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왕 쇼타 어머니의 맛, 메밀 김말이 by 고선생

요즘 어느때보다도 음식, 요리만화의 인기몰이와 그 다양성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만화속의 음식도 많이 따라해보시는게 유행인듯 해요. 뭣보다도 1세대 음식만화들은 특정 음식 분야의 깊이있는 전문성을 선보였다면 요즘 요리만화는 누구나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마음이 들 정도로 평범한 가정식이나 간단음식, 자취요리 등으로 대중성을 뽐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음식만화는 제대로 본건 1세대 격이라 할 수 있는 <미스터 초밥왕><맛의 달인>, 그리고 초밥왕 작가가 그린 <맛좀 봐라!> 요 세가지 뿐이네요. 그 외엔 <식객>을 3권 정도 보다 말았구요. 요새 인기있고 따라하기 요리 유행몰이의 시작인듯한 <심야식당>도, <어제 뭐 먹었어> 이런 만화는 일체 본 적이 없습니다. 심야식당은 드라마로만 접해보기는 했네요.(시즌2도 나왔다면서요?) 그런 만화가 있다는것도 워낙 인터넷 매체에서 많이 노출되어 제목으로만 아는거지, 정확히 어떤 만화인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이 만화 보고 만들어봤어요, 저 만화 보고 만들어봤어요 라는 포스팅들 보면서 아아 이런 음식 분위기의 만화로구나 하는걸 어렴풋이 느낄 뿐..

뭔가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고 간단한 생활요리를 선보이는 음식만화가 늘어나는게 과거와 달리 음식 자체에보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춰 내용적으로 진화를 거친건가 싶기도 합니다. 점점 자취, 싱글인들이 많아지고 외식도 외식이지만 스스로 음식 만드는 재미를 알고 그 역시 사는 재미로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사회 분위기를 대변한다고나 할까요.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들이고 나도 해볼만하겠다 싶은 음식들이 나오니 따라해볼 마음도 들겠지요.

해서 저도 유행에 편승하고자 만화속의 음식을 한번 만들어봤네요. 저야 앞서 밝힌대로 접한 요리만화가 거의 없다보니, 게다가 엄청난 깊이와 내공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만화이니 제가 천재 초밥요리사 쇼타처럼 초밥을 쥘 수도, 천재적인 요리센스의 지로나 기인 우미하라처럼 국적 불문의 '최고'의 '완벽'한 요리를 만들 수도, 괴짜 맛귀신 소라야마 카이처럼 본능적으로 진미를 만들 수도, 성찬처럼 깊이있는 한국음식을 만들 수도 없지 않겠어요?

여전히 제가 최고로 꼽는 만화는 역시 미스터 초밥왕인데요, 초밥이라는 한정된 분야의 음식 뿐이지만 그 안에 담긴 휴머니즘과 소년만화다운 대결구도도 박진감넘치고, 뭐니뭐니해도 이 작가, 전직 요리사인가?? 싶을 정도로 해박하고 깊이있는 초밥지식이 만화 속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취재했다는게 느껴져요. 아무튼 그 만화속 요리들처럼 제대로 된 초밥은 절대 무리고요. 제가 한번 쇼타가 만든 '푹신한 계란지단'은 만들어봤습니다. 계란을 머랭 만들듯이 거품기로 마구 저어서 거품화 한 다음에 굽는건데 그냥 계란지단임에도 계란말이처럼 두툼해지고 속에 가득한 공기방울 덕분에 푹신한, 아주 신기한 경험이였습니다.
이번에 만든건 메밀 김말이입니다.
왠지 미스터초밥왕 보셨던 분들 중에서도 '이런 음식이 나왔었어??' 싶을 것 같은 마이너 음식..; 네 마이너 성향인 제게 딱입지요. 마이너하면서 쓸데없이 디테일에 강합니다 ㅋ
주인공 쇼타의 추억의 음식인데, 쇼타가 일하는 초밥집에서 식사당번인 후배가 식사로 메밀국수를 삶아뒀는데 국수만 삶고 국물을 준비 못해 이걸 어떻게 먹느냐고 타박받는 에피소드가 있죠. 이때 쇼타는 과거 어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을 회상하며 뚝딱 메밀 김말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음식은 간단해보이고도 상당히 매력있어보여서 벌써 몇년간을 해봐야지~ 하다가 말고, 해봐야지~ 하다가 말고 그렇게 미루다가 이제야 해보네요. 처음 만들어보자 맘먹었던게 무려 20대 초반이였는데..; 헐.. 10년만??
만화에서는 속에 말 재료로 계란과 말린 청어를 쓴다고 나오는데 청어는 구하기가 좀 그래서 담백소박하게 전 계란과 오이로 준비했습니다. 말린 청어라고 해서 생각해보는데.. 여기다가 과메기를 넣으면 진짜 맛있을것 같네요! 아 요즘 과메기 한창 팔텐데.. 쩝. 먹고싶어라.
삶아둔 메밀국수까지. 여기서 포인트는 계란지단을 좀 간간하게 만들었어요. 계란 외에는 소금간 할 재료가 별로 없으니까 자칫 너무 맹맹한 맛이 날 수 있습니다. 원작에선 말린 청어가 충분히 간 역할을 해줬겠죠. 물론 와사비간장을 찍어먹을거지만 소스같은걸 찍어먹는것과 별개로 기본적으로 음식에 간이 너무 안 되어 있으면 소스맛도 겉돌아요.
김밥 김을 펼치고 메밀국수, 계란지단, 오이를 올려 말아줍니다. 사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밥과 달리 국수라 물렁하고 공간도 좀 떠서 단단히 마는데 좀 애먹었습니다. 첫 줄은 망쳤지만 쪽팔리니까 안 올릴거에요 ㅋㅋ ...비밀 지켜주세요.
어찌어찌 잘 말렸고 먹기좋게 썰어서 준비. 완성된 메밀 김말이입니다! 가운뎃줄만 이쁘게 말렸고 나머지는 다 에러네요.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
옆의 사이드는 일단 위엔 와사비간장. 와사비간장은 필수에요. 정말 맛이 잘 어울리더라구요. 그리고 아래는 모처럼 메밀국수 삶았으니 그 메밀국수 삶은 물입니다. 평양냉면집 같은데 가면 냉면 삶은 물 주죠? 그거에요 그거. 어찌나 구수한지~
밥 대신 다른 재료를 이렇게 말아본 건 처음인데.. 역시 밥 마는게 제일 쉬워요.
아 정말 소박하고도 맛있었습니다. 밥보다 적은 중량이라 부담도 덜하고요, 초밥처럼 와사비간장 찍어먹는데 밥보다도 간장을 사이사이로 잘 흡수해서, 그리고 간장과 맛이 잘 어우러지는 국수인지라 궁합도 좋고! 계란과 오이의 어우러짐! 이렇게 응용해서 속에 다른 재료를 넣어 입맛대로 말아보는것도 재미일 것 같네요. 과정도 정말 간단하고, 집어먹는 국수라는 그 재미난 느낌. 이것저것 구찮다! 하시는 분은 그냥 국수에다가 김 뿌리고 계란이랑 오이채 올려서 간장 뿌려 비빔면 드셔도 맛이야 비슷하긴 하겠으나..; 어쨋든 만화속 음식 재현해보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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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LIVE 2012/01/25 14:03 #

    제가 좋아라하는 모밀과 계란의 만남!! 맛나겠어요!!
  • 고선생 2012/01/26 00:33 #

    부담없이 맛있었던 별식입니다~
  • 못먹어도gO!! 2012/01/25 16:56 # 삭제

    헉..!! 어떤맛일지 정말 궁금해요~~>_<
  • 고선생 2012/01/26 00:34 #

    기본적으로 메밀면맛이고요, 먹는 느낌은 김밥같기도 하고..ㅎㅎ
  • spodery 2012/01/25 18:16 #

    진짜로 청어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말린 청어가 과메기 아닌가요?? 잘 모르겠네요;;ㅎㅎ
  • ㅎㅎ 2012/01/25 18:46 # 삭제

    요새는 꽁치요 ㅎㅎ
  • 고선생 2012/01/26 00:35 #

    과메기가 청어를 말린건 맞지만 만화에서 표현된 '말린 청어'는 일본식이니까 한국의 과메기랑 100% 똑같지는 않을테니까 따로 표시했어요 ㅎ 요샌 청어 말고 꽁치로도 만든다는군요.
  • 흑곰 2012/01/25 19:05 #

    흐흐 ㅡㅡㅋ 일부러 참고 참다가 퇴근길 식전에 봐야...
    배만 더 고프지요 ㅠㅠ... 흑흑...
  • 고선생 2012/01/26 00:43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맛있는거 드시고 하루 잘 마무리하세요!
  • 모나카 2012/01/29 00:50 #

    그냥 메밀만 김에 말아도 맛있을 것 같네요!
    예전에 어떤 가게에서 애피타이저로 소면김말이를 살짝 튀겨서 다시에 담아내온 적 있는데 괜찮았었거든요.
    메밀면이라면 좀 더 풍미가 있어서 좋을 것 같은 생각입니다. 음. 배고프네요... ^^;;
  • 고선생 2012/01/29 00:51 #

    네 메밀면 특유의 깊은 풍미는 소면보다 훨씬 나을거에요! 담백하게 면만 말아서 간장 찍어먹는것도 제맛제맛열매일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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