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독일 로텐부르크/만하임/비스바덴 3. 추억속의 재회 by 고선생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달콤한 꿀잠을 푸욱 자고 아침 10시쯤 느즈막히 일어나 상쾌한 기지개를 켠 다음에 무거운 배낭도 호텔방에 두고 카메라만 챙겨들고 나왔습니다. 만하임은 2007년 유학시작 때 살았다가 오랜만에 온 곳인데 바로 어제 왔던 곳처럼 나오자마자 어디든 너무 익숙하더라구요. 여전히 맘속 깊이 간직한 그리움과 소중함이 어딜 가지 않네요. 늦은 아침은 제가 만하임에서 두번째로 좋아하는 케밥집에서 먹기로! 특히 만하임은 케밥이 맛있는 도시인데요, 이제까지 독일 여러곳을 다니면서 케밥을 먹어봤지만 만하임은 그 모든곳들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맛을 자랑하는듯.
초췌함 샤워로 날려버리고 케밥을 기다리며 두근두근두근. 너무 오랜만에 먹는 이 집 케밥.. 첫사랑 오랜만에 만나는 날처럼 떨려요.
나왔습니다! 보기엔 평범해뵈지만.. 여기는 빵을 계속 굽고 있고 직접 구운 빵을 써서 훨씬 맛있고 신선한 속내용물과 맛난 소스가 어우러져서 정말 맛있답니다. 사진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 맛.. 보통 대부분 케밥집에서는 빵을 직접 굽는게 아니라 준비된 빵을 그냥 데워서 쓰는게 보통이거든요.
케밥사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먹는 샷으로 이 맛의 감동의 1%나마 전해졌으면 하는 이 내 마음.. 넘 맛있네요.
라인강과 네카강 두 강이 동시에 흐르는 도시, 만하임. 라인강은 자연속에 있지만 도심에 가까이 있는 네카강. 가끔 사색하러 오던 곳이에요.
정말 여전히 변한게 하나도 없네요. 그래서 더 반가움..
2007년 당시의 사진. 똑같네요 똑같아.
시내 중심가에 있는 수퍼, 리들. 자주 장을 보던.
시장광장에 있는 교회.
그리고 그 광장 한켠에 있는 초인기 터키레스토랑, 이스탄불. 케밥으로 명성있는 만하임답게 끝장나는 맛입니다. 먹고 싶었지만 대기인원이 너무 많아 아쉽게 포기. 이렇게 시내를 다니면서 눈에 띄는 모든 곳들이 자잘한 추억과 함께하네요.
어딜 가도 낯설지 않고 헤메이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만하임. 문득 저의 '시작'의 장소에 대한 향수가 밀려옵니다. 트램을 타고 그 곳으로 향하죠.
트램을 타고 20분 정도 도심을 벗어나 하차한 그 곳엔.. 제가 2007년 3월 28일 독일유학 첫날 입주하게 된 저의 첫 기숙사가 있었습니다.
변함 하나 없는 분위기에 눈시울이 촉촉..
기숙사 앞에 있는 수퍼는 Tengelmann이였지만 그 브랜드는 이제 독일에서 사라져버렸는지 REWE로 바뀌었군요.
기숙사의 5번지 입구. 언제나 어학공부하고 돌아와서 열쇠로 문 열고 들어갔던 내 방이 있는 기숙사. 괴테 어학원 마크가 붙여있는데 그 어학원의 부설 기숙사입니다. 전체 건물은 만하임 대학교 기숙사인데 이 한 번지만 괴테어학원에서 전세냈지요.
와줘서 반가워 라는듯이 아침내내 흐려서 오늘도 날씨 그지같을건가보다 했는데 기숙사에 오는 순간 구름이 깨지며 찬란하게 드러나는 햇살. 너무 드라마틱해... 그나저나 이 햇살, 전날 로텐부르크에서도 보고 싶었는데..
저 뒤로 기숙사를 뒤로 하고 걷습니다. 이 길은 바로 아침 8시에 집을 나와 어학원으로 향하는 길! 5년만에 걸어봅니다~
걷는 와중에 한가지 추억 배신요소 발견! 이 곳엔 큰 종합병원이 있었는데 싹 사라져버리고 공사중!! 뭔가 다른 건물 들어올건가봐요. 아 그 병원식당에서 밥도 몇번 사먹었는뎅..
가끔씩 가서 포식하곤 했던 중식 부페 레스토랑도 여전합니다.
그리고 당도한 곳.. 저의 시작, 저의 풋내기 시절, 바로 독어 배우던 어학원, 괴테 어학원!!! 그 입구!
당시의 사진. 아아 추억입니다 추억이에요. 5살 어린 저의 모습이 저기에.
변함없는 건물 외관.
역시 변함 없는 로비!!
학생들과 쉬는시간에 노닥대던 로비가 조금의 변화도 없이 그대로 있네요..
크리스마스 주간이므로 어학원 역시도 짧은 방학중이지만 오전에 잠깐은 사무실이 열려있더라구요. 그래서 들어올 수 있었고.. 무슨 일로 오셨냐는 직원분 질문에 아, 저는 여기서 2007년에 독어를 공부했던 학생입니다~! 하고 자랑스럽게 소개!! 지금은 도르트문트에서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있고 오늘은 추억여행 겸해서 들른 만하임 나들이에 혹시나 해서 여기 와봤는데 들어와볼 수 있어서, 그리고 변함없는 이 모습에 감동중이다 라고. 와 지금은 독어 잘하네요 하면서 독려해주는 고마운 직원분. 그 마음 알 것 같다며 추억을 늘어놓는 저에게 공감해주시는 고운 마음씨. 사무실 괴테 지도를 배경으로 한번 찍어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어어 사진 전공자가 제 사진에 만족하실까~" 농담 섞어가며 찍어주신 직원분과 짧은 다이얼로그를 마치고 가슴속 추억의 세이브포인트를 로드하며 천천히 어학원을 나섰습니다.
괴테 인스티튜트! 나의 시작점! 사실 그 때가 가장 행복했었어.
괴테 어학원 바로 앞에 있는 트램정류장에서 트램을 타고 다시 도심으로 향하기 위해 기다립니다. 어학원 다닐 땐 끝나고 바로 집으로 걸어가느냐, 시내 볼일보러 가느냐 중에 후자일 땐 늘 이렇게 바로 트램타러 왔었죠.
마침 트램이 오는군요. 다시 시내 중심가로 향합니다.

4편으로 이어집니다.

덧글

  • 2012/01/06 09:0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2/01/06 18:28 #

    당시의 좋은 기억과 추억뿐 아니래도 만하임이란 도시 자체가 나랑 참 잘 맞는달까. 이후 여러도시에서 살아봤지만 여기만한데가 없는듯. 정말 다시 살고 싶다..
  • 아밍 2012/01/06 12:51 #

    과거의 공간은 추억하기에 좋은 거 같아요... 케밥도 맛있어보이네요!
  • 고선생 2012/01/06 18:28 #

    추억속에 미화된건줄만 알았지만 직접 다시 가보니 역시나 참 살기 좋은도시였어요..
  • 세츠 2012/01/12 10:13 #

    정주행 중이에요
    케밥 맛있게 드시는 사진 너무 귀여우세요 ㅎㅎㅎ
    눈가에 감동의 눈물 :)
  • 고선생 2012/01/12 19:11 #

    정주행 감사드려요^^*
    정말이지 저 케밥은.. 아아 세츠님 데리고 가서 직접 맛을 보여드려야 제 맘이 뿌듯하고 편해질 것 같은..!!ㅠㅠ
  • 엘리 2012/04/22 04:22 # 삭제

    고선생님~ 만하임에서의 좋은 추억을 갖고 계시는군요. 저는 만하임에 온지 두달차 되는 새댁입니다. 고선생님 블로그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을 보다가, 어제 제가 구경갔던 Lindenhof 사진이 있기에 잘 보고 가요. 만하임이 다른 동네보다 되너가 맛있는 곳이었군요! (왠지 으쓱해지는 건 뭔지....) 혹시 맛있는 되너집 이름 아시면 공유 부탁드려요 ^^ 어제 시티되너가 유명하다길래 가서 먹고..'아우 짜~' 하고는 나왔어요. ㅎㅎ 그럼 앞으로도 공부 잘 하시고, 하고자 하시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 고선생 2012/04/22 04:48 #

    그 시티되너가 제가 꼽는 곳이고 현지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늘 북적이는 곳이죠. 거기서는 특히 Yufka를 드셔야 합니다. 딴거 말고 그것만 최고로 쳐요. Marktplatz에 있는 Istanbul도 늘 기다려야 하는 맛집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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