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후레쉬 피자. 이번엔 돈 좀 썼습니다. by 고선생

뭔가 신선한 피자를 먹고 싶었습니다. 시작은 '샐러드피자'였지요. 그러니까 우선 피자는 최소한의 소스와 치즈 토핑으로만 굽고 그 위에 따로 익히지 않은 샐러드를 얹어서 먹자. 그러다가 생각이 확장되어, 그렇다면 생햄도 올려도 좋겠는데..? 그리고 토마토소스는 뭔가 진부해.. 이런식으로 확장되어가다가.. 최종적으로 이 피자의 이름은 지중해 후레쉬 피자 라고 지어봤습니다. 왠지 가장 비싼 메뉴라 해도 2만원-3만원대를 넘지 않는 레벨의 식당에서 많이 볼 만한 이름입니다. 2만원-3만원이라 표현했지만 요새 일반 피자 체인점도 거뜬히 그 가격대 넘는 요새 세상이군요;
제목에 '이번엔 돈 좀 썼습니다'라고 쓴건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평소에 전 재료비가 그리 비싸지 않다고 늘 얘기하는데요, 그건 전체 물가 대비 식재료 물가가 무척 싼 독일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죠. 그리고 한국에선 100% 수입에만 의존해야 하는 식재료도 여기선 매우 당연히 싼 경우도 많으니깐.. 그치만 이번엔 한 종류 음식 만드는거 치고는, 그리고 그게 메인재료도 아닌걸로 치면 꽤 썼어요. 이 훈제치즈와 햄 세트. 무려 '백화점수퍼'를 갔단 말입니다! 으르렁! 유럽 사는 분들 '백화점 수퍼'에 갔다는 문장 하나만으로 제가 얼마나 맘 다부지게 먹고 럭셜럭셜열매를 먹었는지 가늠되시죠?ㅋ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죠. 이 햄은 한국에선 흔치 않은거라 뭐라 설명하기가 애매한데 그래도 이런 스타일 햄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게 스페인의 '하몽'이나 '프로슈토' 정도니까..(둘다 독일건 아님ㅠㅠ) 그런 하몽 계열의 훈제 생햄이라고 해둘게요. 하몽이 대표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유럽 각지에, 그리고 독일만해도 이 지방, 저 지방에 그 지방 이름을 달고 만들어지는 훈제 생햄은 무척 종류가 많답니다. 베이컨보다 얇은 햄 7장, 그리고 훈제치즈 5장 합쳐서 우리돈 6천원이 넘는 가격! 평소에 1500원대의 햄과 치즈를 주로 사는 제게 있어선 큰 투자였습죠.(..이거 왠지 염장인가?;;) 그래도 이걸로 피자 세 판 구웠어요.
먼저 토마토와 오이를 잘게 썰어서 올리브유와 식초만 살짝 섞어 버무려 베이직한 샐러드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즐기는 샐러드 형태는 이런거에요. 지중해식인거죠. 여기다 양파도 넣어야 제맛인데 마침 양파가 똑 떨어져버려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올리브도 몇개 넣어주면 더 좋구요.
늘 쓰던 냉장반죽 도우 말고 이번엔 진공포장되어 파는 둥근 도우를 발견해서 이걸 써봤습니다. 역시 피자는 둥그스름해야 이쁜것 같아요. 하지만 이건 비싸요; 그 위엔 바질페스토 소스를 메인 소스로 써봤습니다. 지중해국가인 이탈리아의 페이스트죠. 이탈리아의 소울 허브인 바질의 향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훈제치즈를 얄팍하게 안착.
이대로 그냥 오븐에 구웠어요. 왠지 이렇게만 먹어도 담백하니 맛있을 것 같지만.. 토핑을 얹는건 이제부텁니다.
먼저 피자를 4등분한 뒤 그 위에 만들어둔 오이 토마토 샐러드를 수북히 얹고 생햄을 조각마다 올려주었어요. 조각당 햄 한장! 길어서 접어줬지요. 그리고 마무리로 피자용 허브믹스를 갈아서 뿌려줬습니다. 피자전용이라고 파는, 소금, 후추, 건토마토, 파프리카, 마늘, 타임, 오레가노, 파슬리가 섞인 믹스입니다.
익지 않은 신선한 샐러드가 그대로 얹어져서 아삭한 식감도 살고 먹기도 그리 불편하지도 않아요.
전체 맛을 감싸안는건 바질페스토의 향긋함. 훈제치즈의 깊은 고소함과 샐러드의 상큼아삭, 그리고 단백질의 아쉬움을 커버해주는 고급생햄!(6000원!) 바질페스토의 맛이 일반적인 토마토소스 피자와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사실 피자 맛의 첫 베이스는 소스잖아요. 이탈리아에선 소스 없이 올리브유와 치즈만 얹어 굽는 초담백한 피자도 있긴 하지만(그거 완전 짱임) 어쨋든 이 모든 조합이 지중해와 연관이 있고 해서 지중해 후레쉬 피자라고 이름지어봤어요. 무겁지 않고 부담없이 색다른 맛이 아주 좋았어요.

덧글

  • 한다나 2012/02/03 07:40 #

    엄훠엄훠! 지중해식 피자라니 ㅠ_ㅠ 느무 맛나겠다.
    그나저나 햄과 치즈에 5유로나 쓰다니 이 오빠 오늘 크게 마음 먹었었군! 맛있었겠당 ㅋㅋㅋ
    저 샐러드 어디서 많이 봤나 했더니 되너집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비쥬얼의 오이와 토마토 샐러드 ㅎㅎㅎㅎㅎ
    나 삼월에 본 갈 것 같아여. 그전에 한 번 봐요~!!!
  • 고선생 2012/02/03 07:50 #

    역시.. 독일에 있으니까 알잖아. 내가 큰맘먹은것을 ㅋㅋ
    저 샐러드 뭐~ 케밥도 지중해식인거잖아. 생야채를 별다른 처리없이 깔끔하게 먹는게 지중해식이지!
    본 간다구? DSH 특훈하러 가는거?
  • 2012/02/03 07:4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2/02/03 07:54 #

    ㅎㅎ 에- 바릴라는 아주 괜찮은 브랜드에요! 한번 가격 비교해보세요. 볼로네제나 나폴리소스가 제일 흔하니 그걸로 비교해보시면 딴 브랜드에 비해 바릴라가 살짝 더 비싼걸 알 수 있을거에요. 바릴라는 소스도 그렇고 파스타도 그렇고 상당히 괜찮고 맛있는 브랜드라구요 ㅋ 당연히 좋죠! 전 그보단 싼걸 샀습니다만 그건 제가 가는 수퍼브랜드로 나온 싼거였어요.
    사실 그 말아서 파는 반죽형 도우가 일반적인데 저도 이번에 이 피자 만들면서 처음 저 도우의 존재를 알았는데요, 반 정도 익혀있는 브뢰쳰같은거 오븐에 구우면 갓 구운것처럼 완성되는 빵 알죠? 그런식으로 도우를 만든것인데 전 Kaufland 빵코너에서 발견했습니다. Kaufland나 Real같은 대형수퍼에 가시면 볼 수 있을거에요.
  • 홍쎄 2012/02/03 09:20 #

    너무 깔끔하게 피자가 만들어 진거 같아 부럽네요... 역시 훈제 햄의 힘은 위대합니다 ㅇㄷㄷ
  • 고선생 2012/02/04 05:24 #

    재료 구성들이 전체적인 깔끔함을 유지시킬 수 있었죠^^
  • 시리우스 2012/02/03 09:26 #

    넘 맛있겠네요 +ㅠ+.... 아아아악 ㅠㅠㅠㅠㅠㅠ
  • 고선생 2012/02/04 05:24 #

    제가 만들었지만 익히 먹지 못했던 맛 ㅋ
  • 호떡님 2012/02/03 09:53 #

    으악 ㅠㅠ 너무 맛있어보여요~
  • 고선생 2012/02/04 05:25 #

    이번주의 강력추천입니다 ㅎㅎ
  • semsam 2012/02/03 10:10 #

    헐! 메인 소스가 바질페스토 소스라니....
    고급스럽네요.
    맛 있겠어요^^*
  • 고선생 2012/02/04 05:25 #

    페스토소스를 쓴 피자는 개인적으론 못 본 것 같아요!
  • Eva 2012/02/03 11:16 #

    하아 아주 좋은 조합이군요 ㅠㅜ !!
  • 고선생 2012/02/04 05:26 #

    조합이 괜찮죠? :) 지중해 스탈.
  • 과객 2012/02/03 12:17 # 삭제

    늘 눈팅하는데 정말...오늘은 댓글을 안 달 수가 없어서 ㅠㅠ
    같은 유학생 입장에서 제 비루하고 인스턴트로 점철된 식생활에 큰 반성하고 갑니다
    정말 맛있어 보여요!!
  • 고선생 2012/02/04 05:26 #

    저도 유학 6년차인 지금까지 발전이 없지 않았어요. 모든건 식욕과 능동적인 자세입니다! ㅋㅋ
  • 애쉬 2012/02/03 16:19 #

    생햄과 훈제치즈라;;;;

    도우랑 바질페이스토는 보이지도 않군요 ㅋㅋㅋ

    아웅... 추릅추릅 ㅋ
  • 고선생 2012/02/04 05:27 #

    그 두개가 이 피자를 이루는 재료값의 반 이상을 차지하니 말 다했죠 ㅋ
  • jenny 2012/02/03 22:19 # 삭제

    하지만 이건 비싸요. <- 왠지 유학생스러운? 단호한 표현!! ㅋㅋㅋ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피자같아요^^
    얘(피자)가 뭔가 격이 있어보인다는~

  • 고선생 2012/02/04 05:27 #

    그 뭔가 멋지게 음식이름을 짓고 싶었는데 '후레쉬'가 들어가면서 바로 저렴해지는 분위기..ㅋㅋㅋ
  • 사쿠란보 2012/02/04 00:20 #

    이거 완전 제스타일이네유ㅠㅠㅠㅠㅠㅜㅜㅜㅜ
  • 고선생 2012/02/04 05:28 #

    ㅋㅋ 이런 피자는 홈메이드 아니면 맛보기 힘들듯..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2/02/05 10:12 #

    이야 요리 잘 하시는군요.
  • 고선생 2012/02/05 19:48 #

    감사합니다.
  • 율무 2012/02/05 14:30 #

    ㅜㅜ 이런것만보면 외국나가버리고싶어요 ㅠㅠㅠ
    페스토랑 치즈까지가 딱 제취향이긴하지만 완성작도 맛있겠네욤 >.<
    그나저나 올리브유에 치즈만 얹어 구운 피자라니 끌려요! 전 간단한게 좋아요
  • 고선생 2012/02/05 19:49 #

    잊지 못할 맛입니다. 올리브유의 향과 도드라지는 치즈맛의 앙상블...
  • 요리정말 2012/07/01 20:21 # 삭제

    잘하세요~ㅠㅠㅠㅠㅠ너무 항상좋은거보고 배워갑니다~~~ ㅠㅠ
    요리따로배우신건가요? 정말잘하시네요
  • 고선생 2012/07/01 20:32 #

    과찬이십니다.. ㅎㅎ 요리는 자취하면서 계속 늘어간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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