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 해에게서 소년에게 by 고선생



넥스트의 앨범은 객관적으로 짝수 넘버의 앨범이 특히 명작이라 평가받는다. '도시인'으로 록밴드라는 이미지보다도 세련된 사운드의 테크노음악도 선보였던 1집을 지나 시대가 지나도 불멸의 명반으로 평가받는 2집, 그리고 단독 앨범보다는 언제나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애니메이션과 결부지을 수밖에 없지만 그 애니의 OST라는 굴레를 벗어버리는 순간 단독으로서 엄청난 퀄리티와 수준을 자랑했던, 공식적인 넥스트 해체 전의 마지막 정규앨범이였던 4집. 넥스트의 골수팬이라면 수긍할 수밖에 없는 '베스트멤버 라인업'. 이후 재결성된 젊은피의 넥스트와는 그 사운드의 무게감이 다르다.
이젠 록음악 하면 자연히 홍대가 연상되고 홍대 인디씬들이 그나마 록의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지만 더이상 인디밴드라고 록음악만을 고집하는 시대는 지났다. 자우림,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으로 홍대인디씬은 펑키한 록음악하는 애들 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건 사실이지만 이젠 그들의 음악적 장르도 다양하고 세분화되어졌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지적했듯 현재 많은 인디씬의 고질적 문제는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연주능력과 수준이다. 그나마 록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그 바닥에서 넥스트와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팀은 거의 보기가 힘들다. 무려 강산이 두어번 바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의 밴드보다 말이다. 특히 넥스트 4집에서는 그 어떤 곡도 우선순위를 떨어뜨리기 힘들 정도로 풍부한 사운드와 음악적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트록을 연상케 하는 연주곡까지도. 앨범의 타이틀곡 격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이 곡, '해에게서 소년에게'만 해도 록음악이 죽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남아있는 록음악뮤지션들 중에서도 이정도의 존재감과 무게감을 발산하는 팀은 보지 못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