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여름 USA 시카고/뉴욕 8 <폭우, 여신, 햄버거> by 고선생

여행 8일째. 이 날부터 모든것이 엇나가기 시작했습니다. 8일째 되는 이 날에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어퍼웨스트,이스트를 보고 밤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 야경촬영을 계획했거든요. 근데 이 날부터 귀국할 때까지 온통 하루종일 비! 이츠 레이닝! 흡~하. 특히 8일째 이 날엔 하루종일 균일하게 쏟아붓는 폭우였어요. 엄청난 폭우에 카메라는 거의 꺼내지도 못하고 폰카나 겨우겨우 꺼내서 촬영.. 여러모로 너무나 아쉬움이 짙은 날입니다. 이 날 뿐 아니라 앞으로의 일정도 그랬어요.
친구 집에서 머무는 동안 어머니께서 아침마다 정성 가득한 아침식사를 챙겨주셔서 감사하게 먹다가 문득 뉴욕의 아침식사인 베이글을 아침에 한번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뉴저지 버스 타는데 근처의 한 베이글 전문점에 들렀습니다.
베이글과 커피. 아 좋아요.
베이글의 맛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뉴욕 현지에서 먹는 베이글의 맛은 남달랐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베이글. 여러 종류의 베이글빵과 여러종류의 바를거리를 선택해서 주문하면 되는데 전 가장 기본적인 플레인베이글+크림치즈의 조합으로. 주문하자마자 아낌없이 듬뿍듬뿍 1센치 이상의 두께로 발라주는 크림치즈에 대감동.. 이렇게 먹는데 2달러 정도. 아 너무 좋아. 미국 말고 크림치즈 이렇게 발라주는데가 또 있을까? 따끈한 커피와 함께 한 크림치즈 베이글은 이래서 뉴욕의 인기 아침메뉴구나 딱 느껴지더라구요.
워싱턴 브릿지를 건너서 168번가 지하철역. 맨해튼에선 꽤 북단인 이 곳에서 오늘은 맨해튼의 최남단, 배터리 파크까지 쭈~~욱 내려갑니다. 거의 거리가 강남에서 분당 가는 정도는 되는것 같더라구요.
그렇게 도착한 배터리 파크.
배터리가 건전지의 그 배터리랑 철자가 똑같습니다. 의미는 모르겠지만.. 암튼 이 곳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크루즈쉽의 선착장이 가깝죠. 저 뒤에 벌써 보이는 우비입은 사람들. 쉬지 않고 비가 왔습니다. 이츠 레이닝! 흡~하
배 타는 선착장. 이미 입장티켓은 산 상태.
잔뜩 흐리고 습기 가득 머금은 날씨에 폭우까지. 저 멀리 음산한 분위기(?)로 자유의 여신님이 보입니다. 오 나의 여신님..
배를 탔습니다! 비가 계속 오지만 밖을 볼 수 있는 배 밖으로 나왔어요. 간이 배 밖으로 나왔지..
점점..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리버티 아일랜드에 도착직전!
섬으로 오니 완전 세찬 비바람이 불어서 우산이 고장나버렸어요..; 그래서 일단 들른데가 기념품샵. 거기서 급한대로 우비를 사서 뒤접어썼습니다. 지금 거의 패닉+재난영화 상태. 이 우비.. 구입해서 입고 다닌지 3시간만에 찢어져버렸어요. 싸구려 불량품 같으니. 내 돈 내놔!! 기념품샵 상품이 다 그렇지 뭐...-_-+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을 이렇게 폰카로밖에 못 찍은 짙은 아쉬움.. 카메라는 아예 꺼내지도 못할 정도였답니다. 폰카고 한번 찍고 물기 닦아내고 또 찍고.. 이런 상태였지요. 어쨋든 난생처음 실물로 본, 영화에서 그렇게나 많이 등장한 자유의 여신상을 본 건 참 감개무량했어요. 재난영화 할 때마다 제일 먼저 파괴되거나 잠기기 일쑤인 자유의 여신상.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걸어다니는걸 보고 어린맘에 충격먹은적도 있구요. 멋진 날씨였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폰카라 사진이 참 구립니다.
정말 짧고 굵은 여신님과의 만남. 비때문에 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 비 때문에 우비 사느라 생각지도 않은 지출.. 여행 첫 스텝부터 영 불길해요. 이 불길함이 스텝바이스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츠 레이닝!! 아우.. 짜증나. 비의 이츠 레이닝 한번 듣고 가시죠.




다시 맨해튼으로 돌아온 후엔 뉴욕 최대의 금융가, 월스트리트로!
그 유명한 만지면 복이 온다는 월가 근처의 황소상. 저 여자분.. 요염한데?
아주 그냥 비오는 와중에도 인기 대폭발이였습니다. 여기저기 쓰다듬쓰다듬. 거의 황소상의 반이 밝아져있네요 ㅋ 하도 사람들이 몰려서 전 만져보는것조차 불가능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나도 복 받고 싶은데...
트리니티 교회. 고딕양식의 교회. 미드타운에도 도심 중간에 옛 성당이 있는데 여기도.
아 여기가 바로 월 스트릿!
이게 바로 월스트리트의 실체(?)입니다. 그냥 길이에요 ㅎ 월은 길 이름이고. 이 길에 금융기관이 밀집해있다고 해요. 세계 금융권을 움직이는 현장이 바로 여기에! 하지만 증권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이전할 예정이라네요. 그렇게 되면 월스트리트는 그냥 상지성만 가지게 되는건가.
간판 아니면 모를 월 스트릿! 잘 보고 갑니다.. 가 아니고, 사실 이 지역도 여기저기 돌아볼 생각이였는데 월 스트릿 한번 보고 빨리 근처 지하철역으로 피신을. 사진에 폭우가 표시되지 않아 아쉬울 뿐입니다.. 도저히 여유부리고 사진찍으며 다닐 상태가 아니였음 ㅠㅠ 이 날은 완벽히 여행 실패라고 치고 차라리 다음날에 최선을 다하기로 하고 아예 시간을 쇼핑에 투자하기로 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백화점 Macy's와 바로 그 앞에 있는 올드네이비에서 의류쇼핑에 몰두. 제가 맨해튼 34번가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 두 백화점, 의류가게 때문이죠. 랄라~ 비오는날에 백화점보다 좋은데가 있을까?
늦은 점심을 먹으러 향한곳은 동쪽에 치우친 한 가게. 뉴요커분이면 참 이 날도 여기저기 멀리도 다녔구나 싶을겁니다. ㅎ 바로, 얼마전에 한국에도 소개되어 유명세가 살짝 있었던 식당, 소셜 잇츠! 여기가 한국에 소개된 이유가 한식풍을 가미한 요리들을 선보이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꼭 한번 와보고 싶었습니다.
혼자이고 어정쩡한 시간에 손님이 많이 없어, 바 자리로 앉았습니다.
그리고 주문한건 그 유명한 비빔밥 버거! 비빔밥 버거 나도 만들어봤는데 기억하시는 분 계시나요? 여기다 추가로 어니언링.
이게 뉴욕에서 그렇게 인기몰이라고 광고하던데.. 먹어보니 야채를 쓴거나 식감이나 비빔밥적인 요소를 많이 갖다썼더군요. 계란도 들어있고.. 하지만 '한국식 비빔밥 맛'이냐 하면 그 비빔밥 맛이 연상되는 맛은 아니였어요. 아무래도 비빔밥적인 형태일 뿐이고 맛을 낸 소스는 한국소스보단 자체로 그쪽 입맛에 맞춘듯한 개발한 소스였답니다. 아무튼 특이한 프리미엄 버거인건 확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주인분도 한국에서 비빔밥버거 소문듣고 왔다 하니까 반가워하시더군요. 염치 불구하고 사진좀 찍어도 되겠냐 하니까 니 꼴리는대로 해!! 하며 흔쾌히 오케이.  ..비속어 써서 죄송. 품위유지!!!
서쪽 맨해튼도 빌딩숲입니다. 오후 즈음엔 살짝 비가 그쳤어요. 그래서 꺼내든 비장의 DSLR.
뉴욕에서 손꼽히는 멋진 빌딩 중의 하나다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크라이슬러 빌딩! 옥상에 뜸 두개 뜨고 있는 빌딩 보이죠?
뭔가 분위기가 다크나이트 배경스럽습니다.
건물이 멋져서 찍어본 아트리움.
그렇게 걷고 또 걸어서 다시 타임스 스퀘어 근처까지 왔습니다. 거의 여기는 매일 오는것 같아요. 그도 그럴것이, 여행 마치고 친구네 집 뉴저지행 버스를 타는 시외버스터미널이 타임스 스퀘어 근처에 있거든요. 이쪽 오니 다시 폭우가..
폭우에도 뉴욕의 전광판은 화려합니다. 우산 쓴 사람들과 화려한 조명이 왠지모를 묘한분위기를 연출하네요. 사진 잘만 찍으면 에드워드 호퍼 분위기 날텐데. 역시 폰카라..
그리고 점심에 이어 저녁 역시도! 햄버거입니다. 메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처음 봤던 뉴욕 최고의 햄버거라 하는 셰익셱 햄버거 매장이 타임스 스퀘어 근처에도 있어요. 점심도 햄버거 저녁도 햄버거.
저에게는 유니온 스퀘어 본점보다 여기가 더 접근성이 편하네요. 본점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대표메뉴 셰잌셱 버거! 그리고 치즈 후라이. 음료는 여기 가게 이름이 '셰이크'셰크니까 본능적으로 주문한 밀크셰이크. 근데.. 사실 전 여기 기대 많이했거든요? 뉴요커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줄서서 기다린다더라.. 그 줄을 유니온 스퀘어 매장 앞을 지날 때 목격하기도 했고.. 그렇게 맛있다더라 하는 소문이 자자. 자자의 버스 안에서. ..근데 직접 먹어보니.. 이게 그렇게 극찬받아 마땅할 레벨인가 갸우뚱하더라구요. 물론 맛있습니다. 맛있는데.. 기대감을 충족시킬 정도는 아니였어요. 제가 만든 수제버거보다 빵은 더 맛있지만 제꺼가 더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도 있고..;;(자만 아님) 그리고 미국 서부에서 유명한 햄버거집들에 비해서도 특출나게 나은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뉴욕에서 먹는 햄버거집 중에선 차라리 여기보다 웬디스 햄버거가 더 제맛이라는 감상이에요. 개인 감상입니다. 맛은 있었지만 감동까진 없었던 셰잌셱. 이셱! 나의 기대감을 돌려줘. 이쉑!
비가 그쳐오는 밤입니다. 한창 여행할땐 퍼붓더니 밤 되서야 그치냐. 전혀 위로가 안돼. 
뉴욕도 밤 되면 살짝 한산해져요. 하지만 전혀 위로가 안 돼.
특히 이 날엔 신발이 만신창이. 신발이 아주 물에 담갔다 뺀 것처럼 완전히 젖어버려서.. 질척질척해졌어요. 우산도 고장나서 버려, 우비도 찢어져.. 사진은 거의 못 찍어.. 흑흑. 이츠 레이닝! 이 쉑!! 평소같으면 걸어서도 충분히 갈 거리를 중간에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있는 핸즈프리 통화하는 아저씨 코믹한 표정으로 마무리.

덧글

  • 라쥬망 2011/09/25 23:21 #

    고선생님은 폰카도 다른데요 '';;; 여행기 보며 대리만족~
  • 고선생 2011/09/26 22:33 #

    폰카가 요새 폰카중에 화소수가 제일 높긴 하지만.. 사실 성능보다도 폰카 사용할 때 관건은 구도밖에 없네요.. 그리고 폭풍 후보정 ㅋㅋ
  • 붕어빵 2011/09/26 00:45 # 삭제

    저도 첨에 뉴욕와서 쉑쉑 먹었을 땐 이게 왜 유명하지? 싶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한번 더 먹어보면 알거라고 해서 또 먹었는데도 그다지... 그리고 세번째로 쉑쉑을 먹는 날에 그 참 맛을 알게 되었어요. 쉑쉑만이 가지고 있는 맛이 있더라구요. :-)
  • 고선생 2011/09/26 00:50 #

    사실 그 햄버거집만의 맛은 인정하지만 다른 버거보다 무조건 우위인건 아닌것 같아요.
  • 펜네 2011/09/26 06:04 #

    shake shack은 정말 공감이요!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본점은 '공원에서 먹는 버거'로 유명해졌지만, 맛 자체로 보면 뉴욕 내에서 열 손가락에도 들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그렇고 빗 속에서 정말 윗동네 아랫동네 열심히 다니셨군요^^;
  • 고선생 2011/09/26 22:33 #

    공원에서 먹는 버거라는 메리트는 분명히 있겠네요. 어느 셰잌셱이든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지만 본점의 줄은 진짜 엄청 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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