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여름 USA 시카고/뉴욕 1 <시카고 도착> by 고선생

여행기는 여행일 수 하루하루대로 기록해보려 합니다. 첫날은 목적지인 시카고까지 가는데 다 썼어요. 결론적으로 이 날은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암스테르담에서 뉴욕으로, 뉴욕에서 다시 시카고로 가는, 비행기만 세번을 타는 무슨 남미로 떠나는 여정 뺨치는 스케줄이였습니다.

뒤셀도르프 국제공항에서 아침 8시 비행기라 집에서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1시간 반 거리의 뒤셀도르프 공항까지 간 3시간 동안 잠도 부족, 정신도 부족, 그나마 전날 밤에 용의주도하게 싸놓은 샌드위치가 저 자신을 채워준 새벽아침이였습니다. 샌드위치에 사랑을 느껴본 적 있나요? 허기진 몸과 마음을 샌드위치가 채워줄 때 전 진심으로 샌드위치양에게 사랑을 느꼈지요.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여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삼엄한 검사와 인터뷰가 동반되었습니다. 짐검사 하는건 당연한건데 뉴욕행 승객 일일이 붙잡고 심층인터뷰를 합니다. 뉴욕 어디 가냐, 어디서 머물거냐, 머무는 곳 주소는 있냐, 연락번호를 달라, 지인이 있느냐, 지인의 직업은 뭐냐, 이름은 뭐냐, 어디서 비행기표를 샀냐, 어떤 정보를 가지고 여행할거냐, 너의 신분은 뭐냐, 신분증을 다 보여달라 등등.. 헉헉. 역시 미국은 예민해요. 또 마의 9월을 앞두고 예민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기도 했구요. 뒤셀도르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1시간, 암스테르담에서 뉴욕 '뉴왁공항'으로 10시간 남짓. 이번에 여행스케줄이 선 시카고, 후 뉴욕인데 독일에서 바로 시카고로 가는 티켓을 구할 수 없었기에 이렇게 꼬였어요. 이후에 다시 밟을 뉴욕땅을 살짝 밟습니다.
뉴왁공항에 도착한게 점심쯤. 저녁비행기로 시카고로 다시 날아가야 하지만 이게 같은 공항도 아니고 다른 공항으로 가야 해요. 뉴왁공항에서 JFK공항으로 갑니다. 하지만 공항에서 공항으로 바로 가는 셔틀은 예약을 못했기에 일단 맨해튼으로 가서 거기서 또다시 JFK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거죠. 헉헉.
아앗 버스 밖으로 보이는 맨해튼의 한복판! 뉴욕에 왔어! 뉴욕에 왔다구!
아악 뉴욕이야 뉴욕!! 내리고 싶다! 내리고 싶어!!
그렇게 맨해튼의 센트럴스테이션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바로 JFK공항행 버스를 타고 갑니다. 헉헉. 이 순간 한 5분 정도를 딛어본 맨해튼의 땅.
속절없이 공항버스는 맨해튼을 지나 브루클린쪽으로 향해 서쪽으로 서쪽으로 갑니다.
JFK공항의 3번 터미널. 아담한 크기가 영화 Terminal을 본 저로서는 실망스러웠지만(어차피 그 영화에 나온 공항 배경도 실제 배경이 아니라 세트라고 하더군요;;) 어쨋든 시카고행 비행기 티켓팅을 마치고 기다립니다.
시카고와 뉴욕 왕복은 미국의 델타항공을 선택했습니다. 싸니까요.
JFK공항 대기실의 위엄. 프로모션인지 원래 이렇게 해놓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실에 아이패드 설치 완비! 와 좋다.. 그 옆엔 충전용 콘센트와 USB허브도 완비! 와 좋다..
점심에 도착해서 저녁에 다시 뜨는 비행기지만 그 사이의 여유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뉴왁공항과 JFK공항간의 거리는 꽤 멀더군요. 중간에 맨해튼까지 거쳤으니까요. 아 오늘 하루만 비행기 몇번 타는거야. 헉헉.
델타항공은 미제답게 커다란 음료병이 포인트! 아주 맘에 들어요. 딴 항공에선 무슨 자판기커피용 종이컵만한 컵 때문에 한번 들이키고 나면 또 시켜야 되는데 여기 컵은 곱배기 사이즈!
해가 집니다. 초행길인데 어두워서 헤매거나 위험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하지만 다 잘될거야.
...헉헉. 드디어 시카고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 공항 시설들도 문을 닫았고.. 다른 도시들보다 택시값이 싸다는 시카고니까 택시를 이용해 단숨에 예약해둔 호스텔로 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비행기만 세번을 갈아타고 중간에 버스를 두번을 탄, 지금까지의 어떠한 여행보다도 최종목적지까지 오래 걸리고 번거로웠던, 이후 인생에 남미를 가게 된다면 그 여정이 익숙할듯도 싶은 이 길고 지루한 여정 끝에 거의 24시간을 넘게 걸려 도착한 첫 여행지, 시카고입니다. 이렇게 비행기속에서 보낸 하루가 지났습니다. 어찌 보면 여행기 1편인 이 포스팅도 프롤로그같네요. 2편부터 본격적인 여행 및 관광이 펼쳐집니다. 내일 이 시간에(?) 뵈요!

덧글

  • Fabric 2011/09/11 09:08 #

    피로를 덜어준 샌드위치가 궁금한데 사진이 없네요 T_T 휴가를 미국으로 가셨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다음 편 기대합니다~ㅎㅎ
  • 고선생 2011/09/12 00:28 #

    ㅋ 그간 빵을 안 먹고 살았잖아요. 근데 쌀만한게 샌드위치 뿐이라 늘 먹던 브뢰쳰에다 버터 바르고 치즈랑 햄 낀 단순한거에요. 보실 필요도 없이 머리에 그려질 그 형상 ㅎㅎ
  • 붕어빵 2011/09/11 10:22 # 삭제

    뉴욕에 있는 유학생이에요! 고선생님 블로그를 예전부터 쭉 눈팅만 ^^;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뉴욕에 왔다 가셨다니! 너무 놀랍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네요. 고선생님이 본 뉴욕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포스팅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고선생 2011/09/12 00:28 #

    뉴욕의 물가에 고생 많으시겠어요. 시카고랑도 차이나는 정도더라구요. 사는건 어떨지 모르지만 여행하기엔 참 재미나던 곳입니다. 앞으로 쭉 봐주세요 ㅎㅎ
  • 코엔트 2011/09/11 10:46 # 삭제

    뭔가 재밌게 잘쓰셨네요,,사진도 좋구,,다음 편 기대할게요,ㅋ
  • 고선생 2011/09/12 00:29 #

    그 그런가요 ㅎㅎ 재밌게 봐주시길~
  • iisland 2011/09/11 13:34 #

    맨 아래 사진에 공항 바닥은 패턴때문에 입체적으로 보이는건가요 아니면 진짜 사진처럼 올록볼록한가요!? *.*!?
  • 고선생 2011/09/12 00:29 #

    올록볼록해보이시나요? 그냥 패턴일 뿐입니다 ㅎ 공항바닥이 올록볼록하면 트렁크 어떻게 끌고 다니라구..ㅋㅋ
  • Syan 2011/09/12 00:43 #

    하늘 멋지네요 우와아..! 뉴스를 보니 9.11 이후로 이것저것 체크하는것이 많다던데 정말이었군요(..)
  • 고선생 2011/09/12 02:10 #

    정말 옛날에 미국대사관 찾아가서 비자 발급 인터뷰 하던것 이상으로 꼼꼼하게 하더라구요..
  • 풍금소리 2011/09/14 10:31 #

    휴가를 여기로 가셨군요..."터미날?"이 셋트였다니...깜놀.
  • 고선생 2011/09/14 16:05 #

    세트였다는걸 알고선 허탈했죠 꽤나..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