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풍 연어, 키조개 볶음. 대놓고 럭셔리요리 by 고선생

그동안 좀 간단한 음식 위주의 포스팅이였죠. 간만에 럭셔리한 요리 올라갑니다. 그것도 보통 럭셔리가 아니라 대놓고 굉장히 럭셔리입니다. 집에서 해먹는 요리인데 들어간 가격으로 치면 10유로 이상이 들었지요. 거의 왠만한 외식수준인겝니다. 한끼 식사에 외식이 아닌, 집요리 비용으로 10유로 이상이 들었다는건 식재료 물가로 보면 굉장히 럭셔리한 축이에요. 적어도 저에게는 말이죠. 아 하긴 이걸 만들어서 두 끼를 먹었으니 '한끼'는 아니구나. 이건 사실 10월 말 제 생일이 있었던 그 다음 주에 해먹었던걸 지금 올리는거에요. 요새 올리는게 하도 간단한거 위주라 말이죠. 포스팅이 단조로울 때를 대비해서 이런거 한두개는 킵해두는 센스! 근데.. 이게 왜 '럭셔리요리'야? 보기엔 고급스럽지도 않구만. 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네, 보기에는 그냥 중국음식틱해보이는 잡볶음같지만 들어간 재료가 생물연어, 키조개관자라는 투톱을 이루고 있으니 충분히 럭셔리한겁니다.
독일에서 어물전의 생물 생선류는 어느 식재료보다도 비싼축에 속합니다. 당연히 고기보다 비싸구요.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비교적 생선값이 많이 싼 한국과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어느 분들은 '아가씨분'을 충전하기 위해 가끔 일부러라도 카페나 레스토랑 등을 방문하신다는데 전 '생선분'을 몸에 충전하기 위해 가끔 이렇게 오버를 합니다. 신선한 생선을 먹는건 굉장히 돈이 들지만 어쨋든 외식도 거의 안 하고 사니까 오메가3 보충한다 치고 이따금 돈 좀 쓰는거죠. 사진에 보이는 연어 두 토막에 키조개관자(일본어로는 가이바시라) 6개를 샀습니다. 팬을 풀로 쓰는 볶음요리 한번 하면 그걸로 하루 두끼를 커버해야 하거든요. 거기다 이것저것 야채랑 뭐랑 다 준비해보니 식재료값만 10유로 이상이 되었지요. 과연 럭셔리합니다.
어쨋든 요리 들어갑니다. 기본은 중화'풍' 볶음요리입니다. 기름에 먼저 파와 다진 마늘을 볶는게 순서지요.
큼직하게 썰은 연어와 관자를 뒤이어 센불에 먼저 살짝 볶습니다.
채썬 송이버섯과 숙주나물도 넣어 함께 볶다가 육수(혹은 스톡)를 붓고 굴소스와 두반장을 풀어줍니다.
굴소스와 두반장은 4:1 정도의 비율로 썼습니다. 두반장은 아주 약간뿐인거죠.
부글대며 끓을 때 마지막으로 죽순을 넣어주고 물전분을 풀어 걸쭉하게 농도를 맞춥시다. 그럽시다.
그릇에 밥과 함께 담아냅시다. 그럽시다. 그럼 완성이오.
빠른 시간내에 완성한 볶음. 재료들이 다 살아있어요. 큼직한 연어와 관자, 아삭한 숙주와 죽순, 부드러운 양송이.
해산물을 중화풍으로 볶는것도 별미에요. 고기보다도 맘에 듭니다. 비싸서 문제죠.
하악 키조개관자... 그 탱글함, 쫄깃한 결.. 이 때 한번 야무지게 생선분 섭취했으니 또 언제나 거금들여 쓸 수 있을까요. 근데 요새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차피 식비 말고는 별로 돈 들이지 않고 사니까 식재료 퀄리티를 좀 높이기로요. 자주 먹는 일상음식인 우유, 버터 등은 유기농으로 바꾼지 꽤 되었어요. 싸다고 싼것만 찾을게 아니라, 고기가 더 싸다고 고기만 찾을게 아니라(아예 싸게 먹히는건 채식이겠지만 저에겐 불가능한 미션) 돈을 좀더 들이더라도 더 좋은 식재료를 부분적으로 이용하기로요. 생선이 비싸다고 울상지을게 아니라 해도 몸을 위해선 다른걸 좀 줄이더라도 해산물 먹는 비율을 차츰 좀 높여야겠어요.

덧글

  • 한다나 2010/11/12 06:18 #

    아악 이거 맛있겠어요! 사케도 카이바시라도 일본에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니까 꼭 해먹어 봐야겠어요!
    고슨상님 요리의 저렴&발버젼인 저의 후기도 기대해주세요(??)
  • 고선생 2010/11/13 05:25 #

    아아 정말 일본이라면 너무나 쉽게, 아주 그냥 굴러다니는 재료겠군요~ 물론 독일에서도 늘 있기야 있습니다만 비싸다는 약점이...;
    우월한 식재료를 구하시기만 한다면 저렴이고 뭐고 없어요! 당연히 맛있게 만드실겁니다^^
  • 오블리스 2010/11/12 07:10 #

    이거슨 테러?????ㅠㅠ
  • 고선생 2010/11/13 05:25 #

    테러라뇨;
  • 정하니 2010/11/12 07:11 #

    진짜 맛있게보여요ㅠㅠ 안그래도 우결에서 조개구이가 나와서 키조개먹고싶었는데.. 이번주말저녁은 요걸로..!
  • 고선생 2010/11/13 05:27 #

    앤디와 솔비, 알렉스와 신애, 크라운제이와 서인영 이 세 커플이 등장하던때에 '몇번' 봤던 우결이네요;
    어쨋든 맛있는 키조개 요리하시길~
  • Warfare Archaeology 2010/11/12 09:40 #

    와아~정말 대단하심다!! 아침부터 군침도네요. 큭! 아침에 바빠서 암것도 못 먹었는데.
  • 고선생 2010/11/13 05:27 #

    아침엔 저도 늘 거르죠. 아침에만큼은 밥 챙길만큼 부지런해지지 못해요.
  • 키르난 2010/11/12 10:25 #

    생선이 다른 식재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있어도 만들 생각 못하는 음식인데..;ㅠ; 저기에 우동을 넣어 먹으면 또 야키우동도 될 것 같고요. 어흑, 키조개 관자가 탱글탱글하니 군침이 절로 납니다.
  • 고선생 2010/11/13 05:29 #

    그렇다면 가격 문제가 아니라 그냥 시도를 안 하실 뿐인거죠? 해보세요, 어려운게 아니랍니다.
    하지만 맛은 중화풍이라 야끼우동과는 좀 다른 맛일거에요.
  • 절제 2010/11/12 10:27 #

    고님이 만드시는 요리는 볼때마다 나도 만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네요..
    그러나 실행은 안됩니다만..ㅎㅎㅎ
    아침도 못먹어서 배고픈데...먹고싶어욧!!!!
  • 고선생 2010/11/13 05:29 #

    네.. 요리는 생활습관, 그리고 능동적 자세가 역시 중요하거든요..
  • 꿀우유 2010/11/12 11:23 #

    집밥에 10유로...!! 주부라면 체감할 수 있죠, 초호화럭셔리임을... ㅎㅎ 그래도 밖에서 이 정도 요리 사먹으려면 홈메이드가 양질로 우위죠!
  • 고선생 2010/11/13 05:30 #

    꿀우유님은 알아주시네요 ㅎㅎ 역시 우리는 주부친구 ㅋㅋㅋ
    어휴 밖에서 이렇게 먹으려면 30유로는 들걸요. 집에서 만드니까 건더기라도 충실할 수 있죠.
  • 늄늄시아 2010/11/12 11:24 #

    세상에나.. 이렇게 고급스러운 요리를!!
  • 고선생 2010/11/13 05:30 #

    더군다나 독일에서!
  • 벨제브브 2010/11/12 12:28 #

    오오오오....마, 맛있어보입니다.
  • 고선생 2010/11/13 05:30 #

    가, 감사합니다
  • 삼별초 2010/11/12 13:19 #

    요즘 한국도 물가가 만만찮게 올라서 장을 보러가면 기겁을 한답니다 ㅠㅠ

    얼미전에는 배추가 한통에 만2천원까지 갔었...ㅜ
  • 고선생 2010/11/13 05:32 #

    그당시 본가와도 통화해서 알긴 알았지만 집엔 그 전부터 담가논 배추가 충분히 있었고 배추야 농가별로 출하시기가 다르니, 곧 안정화될거라 생각하고 있었죠.
    한국의 전체 물가 문제야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 후카에리 2010/11/12 16:07 #

    우왕ㅋ굳ㅋ 연어네요, 연어.
  • 고선생 2010/11/13 05:32 #

    연어에요~ 맛좋은 연어~
  • 신나게살다 2010/11/12 19:20 #

    요즘 입맛이 없는데 - 완전 먹고싶다 ㅠ
  • 고선생 2010/11/13 05:32 #

    바람 선선한데 어찌 입맛을 잃으시고..
  • Fabric 2010/11/12 20:04 #

    저도 고선생님이랑 같은 생각입니다 ^^ 어차피 먹는거 조금 좋은거 먹자는 쪽이죠, 다른데서 돈을 아끼고... 하지만 저는 식비에 돈을 너무 많이 쓰는거 같아요 ㅋㅋㅋㅋ
  • 고선생 2010/11/13 05:33 #

    전 정말 학업을 위해 들어가는 돈 외에는 요리를 위한 식재료 비용만 쓰고 사네요. 그러니까 좀더 써도 전 괜찮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아끼고 살면서 여행도 가고 말이죠~
  • Organic 2010/11/12 20:25 #

    아, 독일은 오히려 생선값이 비싸군요, 하나더 알아갑니다.
  • 고선생 2010/11/13 05:33 #

    3면이 바다인 한국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죠..
  • 먹보 2010/11/12 23:04 #

    고선생님은 요리 솜씨에 사진 기술까지 있으시니 궁합이 최고네요! 자신이 만든 음식을 멋지게 찍어서 두 배로 맛있게 보이니 실제로 먹게 되어도 맛있겠지요?ㅋ
  • 고선생 2010/11/13 05:34 #

    특히 이번에는 들어간 식재료가 고급스러웠으니 맛도 만족스러웠습니다 ㅎㅎ
  • lisahuh 2010/11/13 01:48 #

    와우!! 고품격 중화요리네요 ^^ 정말 맛나 보여용 완전 먹고싶다...ㅠㅠ
  • 고선생 2010/11/13 05:37 #

    평균적으로 중화요리에 해산물이 쓰이는 비율이 다른 재료보단 좀 적은데, 써보면 참 맛있어요!
  • lisahuh 2010/11/13 01:53 #

    한국에 와서 고급 레스토랑을 오픈하세요 매일 갈께요 ㅋ
  • 고선생 2010/11/13 05:38 #

    제 실력에 무슨 고급레스토랑을 열 수나 있나요^^; 말씀만으로도 영광입니다.
  • 이네스 2010/11/13 09:56 #

    집에서 10유로면 엄청나게 럭셔리하시군요.

    그래도 독일은 고깃값이 무진장 싸지 쌤쌤인겁니다.
  • 고선생 2010/11/14 22:25 #

    반면에 여기는 고기값은 한국보다 싸구요. 맘먹고 해산물로 포식하려면 10유로 우습죠.
  • 남극탐험 2010/11/13 11:47 #

    굴소스라서 제 입맛에 맞진 않겠지만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 고선생 2010/11/14 22:26 #

    굴소스만으로는 단조로우니 자극적인 두반장을 조금 섞었지요~
  • 홈요리튜나 2010/11/14 12:15 #

    갓 뽑아낸 가래떡마냥 부드러운 조개관자가 탐스럽네요 요리하고난 뒤의 모습은 흡사 바나나구이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드러운 계열인 것은 변함이 없네요ㅋㅋ
    해산물만큼 숙주의 아삭함과 어울리는 재료도 없을 겁니다. 중금속이 쌓이는 것이 문제가 되는 요즘 중금속을 배출해주는 숙주의 효능은 어찌보면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조합일지도!
  • 고선생 2010/11/14 22:28 #

    ㅋ 바나나구이.. 그러고보니 열처리했을때 의외로 맛있는 과일이 더러 있다죠? 애플파이의 사과야 옛날부터 유명한거고.. 파인애플바베큐도 맛있고..
    아 숙주가 중금속 배출해주는 역할을 하나요? 좋은거 배웠네요. 전 그냥 이렇게 하면 맛있으려니 했던 조합인건데 의외의 효과도 있었군요. 늘 이렇다니까요. 난 그냥 알아서 하는데 알고보니 이게 그런 장점이 있더라, 그런 역할을 하더라.... 역시 천재? 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 2010/11/14 20:2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0/11/14 22:29 #

    왔느냐. ㅋ
    먹어보면 중화풍이라 해도 연어와 조개관자의 위력에 껌벅 죽을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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