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대의 명작앨범. 더 클래식 - Happy Hour by 고선생



내 고 1 시절이던 1997년. 이 당시가 참 가요계의 명품시대이기도 했다. 바로 전 해인 96년엔 말엔 패닉 2집이,
97년엔 전람회 3집, 카니발, 넥스트 4집, 이승환 5집, 그리고 지금 곡이 수록된 더 클래식 3집이 발매되었다.
이듬해인 98년엔 박진영 4집, 패닉 3집, 서태지 5집이, 99년에는 토이 4집이 발매되었다.
가수들도 훌륭하지만 그 가수들의 명반으로 꼽히는 앨범들이 많이도 나왔었다. 하나같이 무게감 있는 뮤지션들의
음반이 음반매장 신보 포스터로 도배를 이뤘던 그 때. 에쵸티, 젝키, SES, 핑클 등 일군의 아이돌들은 그냥
10대 팬을 위한 하나의 대중가요 영역일 뿐 그들이 가요계의 대세까지도 아니였다. 나도 당시엔 10대였지만 아무리
10대라도 아이돌 그룹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뮤지션'들이 너무나 정상적으로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운 시절이다. 그 당시의 신인 뮤지션들이 지금까지 뮤지션으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요새 나온 신인들은 기획아이돌들이
과하게 많아서 10년 후엔 지금 시작하는 가수들 중 얼마나 남게 될까 의문이 든다. 싱어송라이터가 거의 없지 않은가.
지금의 싱어송라이터 즉, 뮤지션들은 다 8,90년대에 데뷔한 사람들의 연장일 뿐. 또 그 시대에도 대세였고.

야야 어제 학교 끝나고 음반집 가보니까 전람회 3집 나왔더라? 진짜? 야 그거 전람회 마지막 앨범이래~
이번에 한국에서 만든 라젠카라는 만화 하는거 알지. 넥스트 4집이 그거 OST 겸으로 나왔는데 아우 노래가 죽여!
너 이승환 5집 안 샀어? 야 그걸 사야지~!! 유희열이라는 사람 천재다 천재야.
장난 아냐! 김동률이랑 이적이랑 뭉쳤대! 진짜 끝내주는 조합 아니냐?
서태지 컴백앨범 편의점에서 예약받는대! 포스터도 준대! 아씨 나 학원 바로 가야되는데 너 내꺼까지 예약해줘라!

이상, 내 고딩시절의 수다였다.

더 클래식 3집도 정말 예상하지 못한 때에 불쑥 나와버렸다. 당시엔 인터넷같은 매체가 없었기 때문에 음반 발매소식은
직접 음반집을 종종 방문하며 확인하거나 소문을 듣거나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음반매장이 아니래도 모든 음악은 어쨋든
음반을 사야 즐길 수 있고 그게 너무나 당연한거였고 당연히 소비량도 많던 시절이라 동네서점이나 편의점에서도 그때즈음부턴
음반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는 음반집도 몇군데 있었지만 서점과 편의점도 많았다.
음반이야 구할데가 많았다. 더 클래식 3집은 점심시간의 방송부의 BGM 틀어주기 교내 방송에서 타이틀 곡인 이 해피아워를
처음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음.. 처음 듣는 노랜데..? 어....? 이거.. 김광진 목소리 아냐? 맞지? 야 더 클래식 새로 나왔나봐!!!
그렇게 방과후 음반집에 가서 더 클래식 3집을 확인했고 사고 싶은 맘이 간절했지만 그 날은 돈이 없어 다음날 돈 가지고 와서
다시 샀다. 정말 당시엔 음반을 하나하나 새로 살 때마다 어찌나 설레이고 처음 CDP에 넣어서 들을 때 그렇게 떨리던지.
그리고 이 앨범이 명반이라는건 말해 무엇하리. 곡을 만드는 김광진과 편곡 담당 박용준 콤비의 명품 사운드는 명불허전!!

'마법의 성'으로 세상에 가요가 이렇게도 만들어질 수 있구나 하는 일종의 문화충격으로까지 느껴졌던 더 클래식의 데뷔.
그 임팩트가 너무 크고 또 팀 이름도 더 클래식이라 뭔가 그런 음악만 하는 팀인가 싶었는데 2집 '여우야'를 거쳐
3집 '해피아워'까지.. 정말 색깔 분명하고 음악 잘 만드는 실력파 팀이라는 생각이 굳건해졌다. 교내 방송으로 처음 이 곡을
듣고 예상치도 못한 더 클래식의 신보의 존재를 처음 알고 음반집에서 발견했던 그 설레임. 갑작스레 나온 반가운 신보였던지라
더욱 추억이 함께 하는 그런 곡이다.


나 어느새 어른이 되었지 내 마음대로 된 건 아니야
요즘 왠지 우울해 아쉬웠던 그 시간들 되 돌리고 싶어

항상 투덜대던 어린 시절엔
친구보다 한 뼘이나 작았어
어울리던 두 녀석 삼총사라 맹세하고 몰려 다녔었지

남녀공학에 다니던 친구의 긴 머리가 왜 그리 부러운지
시험시간 들어와 뒷머리를 몰래 밀던 얄미운 선생님

야이야이야이 스케이팅 보드 타고 길거리도 누볐지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좋아해 고백했던 그 사람들 지금 어디서 무얼해
우리는 최고야
너희는 아니야 마음속에 철없던 우리 사랑

여드름이 솟아나던 그 때엔 농구공 하나면 하루가 갔어
자율학습 끝나고 괜히 슬쩍 지나치던 여학교 정문앞

야이야이야이 스케이팅 보드 타고 길거리도 누볐지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좋아해 고백했던 그 사람들 지금 어디서 무얼해
우리는 최고야 너희는 아니야 마음속에 철없던 우리 사랑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좋아해 고백했던 그 사람들 지금 어디서 무얼해
그때가 좋았어 그때가 그리워 마음 속에 한웅큼 품은 사랑




덧글

  • 로니우드 2011/01/14 12:29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더 클래식의 최고 앨범은 역시 2집 같아요. 지금도 2집은 즐겨듣고 있습니다.
    3집은 나오는 당일 구입했는데, 잘 귀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이상하죠. 다시 들어보고 싶어도 당시에 테이프로 구입해서 플레이어가 없습니다.ㅠㅠ

    주인장님덕분에 다시 들어보고 싶네요.^^
  • 고선생 2011/01/15 07:18 #

    뭐 어느게 더 낫다 어느건 좀 못하다 나누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다 너무 좋은데 ㅎㅎ
    마법의 성의 충격이 너무 컸지만 2집부터 아 이런게 더 클래식의 멜로디구나 라는걸 파악할 수 있었고 3집도 대중성과 음악성 다 겸비된 노래들이 많아 참 좋았어요.
  • 비비앙 2011/01/14 14:03 #

    아이고 그립다구요 .. 더 클래식 전람회.. 저희는 넥스트 안듣는 애 없는 분위기라 ㅋㅋ
    고등학교 들어가던 해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가 터지는 바람에 휘적거리다가 김동률+이적 조합의 카니발에 또 뿅.

    ^^ 덕택에 좋은기억떠올립니다 감사해요.
  • 고선생 2011/01/15 07:19 #

    감성의 시기를 저와 함께 보내오셨군요 ㅎㅎ
    그립습니다. 그런 뮤지션들이 그냥 당연하게 우리 가요계 일선에서 활동하던 때가요.
  • 홈요리튜나 2011/01/14 19:42 #

    티비에 나오는 니나노니나노 슈파로마시바로마하는 가사를 듣다 요걸 들으면 수준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죠 흐흐-_-;;; 저 과거 에쵸티 빠순이었던 전적이 있지만 다른 가수들도 좋아했어요! 좋은 노래는 귀가 알아듣지요
  • 고선생 2011/01/15 07:20 #

    전 그냥 그때부터도 에쵸티 그리고 SES같은 걸그룹에게도 열광하지 않았던거 같네요. 청소년임에도 아이돌을 천시했던 ㅋㅋ
  • 비비앙 2011/01/15 14:56 #

    아이돌천시풍조는 음도를 듣는 이라면 왠지 당연한듯한 기분이랄까요...


    전 근데 요즘 택연도 좋고.. .. ...
  • 고선생 2011/01/15 20:36 #

    요즘 시대에 아이돌이 좋다 하는분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음악적 이야기는 별로 없고 그냥 외모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과거엔 어쨋든 가수라 하면 음악이 우선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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