서 신선하기까지 하다. 어떤 의미로는 7080 시대의 디자인이 떠오르기도 하는 복고스러움의 투박함이 챠밍포인트. 역시 난 성능보단 창의적인 디자인에 한 표.
콧대높은 핫셀블라드의 부스.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델의 촬영회 이벤트도 있었다.
확실히 현재 카메라 시장의 대세는 미러리스인가보다 핫셀에서 미러리스도 만든다는 사실은 포토키나 와보고서 처음 알았다. 하긴 이번에 처음 공식발표한거니까.
자동차와 가격 경쟁하는 디지털 중형기는 핫셀의 상징.
사실.. 이번에 본 갖가지 카메라중에.. 제일 빠져버린게 바로 이 핫셀의 미러리스인 루나다. 소니와 제휴해서 만든 Nex를 기본으로 한 변형제품인데 우선, 디자인이 완전 내 취향. 저 굉장한 그립감을 약속하는듯한 그립 하며,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듯한 목재, 가죽, 카본 등 다양한 마테리얼로 만든 그립! 숨막히더라.. 가격도 숨막히고.
소니의 부스는 가장 화려했다. 그리고 한가지 분명한 컨셉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부스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는 이런 정글 분위기. 소니는 철저히 아웃도어를 컨셉으로 부스를 꾸민 것 같다.
소니는 디자인으로선 좋아하지만 카메라는 사실 내 관심분야가 아니다. 취재만 하고 지나쳤다.
필름 제조업체에서 이젠 어엿한 디카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후지의 부스도 위용이 대단했다.
사실 요런 카메라는 내 관심대상은 아니다.
X 시리즈라면 숨넘어갈만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군더더기없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움까지도 챙길 수 있을까? 싶은 디자인.
시연대에도 이렇게 고급스런 소품들을 함께 배치해두었다. 디스플레이의 세심함에 눈길이 간다.
뭔가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런 디카라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리고 왠지 선물하면 좋아할 것 같다.ㅎ
마지막으로 들르게 된 삼성 부스.
포토키나지만 역시 삼성답게 태블릿과 스마트폰 홍보에도 적극적. 이건 갤럭시노트를 사용하여 초상화를 그려주는 서비스. 모니터로 연결하여 그림 과정을 상세히 볼 수 있다. 뭔가 '정말 이런 시대에 살고 있구나' 싶은 퍼포먼스였다.
역시 최고의 홍보제품은 갤럭시카메라.
이런 느낌의 시연대도 있다. 사람들이 카메라 들고 샘플촬영할 꺼리를 배치해두는게 이번 전시에서 많이 사용되는 듯.
가장 신기했던 것은 이거! 글자 모양대로 떨어지는 물줄기들. 이런건 처음 봤다. 저렇게 떨어지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이런저런 눈요기거리가 많아서 즐거웠던 삼성 부스. 그리고 삼성부스도 널찍 쾌적해서 유동인구에 비해 혼잡스럽지 않았다. 물론 캐논같은 카메라 전문업체에 비해선 사람들이 다소 적었지만 초상화서비스, 사진찍어서 블루투스나 이메일로 바로 전송해주는 서비스같은 여러가지 재미거리로 손님을 끄는 모습이였다. 또한 카메라와 폰, 태블릿 등의 연계를 강조했다.
갤럭시노트2. 솔직히.. 그냥 커졌을 뿐인 갤럭시S3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버터향 나는 젤리빈 탑재.
뒤태도 딱 그냥 갤3 그대로다. 그래서 재미없다.
S펜은 갤노트1때보다 감은 더 좋았던 느낌이다. 물론 갤노트1도 많이 만져보진 않았지만.
이번 쇼에서 최고 홍보제품은 역시 갤럭시 카메라. 카메라인가 스마트폰인가.
전화만 안 될 뿐이지 어엿한 안드로이드가 깔려있고 안드로이드 기기로서 모든걸 할 수 있으면서 뒤태는 카메라. 이게 미러리스로서 나왔다면, 그렇게 카메라로서 좀더 힘을 줬으면 더욱 좋았겠다 하는 느낌이였다. 이렇게 안드로이드가 너무 돋보여버리니 '고급폰카'같은 기분이. 하지만 디자인은 생각보다 이쁘게 잘 빠진 것 같았다. 잘생긴 똑딱이 느낌.

이렇게 삼성부스를 마지막으로 포토키나 취재는 끝났다. 피곤하고 배고프고 목마르지만 쾰른까지 온 김에 한 곳을 또 들르자 해서 갔다.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고 바로 갔다. 왜냐면 좀 거리가 있는 곳에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전에 새로 오픈한 공식 애플스토어가 쾰른에 있기 때문이다. 독일엔 총 9개 지점의 애플스토어가 있는데, 최근에 쾰른에 오픈해서 10개 매장이 되었다.
사실 오픈날에 한번 오픈빨을 기대하며 와볼까 했었지만 다른 일이 있어서 그만 뒀는데, 뭐 지금 와보니까 굳이 올 필요가 있었나 싶다. 그냥 오프매장에 불과한걸 뭐. 도르트문트에서 가까운 정식매장은 쾰른보다 가까운 오버하우젠이란 도시에 이미 하나 있고 말이다. 그래도 이 날 쾰른 온 김에 한번 들러본것은 이번에 발표한 신제품들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21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5. 내가 방문한건 20일. 당연히 물건을 볼 수 없었다..
갖가지 애플 제품들을 사용해볼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결국 내가 본 신제품은 이 새로운 공식 이어폰인 이어팟 뿐! 아이폰은 그렇다 치고 아이팟 시리즈 신제품도 없었다! 일반 가전제품 매장도 아니고 애플 정식 애플스토어인데.. 온라인에서만 팔고 오프엔 아직 안 풀렸나? 여튼 아이팟 셔플 만져보고 싶었던 기대는 산산조각.
그렇게.. 아침부터 시작된 일정은 저녁 5시 쯤 되어 끝났다. 거의 앉지도 못하고 먹고 마시지도 못하고 지칠대로 지친 상태. 집으로 가기 위해 중앙역으로 왔다. 그리고 중앙역 앞의 쾰른 대성당.
성당 앞의 어느 맥주집에서 쾰슈 맥주를 시킨다. 쾰른에 올 때부터 이걸 기대한것도 사실 있다. 쾰른의 자존심 쾰슈! 본고장에서 마시는 쾰슈!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200ml짜리 작은 용량 잔에 한 잔씩 따라주는데 계속 추가주문하면서 마시는 식이다. 용량이 적어서 단숨에 마시기 좋고 또한 계속 신선한 상태로 마실 수 있다. 김도 안 빠지고 좋다. 여담이지만 맥주를 가장 맛없게 즐기는게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흔한 방식인 '피쳐'로 나오는 맥주라고 생각한다. 반 쯤 마시면 미지근하고 김도 빠져 있다.
정말 요근래 들어서 마신 맥주중에 가장 맛있게 먹은 맥주맛이였다. 갈증이 극에 달해 중간에 물이라도 사먹을까 했지만 오히려 갈증을 극대화해서 맥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목구멍이 가물어갈 즈음 들이키는 쾰슈는 정말이지 신의 물방울 이상이였다.
안주 겸 식사 겸 시킨 이건 삶은 소세지와 따뜻한 감자샐러드. 전형적인 독일식 디쉬다. 애걔? 싶은 비주얼이지만 저 양이 장난이 아니다. 30cm 자 정도의 크기인 거대 소세지와 아래에 잔뜩 깔려있는 감자샐러드의 양은 하루 내내 굶은 배라도 금새 채워주더라. 물론 맥주도 세 잔은 마셨다. 총 600ml.

힘들었지만 알차게 취재도 잘 마쳤고, 개중 몇몇 제품에 심한 뽐뿌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러다가도 지금 쓰는 카메라나 제대로 잘 쓰자 하면서 마음 고쳐먹기도 하고. 2012 포토키나 취재, 애플스토어, 쾰슈로 점철된 9월 21일이였다.



덧글

  • 다나킴 2012/09/22 17:23 # 삭제

    오빠앞머리 귀염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고선생 2012/09/22 21:06 #

    ㅋㅋㅋ 길러야 돼.. 기르는 중!
  • 아방가르드 2012/09/24 12:20 #

    업체들에서 뿌리는 공식자료만 봐도 신품이 헤아릴 수 없이 많던데 저걸 직접 보시다니.. 하루 가지고는 다 못보겠네요 @_@; 부럽습니다
  • 고선생 2012/09/24 17:43 #

    취재때문에 메이저업체 위주로 찾아다녔고 중소업체, 악세사리업체 등 다 돌려면 엄청 오래걸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하루면 충분해요. 아침 오픈부터 저녁 마감까지 본다면요 ㅎ
  • ㅁㅁ 2012/09/24 19:10 # 삭제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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