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퓨전. 족발을 쓴 부타돈부리 by 고선생

일본식 돈부리를 만들어봤어요. 오랜만이네요. 부타동 소스가 있어서 그걸 써서 부타동을 만들어봤는데 일반적으로 쓰는 구운 돼지고기가 아닌, 족발부위로 만들어보았답니다. 아마도 최초시도? 아님 말구.
다이어트 시작한 후로 족발부위를 즐기고 있습니다. 돼지족에는 지방이 적고 젤라틴이 풍부한 껍질이 대부분이라 일반 고기부위보다 좋다고 생각해요. 그 쫄깃한 맛도 좋구요. 돼지족은 살짝 위쪽 살이 있는 부위랑 아래쪽 살 없는 족 부위를 적절히 섞어서 일단 푸욱 삶아주었습니다. 2시간쯤 찬물에 넣어 핏물을 빼고 끓는물에 15분 정도 초벌삶기 후 다시 찬물에 씻은 후 새 물 받아서 황기, 파, 통양파 등을 넣고 함께 4시간쯤 푸욱 삶았지요.
다 삶아진 족발. 간장을 쓰지 않았어요. 냄새는 깔끔하게 빠졌지만 일반 족발처럼 맛양념이 되지 않은 그냥 담백한 수육상태입니다. 꺼내서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혀주지요. 화난 사람 달래는것도 살짝 열이 가라앉은 후에 말 걸어야지 씩씩 화난 상태에선 어떤 말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슬쩍 칼 대기만 해도 뼈가 쉽게 분리되는 족발.
뼈를 발려낸 후 살과 껍질 등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냉장보관합니다.
그리고 뼈에 자잘히 붙어있는 쫀득한것들은 손으로 잡고 뜯고 빨아먹어줘야죠! 족발은 이 맛이 또~
그렇게 다음날이 밝았습니다. 음식 하나 만들려고 이틀을 투자하는 저의 모습, 이 모든 원동력은 저의 식탐덕분이랍니다. 공부를 이 정성으로 했으면 천하대 갔을텐데.
냉장고 안에서 단단하게 굳은 족발휠레(?). 요걸 가지고 이제 본격 요리에 들어갈겁니다. 한국에서 일본식품점에서 사가지고 온 부타동 소스에요. 아, 맛소스를 제가 제조한게 아니니까 요리가 아니라 조리로군요. 그래도 맛을 보면 이것저것 조합해보면 맛내기는 어렵지 않을듯 해요. 어찌되었든 맛의 원천이야 가다랭이포 쯔유일테니.
소스병 태그 일러스트가 너무 귀여워서 버리기가 아깝지만..! 딱히 쓸데도 없어서 그냥 쓰레기통행.. 지금 제가 중고등학생이였다면 필통에다가 붙였을텐데.
파를 송송송. 양쪽 파 썬 두께가 다른건 한쪽은 함께 볶을거고 한쪽은 고명으로 쓸거라서요.
냉장고 안에서 쫀득해진 족발을 편으로 썰었구요
팬에 파와 족발살을 먼저 볶습니다.
족발은 금새 부드러워져요. 여기다 부타동 소스를.
이렇게 휘리릭 완성되었답니다.
돈부리 전용으로 쓰고 있는 이쁜 그릇에 먼저 밥 푸고..
족발볶음을 적절히 얹은 후 파 고명과 깨를 살짝 뿌려서 완성.
사이드디쉬로는 차가운 족발수육을 곁들였습니다.
냉장고 안에서 쫀득해진 냉족발도 참 맛있습니다. 원체 푹 익은 상태였던지라 부드럽구요. 간장양념이 안 되어 있으니 새우젓을 찍어먹어도 좋고 그냥 담백히 먹어도 좋구요.
그리고 부타동.. 하악. 부타동을 사실 사먹어본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다른 일식덮밥류에 비해서 부타동은 많이 못 본것 같은데요. 튀김을 얹은 텐동, 돈까스 얹은 가츠동, 쇠고기 얹은 규동, 장어 얹은 우나기동, 회를 얹은 회덮밥, 치라시스시 등에 비해서 부타동은 인기순위가 훨씬 낮은가요? 저야 먹어보진 않았지만 맛있을것 같은데. 처음 먹어보는 부타동이 셀프제작이네요. 그것도 제대로 된것도 아니고 퓨전을..
인터넷 등에서 접한 부타동의 비주얼은 씹히는 맛이 살아있는 돼지고기 살코기를 소스구이해서 얹어내던데 제가 쓴건 족발이라 쫄깃하고 부드럽네요. 부타동 소스의 맛도 괜찮네요. 어느 덮밥에든지 어울리는 파 하며.. 하지만 어쨋든 무슨 돈부리든간에 양념맛은 상통하는게 있습니다. 한국에도 맛의 원천 '갖은양념'이 있듯이 일본의 소스 맛의 원천은 가쓰오부시 아니겠어요. 그리고 살짝 달짝지근함. 딱 그 맛, 그 분위기입니다. 맛있게 먹었음!!

덧글

  • 2011/10/24 07:4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1/10/24 19:56 #

    장충동 족발 최고로 맛있죠! 맛에는 이견이 없으나 원조라는 프리미엄때문인지 그 일대가 다 가격이 좀 센 편인데.. 그래서 전 마포 공덕동 시장의 족발거리를 새로 뚫었었죠 ㅎㅎ 맛도 괜찮은 편이고 가격도 싸서. 게다가 순대 리필..
    출판사.. 욕심 좀 내라!! ㅋㅋㅋㅋ
  • 흑곰 2011/10/24 08:48 #

    ㅇ_ㅇ)b 쫄깃쫄깃해보이는 돈부리로군요~
  • 고선생 2011/10/24 19:57 #

    부드럽고 좋았답니다 ㅎㅎ
  • 신디엄마 2011/10/24 10:05 #

    고쌤의 창의력이란!!ㅎㅎ 족발 삶는 법 잘 배웠어요~
  • 고선생 2011/10/24 19:57 #

    이건 그냥 담백한 찜이지, 사먹는 족발맛은 아니에요. 양념은 안 했어요.
  • 달빛아가씨 2011/10/24 12:01 #

    기로스 만들어 주세요
  • 고선생 2011/10/24 19:58 #

    고기를 매달아 구울 수 없어 무리..
  • cbaobab 2011/10/24 12:54 #

    으으, 맛있어보여요!! :) 콜라겐 가득!
  • 고선생 2011/10/24 19:58 #

    족발의 맛의 포인트는 그거죠! 살코기보다..
  • 고디 2011/10/24 13:24 #

    다른 말 필요없고......한 그릇 먹고싶다......
  • 고선생 2011/10/24 19:59 #

    돈부리란 음식의 비주얼은 정말 딱 한그릇의 유혹이 강렬하죠 ㅋ
  • 삐리삐릿 2011/10/24 15:27 #

    짜파게티도 한번 끓여봐주세여...
  • 고선생 2011/10/24 19:59 #

    돈부리에 왜 짜파게티 이야기가..
  • 이네스 2011/10/24 18:33 #

    사진을 본순간
    "먹지 않겠는가?" 하는 환청이 들렸습니다!
  • 고선생 2011/10/24 19:59 #

    그렇게 물어봐서 주저없이 먹었지요!
  • 달빛아가씨 2011/10/24 21:57 #

    움.. 그러면 스파게티볼로네제 만들어 주세용~
  • 고선생 2011/10/25 00:45 #

    언젠가는..
  • 늄늄시아 2011/10/24 22:26 #

    족발을 돈부리로~! 입안에서 그 맛이 어우러 지는것을 상사아면서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 고선생 2011/10/25 00:46 #

    늄늄시아님이 맛있을것 같다 하시면 정말 맛있는거죠 ㅎㅎ
  • 청년 2011/10/25 00:43 #

    한국에서 부타동이 인기가 없는 건.

    제육덮밥이라는 무시무시한 상대가 떡! 하니 있기 때문이죠!
  • 고선생 2011/10/25 00:46 #

    하긴 한국인 입맛에 달짝지근한 부타동보단 제육덮밥이 훨씬 낫죠. 그치만 어쨋든 딴 돈부리는 인기면서 유독 인기가 덜하다는건 설득력이 좀..
  • 하 루 2011/10/25 11:18 #

    최근에서야 족발을 먹기 시작했는데
    오 이런 실험적인 요리가-!
    하지만 너무 맛있어보이고 쫄깃할 것 같고 아아아-
  • 고선생 2011/10/25 16:22 #

    일반적인 부타동과는 전혀 다른 식감이지만 족발만의 그 식감은 훌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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