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볶음 미니부리또 +나초. 그럴싸한 퓨전. by 고선생

요며칠 감기기운에 골골댔습니다. 홀로 살면서 감기같은 질병도 참 성가시고 걸리면 참 애먹는것 같아요. 이젠 다 나았어요. 감기걸린것 같다, 아니 감기 걸릴것 같다 싶으면 바로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던가 하는게 아주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몇년전 감기에 크게 힘들었던 트라우마가 있거든요. 심하게 앓기 전에 병원가서 약 지어받고 맹투약의 투혼을 발휘하여 낫긴 나았는데 이 감기 걸렸던 며칠간 요리하는게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는거에요. 다행히 전에 포스팅한 제육볶음을 워낙 많이 만들어둬서 그거만 볶아서 먹어도 되긴 하는데.. 왜 그런거 있잖아요, 병 걸리면 입맛 안 사는거. 그냥 늘상 먹던대로 먹는건 입에 잘 안 맞고 뭔가 다른거 먹고싶은거. 안 그런가요? 전 가끔 그러던데. 근데 요리는 하기 귀찮고.. 해서, 아주 간단하게 끝내버릴 수 있는쪽으로 만들어먹기로 했습이다. 물론 제육볶음을 이용해서요. 결국 만든건 부리또에요.
요리하기 귀찮은 티 팍팍 내는 '시판소스'들. 구아카몰리딥, 살사딥, 마늘딥. 죄다 시판입니다. 직접 만드는게 아닌만큼 당연히 맛은 못할테지만 만드는게 넘 귀찮은 병중요리입니다..
만들어둔 제육볶음을 볶아서 싸기 좋게 잘게 가위로 썰었어요.
또띠아를 펼치고 세가지 딥을 바르고 밥과 제육볶음. 밥도 들어갔습니다 밥. 가려서 잘 안 보이지만.
그리고 사진은 못 남겼지만 샐러드믹스(상추, 양상추, 양배추, 당근채의 조합. 왠지 한국의 고깃집의 상차림이 떠오르는 기막히는 조합)를 수북히 넣어 밸런스를 맞추고 또띠아를 똘똘 말았어요. 접합부분을 팬에 눌러 살짝 구워주면 깔끔하게 또띠아가 착 붙습니다. 간단한 마감법!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이 또띠아는 미니사이즈에요. 그래서 미니부리또가 되었네요.
그냥 들고 찹찹 먹으면 되는데 병중 간단 시판양념 요리인 주제에 그래도 요새 음식사진 쟁여논게 별로 없다고 이런거라도 블로그에 올려야잖겠냐고 반 썰어서 나름 요로코롬 이쁘게 배치한 후 사진질..
묘한 느낌이에요. 분명 형태는 멕시코식 부리또인데 크기도 자그마하고 단면 잘라논 모양도 그렇고 뭔가 동남아 어딘가에서 볼 수 있을듯한 느낌.
야채부피가 반 정도 차지하고 있고 고기 안쪽으로 눌린 밥 알갱이가 보이시나요.
아 맞다 나초 사놓은게 있었지! 뒤늦게 깨달아서 두 조각 집어먹은 뒤 나초와 살사딥을 매치시킨 후 좀더 나은 비주얼의 사진을 완성합니다(...)
멕시코식 부리또든 타코든 생고기도 쓰겠지만 양념고기도 흔히 쓰는데 완벽한 한국식 된장고추장양념한 제육볶음을 넣어 말아버린 퓨전부리또! 신기하게도 그 맛은 별 이질감없이 잘도 어우러집니다.  이런 시도 한두번이 아니잖아요. 닭똥집고추장볶음 타코도 만들었었고.. 양념불고기 피자도 만들었었고.. 이렇듯, 물건너 나라에서 '고기 양념구이'를 쓰는 음식에는 한국식 양념구이고기도 큰 무리없이 잘 어울립니다.  역시 양념의 결정체인 김치도 의외로 양식 이런저런 퓨전에 잘 어울리잖아요. 나머지 또띠아나 딥소스나다 시판인지라 그 싼티맛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속이 꽉찬.. 밥까지 들어 든든했던 간단히 만든거치고 만족스럽게 즐겼던 부리또였어요.
크기가 가늠되시나요? '미니'부리또 맞습니다. :)

덧글

  • Warfare Archaeology 2012/01/13 09:52 #

    와우~굿!
  • 고선생 2012/01/13 20:10 #

    굳자압~
  • 흑곰 2012/01/13 09:54 #

    우오 * ㅅ*) 아침부터 식욕의 욕구 상승...
  • 고선생 2012/01/13 20:10 #

    아침부터 먹어도 부담없을 음식~
  • 흑곰 2012/01/13 20:16 #

    아침에 모니터보고 아침부터 침샘이...ㄷㄷㄷ
  • 주이 2012/01/13 10:27 #

    고기도 듬뿍, 야채도 듬뿍이니 영양도 훌륭하겠네요... 맛나겠어요 :D
  • 고선생 2012/01/13 20:10 #

    딥을 제대로 만들었다면 더 맛있었을텐데 말이에요. 딴건 몰라도 살사라도.
  • 못먹어도gO!! 2012/01/13 11:38 # 삭제

    우와,, 완전 맛나보여요@_@;;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니,,, 침이 고입니다. 흑흑!!
  • 고선생 2012/01/13 20:11 #

    길거리에서 팔아도 좋지 않을까요? 하나에 1500원씩 해서 ㅎㅎ
  • 꿀차 2012/01/13 12:13 # 삭제

    아프신데도 영양식 잘만들어드셨네요 딥은 아쉽다고하셨지만 그래도 제육볶음들어간 부리토 진짜맛있겠어요~~ 아우아우 ;ㅂ;ㅂ;ㅂ;
  • 고선생 2012/01/13 20:12 #

    아예 딥 빼고 제육볶음맛으만 통일하는것도 좋을뻔했어요. 그러면 완전 한국맛이죠 ㅎ
  • 곧은머리결 2012/01/13 14:44 #

    오호... 말그대로 정말 그럴싸한데요? +_+
    생각지 못했던 퓨전인데 한번 해보고 싶네요 ㅎㅎ
  • 고선생 2012/01/13 20:14 #

    저도 직접 또띠아를 만들어보든가 해야겠어요..ㅎㅎ 사실 요런건 속내용물보다 겉에 싸는게 맛있어야 함!
  • cbaobab 2012/01/13 15:31 #

    으아아;;; 저는 저 또띠아를 만들어보려고 머리를 굴렸던 적이 있어요. 아... 만드려던건 정확하게는 또띠아는 아니겠지만요. 만두피처럼 얇고 촉촉한 종잇장(...)을 만들려고 했었거든요. 근데 결과는 대-실패!
    울먹이며 (그래도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으으, 나초에 미니부리또~ 정말 맛있어보여요 //-/
  • 고선생 2012/01/13 20:17 #

    만두피처럼 지나치게 얇으면 맛이 없어요~ 조금은 더 두꺼워야 해요 ㅎㅎ 적당히 두께가 있고 부드러운게 관건! 저도 반죽은 제대로 해본적도 없어 자신없지만.
  • cbaobab 2012/01/13 15:32 #

    참, 감기는 나아갈즈음이 가장 무서운 거 아시죠?; 완쾌-를 빕니다! >_<
  • 고선생 2012/01/13 20:18 #

    다행히 다 나았어요. 감사합니다^^
  • 고디 2012/01/14 14:06 #

    망했다ㅠㅠ 패티밖에 없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이걸 보다니...
    앞으로 음식 포스팅은 제목보고 볼지 안볼지 판단해야겠어요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픈 건 나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저도 외국온지 얼마 안되었는데 혼자 있으니 아프면 안될것 같은ㅜㅜ 항상 몸조심 하셔요ㅎㅎ
  • 고선생 2012/01/14 17:58 #

    유학오셨나봅니다. ㅎ 외국살이 시작하면 강인해져야 해요. 도와줄 이가 없거든요. 질병에도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고.. 안 하면 고스란히 자기 손해..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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