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 The lost Children. 편안하고 안락한 마이클. by 고선생



History 이후 참 오랜만에 정규앨범으로 발표했던 Invincible. 21세기 처음 발표한 정규앨범이였다. 그리고 그의 의지로 발매한 실질적인 유작인 셈. 그의 사후에 발매한 그의 유작이라고 하는 Michael은 엄밀히 그가 만들어둔 곡들이긴 하지만 그냥 그 모음집일 뿐, 마이클잭슨만의 디렉팅이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마이클잭슨이 직접 제작하고 프로듀싱했다면 그런 앨범이 나왔을까 싶다.

처음 Invincible 앨범이 나왔을 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CD 비닐을 벗기고 플레이어에 넣어 감상했을 때 사뭇 다른 느낌을 받긴 했다. 이 앨범 자체도 과거 앨범들에 비해 큰 홍보 없이 갑작스레 나온 경향도 있었고(어느날 우연히 레코드점에 가서 발견. 마침 발매시기에 운좋게 발매하자마자 발견한거긴 하지만) 심플하기 그지없는 앨범자켓 디자인에.. 무엇보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마이클의 과거 작품들과는 사뭇 달랐다. 늘 펑키한 신나는 사운드와 퍼포먼스로 알려져있는 그의 음악이 이 앨범에서는 다분히 발라드곡들 위주였던 것이다. 전체 트랙의 반 정도가 발라드 장르. 빠르고 센 곡이 없진 않지만 귀에 좀 들어오는 곡은 이 앨범 정식발매 이전에 싱글로 선공개 한 바 있는 You rock my world 한 곡 뿐. 과거 명곡 Smooth criminal의 오마쥬를 보는 듯한 복고풍 분위기 클럽에서의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발라드 곡. '임팩트'가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생각했다. 아니면 그의 음악적 추구 노선이 바뀌었던가. 앨범을 낼 때마다 월드투어 콘서트를 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유일하게 콘서트조차 하지 않은 앨범이 이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복잡한 일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듣고만 있어도 절로 몸이 들썩이게 하는 사운드를 기대했던 나는 한번 쭈욱 앨범 감상 후 한동안 다시 과거 곡들 위주로 감상하게 되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다시 한번 생각나서 다시 새삼 그 CD를 들어봤을 때엔.. 세상에, 전혀 다른 감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 앨범은 명반이다. 그것도 엄청난 수준의! 난 지금껏 이 앨범만큼이나 전신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섬세하고 완벽한 레코딩 수준을 선보인 앨범을 들어보지 못했다. 결벽에 가까운 미세함까지 잡아내는 완벽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는 마이클이라고 익히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과거 마이클의 앨범들 중에서도 퀸시 존스를 떠나 스스로가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들을 다 감상해봐도 레코딩 사운드 수준으로 이 앨범만한 앨범은 없다. 일반 대중들의 감상 포인트야 노래 멜로디가 어떻고 보컬이 어떻고 하는 정도가 대부분이겠지만 어느샌가부터 레코딩과 편곡 등 사운드의 깊이에 눈을 뜬 후로 이 앨범을 감상하며 소름돋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마이클 그는 진정 어느 하나 세심함을 빠뜨리지 않는 완벽주의 뮤지션이였다. 이 앨범을 감상한 후로 어중간한 앨범들의 사운드 수준은 영 못마땅하다. 같은 CD라도 말이다. 이건 CD의 음질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레코딩 기술의 정점이다. 완벽한 소리를 위해 얼마나 많이 연구하고 갈고 닦았는지 장인정신마저 엿보인다.

이 앨범에선 수작 발라드곡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오래 듣게 되는 곡이 바로 이 The lost Children이다. 마이클만의 서정적 발라드라고나 할까. 이 곡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전 앨범인 History 때는 각종 불만이 폭발한 '화가 난 마이클잭슨'이 앨범 전반에서 느껴졌다면(그간 쌓여왔던 수많은 루머와 언론의 횡포, 그리고 성추행 누명까지)Invincible에서는 한결 '편하고 안락한 마이클잭슨'이 느껴진다. 당시 마흔을 넘긴 마이클에게서 느껴지는 어느정도의 연륜과 완숙된 그의 음악세계의 깊이감. 이 곡 외에 또 몇 곡을 추천하고 싶다면 Don't walk away, Cry. 모두 과거 그의 작품들 중에서 느껴보지 못한 음악적 색깔이다. 그것이 과거 스타일에 익숙해져있어서 어색해할지,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내고 빠져들지는 대중 각각의 몫. 난 후자.

그의 유작이라고 떠들어대던 그의 사후에 나온 Michael 앨범은 구매의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만든 노래들이 분명하지만 어떠한 곡들을 모아 한 앨범으로 제작할 것이냐 하는 것은 아티스트만의 영역.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앨범은 엄밀히 그의 앨범이라 할 수가 없기에.

덧글

  • 오월 2012/02/06 09:01 #

    진정한 유작이라는데 공감합니다 ' v'
  • 고선생 2012/02/06 19:49 #

    그가 책임을 진 앨범이니까요.
  • 늄늄시아 2012/02/06 11:01 #

    뮤비를 주욱~! 봤는데요. 너무 잘만들었어요..
  • 고선생 2012/02/06 19:50 #

    ㅎㅎ 요건 팬이 만든 영상클립.
  • 2012/02/06 11:0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2/02/06 19:50 #

    아 뭔가 늦어지는것같아 염려스러웠는데 다행입니다! 미흡하지만 맘에 드셨기를..;
  • 계속 2012/02/06 19:10 #

    당시에 sony가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쳤더라면
    충분히 차트에서 오랜기간 사랑받았을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선 아쉽기만하지만 분명 좋은 앨범이지요.
    The lost children 저도 좋아하는데, 특히 마지막에 'thank you'라고 인사를 나누는
    두 거장 santana와 michael의 목소리를 듣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 고선생 2012/02/06 19:58 #

    마케팅의 문제도 없지 않겠지만 뭔가 당사자의 의지 하나 없이 그냥 지금 핫 이슈인김에 이용할 수 있을때 이용해먹자 라는 돈벌이 수단의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 앨범인지라 좀 그랬어요. 물론 그렇게 치자면 더한건 This is it 앨범의 무성의였지만.. 그리고 앨범 곡 구성도 묘하게 짜임새 없이 제멋대로입니다. 역시 그가 만들어야 해요..
  • 하루살이 2012/02/21 22:17 # 삭제

    처음에는 곡이 많고, 비슷비슷하게 들리고(나중에는 일관성 있다는 느낌으로 바뀌었지만 말입니다^^), 꽉 찬 소리들이 부담이 가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는데.... 까막귀라 그런지, 어느날 귀가 트이고 나니!!! 이건 신세계였습니다!!! 너무 너무 알차고 아름다운 곡들이었죠.
    귀를 틔워준 것이 privacy, 이후 그 휘파람 소리 같던 whatever happens, 그리고 그 보컬을 듣고 있자면 빠져드는 speechless는 맨처음 빠져든 곡들이었죠^^ 발라드가 주인 앨범이고, 원래 취향도 발라드지만, 이 앨범에서는 어떻게 된 건지 2000 watts, unbreakable, you rock my world, threatened 같은 곡들이 더 좋았습니다^^
    MJ에 대해서는 언제나 취향과 상관 없다는 징크스가 있지만요... 이 앨범은 아름다운 선율들의 나긋한 곡들보다는 어쩐지... 다른 곡들이 더 좋았습니다.

    40대...의 연륜이란 말을 들으니... 그게 생각납니다. 라이브의 I'll be there를 10대, 20대, 30대, 40대... 듣고 있노라면... 각각 다른 느낌이 나거든요. 전 단연 30대와 40대... 30대 중에서도 Dangerous tour보다는 History tour!가 좋았습니다^^ 50대의, 그리고 60대의 I'll be there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 고선생 2012/02/21 22:48 #

    전 데인저러스 투어가 제일 '구성'이 좋았던 것 같아요. 히스토리 땐 종전보다 훨씬 볼륨업하고 풍성한 볼거리가 늘긴 했지만.. 뭔가 화려해진것 외엔 데인저러스때가 딱 제일 좋았던 듯.. 결정적으로 히스토리 투어부턴 Man in the mirror가 빠졌다능!! ㅋ
  • 사과아삭 2012/10/28 20:34 # 삭제

    저는그중에서도..(유얼마이라이프)라는곡이제일좋아요~마이클이사랑하는자기아이들을위해서지은노래잖아요
    그곡을듣고있으면그아이들이어떡해사랑받고자랐는지알수가있어서좋은것같아요^^고선생님도그곡한번들어보세요
    마이클이부른(유얼마이라이프)가얼마나좋은곡인지알수가있을거에요그곡노래자체가사랑하는자기자녀들을위해서지은노래라는걸
    알수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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