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하는 일상 포스팅. 두서없이 내뱉어볼게요. 2주 전, 잠시 하노버에 가서 2박 3일간을 머물다 왔습니다. 여태껏 밝힌적은 없지만 하노버엔 제 동생이 공부중이거든요. 동생이 키우는 귀염둥이 고양이가 동생의 학회 일정으로 외국에 나가야 해서 그 기간동안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서 제가 간거죠. 이름은 프라다. 다분히 동생의 취향이 깃든 무모한 이름 ㅋ 첫 하루 이틀은 어색해서 그런지낯설어하더니 며칠간 친해지니 귀염도 떨고 그러네요. 사실 이 녀석은 동생과의 만남이 꼭 이야기책 같은데 어느날 현관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동생이 문을 여니 쏜살같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고. 그렇게 운명적인 만남(?)은 시작되었고 이젠 우리 가족의 막내동생이 되었습니다.ㅎㅎ
하노버에 간 김에 먹고 온 개념찬 비주얼의 베트남 쌀국수 Pho. 하노버의 인기 아시아 비스트로 '미스 사이공'에서 사먹었죠. 한국의 베트남 쌀국수와는 그 실함이 전혀 다릅니다. 가격도 한화기준 10000원이 안 하는 가격인데 충실한 고기양과 듬뿍 올려진 고수 그리고 쥐똥고추의 매콤함. 단 한가지, 한국에선 국물의 기름을 깔끔하게 다 걷어내는데 여기선 국물에 기름이 그대~로 한바가지. 때문에 느끼했어요. 기름 좀 봐요. 얘네들은 국물 기름 안 걷어내나봐요.
하노버에 있는동안 산책했던 티어가르텐. 이름처럼 동물이 자유롭게 살고 있는 거대한 녹지공원입니다. 사슴이 많이 산다고. 하지만 이 날엔 사슴을 거의 못 봤어요. 흔히 보인다는데. 초가을로 접어든 따사로운 햇살과 슬슬 옷을 갈아입고 있는 녹색 잎사귀들이 아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구나 싶더라구요.
도르트문트 중앙역에 KFC가 생기는 바람에 접근성이 너무 좋아져서 유혹은 세배 더 커졌습니다. 결국.. 사먹어버림...ㅠㅠ 미국에서 이런저런 패스트푸드, 후라이드치킨 맘껏 먹던 그 시절(?)이 너무나 사무치게 그리워서.. 그 튀긴닭 때문에!! 지긋지긋한 닭튀김때문에!!!!
학기 시작을 앞둔 어느 날, 마음이 허해서 아무 목적없이 나갔던 번화가 산책중에 뭐에 이끌렸는지 생전 안 사먹던 빵집에서의 식사. 이탈리안 파니니와 커피 한잔. 미국 여행이 끝나고 학기를 앞두고 있고 가을로 접어든 이 시기에 뭔가 모를 내적인 공허함이 있었나봐요. 뭔가 속에 채우고 싶었나봐요. 그게 먹을거였다니.
그리고 겨울학기가 시작된 10월의 시작. 5학기째의 시작입니다. 바로 전 주엔 전학기의 시험을 치렀죠. 이번 학기도 무사히. 하아 그건 그렇고 가을이네요. 독일은 가을 되고 나니 이상고온으로 낮에 막 27도까지 오르고 그러는데.. 곧 쌀쌀해지겠죠. 날도 확 짧아질거고. 그럼 외로움도 커질거고. 속은 공허해질거고. 또 막 먹을거고. 다이어트 따위 소용없어지는거고.. ...이러면 안됩니다!
덧글
어쩜 고양이가 눈빛이 저리 순한가요;ㅅ; 오오오..
우연한 기회에 울가족의 막내둥이가 되었네요. 얼마전 부모님 독일에 놀러오셨을때도 한창 이쁨받았지요 'ㅅ'
2011/10/02 22:19 # 삭제
비공개 덧글입니다.유럽 전반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독일에는 커피전문점이 많지 않습니다. 그냥 빵집에서 커피도 함께 파는 식인데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당연히 있습니다. 아메리카노라는 이름 말고 그냥 아이스커피로 팔지만요.
2011/10/02 22:36 #
비공개 덧글입니다.한국에서는 기름 둥둥 뜬걸 싫어하기에 그래서 걷어내는거라고...(확실히 기름 없으면 풍미가 덜하긴해요)
고선생님, 살만 빼면 미남되겠다는 소리 많이 들으시겠어요. 이목구비가 뚜렷하셔서 살빼면 한국사람 같이 안 보일거 같아요.
살 빼면 미남.. 수년간 들어온 이야기인데 이젠 슬슬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ㅎ
그쵸, 정말 이야기같은 이야기(?) 아닌가요. 그렇게 운명적으로 우리가족이 되었어요.
프라다,기품있어 보이는 고양이입니다.
네 동생도 있어요. 의상디자인 전공중입니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허한 마음 식욕으로 승화되네요..
뭔가 했는데, 현관 앞에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 한마리가 쏜살같이 다시 건물 밖으로 튀어 나가는 거였어요. ㅋ
저도 비슷한 인연이 생길뻔 하다 말았네요. ㅎㅎ
근데 살짝 사진속 기름....걱정되네요...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