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orea 2 <서울 북촌 한옥마을> by 고선생

이 곳이 한국이다, 이 곳이 한국의 주거마을이다 라고 할만한 곳이였습니다. 서울에 버젓이 자리잡은 전통미 물씬 나는 '동네'. 민속촌처럼 외부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공간이 아닌 실제 거주민들의 생활의 터전. 삼청동 북촌 한옥마을이였습니다. -2011년 3월

한국 전통의 한옥들이 모여 하나의 구락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져있는 이 동네. 사실 언젠가부터 서양식 건물, 서양의 건축방식의 건축물들이 이 땅에서 '기본적인' 건물이 되어버렸죠. 그건 한국 뿐 아니라 근현대의 문물을 받아들인 아시아 나라들은 모두 그렇죠. 근대화 문명=서양의 것 이라는 공식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개발이 더디거나 문명의 '혜택'이 훑어버리지 못한 시골같은델 가면 전통가옥의 '형식'을 유지한 옛 건축물들이 즐비하지요. 결국 현대 건축문명은 완벽히 서양에서 유래된것입니다. 뿐인가요. 의복이나 대중문화 등, 모든 면에서 아시아는 대부분 자신들의 전통을 버리고 서양의 것을 추구하고 있지요. 서양식 양장이 사회생활의 기본의복이 되었고 서양의 악기가 세계를 지배하지요. 전통문화는 그냥 정신적으로만 남아있을 뿐, 현실적으로 실생활속에서는 퇴화된지 오래입니다. 죽었다 깨나도 전통한복과 전통국악과 전통주거형태가 대중문화의 대세로 돌아올 일은 없어보이는군요.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소수나 그런 옛것 '취향'의 매니아들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안타깝지만 현대문명은 서양을 근간으로 하여 지구촌이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통성이 그나마 잘 보존되어있는 나라들(동남아쪽 등)은 서양문명을 가감없이 적극적으로 수용 발전시킨 나라들보다 후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실정인걸요.

하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근간, 전통은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 곳이 한국의 주거마을이다"라고 할만한 곳을 서울에서 발견했고 그곳은 북촌 한옥마을이였습니다. 사실 전 이 곳의 존재를 몰랐었고 그저 안동 하회마을이나 청학동까지 내려가야 있으려나 했지요. 서울에도 있었군요. 뒤로 보이는 고층 빌딩들 즐비한 번화가. 하지만 그와 대비되는 이 동네의 가옥은 모두가 한옥입니다. 물론 '전통방식 그대로의' 한옥 뿐인건 아니고 시대에 맞게 개량화된 것들도 많긴 하지만 충분히 한국의 아이덴티티를 맘껏 뿜어내고 있습니다. 어째서 유럽의 잘 보존된 옛날부터 그대로 내려오는 건물과 동네 분위기에는 열광하면서 우리 것에는 별 관심이 없는걸까요. 나랏일 하는 양반들은 어째서 전통은 뒤켠이고 어줍잖은 유럽 분위기 따라오기에나 열광하는걸까요. 서양건축물이 현대문명의 표본이 되어버린건 거부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긴 하지만 적당히 우리의 것도 남아있어야 하는데. 문화유적이라 그나마 남아있는 궁궐이나 성곽, 대문, 사찰 등만 남긴게 고작인걸요. 유럽 등지에 가보면 몇백년을 내려온 건물 그대로에 맥도날드가 입점해 있고 옛 그대로의 스타일의 오래된 가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것 자체가 세계인들의 관광거리 볼거리지요. 우리나라는 전쟁때문에 남아있는게 없다지만 그쪽은 전쟁 안 겪었답니까. 무려 큰 전쟁 2차에 걸쳐서 했는데 파괴된 곳들을 다시 원 상태대로 복원시켜놓은 곳도 상당하죠.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해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내가 유럽 돌아다니면서 구시가지를 거닐던 느낌과 상통한게 바로 이것이구나. 보존이 잘 되어있는 '한국의 동네'의 표본을 보여주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가옥이면서도 속은 얼마든 현대식 기술이 가미된 곳도 있을테고 말이죠, 일반 거주민이 아닌 이런 건물의 작은 상점과 찻집도 있고요. 좀더 이런 건물이 거주타운 뿐 아니라 상권 거리에도 많이 있다면 볼만하지 않을까요. 기와지붕에 서까래를 올린 내부가 매력적인 햄버거 체인집은 어떨까요. 황토벽 초가집으로 지어진 커피전문점은? 물론 이런게 없진 않습니다. '컨셉'식당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들도 있죠. 도심엔 아니겠지만. 그치만 그런건 역시 매니악한 일부 취향과 말 그대로 컨셉 이상 이하도 아니죠.

한옥마을 안에서 전 정말 이 동네가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곳이 서울에 있었다는데에 놀랐고 이런 곳이라도 남아있음에 안도감과 자랑스러움이 느꺼졌습니다. 하지만 저 말고도 여럿 '외부인 관광객'들이 많더군요. 한국사람임에도 이런 것들이 당연한것이 아닌, 일부러 찾아와서 구경할만한 관광요소인 점이 씁쓸했지만요. 그냥 민가들일 뿐인데 늘 외지 사람들이 와서 '관광'하는걸 보면 여기 주민들은 어떤 생각이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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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스카이 2011/03/14 02:36 #

    여기 멋지더군요. 언젠가 가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고선생 2011/03/14 22:09 #

    가보면 많은걸 느끼실거고 많이 좋으실거에요 ^^
  •  R    2011/03/14 09:04 #

    저도 경복궁에서 길을 잃어서 북촌 한옥마을까지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길을 잃어도 너무나 예쁜 한옥건물들 덕분에 친구와 상당히 즐거웠었어요.ㅎㅎ
  • 고선생 2011/03/14 22:10 #

    ㅋㅋ 경복궁 담이라도 넘으셨나요!! 어찌 경복궁에서 북촌으로 ㅋㅋㅋ
    전 이 곳의 존재를 그 전엔 왜 몰랐나 몰라요. 이제 알았는데 참 좋은 방문이였습니다.
  • nona 2011/03/14 10:44 #

    하하 숨어서 팬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두번째 사진 저희 신혼집 대문앞에서 찍으신 거네요. ㅋㅋ 세번째 사진은 그 집의 창입니다. 언덕이 무지 가파르죠? 아 작년까지 살았는데 벌써 옛날 일 같아요! 저 집은 임산부가 오르락 내리락 하긴 정말 힘들었지만, 전망은 참 멋졌어요!
  • 고선생 2011/03/14 22:13 #

    오오 반갑습니다. 그곳 주민(이였던 분)이 리플달아주시다니^^ 언덕이 가파르지만 이 정도야 운동삼아 다닐만은 한데 피자나 치킨배달부가 제대로 집 찾아 배달할는지 더 걱정이더군요 ㅎㅎ 기우인가요 ㅋ
  • 홈요리튜나 2011/03/15 14:06 #

    다닥다닥 붙어있으나 강압적이게 위아래로 찍어누르는 아파트처럼 삭막한 맛은 없어 보입니다 ㅎㅎ 날이 뜨끈하니 뎁혀지면인사동나들이를 갈까했는데 지인은 삼청동을 극구추천하더군요 그 이유가 바로 여기있었네요 뭐 두군 데 이웃한 곳이라 두루 둘러보아도 괜찮겠지만 구석구석 보려면 한 곳을 집중 탐ㄱ 하는 것이 좋겠지요^^. 전 돈 벌면 담백한 한옥 짓고 한적하게 살려구요
  • 고선생 2011/03/15 14:29 #

    사실 저도 전에 삼청동을 처음 들렀을때는 아래 삼청동길만 보고 말았는데 그 위쪽에 이런 곳이 있는건 처음 알았어요.
    튜나님의 꿈도 저와 같으시군요. 저도 그렇고 우리 가족도 그렇고 한옥드림이 있답니다.. 어디 여유있고 조용한데 가서 한옥 짓고 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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