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밥 위주 식사에 질렸던 어느 날, 빵에 꽂혀서 이틀간 빵 먹은 이야기입니다.
두 번의 식사 모두 간햄과 치즈를 쓴, 비슷한 형식이라서 한 포스팅으로 묶어보았습니다.

먼저 첫날의 빵 식사. 빵집에서 각기 다른 종류의 브뢰쳰 세개를 사왔습니다.
다 너무너무 맛있지만 맨 앞에 있는게 개인적으론 제일 맛있었죠.

포스팅으로도 자주 올렸던 레버부어스트. 간햄. 한국에서는 육가공품을 일컫는 말은 햄이나 소세지로,
미국에서 건너온 구분법을 그대로 쓰지만 독일에선 '부어스트(Wurst)'란 단어로 모든걸 통일하며, 익숙한
모양의 덩어리 햄이나 덩어리 소세지가 아닌, 이렇게 발라먹는 형태의 부어스트도 있습니다. 젤리에 굳힌
형태도 있고 피를 굳힌 형태도 있고.. '부어스트'의 세계는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햄과 소세지란 이분법으로
절대 다 소화할 수 없지요. 이 레버부어스트는 간을 갈아서 만든건데 설명했다시피 발라먹는 부어스트입니다.
다양한 동물의 간을 쓰지만 가장 일반적이고 인기있는건 역시 돼지 간. 그 다음으로 거위나 칠면조 간도 쓰이죠.
어째 레버부어스트는 올릴때마다 설명을 쓰는것 같네요... 분명히 새로 보시는 분은 질문하실까봐 --;;

크림치즈 바르듯이 부드럽게 빵에 펴발라줍니다. 느낌도 딱 크림치즈의 질감이에요.

이상태로 그냥 먹습니다! 전 수많은 부어스트 종류중에 레버부어스트를 5손가락 안에 들일정도로
너무 좋아하는데, 맛있는 빵에 바르는것만으로 너무너무 맛있어요.

요건 Blanc de Blanc이란 이름의 프랑스 치즈. 찾아보니까 이 이름은 샴페인의 이름인데
어째 치즈에 붙여졌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비주얼만으로 이미 침 꿀꺽.

얇게 슬라이스해두었지만 겉을 보니 까망베르치즈같이 겉면은 흰곰팡이가 둘러싸고 있는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프랑스 치즈답네요. 까망베르처럼 심하게 물렁하진 않지만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역시 살짝 버터바른 빵에 얹어서 그대로 먹습니다. 가장 재료의 맛을 잘 살리고 먹는 법이랄까요?
그리고 다음날.

또 브뢰쳰 두개를 사왔습니다. 전날 먹다 남은 레버부어스트와 치즈 때문이지요.
오랜만에 빵을 입에 대니 너무 맛있는겁니다. 연속으로 빵을 먹게 되었습니다.

반을 가를때마다 만족감을 주는 브뢰쳰의 단면. 이거이 독일빵!!!

한쪽 면엔 버터를 살짝, 또 한 면엔 레버부어스트를 발라주고

어라 지원군 등장. 레버부어스트가 간햄이라면 이건 블루트부어스트. 피햄입니다. 돼지 피 속에
살코기와 지방등을 넣어 굳혀 만든 부어스트로, 쫄깃함과 깊은맛이 일품! 역시 너무 좋아하지요.
간햄과 피햄의 조화. 번역해보니 어감은 좀 그렇지만 맛보시면 고선생만 좋아할건 아니란 생각 드실겁니다.

그 위에 치즈.

그리고 샐러드.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전 날과 달리 이녀석이 샌드위치를 만드는구나~ 하고 눈치채셔야 됩니다.

이것봐요! 샌드위치 만들었지요? 아차... 이 포스팅 맨 처음에 공개했으니 다 알고 계셨겠네.




여러 각도에서 찍은 샌드위치 모습 감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마구 찍어대고서야 비로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야채가 함께 든 샌드위치라 더 맛있고 든든했던 두번째 식사.
피햄의 쫄깃함, 간햄의 꼬소함, 치즈의 부드러움, 샐러드의 아삭함. 뭐가 부럽겠니!!

덧글
가면 진짜 맨날 우걱우걱 먹어서 뽀동뽀동 살이 오를 때까지 먹어버릴것이어요 우홍홍!!
뽀동뽀동 살 올라도 좋아요! 맛있게 맛있게 또 맛있게 드시는겁니다~~
또 그렇게 몇개 먹어보다가 또 딴거 새로운 맛에 도전하고. 레버부어스트 어떻게 안 걸리고 잘 챙겨가셨네요! 하긴 육가공품 반입금지라 해도 그걸 일반적으로
육가공품으로 생각못할테죠 ㅎㅎㅎ
왠지모르게 납득가는 이름이랄까..보는순간 끄덕끄덕 해버렸어요ㅎㅎ
전에 추천해 준 한남동 악소는 참 맛이 괜찮았는데 영업시간이 참 찾아가기 어려운 시간대라 자주 못 가는 게 아쉽네그려.
악소 가봤는가? 여기저기서 제일 흡사하다고 하는걸보니 나도 한번 나중에 들러봐야겠군. 거기 사장님이 도르트문트 유학출신이라 하니 할말도 있을것 같고.
없어진걸 보면 대중화엔 실패했나봅니다.
간햄+피햄에서 약간 뜨악했지만 채소까지 얹어주니 먹음직먹음직^^
학세나 햄먹으러 독일간다고 하면 남들이 때릴텐데...
진공포장 학세는 아예 없을겁니다...--
먹어보고 싶은데.
전형적인 토종입맛이긴하지만 '못 먹어본' 것들에 대한 호기심은 항상 있으니까요
그런거 좋아하신다면 거부감 전혀 없을겁니다.
순대에 끼워주는 간은 퍽퍽해서 좀 싫어하는데 저건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전 염통이 좋습니다)
예전에 전투식량 관련 책 보는데 구미쪽은 전부 크래커 베이스에 미트 스프레드 같은걸 발라 먹는게 많더군용..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먼가요 ㅠㅠ 퇴근길에 빵집가겠습니다.ㅠㅠ
맛있는 빵 사서 맛있게 드세요^^
왠지 독일에 가면 식사 때마다 행복할 것 같네요.ㅋㅋㅋ
독일 한 번 다녀오시고는 빵과 치즈맛을 알아버리셔서...
(어허엉)
좋은 빵,햄 안보이는 여기선 서해안 꽃게가 2배가 잡힌다하여 꽃게탕을 몇번 끓여먹는 중입니다.. 보통 한마리에 3천~4천원하더군요^^;
아~ 야식으로 라면이나 하나 떙길까 하다가 급 좌절 모드로 포기하게 만드는 포스트네용~~ㅠ.ㅠ
내일은 나도 하나 만들어 볼까~~~ㅎ
오늘 햄이 유독 딸기아이스크림마냥 입자가 고와보입니다. 젤라또 못지 않게 부드럽겠지요 아이스크림관 다른 의미로 맛 또한 달콤하겠죠
술은 그 지역 요리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데 와인과 치즈가 같은 곳에서 만들어졌다던지^^
그나저나 어마어마한 덧글들...다시기 힘들겠어요 흐흐..그래도 요즘 덧글가뭄이라 부럽습니다ㅜㅜ
리플수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대신 튜나님은 늘 성의있는 댓글들만 받으시잖아요... 부러운건 저라구요.
전 한국 가서 마트의 햄 치즈코너 가면 너무 환경이 달라서 오히려 신선할것 같아요 ㅎㅎㅎ
레버부어스트는 진짜 입자가 참 곱습니다. 크림치즈 바르는 느낌이에요.
빵 정말 좋아해서 별명이 빵순이인데, 저도 기본빵에 치즈나 햄 정도 간단히 들어간 샌드위치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내일 눈뜨면 밍밍한 빵 사와서 치즈 살짝 얹어먹어야겠어요+ㅁ+
뮌셴 오셔서 맘껏 즐기셔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