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0. 프롤로그 by 고선생

1. 빨간 공중전화부스와 빨간 이층버스. 런던의 상징이라 할 수 있죠. 사진만 보고도 바로 아셨죠? 아 얘가 런던 갔었구나. 사진에도 보이듯이 영국은 좌측통행의 나라! 이건 여행 마지막날쯤 되서야 익숙해졌는데.. 익숙해질만하니 컴백. 일본여행 이후로 참 오랜만의 좌측통행.

2.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급 런던을 갔다왔습니다. 얘는 바르셀로나 갔다온지도 얼마 안 되서 또 여행질이냐 하실 수도 있겠으나..; 사실 유럽안에서 같은 유럽으로의 여행은 거의 국내여행같은 느낌이에요. 장기로 가는것도 아니고 한 곳만 짧게 갔다오곤 하지요. 가장 관건이 비행기값인데 타이밍 좋게 예약하면 기차비용은 비교도 할 수 없는 저비용으로 고효율 여행을 할 수 있죠. 이번 런던행은 왕복 비행기값 한화로 8~90000원 정도에 다녀왔어요. 유럽 안에서 살고 있는다고 해도 이게 영원한것도 아니고 슬슬 공부는 종반부를 향해 가고 있는데 가보지 않은 곳들 시간 날 때마다 빨리 다녀야 하거든요. 그렇다면 시간만 있으면 되느냐? 아니죠. 어쨋든 여행은 돈이 꽤 드니까 아낄 수 있는 여지는 다 챙겨야 합니다. 저가항공 티켓의 타이밍 승리와 일찍이 예약해둔 숙박업소의 저렴함 덕분에 이번에도 큰 돈 쓰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어요.

3. 작년 미국 이후로 오랜만의 영어권 국가입니다. 더불어 '환전'도 참 오랜만인데요. 유로보다 비싼 돈인 파운드입니다. 유로보다 비싼 돈은 처음 사용해보는것 같습니다. 미국여행때 달러는 유로보다 싸고 당시 달러환율이 확 내렸을 때라 부담이 더욱 덜했는데 파운드는 역시 강력해요. 그리고 영어! 엄밀히 말해 세계적으로 '영어'가 아니라 '미어'의 악센트와 발음이 익숙해져있는게 사실인데 오리지널 영국영어의 고품격(?) 느낌이 전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만 들어보면 영어와 미어의 느낌 차이는 상당하더라구요. 어느 한쪽에 익숙해져있다면 적응하는데 시간 좀 걸릴듯. 영어를 쓰는 영국과 미국이지만 두 나라의 언어 느낌적 차이는 거리에서도 느껴졌어요. 자잘한 영문 차이 같은거.. 예를 들어 한국에서도 익숙한 take out은 영국에선 take away라고 하죠. take out이란 말은 없었습니다.

4. 이번 영국행은 전에 없이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때에 간거였어요. 바르셀로나 여행 이후 시작된 질긴 감기가 런던행 직전까지도 100% 호전되지 않고 붙어있어서 왠만하면 전 여행 전까지 몸상태를 100에 가깝게 만들어놓고 떠나는 편인데 이번엔 한 70-80 정도의 상태로 떠났죠. 감기 말기라 기침이 심한게 제일 괴로웠고 약도 챙겨가고 했는데.. 그렇게 딱 도착하니 영 여행의욕이 살지 않았어요. 도착한 날부터 날씨는 별로였고.. 뭔가 너무 정신없는 특대도시의 현기증. 몸도 별론데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전에 없이 의욕없는 여행으로 스타트하고 말았습니다. 사진을 정리해봐도 영 사진들이 맘에 드는게 없고.. 몸걱정되어 좀 쉬엄쉬엄 설렁설렁 다니기도 했고.. 아 이번여행은 실팬가보다 하다가 이틀째 밤부터 서서히 감기가 사그러들고 컨디션이 회복되더라구요. 늦게나마 열심히 다녔고 여행을 마칠 즈음엔 감기가 다 나아버린 어긋난 타이밍... 제길.
5. 런던에 오면서 다른것도 중요하지만 뭣보다도 놓칠 수 없었던 곳! 레스토랑 Fifteen! 바로 영국이 낳은 천재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만든 식당이죠. 요리라는 행위에 처음으로 매력을 느끼게 된 것도 제이미 올리버의 TV프로를 처음 보고 그의 존재를 알았던 2005년 무렵이였어요. 어떻게 보면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지금까지 요리를 능동적으로 할 수 있게 한 작은 불씨를 지펴준 존재. 그의 나라에서 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제대로 즐겨야 한다 라는 목표의식이 있었지요.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코스'를 즐긴건 대체 몇년만인지 셈도 못하겠어요.

6. 지금 런던은 도시의 1/3이 공사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어딜 가든지 공사, 공사, 공사중이더라구요. 건물도 보수중, 길거리도 파헤치고 있고.. 예쁜 거리 장면을 찍기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 이게 왜 이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아 혹시, 곧 개최될 올림픽 때문에 대대적인 환경 미화 들어간건가..? 싶기도. 여튼 안 그래도 정신없는 도시, 여기저기 들쑤시고 있어서 더 정신 사나웠네요.

7. 이번엔 유일하게 맥도날드를 가지 않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어딜 여행 가든 꼭 1끼 이상은 맥도날드를 들렀던 저의 여행중에 이번엔 완벽히 맥도날드 차단 성공! 맥도날드는 음료 포함한 세트로 먹을 때 그나마 정식으로서는 가격대가 나쁘지 않은 곳이라 간편하게 때우기도 좋고 해서, 그리고 흔하기 때문에도 가곤 했었는데요. 런던에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곳도 참 많았구요. 사람들은 영국음식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느냐 질문하면 십중팔구 '피쉬 앤 칩스'라고 하던데 제 생각엔 '샌드위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피쉬 앤 칩스는 유럽의 왠만한 바닷가에 가면 다 있는 흔한 음식이거든요. 마치 영국만의 전통음식, 대표음식으로 되어있는데 그냥 그 '피쉬 앤 칩스'라는 영어이름 자체가 유명해진거지 똑같은 형태로 북유럽이든 독일이든 흔한 음식이에요. 튀긴 생선과 감자라는 조합은 유럽에선 바다 근처만 가도, 아니면 생선가게만 가도 쉽게 봐요. 그보다도 이 세상에 '샌드위치'라는 동명의 인물이 이 음식 형태를 전파한 샌드위치의 종주국, 전 영국음식 하면 샌드위치네요. 그도 그럴듯이 샌드위치 가게는 널렸고 특히 사진의 이 브랜드는 한 블럭마다 하나씩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국의 대표브랜드라 할만한 곳이였어요. 샌드위치가 대중화되어있는만큼, 샌드위치처럼 간편하게 포장해서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음식점이 많이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의외로 일식 캐주얼도 꽤 많았고 인기 있었구요. 그리고 그런 식당마다 간판과 포장디자인의 세련됨에 다시 한번 감탄. 역시 디자인강국이에요.
8. 그나마 이번 런던여행중에서 사진으로 맘에 드는걸 꼽아보라면 바로 야경 몇 장이 아닐까 싶네요.(이 사진은 제가 말하는 야경사진과 관련없습니다;) 마침 야경을 찍으러 다닌 날부터 베스트컨디션을 회복하여 사진열정도 되살아나서 열심히 작업했구요. 우여곡절 많았던 런던 여행기. 천천히 시작해보겠습니다.재미나게 즐겨주세요 :)



덧글

  • haley 2012/03/02 18:29 #

    런던! 런던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도시예요 ㅎㅎㅎ 여행기가 기대되네요~ 피프틴에서 드신 것들도 궁금하고요 ㅎㅎ
  • 고선생 2012/03/03 16:39 #

    코스요리를 먹은 것 자체부터 감개무량.. 존경하는 요리인의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에 흡족.. ㅎ 저 레스토랑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 2012/03/02 18:5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2/03/03 16:39 #

    런던 가서도 초반에 아팠어. 그래도 열심히 다니다보니 그 와중에 낫더군..ㅎㅎ 그 감기가 그리로 갔나;
  • 화려한불곰 2012/03/02 21:20 #

    으엉 정말 외국 이라는 느낌이 팍팍 드네요. 꼭한번 가보고싶어요
  • 고선생 2012/03/03 16:40 #

    유럽 안에서도 핫플레이스죠. 한번쯤 가볼만한 곳입니다 :)
  • korna 2012/03/03 05:39 # 삭제

    아 영국~ 기대 안 하고 갔지만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에요 ㅋㅋ
  • 고선생 2012/03/03 16:40 #

    ..전 기대 많이하고 갔다가 살짝 여러가지는 기대보다 덜...ㅠ
    한번만으로 족한 곳이 되어버렸어요 ㅠ
  • 엠마 2012/03/03 06:04 # 삭제

    이번엔 런던인가요! Fifteen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부러워요. 꼭 후기 올려주세요!
    제이미 올리버 트위터에 어제인가 한국 왔다고 올라왔는데 수산시장 둘러 보고 천정명씨랑 광고 촬영도 한듯. 고선생님이 제이미 올리버 사진 찍으면 참 멋질듯! ^^
  • 고선생 2012/03/03 16:42 #

    다시 갈 수 있을까 싶은 런던인데 고대하던 레스토랑에선 제대로 즐겨줘야죠! ㅎ
    아 한국 왔다구요? 무슨 일일까.. 전세계 돌아다니면서 요리수행(?)도 한다 들었는데.. 한국편? ㅎㅎ
  • 2012/03/03 19: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2/03/03 19:51 #

    그렇구나 ㅎ 난 솔직히 런던이 그냥 그랬어. 너무 크고 복잡하달까. 여유가 좀 없는 느낌. 내 스타일은 바르셀로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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