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 태풍 by 고선생



패닉의 앨범 중 4집은 유독 이전의 앨범과 달리 음악을 감상하면 가끔 이건 음반이면서도 동시에 책 한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일반적인 가요의 구성을 넘어서 그 음악이 내뿜는 기운에 '영상'이 머릿속에서 그려지기까지 한다. 작곡도 그렇고 편곡도 유독 신경쓴 티가 팍팍 나는데, 곡의 제목과 음악이 매치됨이 훌륭하고 동시에 그 제목대로의 영상이 자동적으로 연상된다. <나선계단>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어두운 어딘가로 끝없이 이어진 좁고 길다란 계단이, <종이나비>에서는 따스한 햇살 아래 어느 신비한 공간에서 아기자기하게 날아다니는 종이나비가, <로시난테>에서는 뭔가 모를 그리움과 함께 널따란 들판을 가로지르는 야생마가, 그리고 이 곡 <태풍>은 곡의 비주얼 연상화가 가장 뚜렷하고 직접적일만큼 엄청난 분위기 조성을 자아내는데, 태풍의 핵, 혹은 소용돌이의 그 한 가운데 속에서 나는 가만 있으면서 경이로운 힘의 소용돌이가 '아름답게' 불어닥친다는 느낌을 물씬 받게 된다. 패닉 4집은 그 이전의 패닉의 앨범들과도, 그 외의 이적의 솔로작업들과도 다른, 이게 같은 뮤지션의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분명히 차별된 색깔을 내고 있다.

덧글

  • 쉐~ 2011/06/08 21:15 # 삭제

    앗 고선생님도 이 앨범을 좋아하시는네요 +_+
    편곡에대한 언급과 차별화된 색깔 부분은.. 아마 정재일과의 작업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어요
    이적앨범에 어떤형태로든 항상 참여했던 (패닉3집이였나..그이후로) 정재일이지만
    패닉4집은 거의 (이적+김진표)*정재일이 아니였나 싶을정도로 ..ㅎㅎ

    여튼 정말 색다르게 좋아요 이 앨범
    아 너무 반가운글이여서 댓글 남기고 가요 ㅎㅎ
  • 고선생 2011/06/09 07:34 #

    아.. 앨범을 소지하면서도 정재일의 존재는 모르고 있었네요.
  • 2011/06/09 06: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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