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꼬리찜을 한건 다 정준하 때문이야 by 고선생

아름다운 그 부위. 소꼬리. 소꼬리찜을 했습니다. 몇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아니지. 처음 했네요 처음.
무한도전 추석특집을 보다가.. 근래 꼽는 빅재미를 선사한 특집이였음에도 보는 내내 머리를 맴돌았던건 바로 꼬리찜. 정준하씨가 거하게 꼬리찜을 시켜놓고 맛나게 뜯는 그 모습에 훅 가버렸지요.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꼬리찜의 급등장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먹고 싶어!! 먹고 싶어!!! 먹고 싶으면? 만들어야지.
꼬리찜이란 음식은 사먹어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소꼬리를 이용해 집에서 해먹어본건 꼬리곰탕이 전부. 하지만 이미 갈비찜을 해봤으니 간장양념을 이용한 찜의 방향으로 한다면 원리는 똑같으니까 어려울건 없지요. 다만 무한도전에서 나왔던 꼬리찜은 양념이 강하지 않고 담백하게 쪄낸 다음에 갖가지 고명과 양념장으로 맛을 내는 것 같았는데 그냥 보기에만 그렇게 파악되지 제대로 맛을 본건 아니므로 그냥 제 스타일대로 한번 가봅니다. 일단 핏물을 빼고 씻어둔 소꼬리입니다.
팔팔 끓는 물. 꼬리가 잠길 정도로만.
일단 끓는 물에 담급니다.
그럼 이렇게 지저분한 불순물들이 거품으로 빠져나와요. 이렇게 한 10-15분 정도만 초벌로 끓인 후 위에 끓어나온 거품들과 더불어 물을 다 버립니다.
겉만 살짝 익은 소꼬리는 찬물에 다시 깨끗하게 씻은 후에 냄비에 찬물과 함께 넣어서 그 상태로 본격적인 익힘에 들어갑니다. 어떤 부위든지 뼈째 국이나 찜을 하는 고기부위의 첫 시작은 다 이렇게 해줘야 맛이 깔끔해요.
황기와 통파를 함께 넣으면 냄새제거에 효과적.
꼬리가 익는동안 천천히 양념을 만들어봅니다. 파와 마늘, 그리고 생강.
거기에 고추와 소금, 후추, 깨, 그리고 간장은 약간만. 간장양념이긴 하나 짜지 않고 담백하게 할거거든요. 여기에 어느정도 우러난 소꼬리 육수를 좀 부어서 잘 갈리게 합니다. 한꺼번에 갈아주면 양념 완성.
3시간 정도 삶아낸 꼬리의 위엄. 육수는 반 정도만 남기고 버리면 됩니다. 기름도 함께 걷어내구요. 그치만 이 아까운 소꼬리육수를 그냥 버리는건 바보! 전 따로 남겼다가 식혀서 지퍼락에 담은 뒤 나중에 요리용 육수로 쓰려고 냉동실에 보관했어요.
그리고 만들어둔 양념장을 부어주지요.
고루 섞어준 다음에 이 상태로 다시 뚜껑을 닫고 한두시간쯤 쪄줍니다.
다 익어갈 즈음에 껍질콩을 추가로 넣었습니다. 여러 야채 한꺼번에 넣고 함께 찌기보다는 꼬리만 찐 후 고명과 함께 먹는게 제맛이겠으나 껍질콩을 딱히 쓸데도 애매해서 넣어버렸어요. 다 쪄진 꼬리찜을 그릇에 담고 위에는 고명으로 파 수북히 그리고 실고추도 살짝. 무도에 나온 꼬리찜집처럼 부추와 양념장을 곁들이면 훨씬 제격이겠으나 부추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맛있는 한국부추는 구하기도 어렵네요.
그래도 꽤 괜찮게 된 것 같죠?
정말이지 TV프로 보다가 너무너무 당겨서 홀린듯이 동일한 음식을 한건 진짜 오랜만인것 같네요. 방식이야 동일하지 않지만 그래도 소꼬리 아닙니까. 독일에선 소꼬리는 한국보다 싸요. 한 냄비 하는데 꼬리값만 한국돈으로 17000원 가량 들었네요. 제 주제에 큰 돈 쓰긴 한거지만 그래도 기분 아닙니까. 먹은만큼 또 절약하고 살아야죠. 색깔은 간장이 많이 물든것 같아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담백하게 되서 물리지 않아요. 역시 소꼬리는 정말 맛있네요.

핑백

  • 고선생의 놀이방 : 2011년 10월 2011-10-31 04: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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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드피쉬 2011/10/08 19:36 #

    오호 소꼬리찜이라ㅎㅎㅎ 못먹어봤는데 맛있을것 같아요ㅎㅎㅎㅎ
  • 고선생 2011/10/09 01:46 #

    사실 이렇게 안 해도 그냥 꼬리곰탕 끓이듯 꼬리만 담백하게 끓여가지고 양념장 찍어먹어도 맛있어요 :)
  • 하이아칸 2011/10/08 20:08 #

    이래노니까 또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ㅋㅋ;
  • 고선생 2011/10/09 01:46 #

    이래~ 이래노니까~ ㅋ
  • Sveta 2011/10/08 21:03 #

    어으 저 보들보들한 고기...
  • 고선생 2011/10/09 01:47 #

    고기는 언제나 옳죠 그죠? 으히히
  • love2day 2011/10/08 21:29 #

    아,요리잘하는 남자 멋있돠.............ㅋㅋㅋ
  • 고선생 2011/10/09 01:47 #

    아앗.. 부끄...
    고맙습니다^^;
  • 질문있어요 2011/10/08 21:35 # 삭제

    고선생님 저도 독일에서 공부하는 학생인데요
    꼬리찜에 쓰신 소꼬리는 어디서 사셨나요?

    항상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 고선생 2011/10/09 01:48 #

    대부분의 정육점에 가면 많이 취급할거에요. 정육점이 아니라면 좀 다양한 부위가 있는 큰 수퍼의 포장육코너에도 있구요. 전 Kaufland에서 샀습니다. Ochsenschwanz가 소꼬리에요.
  • 몽봉이 2011/10/08 22:33 #

    대박대박 ㅠㅠ 와 어떻게 매번 이렇게 요리를 잘 하시는지..!!!!
  • 고선생 2011/10/09 01:49 #

    매번은 아니에요 ㅎㅎ 올리는건 좀 괜찮은 것만 올리는거지 매번은 아닙니다^^;
  • 웅이 2011/10/08 22:36 #

    모바일 페이지로 보다가 솜씨가 범상치 않아 누군가 보니 고선생님. 주부 느낌이 들기도 전문가 느낌이 들기도 자취생 느낌도 약간... 정성이 많이들어 가는 음식이네요. 저에게는 잡내 빼는 방법 유용했습니다.
  • 고선생 2011/10/09 01:50 #

    전문가 느낌은 너무 좋게 봐주신거고 주부 느낌과 자취생 느낌은 바로 보셨습니다 ㅋㅋㅋ 현재 자취하는 주부인걸요 ㅋ(학생이지만..)
    이런 한식요리는 조리시간이 오래 걸려서 정성이 들어가는건 당연한데 결코 난이도로 어려운건 아니죠 뭐.
  • 핀치히터 2011/10/08 23:09 #

    아 저도 무도 보고 이거 먹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들어드시다니!! 고선생님 멋져요!! ㅠㅠ
  • 고선생 2011/10/09 19:05 #

    으흐흐 버틸 수가 없었어요!! ㅋ
  • 심소 2011/10/09 00:04 #

    꼬리에 살코기가 많아서 맛있어 보여요!! 도대체 몇시간이나..암튼 대단하세요!짝짝
    근데, 본격적으로 익히기 시작할때도 불순물은 나오지 않나요?
  • 고선생 2011/10/09 19:07 #

    사실 먹기 편한건 살짝 작은 사이즈가 좋더라구요. 큰건 살은 많지만 뼈도 하도 울퉁불퉁해서..
    완전히 불순물이 이후에 전혀 안 나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미약한 수준이라 별 지장 없습니다. 거품은 막 생기지 않아요.
  • 요엘 2011/10/09 02:03 #

    아아아 꼬리찜 ㅜㅜ 쌀밥이랑 먹고싶어요
    제가 꼬리찜이 먹고싶어지게된건 고선생님 때문 (...)
  • 고선생 2011/10/09 19:08 #

    ㅋㅋ 오늘 꼬리 좀 팔리려나요~
  • 밥을피하라 2011/10/09 03:54 #

    꼬리찜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역시 고선생님... 저렇게 맛깔나게 만들어 놓으시면 바로 먹고 싶어지잖아요. ㅎㅎ
  • 고선생 2011/10/09 19:08 #

    저도 연구합니다. 맛깔나게 보이고 싶어서..ㅎㅎㅎ
  • 박빠 2011/10/09 05:37 # 삭제

    고쌤.저도 독일유학중인 학생입니다. 거의 모든 포스팅을 눈팅만 하다가 이 포스팅은 도저히 참을 수 없네요. 초대받고싶네요....
  • 고선생 2011/10/09 19:08 #

    어디신데요?ㅎㅎ 가까우면..
  • Nine One 2011/10/09 07:50 #

    아아.. 먹고 싶어... 대체 식탐은 어디까지란 말인가요?
  • 고선생 2011/10/09 19:09 #

    식탐이란게 한계가 있나요. 무한합니다 ㅋ
  • 키르난 2011/10/09 09:04 #

    황기가 집(아니 기숙사)에 있다는 점에 놀랐을뿐이고... 흑흑, 마지막의 자태는 밥을 부르는군요.
  • 고선생 2011/10/09 19:09 #

    한국에서 가져온거죠! 밥은 요새 먹고있는 현미밥 피쳐링..
  • 이네스 2011/10/09 12:03 #

    꼬리찜은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는데 보니까 위장이 시위하는군요. 어흑.
  • 고선생 2011/10/09 19:10 #

    사먹으면 너무 비싸니 집에서 해먹는게 좋습니다.
  • myungkeum 2011/11/01 18:35 # 삭제

    안녕하세요 고쌤!
    저도 독일에서 유학하는 학생입니당><!!
    포스팅을 항상 눈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댓글남긴거는 첨인거 같아요~
    고쌤의 요리포스팅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건데 진짜 대단하신거 같아요 부지런도 하신거 같구~
    저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장보는거 조차 귀찮아서 잘 안해먹고 사는데...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언제한번 고쌤의 요리강좌함 해주세요! ㅎㅎㅎ 언제든지 가겠습니다!
  • 고선생 2011/11/01 18:36 #

    독일유학생! 반갑습니다~
    어디신데요? ㅎㅎ 메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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