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오리 콩피. 이틀 걸린 프렌치 슬로우푸드. by 고선생

언젠가 요리공부중이신 sonny님의 포스팅을 보고 퍼뜩 알게 된 또 하나의 새로운 요리. 프랑스 요리 콩피입니다. 특정요리 이름이라기보다는 찾아보니 콩피(confit)는 요리 이름이라기보단 오래 저장하기 위한 조리, 저장법을 일컫는데 전 고기를 사용했지만 과일 등을 절임하는것도 콩피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새로운 걸 알아가는건 즐거워요. 육류 콩피는 기름에 푹 절이는 방식인데 상당히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한 처리법이죠.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가장 오래 된 방법이 콩피라는군요. 기름에 푹 절이는 콩피는 기름기가 많은 육류부위일 경우 그 기름진 맛을 극대화시켜준다 합니다. 새로운 요리법에 도전도 해볼 겸 주말의 요리로 선정했습니다.
그닥 어려운게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죠. 쓴 고기는 통삼겹살과 오리다리입니다. 먼저 물에 잠길 정도로 고기들을 넣은 후 후추와 바질, 로즈마리를 넣어 반나절 정도 재 두었습니다. 그 후에 고기를 꺼내 물기를 제거하고 새로운 용기(오븐에 넣을 수 있는 용기여야 함)에 고기들을 넣은 후 기름을 고기가 잠길 정도로 충분히 부어줍니다. 그리고 마늘과 로즈마리를 향신료로 썼습니다. 고기와 제일 잘 어울리는 종류죠. 제 취향이기도 하구 ♡   
그 다음에 100-120도 정도의 저온의 오븐에 용기 째로 넣어서 6시간 정도를 익혀줍니다. 센 불이 아니라 저온에서 아주 오랫동안 익히는겁니다. 사진은 지금까지 6줄을 써제낀 요리과정의 결과물입니다. 오븐에서 꺼낸 상태.
오븐에서 장시간 조리 후엔 냉장고행. 냉장고에 두고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냉장고에서 꺼낸 상태. 돼지기름이 흘러나와 하얗게 굳었군요.
기름속에서 고기들을 꺼내 키친타올에 깔고
위로 키친타올을 꾹 덮어 표면의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해주어요.
마지막으로 차가운 이 고기들을 팬에 충분히 구워주면 완성됩니다. 오랫동안 익힌 고기다보니 구울 때부터 살이 물렁거려서 놓칠 뻔 했네요.
삼겹살을 1/3만 먹으려고 썰어 담고 오리다리는 두개 다. 이틀이 걸려 완성된 콩피입니다!
사이드로는 독일식 감자샐러드, 양배추샐러드를 준비해 담았습니다. 기름기 있는 음식에는 시큼한게 어울리죠.
정말이지 이렇게 부드러운 고기라니요. 잇몸으로 먹어도 될 정도의 부드러움. 물에 푹 끓인것보다도 기름속에서 푸욱 익어 그 부드러움은 차원이 다르네요. 안 그래도 기름진 부위를 기름속에서 익히다니 너무 느끼한거 아냐 할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고기속의 기름은 빠진 상태네요. 그래도 기름속에 있던거니까 담백한건 아니지만 느끼하다는 느낌보다는 아주 부드럽고 맛이 풍부하다는 느낌이였어요. 게다가 오랫동안 마늘과 로즈마리 맛과 향이 배어든 고기의 맛은 너무 고급스럽네요.
뼈가 쑥쑥 빠지는 푹 익은 오리다리도 일품. 오리고기는 사실 그냥 익혀먹으면 닭고기와 달리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콩피한 오리다리는 역한 냄새는 다 빠진 상태! 작년엔 오래 걸리는 프랑스요리인 뵈프 부르기뇽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이건 그걸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체 과정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정성과 시간을 들인만큼 맛으로 보상받았습니다. 전기값 걱정 없는 기숙사 생활 덕분에 6시간 오븐구이도 해보네요. 전혀 새로운 요리, 새로운 맛, 새로운 경험이였습니다. 이로서 저는 경험치레벨 1이 올랐습니다.

핑백

  • 고선생의 놀이방 : 2011년 6월 2011-07-04 02:1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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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onny 2011/06/05 09:13 #

    진짜 맛있죠 ! 사진 보니까 저보다 훨씬 잘 하신 것 같네요 ^^;;;;;;
    아..또 해먹을까봐요 ㅠㅠ 궁극의 부드러움 !
  • 고선생 2011/06/05 22:31 #

    프로요리사의 길을 걷는 분이랑 비교할 수야 있나요! ㅎㅎ
    이거 한번 먹어보니까 완전 대박.. 아 정말 또 해먹어봐야겠어요. 고기 바꿔가면서!
  • 애쉬 2011/06/05 09:58 #

    제대로 하신 콩피요리는 첨 보네요^^ 정말 매력적인 고기 요리법인 것 같네요
  • 고선생 2011/06/05 22:32 #

    시간을 들이는만큼 정비례하는 그런 맛이랄까요..
  • 야동의정석 2011/06/05 12:19 #

    어우 맛있겠다 ㅠㅠ 쩌업
  • 고선생 2011/06/05 22:32 #

    맛있었어요
  • eunky 2011/06/05 12:58 #

    기름은 어떤 종류의 기름을 쓰나요??
  • 사막표범 2011/06/05 19:06 # 삭제

    지나가다가 남겨보면 오리지날 콩피의 경우에는 돼지고기엔 돼지기름, 오리고기엔 오리기름같이 재료 자체의 기름을 쓰는게 원칙입니다만 일반적으로 집에서 요리할 때는 면실유, 콩기름, 해바라기, 유채기름처럼 향이 없거나 적고 불에 강한 기름을 쓰시는게 좋습니다. 기름에 삶는다는 느낌으로 오랜시간 가열이 필요한데 너무 온도가 높으면 튀김이 되므로 온도조절이 중요합니다. 고선생님처럼 오래 콩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적으론 6시간쪽보다는 2시간 정도로 조리하는 편이 많습니다. 물론 오래조리하면 맛은 좋아지지만... 전기세나 연료의 압박이... 대신 냉장고에 오래 재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먹기전 팬에 구울 때 버터등으로 겉면을 바삭하게 잘 브라우닝하는게 콩피요리의 포인트입니다.
  • 고선생 2011/06/05 22:35 #

    식용유 쓰면 되요. 여기선 일반적인게 해바라기씨유, 유채화유인데 전 해바라기씨유 썼습니다.
  • 검투사 2011/06/05 14:23 #

    정말 기름이 궁금하네요. 프랑스라면 일단 이탈리아와 가까운데다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요리가 완성되었으니 올리브유일라나요?
  • 사막표범 2011/06/05 19:10 # 삭제

    콩피요리는 원래대로라면 재료 자체의 기름을 사용하는 편이 많습니다. 이탈리아의 영향이라기보단 흔히 말하는 동족동식...같이 재료자체의 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식...이라는건 후세에 가져다 붙인 편이고 그냥 재료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자연스럽게 저장하는 방식이라서 그렇습니다.

    기름을 가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끓는점이 낮은 기름 즉 올리브유 등은. 올리브유로 재우고 다른 기름으로 가열하는 방법도 있지만 집에서 하기에는 번거롭고 폐유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올리브유로 가열... 하게되면 화재의 위험이나 연기가 발생하는 등의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올리브유는 살짝 순간적으로 야채볶음정도의 가열은 향이 살아나므로 추천하지만 튀김이나 콩피같이 장시간 가열시 연기가 발생하고 타버리므로 추천하기 힘든 기름입니다.
  • 검투사 2011/06/05 21:05 #

    그러니까... 돼지 구우면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 받아서 그걸 다시 바르는 셈이군요. 0ㅅ0;
  • 고선생 2011/06/05 22:35 #

    전 해바라기씨유 썼습니다. 올리브유는 자체의 향도 강하고 더 문제인건 열에 약하니까 일반 식용유면 되요.
  • 2011/06/05 15:0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1/06/05 22:37 #

    ㅋ 깎두기 맞습니다. 이것도 반 이상 먹었네요. 또 담가야 할 시점이 슬금슬금..
    M어쩌구는 씨겨자마요인 디종네즈입니다. 확실히 업소도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긴 시간 오븐요리를 하기엔 전기값이 부담되겠지만 2-3시간 정도만 해도 될것 같아요. 나중에 또 굽기도 하는거니까.
  • ㅎㅎㅎㅎㅎ 2011/06/05 23:15 # 삭제

    아 진짜 부러워요ㅠㅠ
    저는 나흐짤룽 폭탄맞을까봐..
    오븐이나Herd같은거 장시간못쓰겠던데ㅠㅠㅠㅠㅠ
    오븐맘껏쓰는게 기숙사의 장점이네요ㅎㅎㅎㅎㅎㅎㅎ
    먹고는싶지만 오븐6시간..ㅎㅎㅎㅎㅎ
  • 고선생 2011/06/05 23:35 #

    제가 해보니까 2-3시간 정도 해도 느낌은 날거라고 생각해요.
    아주 푸욱 부드럽진 않을 수 있어도요. 그래도 기름속이니까..
  • 야동의정석 2011/06/06 10:56 #

    고선생님
    담에 기회 되시면 [달고기]에 대해서 글 한번 써주시죠.
    헬스 키친 보다가 달고기~ 달고기~ 그러길래 함 검색해보니깐
    우리나라에선 유명하진 않아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식재료라고 하던데요.
    함 먹어보고 싶은데...이걸 구매하려면
    공동구매 아니곤 답이 없는듯
  • 고선생 2011/06/07 01:45 #

    달고기가 뭐죠;
    닭고기라면 자신있습니다만.
  • 유우롱 2011/06/07 00:19 #

    기름에 재워둔다니 너무 희안하네요 ㅇㅅㅇ 콩피라는 음식 이름을 듣기도 했고 먹어보기도 했지만 정작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는 몰랐어요; 정말 레벨업하셨네요 축하드려요 ^0^
  • 고선생 2011/06/07 01:46 #

    아아 정말이지 너무 맛있는 고기요리였답니다. 고급이라는 기분이 물씬물씬! ㅎㅎ 요리하기 어려운건 아닌데 시간이 무지 오래 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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