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겨울 프랑스 파리/리옹 4-2 <파리의 오후> by 고선생

전 포스팅에 이어 같은 날 파리의 오후입니다. 개선문을 본 후 바로 향한 곳은 북서쪽에 있는 몽마르뜨르 언덕입니다.
날씨도 좋고 하니 사람들이 정말 엄청 붐비더군요. 본능적으로 카메라 가방을 배쪽으로 돌리고 꽉 붙잡고 걸었죠.
두둥. 역시 몽마르뜨르 언덕 하면 바로 이것. 사크레쾨르 대성당이죠. 노틀담 대성당과 더불어 파리에서 또 하나 유명한 성당이자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몽마르뜨르 언덕에서의 시간까지가 파리 여행중의 절정의 날씨였고 이 날 오후부터 급하게 날씨가 바뀌면서 우중충해졌는데 정말 이 순간에 이 파란 하늘과 새하얀 대성당의 조화가 너무 멋지네요. 날씨를 예상은 못 했지만 정말 기가 막히게 여행일정을 짠 저 자신에게 잘했다며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 궁디 팡팡.
몽마르뜨르 언덕에서 저 성당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어느정도 오르막을 오른 후에는 성당까지 주욱 계단이 가파르게 이어지는데 쫌만 오르면 다다를 수 있죠. 중간에 기념샷 한 컷. 폰카인게 티나는 색감변화군요.
대성당을 등지면 이렇게 파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파리에서는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곳이 참 많은것 같아요.
성당을 보기 위해 계단을 올라오는 사람들
그리고 계단에 앉아서 파리를 내려다보며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
사실 이 몽마르뜨르 언덕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오르막 지점에는 흑인들이 깔려서 팔목에 실을 묶어주고 돈을 강요한다는데 소문이 사실이였습니다. 동양인인 저도 한 다섯번인가 접근을 허용해버렸는데 마지막 두번째는 짜증이 치밀어 으르렁댔습니다. 포기하더군요. 그런 접근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시하는게 상책입니다. 
흑인들 때문에 짜증이 일었지만 금새 평상심을 찾고 오르는 중.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송골매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가 플레이중이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으레 있는게 길거리 뮤지션입니다. 수준급의 하프 연주를 선보이던 이 분.
그리고 성당 바로 앞에서 근사한 목소리로 기타 라이브를 뽐냈던 이 청년.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고 여러가지 레파토리로 공연을 하더라구요. 부디 대성하시길.

몽마르뜨르 이후의 행선지는 퐁피두 센터입니다. 메트로에서 나왔습니다. 사실 퐁피두 센터를 볼 생각은 없었으나 이 쪽엔 식사를 하러 온겁니다. 갈 곳이 있거든요.
퐁피두 센터입니다.
퐁피두 센터는 2005년 파리 방문했을때 안에 들어가서 전시회도 보고 했으니 다시 방문할 필요까진 없었습니다. 게다가 여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없고 줄서서 입장을 기다려야 하지요. 그래도 이왕 왔으니 오랜만에 외관이나마 감상하고 갑니다.
기념사진 하나 부탁했더니 저만 나오고 퐁피두 센터는 거의 다 잘렸군요. 센스없긴.
짠 여깁니다. KFC. 제가 퐁피두 센터를 찾은 이유죠. 2005년 당시 퐁피두 센터를 왔을때 거기서 한블록 건너편에 KFC가 있다는걸 발견했고 거기서 먹기도 했었죠. 저의 불같은 기억력은 그걸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기특해. 다시 한번 머리 쓰다듬, 궁디 팡팡. 치킨이 무지 땡겼는데 저기서 뭔가 먹기로 합니다. 아 근데.... 진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가득차서 바글대더라구요.. 저기가 파리 유일의 KFC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외에 어디서도 못 본 바로는 저기도 상당히 귀한 KFC인지, 사람들이 가게 밖으로까지 줄서서 기다리더라구요. 얼마전에 스스로 후라이드치킨도 터득했겠다, 그냥... 포기합니다. 여행자에게 시간은 금인걸요.
flunch라고, 여기저기서 보이던 카페테리아식 식당체인. 인기있는 곳인듯 합니다. 메인만 시키고 감자튀김 등의 사이드는 부페식으로 무한정 갖다 먹을 수 있더군요. 여기도 사람들이 무지 바글댔는데 어찌어찌 한끼 해결하고 나왔습니다.
오 반가운거 발견! 우연찮게 발견한 flunch 건물 외벽의 인베이더 아트!! 이거 아는 사람은 아시죠? 모르는 분은 여기(클릭) 참조바람.
정신사나운 첫 한 끼를 먹고(첫 한끼가 1~2시경) 퐁 뇌프로 향합니다. 이미 몽마르뜨르를 내려와서 퐁피두센터로 향했을때부터 급 궂어진 날씨.. 아주 이젠 회색빛깔이 되었네요. 아쉽기 그지없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어쩌겠어요.
일단 저기 보이는 멋진 보행자용 다리는 예술교. 저 뒤로 안개에 가린 에펠탑이 살짝 보이시나요. 날씨가 이렇게 안 좋았습니다.
퐁 뇌프의 다리. 파리에서 가장 오래 된 다리라고 합니다. 파리의 세느강 위에는 여러 교각들이 있는데 하나하나가 다 다르게 생겼고 멋지기 때문에 다리만 보러 다녀도 재밌어요. 이 외에 유명한 다리는 알렉상드로 3세 다리가 있는데 이건 지난번 파리 방문때 봤으므로 패스.
다리를 건너 시테섬으로 건너왔습니다. 시테섬은 한강위의 여의도처럼 세느강 한가운데 떠있는 섬이고 프랑스 문화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죠. 거기서.. 정말 뭔가 딱 이상형으로 꼽던 그러한 분위기의 카페(혹은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컬러도 그렇고 천막의 생김, 간판없이 천막에 써놓은 가게 이름, 소박하게 밖에 차려진 노천석 등.. 아 뭔가 프랑스에서 딱 이러한 카페를 보고 싶었는데 눈에 확 띄었네요.
시테섬에서 바라보는 강건너입니다.
파리 최초의 왕궁이였다 하는 콩시에르주리입니다.
최초의 왕궁이였지만 이후엔 감옥으로도 사용되었다 하는데 이 무슨 멋진 감옥인가요.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는 생트 샤펠 성당. 수려한 고딕양식의 성당이지만 바로 근처의 노틀담 대성당의 명성에 늘 가려있죠.
네 바로 그 노틀담 대성당입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대는만큼, 이 역시도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죠.
아 정말 5년만에 다시 보는 노틀담 대성당. 왠지 모를 감동입니다. 저 섬세한 장식. 종치기 콰지모도가 노래를 부르던 난간도 보이네요.
가운데 광장에 트리도 세워져있고.. 크리스마스엔 얼마나 호화로웠을까요.
실컷 그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여러명 사진도 찍어주고 즐기다가 저도 사진 하나 남기고 발길을 돌립니다.
시테(Cite)섬의 메트로역 시테역. 열차 플랫홈에 가로등이라니 너무 멋지더라구요.
대강 이 날의 일정은 끝났습니다. 애매한 시간에 첫 한 끼를 먹었으니 애매한 시간에 두번째 식사를 합니다. 일단 숙소가 있는 바스티유로 돌아온 후 근처에 있는 일식집으로 갔습니다.
가장 싼 꼬치구이 정식을 시킵니다. 초코바보다도 쪼끄마한 4가지 꼬치구이에 양배추샐러드, 밥, 된장국이 세트입니다. 간만에 밥이긴 했지만 그냥 그랬어요. 오랜만에 국물이 그냥 반갑더라구요.
그리고 근처 파티셰리에서 이 두가지를 사가지고 호텔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이것이 제가 반했다는 에끌레어. 에끌레어라는 이름은 처음 접한게 '요츠바랑!' 이라는 만화에서였고(요츠바가 아빠랑 나눠먹어야 하는 에끌레어 두개를 몰래 다 먹어버리는 에피소드), 두번째 접한게 제 핸드폰 안드로이드 버전의 애칭이 에끌레어라는거였고, 비로서 이번 여행때 리옹에서 난생처음으로 에끌레어 실물을 보았고 맛도 보았죠. 그리고 정말 맛있어서 파리에 와서도 한번 또 사먹었습니다. 이것도 맛이 여러가진데 이건 커피맛.
이건 정체불명의.. 케잌도 아니고 타르트도 아닌데, 저 검은 부분은 초코긴 한데 식감은 꼭 양갱같습니다. 어쨋든 에끌레어 하나만 사기엔 뭐해서 싸길래 한 조각 산건데 그닥 맛은 없었던...
짐 풀고 씻고 좀 쉬다가 왠지 이대로 끝내기 아쉬워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숙소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찍은 바스티유 추모탑과 그 주변의 야경. 이런 소소한 야경 외에 높은 전망대에서 찍는 야경은 이번 여행때 전혀 건질 수가 없었어요. 안개가 너무 껴서 안 보이는 날씨였으니까요. 그런건 여름여행때나 적합한데.. 아쉬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여행 4번째 날의 이야기를 두번으로 나눠서 마칩니다.
다음편에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 동시에 2010년 마지막 밤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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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루이 2011/01/09 08:32 #

    꼭 필름 스캔한 것 같은 색감이 좋습니다. 어떤 렌즈를 쓰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고선생 2011/01/09 23:31 #

    렌즈는 별거 아닙니다. 28-105죠. 색감은 후보정의 효과도 있구요 :)
  • 풍금소리 2011/01/09 10:42 #

    덕분에 파리 관광 잘 했습니다.
    천막이 걷힌 노뜨르담은 첨 보네요.갈때마다 늘 공사중이더만...

    그리고 예술교(보자르?beaux arts)를 참으로 이쁘게도 찍으셨습니다.
    퍼가서 인화해서 다이어리 어딘가에 붙여놓고 싶네요.
  • 고선생 2011/01/09 23:33 #

    딱 재수없는 시점이였군요; 저도 밀라노 두오모를 갔을때 전면부를 싹 다 가려놨었는데. 중학교시절때 가서 제대로 보긴 했었지만요.
    몽마르뜨르 이후로는 날씨가 다 안 좋았었는데 나름 분위기 있게 보이려고 사진에 후보정을 줬습니다.
  • 민네 2011/01/09 10:57 #

    아. 멋있어요. 여행기 지금까지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유럽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 군요 >ㅅ<!
  • 고선생 2011/01/09 23:34 #

    제가 여태까지 썼던 어느 유럽여행기보다도 한국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동경의 나라인 프랑스라 그런지 저도 보람됩니다 :)
  • hanabi0621 2011/01/09 13:26 #

    와.덕분에 제가 여행하는 느낌. 감사합니다. :)
  • 고선생 2011/01/09 23:39 #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 Miso 2011/01/09 14:17 #

    오오, 파리는 날씨가 안 좋아도 너무 멋지네요.
    그런데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 놀랬어요. 하긴 대도신데...
    요즘 너무 인구 밀도 낮은데 살고 있어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되네요. ㅎㅎ
    에끌레어 맛이 궁금해요. 아주 달콤한가요!?
  • 고선생 2011/01/09 23:41 #

    아니에요.. 사실 날씨가 안 좋은걸 사진으로 어떻게든 커버한거지, 실제로는 너무 우중충하고 우울했어요. 그럴때 사진이 잘 나왔다면 사진기술의 공이 크지만.. ㅎㅎ
    대도시에다가 관광대국, 그리고 연말..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죠. 31일에는 정말 죽는줄 알았습니다.
    에끌레어, 달콤한데 제가 싫어하는 유치한 단맛도 아니고 상큼한 크림이 너무 좋았어요. 빵은 슈크림볼같은 느낌이구요.
  • sizzleyou 2011/01/09 15:12 #

    파리의 노천 비스트로에서 식사해보고 싶습니다
  • 고선생 2011/01/09 23:41 #

    여름에 좋겠습니다 ㅎ 이번엔 추워서....
  • 홈요리튜나 2011/01/09 17:31 #

    사진이 선명해서 금방이라도 사람들이 움직일 것만 같습니다: )
    이래서 좋은 사진기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겠죠! 저렴한 화소로는 낼 수 없는 움직임의 담음
    저런 감옥이라면 종신형이라도 좋습니다..는 아니죠 흐흐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상 어떤 으리으리한 저택에 갇힌다한들 행복할 수 없겠죠

    초코가나슈타르트! 타르트지가 무쟈게 얇네요 좀 더 두툼한 쪽이 맛있을 것 같은데...뭐 개인적 취향이긴 해요 전 초코반 과자반을 좋아하거든요! 초코만 먹으면 어쩐지 씹는 느낌이 부족해서..ㅎㅎ
    슈처럼 담백하고 부드러운 달콤함이라면 확실히 단 걸 즐기지 않는 고선생님같은 분의 입에도 맞을 것 같아요^^
  • 고선생 2011/01/09 23:44 #

    그 선명한것이 바로 사진기술이죠 에헴 ㅋㅋㅋ 카메라가 좋다기보단 이건 기술의 승리입니다 ㅎ 전에 쓰던 제 구형 카메라로도 가능해요!
    왠지 저런 감옥이라면 식사도 프랑스식 풀코스로 나올것 같군요.
    아 저게 초코가나슈타르트인가요? 쇼콜라라는 말에 혹해서, 그리고 가격도 비교적 싸서 하나 샀는데 그냥 그렇더라구요.
    이번 프랑스 여행중에 새로이 알게 된 디저트류 중에서는 역시 에끌레어가 최고였다능!
  • 홈요리튜나 2011/01/10 00:03 #

    허곡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고선생님의 실력으로^/^
  • 반짝반짝빛나는 2011/01/09 20:40 #

    몽마르뜨 기념샷에서 하늘이 너무너무 예쁘네요ㅠㅠㅜ
    사진들도 넘 좋구요^^
    전 3일 내내 비만 와서 파리 하면 회색밖에 기억이 안 나려고 하네요. 날씨가 다르니 갔던 곳도 다르게 보여요 ㅋ_ㅋ
    퐁피두 센터는 저렇게 줄 서서 들어가는 거였군요! 전 오후4시쯤 가서 그런지 그냥 들어갔었는데요 ㅋ 인기많은 곳이군뇨;;
    재밌게 읽었습니다 :) 다음 파리편 기대할게요
  • 고선생 2011/01/09 23:47 #

    제가 나온 그 사진은 폰카샷...
    안 좋은 날씨에 파리를 다니셨군요. 확실히 여긴 여름에 최고인것 같아요. 유럽 대부분이 여름이 좋긴 하지만.. 제가 2005년 방문했던 여름에 정말 날씨가 소름끼칠 정도였거든요.
    퐁피두는 네, 줄서서 입장합니다. 그냥 막 들어갈 수가 없어요. 입구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서 바로 저 빨간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하구요. 아마 늦은 시간에 한산할때 방문하셔서 그랬을듯!
  • Ninah 2011/01/10 20:20 #

    일년이 훌쩍 넘어버린 저의 여행을 고선생님 포스팅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
    또 여행가고 싶어져요 ㅜㅜㅜㅜㅜ
    참, 중간에 노래하는 청년의 동영상도 잘 봤어요~ 목소리 진짜 좋으네요ㅎㅎ
    그리고 인베이더 아트 포스팅도 링크타고 들어가 재밌게 읽었습니다 *_* 저런게 있는 줄 몰랐어요!
  • 고선생 2011/01/11 05:47 #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시죠?
    일년전에 니나님도 파리여행하셨나봐요. 역시 여기 여행은 여름입니다 여름. 날씨도 별로 안 좋았구요.. 겨울은 낮도 짧고.. 별로에요.
    인베이더..ㅋ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그치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작품! 세계 여기저기에 숨겨져있지요~
  • 2011/01/12 21:0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1/01/12 21:37 #

    제 눈에 띈건 거기가 유일해서.. 근데 '꽤 많다'니, 파리치곤 의외인걸요~ 미국문화가 프랑스보다 더한 독일에서도 가장 KFC 많은 대도시인 베를린이 세개지점 뿐인데..
  • 유우롱 2011/01/14 00:42 #

    계단오르는 사람들 사진이 너무 맘에 들어요!!!!
    아 어쩜 저런 느낌을 찍으실 수 있는거죠 진짜 ;ㅅ; ....
  • 고선생 2011/01/14 00:49 #

    적절한 포착과 약간의 기술적 트릭이라고밖에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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