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집에서 등심스테이크 by 고선생

독일 오고부터는 한국에선 어떤 고기보다도 비싸고 고급 취급 받고 맛도 분명히 있는 쇠고기가 여기서는 그다지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냥 돼지고기가 더 좋습니다. 유일하게 쇠고기가 맛있게 느껴지는 경우는 스테이크 뿐입니다. 15mm 정도의 두께에서 느껴지는 풍성함과 맛의 원천인 풍부한 육즙은 스테이크 전문점에 가질 않아도 집에서도 불조절 신경써서 구우면 만족할 정도니까요. '불맛'이 없긴 하지만 불맛은 야외에서 숯불그릴하지 않으면 어차피 불가능하구요. 화려해보이지만 사이드메뉴도 냉동을 그대로 쓴거라 상당히 간단한 차림이였습니다.
냉동야채모듬. 다 양념이 되있어서 냉동상태 그대로 적당량 팬에 볶아주면 끝납니다.
후렌치후라이보다 좋아하는 웨지감자 역시 오븐에 20분.
등심스테이크는 표면에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바른 후 강한 불에 달군 팬에 앞 뒤로 적당히, 그리고 육즙이 새나오지 않게끔 신경써서 구웠습니다. 제가 웰던을 싫어하는 이유는 덜익은 핏기있는 고기를 더 좋아해서가 아니라 육즙이 다 빠져버린 상태이기 때문이죠. 저의 베스트는 미디움레어 혹은 레어인데 이번엔 미디움 정도로 마지노선을 지킨 것 같아요.
스테이크 표면엔 소금 약간과 각종 향신료 뿐, 저는 소스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파프리카, 쥬키니, 껍질콩 등 고기에 곁들이기 좋은 더운 야채모듬과 웨지감자의 든든한 지원까지.
처음 고기를 썰 때의 그 설레임은 첫눈이 내릴 때의 그 설레임과 같고, 원하던 정도의 익힘정도인걸 확인했을때의 그 기쁨은 웬일로 나보다 일찍 약속장소에 나와있는 여자친구를 봤을때의 기쁨과도 같지요. 그리고 온기 충만한 첫 살점을 입에 넣었을 때의 풍부한 육즙과 함께 씹히는 야들한 살코기의 맛은 그 순간만큼은 스테이크집 부럽지 않다는..!!
독일에서 가장 맛있게 쇠고기를 즐기는건 역시 스테이크입니다. 수육이나 찜, 곰탕 이런거 제외하구요.

덧글

  • 김어흥 2011/05/30 00:54 #

    야채를 냉동해두었다가 저렇게 볶아도 되는 것이었군요!!
  • 고선생 2011/05/31 05:35 #

    네 냉동상태를 그대로 볶아도 제맛이더라구요.
  • HJ 2011/05/30 00:55 # 삭제

    오 아름다워요.... 특히 마지막 사진은 정말..... ㅠㅠ
  • 고선생 2011/05/31 05:36 #

    첫눈이 내릴 때의 설레임?
  • jude 2011/05/30 03:29 #

    침침침침침;ㅅ; (배고파요ㅠㅠ)
  • 고선생 2011/05/31 05:36 #

    갑자기 침 맞으러 한의원 가고싶다는...
  • 트리오브이터니티 2011/05/30 06:01 #

    아침부터 위꼴ㅋ
  • 고선생 2011/05/31 05:36 #

    좋은 아침입니다~
  • 으으 2011/05/30 07:00 # 삭제

    고선생님은 딴 건 몰라도 위암은 절대 안 걸릴 거 같습니다... 걸리면 그건 레알 배은망덕한 새키...
  • Reverend von AME 2011/05/30 07:57 #

    저 이거보고 아껴 두었던(?) Quorn 의 Lamb stake 를 하나 구워서 roasted potatoes 랑 같이 먹었습니다. ㅎㅎ 역시 스테이크 류는 일요일에 느긋하게 먹는 게 제맛인 거 같아요.
  • 고선생 2011/05/31 05:37 #

    오 그러고보니 Lamb도 언제 구워야겠네요. 양고기 구하기도 어렵지 않은데 쇠고기만 고집할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ㅎ
  • Reverend von AME 2011/05/31 06:40 #

    제가 먹은 건 물론 meat free 로 lamp 흉내만 낸 거였지만 그럭저럭 맛있더군요. ㅎㅎ (ready meal 이라 한계가 있지만요) 가끔 고기가 그립지 않아도 뭔가 기분내고(?) 싶을 때 사 먹는 편입니다.

    독일도 비슷할 거 같은데 여기선 gigot chop(양의 다리부위 고기를 스테이크 용으로 잘라놓은 것) 이 굉장히 저렴하더라고요.
  • 키르난 2011/05/30 09:27 #

    마지막 사진이 칼이 되어 위를 찌릅니다.OTL 햇감자가 나와 감자는 싸니까, 고기는 빼고 웨지감자를 해먹으며 달래야겠어요.;ㅁ;
  • 고선생 2011/05/31 05:38 #

    햇채소는 정말 제맛이죠. 햇양파도 요새 철 아니던가요? 좀 지났나..? 맛나게 만들어드세요! 싼 닭고기라도 구워서 함께 해요.
  • 2011/05/30 09:53 #

    음식점 차려도 될 기세 ......... 잘 보고 갑니다
    요리 잘 만드시는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D
  • 고선생 2011/05/31 05:38 #

    감사합니다. 누구나 적극적으로 하면 되요.
  • skyland2 2011/05/30 09:54 #

    으아. 배고픕니다 ;ㅅ;
  • 고선생 2011/05/31 05:39 #

    저라고 안 배고플리 없습니다..
  • 라쥬망 2011/05/30 12:55 #

    정말 설렙니다!!ㅜㅜ
  • 고선생 2011/05/31 05:39 #

    첫눈의 설레임을 닮은 스테이크입니다 ㅎㅎ
  • AsEVA 2011/05/30 13:22 #

    웨에에에에지이이이이가아아아아아아암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고선생 2011/05/31 05:39 #

    므아아아아시이이잇따아아아
  • 달꽃 2011/05/30 14:56 #

    점심을 먹었음에도 입안에 침이 고이네요. 스테이크 사진만 잘 보고 갑니다. ㅠㅠ
  • 고선생 2011/05/31 05:39 #

    고기가 한국보다 싼 나라인게 복입니다..ㅠ
  • shark 2011/05/30 18:42 #

    캬 ㅠㅠ
  • 고선생 2011/05/31 05:40 #

  • 배반왕 2011/05/30 21:23 #

    아 맛있겠다
  • 고선생 2011/05/31 05:40 #

    아 그럼요
  • ^_^할로 2011/06/07 00:56 # 삭제

    안녕하세요^_^ 독일유학때부터 우연히알게된 고선생님 블로그를 자주 놀러왔었어요!!
    너무 맛있어보이는 요리도 많이 하시구.. 여자보다 더 요리 잘하시는거 같아요~!
    하긴 요새는 남자분들도 요리 잘하시더라구용^_^!!!!!
    도르트문트에 계시는거죠?! 저는 음악전공이구 에쎈에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이랍니다!
    여쭤볼게 있는데 향신료는 어떤걸로 쓰신건가요?!
    한국에서도 구할수있는건지....!
    저도 독일에서 스테이크집가면 소스보다 스테이크위에있는 향신료,소금이 너무 맛있더라구요!
    알려주세요 꼭! ^_^
  • 고선생 2011/06/07 01:43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이 스테이크는 스테이크를 살 때부터 동봉되어있던 향신료가 있어서 그걸 그대로 쓴건데 기본적으로는 로즈마리, 후추, 겨자씨, 페퍼로니 등이 고기와 잘 어울립니다. 고기 전용으로 그것들을 기호에 맞게 섞어서 보관해두셨다가 스테이크에 쓰셔도 좋아요.
  • ^_^할로 2011/06/10 22:34 # 삭제

    같이 동봉되있었군요! 역시 독일이 좋다니까요 ㅜ_ㅜ 좋은정보감사합니다^^ 한번 해먹어봐야겠어요!요새들어 독일이 너무그립네요!저는 블록하우스스테이크를 너무 좋아했는데... 한국에서는 그런맛을내기어려운지 아웃백을가든 어딜가든 스테이크가 다맛이없어요..ㅜ_ㅜ..... 맛있는음식들때문에 더그리운것같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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