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끓인 와인. by 고선생

독일의 전통인 크리스마스마켓. 독어론 바이낙츠마크트라고 하는데요. 바이나흐텐(Weinachten)이 성탄절, 마크트(Markt)가 시장이라는 뜻으로 둘을 합한거죠. 올해도 시작되었습니다. 10월 말부터 슬슬 번화가에선 뚝딱뚝딱 짓기 시작해서 11월 중순부터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마켓 뿐이지만 성탄절이 있는 주가 되면 네온사인도 달고 더 화려해지겠지요.

겨울이 오면 크리스마켓이 열리고.. 크리스마스마켓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바로 '끓인 와인'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독어론 글뤼 와인(Glühwein)이라고 해요. 독일만의 전통식은 아니고 겨울에 유행하는 중앙유럽지역의 명물이지요. 찬바람이 부는 시기에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여기저기서 맛볼 수 있는데요, 정작 전 처음 맛을 본건 2006년 프라하에서였습니다. 당시엔 오 여기엔 와인을 끓여서도 마시네 하고 신기해했지만 알고보니 왠만한곳엔 다 있더라구요. 와인이 전통주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유럽답습니다. 겨울 뿐 아니라 언제든 와인은 끓여마실 수 있느냐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건 역시 추울 때 마셔야 제맛이거든요. 자판기커피와 뜨끈한 오뎅국물은 겨울에 더 소중한 법이잖아요. 그리고 실내에서보다 밖에서 찬바람 맞으며 홀짝이는 뜨거운 와인 한 잔의 소중함은 야외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맛볼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한거겠죠. 역시나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도 글뤼와인이고 글뤼와인을 파는 가판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거의 크리스마스마켓의 심볼로 통해요.
마침 마켓을 지나가다가 글뤼와인 바를 발견했습니다. 벌써 사람들이 많이들 와서 즐기고 있네요.
글뤼와인 뿐 아니라 이런저런 다른 음료, 뜨끈한 예거마이스터같은것도 있지만 역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건 글뤼와인입니다.
저도 한잔 시켜봤습니다. 자그마한 머그에 따라주는데 컵가격 보증금이 글뤼와인과 동일.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여기선 와인 한 잔이 2유로, 그리고 컵 보증금도 2유로, 도합 4유로를 내고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다 마시고 컵 갖다주면 2유로는 되돌려받지요.
끓인 거품 뿐이라 한번 후 불어서 속색깔 공개. 레드와인이 기본이죠. 그리고 그냥 와인을 단순히 끓인게 아니라 여러가지 첨가물(계피, 레몬껍질, 팔각, 정향 등)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보통 와인과는 조금 다른 향과 달달한 맛이 나죠. 그냥 와인을 끓이기만 했으면 맛 없을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향이 첨가된 글뤼와인을 끓이지 않고 그냥 마시는것도 부대낄거구요. 뜨거움에 맞춘 맛맞춤인거죠. '뜨거움에 맞춘! 맛맞춤!' 와 이거 랩 같다. 8비트로. 현진영go! 진영go!의 운율로.
작년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마신 뒤 1년만입니다. 긴장된 표정.. 1년만에 맛보려니 좀 떨리네요! 흠.. 나이 서른 넘어서 음식 앞에 두고 긴장하다니. 훗.. 나란 녀석은!
그래! 이 맛이야!

연출된 표정이지만 그 어떤 백마디 말보다 제대로 된 설명이라 자신합니다! 그러니까 이어지는 말은 백마디 이내로만 할게요! ...달달하고 따뜻한 첫 맛과 목구멍을 타고 흘러가 식도벽을 아이젠도 안 착용하고 타고 내려가 위장을 공손하게 노크하는 부드러움. 온몸을 휘감는 알코올의 중성적인 매력. 이 겨울에 자판기커피와 오뎅국물이 딱히 없어도 좋은건 글뤼와인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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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선생의 놀이방 : 2011년 내 이글루 결산, 그리고 돌아보는 한 해 2011-12-31 05: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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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everend von AME 2011/11/25 04:12 #

    크리스마스를 즐기진 않지만 역시 그 시즌 하면 독일 마켓+글뤼바인(여기선 mulled wine)을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 지난 달부터 집에서 끓여 마시고 있는데 학교 캔틴에 글뤼바인 판매하라고 강력 건의했더니 라이센스 있어야 해서 안된다는 답변을.. 그래서 굴하지 않고 보온병에 담아가서 마시고 있죠 ㅋ 저는 매년 겨울 Scottish 전통 음료(?)인 hoat toddy(위스키+끓인물+꿀+레몬즙) 와 glühwein 두개로 버티는 듯..ㅎㅎ
  • 고선생 2011/11/25 17:55 #

    저도 딱히 크리스마스를 즐길 일도 없고요.. 그냥 여기는 그 시즌때 일주일을 확 놀아버리니까(학교 한정..) 짧은 방학 정도로 여기고 제 스케줄 짜서 시간 보내는 편이죠. 보통은 매해 여행을 갑니다만 올해는 글쎄요..; 겨울만 되면 이 와인 마시는건 챙겨먹는 계절별미 정도로 고정됐어요 ㅋㅋ
  • Reverend von AME 2011/11/25 22:26 #

    여긴 아예 12월 초부터 한달 크리스마스 break 을 주는데..독일은 또 틀리군요. 올해는 꼭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을 들러볼 겸 겨울 독일행을 실현하려고 했건만 역시 돈이 문제네요. ㅎㅎ
  • 고선생 2011/11/25 23:38 #

    자가항공 고고! easy jet! ㅋ
  • Reverend von AME 2011/11/26 22:09 #

    문제는 easyjet/ryan air/germanwings(전엔 이걸 이용했었는데 좋더군요!) 등등도 이 시즌엔 비싸다는 것..정말 가려면 맘먹고 3달쯤 전엔 예약해야겠죠. 내년 겨울엔 꼭.! :-)
  • 노엘ㄹ 2011/11/25 08:31 #

    우와... 저런 마켓 짱 좋아하는데- ㅎㅎ 그래서 프랑스 유학생은 알자스 지방으로 갑니다~
    알자스 근처에는 도시들이 매우 독일스러운 이름이라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런 이름들이 많은데
    그곳에서는 le vin chaud 그냥 '뜨거운 포도주'라는 이름인 걸로 알고 있어요. 뭐 비슷한가요? ㅎㅎ
    이름이든 식문화든, 역시 국경 접경지역은 그런가 봐요.
    참. 독일은 대체로 크리스마스 마켓 언제까지 하나요??? *.*
  • 고선생 2011/11/25 17:58 #

    프랑스에선 그 지방 아니면 이 와인을 맛볼 수 없는건가요..? 뜨거운 포도주라면 그게 맞는거죠 ㅎ
    이것저것 들어가 있고 따뜻해서 감기예방에도 좋다나봐요.
    보통 여기 크리스마스카멧은 11월 초중순부터 해서 크리스마스까지 합니다. 어떤 곳은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열지만 보통 새해 전에는 없어지죠.
  • 키르난 2011/11/25 09:16 #

    뱅쇼든 글뤼바인이든 글리와인이든 뭐라 부르든, 향신료에 오렌지도 들어가니 한 잔 마시고 나면 감기도 뚝 떨어질 것 같군요. 작년에는 한성대입구 쪽에 주한 독일대사관에서 주최한 작은 크리스마스 장이 섰는데 올해도 하려나 모르겠습니다.+ㅅ+
  • 고선생 2011/11/25 18:50 #

    네 안그래도 감기예방에도 효과있다고 하네요! 여러 약재 넣어서 맛 낸 다음 데워서 즐기는 쌍화탕같은거라고 보면 될려나요 ㅋ 마켓을 열었었다면 또 하지 않을까요? 독일에선 매년의 축제니까.
  • 벨제브브 2011/11/25 09:21 #

    오 저런 음료도 있군요...끓인 와인이라. 우리 나라엔 수입 안되려나요 저거.
  • 고선생 2011/11/25 18:51 #

    여기저기서 얘기를 들어보니 한국에선 카페베네라는 커피점에서 판다고 하더군요.
  • 고양고양이 2011/11/25 09:29 #

    글뤼바인 계절이 돌아왔네요+_+ 올해는 정향이랑 계피도 생기고 해서 만들어 마실까 생각중이예요.ㅎㅎ
  • 고선생 2011/11/25 18:55 #

    네 만들어서 드셔도 무방할듯. 만드는게 어렵지 않을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이 와인의 참맛은.. 추운 야외에서 패딩잠바 입고 찬바람 맞으며 한잔.. 크
  • puella 2011/11/25 09:40 #

    뱅쇼든 글뤼바인이든 뭐라고부르든 한국에서도 점점 대중화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카페에서도 많이 팔고, 심지어 하루에 하나라도 보지않으면 히키코모리라는 토종 커피체인점 카페베네에서도 겨울메뉴로 뱅쇼를 출시했습니다(그라나 시도하고싶진 않더군요)
  • 달산 2011/11/25 12:43 #

    카페베네의 뱅쇼라니!! 궁금하긴 하네요. 커피보다는 낫지 않을까........싶기도 한데, 커피보다 맛없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ㅠㅠ
  • 고선생 2011/11/25 18:56 #

    이젠 이런것도 들어오는군요. 개인적으론 국내선 수정과가 더 대중화되면 좋을듯도. 그것도 달달하게 끓이는거잖아요. 아 먹고싶다..ㅋ
  • Nine One 2011/11/25 11:41 #

    그런데 끓인 와인이라 하면 끓인 정종 맛이 날까요? 그게 궁금해요.

    하지만 문제는 난 술만 먹으면 몸에 두드러기 나는 채질이지....ㅠㅠ
  • 고선생 2011/11/25 20:16 #

    정종과 와인맛이 아예 다르죠. 게다가 여기엔 부재료들도 많이 들어가니까~
  • 신디엄마 2011/11/25 12:36 #

    오오. 궁금한 맛인데요!!!
  • 고선생 2011/11/26 00:03 #

    일단은 오 와인이구나! 싶은 맛입니다. 더 달짝하지요.
  • 달산 2011/11/25 12:43 #

    늘 마셔보고 싶은데 기회가 잘 안 닿더라고요. 그렇다고 집에서 해 먹기에는 너무 일이 커지고-_-;;;
    본토의 음식이라니 늘 부럽습니다.ㅠㅠ
  • 고선생 2011/11/26 00:04 #

    한국에서도 카페베네라는곳에서 판다고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 마트료시카 2011/11/25 12:57 # 삭제

    컵이 예뻐요 : )
  • 고선생 2011/11/26 00:04 #

    네 여기 컵은 늘 이쁜걸 사용합니다. 그래서 컵 보증금도 ㅋ
  • 곰돌군 2011/11/25 16:40 #

    아니 표정이 너무 리얼 하셔서 한참 웃었음 ^^;
  • 고선생 2011/11/26 00:04 #

    성자에게만 허락한다는 후광도 함께 했습니다 ㅋㅋ
  • 이네스 2011/11/25 18:09 #

    컵도 참 예쁘군요!
  • 고선생 2011/11/26 00:04 #

    예쁜 머그에 담아 마시는게 글뤼와인이기도 해요~
  • 라쥬망 2011/11/26 03:47 #

    호오 드셨군요. 크리스마스마켓 사진만 봐도 괜히 설레네요... 정작 나는 크리스마스 계획도 없으면서 하하
  • 고선생 2011/11/26 03:52 #

    여기 마켓은 타도시에 비해 너무 후져서.. 아무리 이쁘게 찍고 싶어도 별로네요 ㅋㅋ 베를린 가고 싶어라.
    라쥬망님 덕에 이 포스팅 준비했어요 :)
  • love2day 2011/11/26 12:59 #

    사진 만화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고선생 2011/11/26 20:23 #

    ㅋㅋㅋ 감정표현을 하려다보니
  • 풍금소리 2011/11/28 11:03 #

    글뤼봐인에서 은은히 풍기던 계피향이...그립네요.......
  • 고선생 2011/11/28 22:49 #

    네 아마 이걸 끓이지 않고 마신다면 향이나 맛이나 너무 강하겠죠.
  • 베어 2011/11/28 21:57 # 삭제

    아아~ 헝가리살때 마시던 핫와인 ㅋㅋ 그땐 이름도 모르고 그냥 핫와인이라고 불렀는데ㅋㅋ 그뤼바인이라는 이름이 있었군요 ㅎㅎ
  • 고선생 2011/11/28 22:51 #

    핫와인 ㅋㅋㅋ 그래도 말은 되네요. 전세계인에게 다 통할듯.
  • theartee 2011/11/29 21:50 #

    술은 써서 별로지만
    끓인와인은 맛있을 것 같아요.
    아 침나와.
  • 고선생 2011/11/29 23:15 #

    카페베네에서 판다고 하네요. 한번 드셔보세요 기회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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