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못 생긴 피자. 하지만 이런 맛이 좋아. by 고선생

반죽이고 베이킹이고 다 제가 싫어하는 것들(싫다기보다도 엄두가 안 나는)이지만 맛있는 피자를 위해서라도 직접 피자반죽 정도까지는 조만간 시도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만든 피자 역시도 시판 도우를 썼는데 시판 티 안 내려고 제가 인위적으로 찍찍 넙적하게 펴가지고 만들어봤습니다만 시판 도우는 준비는 간단해서 좋은데 역시 맛이 영 떨어져요. 정말 맛있게 먹으려면 직접 반죽을 해야 함은 당연! 여기서 선언하건대, 다음에 또 피자 포스팅을 한다고 하면 그 땐 분명히 직접 반죽을 해서 만들겠습니다. 물론 말바꾸기의 선수인 국회의원처럼 나중에 가서 '역시 귀찮아요 데헷' 하면서 말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반죽이나 베이킹에 신경쓰지 않는건 개인적 입맛이 빵케잌같은거에 거의 무관심해서이고, 식사용 빵의 경우엔 제가 반죽해서 안 만들어도 독일이란 나라의 특성상 어느 빵집에서 빵을 사먹어도 그 맛이 고저 일품인지라 필요성을 못 느끼고요. 달콤한 과자, 케잌류, 디저트류는 좋아하는건 손에 꼽는 정도고 그 좋아하는거라도 자주 먹지도 않고 기본적인 입맛이 그런 달콤함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인데 그래도 피자만큼은 반죽해야겠어요. 피자반죽이야 거의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반죽계에서는 난이도 下급에 속하드만요..

이번엔 역시 시판도우를 썼어도 그 시판반죽의 틀에 박힌 네모난 모양이 맘에 들지 않아 그걸 굳이 병으로 눌러 펴가며 동그랗게 해보려 했는데 네모난게 기본 모양이였던지라 제대로 되지가 않네요.
그래서 어정쩡한 모양에서 포기해버리고 바로 토핑으로 -_-;
사실 이번 피자에서는 토핑이 중요한데, 정말 특별한것이 아니고 심플 그 자체입니다. 소스는 쓰지도 않았구요. 잘게 썬 토마토와 올리브, 위에 올린 치즈는 일반 피자용 치즈인 모짜렐라가 아니라 단단한 파마산 덩어리를 채칼로 썬 겁니다. 그리고 올리브유를 살짝 흩뿌렸지요.
그리고 예열된 오븐에 10-15분 정도 구웠나요. 맛있는 냄새가 솔솔. 피자 완성되었습니다.
꺼내서 먹기전에 위에 건바질 가루를 좀 뿌려줬습니다. 아주 심플하기 그지없는 지중해풍의 피자인데요, 일단 소스가 없어서 소스맛이 아닌, 빵과 재료맛의 조화가 더욱 돋보입니다. 간은 하나도 안 했지만 풍성하게 올라간 블랙올리브의 짭짤함, 파마산치즈가 충분히 간의 역할을 해주고 피자 위에서 지글대는 올리브유가 재료와 빵으로 스며들면서 촉촉함을 더해주죠. 적당히 오븐열기에 익은 토마토의 활성화된 깊은 맛은 토마토소스를 끼얹어 바르는것보다 훨씬 신선한 맛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파마산 치즈의 특유의 깊은 맛은 모짜렐라치즈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데, 모짜렐라치즈가 잘 늘어나고 쫄깃하지만 이 피자에선 치즈의 '맛' 자체도 큰 존재감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위에 뿌린 바질향까지. 남부 이태리를 걷다가 길 가다가 흔하게 팔고 있을 것 같은 그런 피자를 만들어봤습니다.(허풍 아님. 저 이태리 가봤음.. 남부는 나폴리 뿐이지만) 피자 도우도 그런 러프함을 재현하고자 못생기게 했다고 우겨볼...까 싶지만, 그래도 못생긴건 못생긴것..; 아무렴 못생기면 어떻습니까. 맛만 좋으면 됐지. 하지만 토핑은 딱 좋은데 정작 피자 맛의 7할 이상(이라고 믿는)이라 할 수 있는 도우가 시판인지라 거기서 점수 다 까먹네요.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아쉬운건 사실. 다음엔 반죽하겠어요!


이러고 나서 반죽 하기 귀찮아서 당분간 피자 안 먹는다..?

그리고 너는 피자헛에 또 가게 되게치!






덧글

  • 2012/08/04 05:20 #

    저는 잠 안 오는 밤에 배도 고프면서 왜 이 포스팅을 열었을까요... 포스팅 볼때마다 고선생님처럼 요리 잘하고, 요리 하는거 좋아하는 남자랑 같이 살고 싶어집니다 ㅠㅠㅠ
  • 고선생 2012/08/05 00:13 #

    꼭 그런 남자와 깉이 사실 수 있을거에요! 아자! ..남자를 하나 잡아서 요리하도록 세뇌하는것도 방법..?ㅎㅎ
  • 화려한불곰 2012/08/04 09:43 #

    피자 도우가 바삭바삭 할거같아요 ㅎ
  • 고선생 2012/08/05 00:13 #

    얄팍하게 밀어서요. 빠작해졌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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