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행어사> 미스 황의 요리, '스치켓'. by 고선생

만화에 나오는 요리 해보기 2탄! 오랜만입니다. 요새 음식만화가 인기고 그 만화속 요리를 해보는것도 심심찮게 등장하곤 하지만 전 요새 인기인 음식만화를 제대로 아는것도, 본 것도 없네요. 저번에 만들었던 만화속 음식도 요새 인기있는 만화속 음식은 아니였죠.
이거요 이거. 미스터 초밥왕에서 쇼타의 어머니가 만들었던 메밀 김말이. 이거 제 책에도 실렸다구요 ㅋㅋ

암튼 두번째는.. 음식과는 전혀 상관없을듯한 만화인 <신암행어사>에서 등장한 음식입니다. 일단 보시죠. 읽는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한국작가가 그렸지만 일본연재 작품이였습니다.
신암행어사 독자였다면 바로 아실 이 장면.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여행중 잠시 묵어가는 여관에서 여관주인(이후 동료가 되는 '미스 황')이 숙취에 좋다며 요리를 해서 내주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단 한 장의 음식 이미지와 단 한 마디의 '레시피'.

"쇠고기를 기름에 튀긴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서 볶는거잖아?"


정보는 이게 다네요. 요리의 이름은 '스치켓'. 서양의 요리랍니다. 검색해봐도 비슷한 이름의 요리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 만화속 가공의 요리인듯. 튀긴 후 볶는다는 살짝 중화풍 스타일, 게다가 고춧가루와 볶는다는다는데서 느껴지는 사천풍. 뭐 그렇지만 동유럽쪽으로 가면 맵게 먹는 음식도 꽤 있고 말이죠. 만화에 나온 이미지는 건조하게 볶은게 아니라 다량의 소스를 쓴 것 같구요. 흠. 살짝 굴라쉬를 응용했다는 느낌도. '숙취'에 좋다잖아요. 이런저런 요소로 추정해본 결과, 살짝 동유럽풍 육류 소스볶음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쇠고기를 기름에 튀긴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서 볶는다'라는 단순한 한마디만으로 제 식대로 한번 저만의 '스치켓'을 만들어보았어요. 결과물은 만화속 비주얼과는 다소 달라졌고 맛도 꽤나 다를듯 합니다. 하하. (맛도 못봤지만)
만화속 이미지로 보면 생고기를 쓴 것 같은데 전 쇠고기를 튀긴 후에도 부드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일단 다짐육을 쓰고요, 여기에 파와 마늘, 계란, 녹말가루, 그리고 밑양념 스파이스는 케이준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고루 뭉쳐서 잠시 뒀어요. 이대로 조금씩 떼서 튀기면 됩니다.
한입크기 미트볼로 준비한 다음..
튀깁니다. 계란과 녹말가루가 섞였기 때문에 자동으로 표면이 바삭하게 익죠. 이건 난자완스 요리법에서 따온 힌트입니다.
일단 튀겨졌어요. 튀겨졌으니 이후엔 고춧가루와 볶아야겠죠?
기름에 먼저 파와 건고추를 볶습니다.
튀겨진 고기를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주면서 함께 볶습니다. 끝.
소스는 없지만 바삭함이 살아있고 고추의 매운맛과 고기속 갖가지 향신료들의 맛이 어우러진 저만의 '스치켓'이 완성.
고기튀김이지만 느끼함도 덜하고 특히 속의 향의 어우러짐이 고기의 냄새도 잡아주고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는듯요. 숙취에 그만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소스나 국물이 없어서. ㅎㅎ 주인공 문수의 한마디만으로 맘대로 만들어보았네요. 하지만 분명 맛은 있습니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구요. 굳이 소스에 볶지 않아도 튀긴 상태로만도 맛있어요.



덧글

  • jude 2012/05/10 23:15 #

    음? 전 저거 보긴 했는데...숙취해소에 그만이죠<-라는것 때문에 스튜쪽을 생각 했었어요. 얼큰한 국물이 자작한 요리요.
    소고기 채 썰어서 볶고, (소고기는 비싸니까...라는 고정관념이;;) 매운맛이라고 강조를 했으니 서양고추를 듬북 넣어 야채와 끓인듯한...
  • 고선생 2012/05/11 05:27 #

    그림에도 뭔가 국물인지 소스인지 흥건하게 담겨있죠. 전 그저 문수의 한마디만으로 제 맘대로 만들어봤네요 ㅎㅎ
  • 루아 2012/05/11 01:26 #

    오오 오묘한 요리네요?
    그나저나 신암행어사 완결 났던가요?
  • 고선생 2012/05/11 05:27 #

    옛날옛적에(까지는 아니고) 완결났죠 ㅎㅎ 오래됐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본 한국만화네요.
  • 충격 2012/05/13 06:27 #

    신암행어사는 '작가가 한국인인 일본만화' 인 것이지, 한국만화는 아닙니다.
  • 젠카 2012/05/11 02:25 #

    오오. 저는 저 장면이 유달리 기억에 남아서; 먹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실천해보시는 분이 계실줄이야~
  • 고선생 2012/05/11 05:28 #

    단 한줄의 레시피를 실행에 옮겨보았습니다. 나름대로 ㅋ
  • 애쉬 2012/05/11 02:58 #

    저는 저 장면에서...

    카우보이 비밥 스파이크가 전날 숙취로 고생하면서 바에서 해장술로 프레리 오이스터(Prairie Oyster)를 손수 만들어 마시는 장면이 생각났어요... (박문수랑 닮아서 그랬으려나^^;;)

    저도 스픈으로 먹는 걸 보고는... 마파두부 같은건가? 했어요
    비프 스트로가노프 사천 버전 같은 걸까요? ㅎㅎㅎ

    저 손톱 끄트머리 만한 정보로 이렇게 떡 하니 만드시다니 ㅋㅋㅋ 대단하십니다.
  • 고선생 2012/05/11 05:30 #

    손톱 끄트머리만한 정보만으로 만들다보니 완전 새로운 형태가 나와버렸네요. 만화에서 나온건 이런 음식이 아니겠지만.. 이게 다 문수 때문 ㅋ ('박문수'는 아니고 그냥 문수인걸겁니다. 아버지 이름이 '문태'라고 했던걸 보면..)
  • cava 2012/05/11 09:06 #

    으잉 실제로 있는 요리가 아니었군요 ㅎㅎㅎ
    근데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스튜식으로 하면 정말 해장에 좋을듯..얼큰하니...
  • 고선생 2012/05/11 17:02 #

    고춧가루 팍팍 넣서 얼큰하게 말이죠~ 꿀꺽!
  • 2012/05/11 12:11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2/05/11 17:15 #

    그거 제가 쓴 팁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썼던 기억이 있는데 ㅎ 반 정도만 익힌 후에 나중에 크림과 섞어 끓일 때 크림속에서 나머지를 익힌다, 그러면 맛도 잘 스며들어 맛있다. 라구요. 올리브유에 볶는건 볶음파스타에 적합하지, 크림파스타엔 필요없어요.
  • 언젠가 2012/05/11 13:50 # 삭제

    시간이 나시면 해리포터 속의 다양한 요리들을 이처럼 재연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책 잘 읽고 있습니다.
  • 고선생 2012/05/11 17:16 #

    해리포터는 제 1권 마법사의 돌에서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역 플랫홈 처음 나오는 부분까지만 보고 본 게 없네요. 영화도 못봤고 ㅎㅎ 음식이 많이 나오나봐요?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2/05/12 07:03 #

    맛있었겠습니다
  • 고선생 2012/05/12 18:42 #

    맛있었네요
  • 城島勝 2012/05/12 11:46 #

    이글루스 탑의 사진만 보곤 웬 브로콜리인 줄 알았구먼.-_-ㅋㅋ

    혼자서 하고 혼자 먹으면 가끔 구찮아질 수도 있겠는데 이런저런 테마로 소위 '꺼리'를 만들어서 해먹는 것도 좋을 듯 하이. 자네 책은 다른 발매 서적과 묶어 주문해 놓는 바람에 6월달 쯤에나 내 손에 들어오겠는데 재밌게 썼기를 기대함세. 후후.
  • 고선생 2012/05/12 18:44 #

    할게 안 떠오르다보니 이런것까지 끄집어내게 되는구만.
    내 책.. 거의 레시피 정보서 느낌이지만 중간중간 글도 있으니 볼만할지도. 하지만 한 번 다 읽으면 이후엔 남는건 요리밖엔..
  • 은화령선 2012/05/12 12:52 #

    미트볼...?!
  • 고선생 2012/05/12 18:44 #

    미트볼이죠
  • virustotal 2012/05/12 14:29 #

    요리왕 비룡을 기대하겠습니다
  • 고선생 2012/05/12 18:45 #

    비룡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만화라서; TV에서 하는거 딱 한 편은 본 것 같지만요.
  • 소혼 2012/05/12 14:35 #

    지금까지 실존하는 요리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상의 요리였네요;
  • 고선생 2012/05/12 18:45 #

    스치켓이란 이름은 생소하지만 아마 베이스는 있겠지요. 글에 쓴대로요 :)
  • 炎帝 2012/05/12 18:44 #

    생고기가 아닌 미트볼로 해도 괜찮게 보이는군요. 근데 만화속 그림만 보면 탕수육처럼 걸죽한 소스도 있을 것 같은데 그쪽 얘기를 안해서 좀 아쉽네요.
  • 고선생 2012/05/12 18:46 #

    글에 썼다시피 '쇠고기를 튀긴 후 고춧가루와 볶는다' 라는 말대로만 제 식대로 만들어본겁니다 ㅎ
  • ㅇㅇ 2012/05/13 18:38 # 삭제

    만화를 제대로 즐기는 분이시네
  • 지나가다 2012/07/11 23:36 # 삭제

    우와 그거 한 컷 나온 거 가지고 직ㅈ버 요리를 만드실 줄이야... 대단하시네요!!
  • 炎帝 2017/09/07 20:10 #

    안녕하세요. 이 답글을 보실진 모르겠지만 네이버 타이틀 돌다가 이거랑 상당히 비슷한 요리를 봐서 글을 올립니다.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043918&memberNo=18264870
    스리라차 라는 고추 소스를 쇠고기 튀김에 넣어 먹는 요리라는데 그거 보면서 저 장면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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