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식 홍합탕, 맛의 기억을 더듬어 재현. by 고선생

올 여름에 방문했던 벨기에의 브뤼셀 먹거리골목, 부셰거리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벨기에의 명물음식인
홍합탕(링크클릭)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레스토랑에서 해산물을 먹는다는것 자체가 엄청 오랜만이였고 
벨기에의 홍합탕은 그 명성대로 아주 맛있었어요. 물론 한번 먹어보고 맛의 비밀을 다 알 순 없지만 그걸 
먹는동안 '이렇게 만들면 대충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나중에 꼭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마침 홍합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홍합이 싸게 나왔더라구요. 1.5킬로에 4유로 50센트. 이거다 싶어서
사왔습니다. 1.5킬로니까 엄청 많아서 1차로 홍합탕 해먹고 나중에 이런저런 음식에 많이 썼습니다. 홍합을
사두고 최소한 2,3일 안에는 다 먹어야 되므로 며칠간은 계속 홍합음식이였습니다. 나중에 포스팅하죠.
일단 홍합을 흐르는 물에 씻어주었습니다. 해감은 필요없지만 까만 알갱이들은 씻겨줘야죠.
이제부터 제가 예상한대로 멋대로 계획한 레시피대로 맛모험을 시도해봅니다. 우선 냄비에
버터와 다진마늘을 넣고 볶죠. 프랑스계열 음식에선 버터가 필수일테니까요. 사진엔 안 찍혔지만 송이버섯도 넣습니다.
홍합도 함께 넣고 볶습니다. 입을 벌릴때까지요.
아이고 나 죽겠네~ 하면서 입을 벌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화이트와인을 넉넉히 부어줍니다. 어렴풋이 와인향도 도는것 같았거든요.
불을 낮추고 냄비 반 정도 잠기는 정도로 우유를 부었습니다. 팔팔 끓이면 우유가 응고되어
지저분해지니까 은근한 불로 낮추고 하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두고 더 익히면 완성됩니다.
이렇게 맛의 기억을 더듬어 제 예상대로 한번 시도를 해봤습니다. 레시피는 아예 모르는채로 말이죠.
와인과 우유에 쪄진 홍합살은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홍합탕을 먹으면서는 손이 바쁩니다. 일단 홍합을 까먹고 껍질은 버리고.. 계속 부산스럽죠.
어느정도 먹고 나면 아래에 있는 수프가 또 진국이죠. 맛의 핵심이구요. 바게트 빵을 준비해서
찍어먹으면 일품입니다. 이 수프가 아주 괜찮게 되었어요. 완벽하게 벨기에 레스토랑의 그 맛은
아니라 해도 그 느낌은 대강 났습니다. 홍합의 개운한 맛과 와인의 향 그리고 우유!
결국 홍합탕의 맛은 수프 맛인데요, 그냥 예상한대로 만들어본것 치고는 성공적이라 할만큼 결과가 좋아서
기분 좋았습니다. 아마 클램차우더수프같은것도 비슷한 원리로 만들겠지요. 조개류가 들어간 국물이나 수프의
그 개운함은 복잡한 조리가 없어도 가능하죠. 그냥 홍합만 삶아서도 맛있는 국물이니까요. 거기에 버터와
와인, 우유를 섞은 조합은, 설사 그게 틀린방법이라 할지라도 기억속에 남아있는 벨기에 홍합탕의 맛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혀의 기억과 맛 분석이 나름 틀리지 않았다는 뿌듯함과 함께 한 맛난 저녁식사였어요.

덧글

  • 홈요리튜나 2010/09/27 09:42 #

    고소하고 달큰한 홍합스프! 그냥 물만 부어 끓여도 맛있는데 이놈은 진국에 진국일세요
    맛을 상상해서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이야말로 요리실력이 출중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뛰어난 분석가 전략가 고선생님^^
    이 방식에 국물을 적게 해서 파스타를 만들어도 아주 일품이겠는걸요: )
  • 고선생 2010/09/27 19:14 #

    음식을 많이 해먹고 다양한 분야에 손대보다보니까 어느정도 따라할 수 있는 음식도 간혹 있네요. 홍합탕은 이렇게 해서도 비슷한
    맛이 난걸로 봐선 그렇게 어려운 음식도 아닌가봐요. 여기다 우유 말고 휘핑크림을 써서 농도있게 졸여서 파스타 넣어도 맛있겠지요^^
  • 바보새 2010/09/27 11:05 #

    버터-마늘-와인은 확실하고, 아마 샐러리 다진 것도 적당히 넣는 것 같았는데요. ㅎㅎ 그래도 이미 저 상태로 맛있어 보여요. >ㅅ< 한국은 홍합철이 되려면 몇 달 기다려야 하는데... 어쩐지 조금 부럽기도 하네요. 뭐 제철이 아니더라도 요즘 채소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비싸서 홍합이 더 싸게 먹히겠지만요... ㅠㅠ (어제 마트 갔더니 글쎄 시금치 한주먹이 3천원이더라구요 엉엉엉)
  • 고선생 2010/09/27 19:12 #

    가장 가까운 동네수퍼가 후져서 샐러리같은건 안 들여오더라구요.. 샐러리 생각은 해봤는데, 그거 사자고 멀리까지 갔다오긴 번거로워서... 그냥 다진 마늘로 만족했어요. 요새 야채 가격이 폭등했다지요. 고기보다 비싸다고... 이거 당분간 육식주의자들 세상인가요 ㅎ
  • 키르난 2010/09/27 11:14 #

    클램차우더는 화이트 소스니까 아마, 버터를 녹인 다음 밀가루를 넣고 볶아서 걸죽한 맛을 낼거예요.'ㅂ' 하지만 이렇게 끓인다면 음...-ㅠ- 나중에 살짝 생크림을 붓거나, 파마산 치즈같은 것을 넣어서 진한 맛을 내는 것도 맛있겠네요. 날이 쌀쌀하다보니 뜨끈한 국물이 땡깁니다. 후후.
  • 고선생 2010/09/27 19:16 #

    클램차우더는 아주 걸쭉하고 맛이 진하죠. 그에 비하면 홍합탕이 더 제 스타일인것 같습니다. 크림과 치즈에 너무 진해지는것보다 조개에서 배어나오는 국물의 시원함이 더 느껴지는 쪽이 좋거든요 :) 단, 먹기는 영 귀찮은 음식 ㅎ
  • phaesoo 2010/09/27 13:29 #

    ㅋㅋㅋ 도데체 못하는게 뭐야?
  • 고선생 2010/09/27 19:16 #

    사랑을 못하나? ㅋㅋㅋㅋㅋㅋ
  • shortly 2010/09/27 14:34 #

    아.. 날 더 추워지면 따라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점심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배고프네요 orz
  • 고선생 2010/09/27 22:04 #

    추운날 따스히 먹기 참 좋죠~
  • 후드 2010/09/27 16:00 #

    이 수프를 보니 왜 소주한잔이 생각나는 걸까요!! *____________* 캬오~
  • 고선생 2010/09/27 22:05 #

    개운한 조개국물이 술과도 잘 어울릴 것 같네요..^^
  • 신나게살다 2010/09/27 16:19 #

    헉 오늘 만들어봐야지!!!! *ㅁ*
  • 고선생 2010/09/27 22:05 #

    와우 만드시는겁니다!
  • 늄늄시아 2010/09/27 16:20 #

    국물이 진국이겠어요! 크으~!
  • 고선생 2010/09/27 22:05 #

    조개에서 우러나온 국물이 짱이죠
  • 지네 2010/09/27 17:01 #

    바보새님 말씀대로 샐러리가 들어갈 테고, 약간의 바질이 추가될 것 같네요. 취향에 따라서는 우유 대신 토마토를 넣고 맑게 먹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 고선생 2010/09/27 19:11 #

    바질 말고, 지금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가느다란 실파같은 허브.. 그거 들어갔었어요. 샐러리나 그 허브나 동네수퍼엔 팔지 않아서 못 샀네요..
  • 이네스 2010/09/27 19:11 #

    오오오. 국물이 진국입니다~
  • 고선생 2010/09/27 22:05 #

    국물 좋습니다
  • SM♡ 2010/09/27 19:15 #

    벨기에의 홍합탕?이 유명한가요?? 전 홍합덕후/.?입니다 ㅋㅋ 조개류나 바다에서나는것들은 바다냄새? 비릿한게 싫어서 잘먹지않는데 홍합으로 만든요리는 왜이렇게 좋을까요? 저두요거 함 만들어서 먹어보고싶지만 워낙 게을...러서 ㅋ 사진으로나마 침좀 흘리고 갑니다~ ^^;;
  • 고선생 2010/09/27 22:06 #

    네 벨기에의 유명 식당에선 상징처럼 팔고 있는 유명한 먹거리죠.홍합도 손질전엔 그런 내음 나는데.. 홍합은 또 맘에 드신가봐요 :)
  • 꿀우유 2010/09/27 19:48 #

    우와- 지금 이순간만큼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다 필요없고 이 홍합탕이 가장 먹고싶네요-!!
    뜬금없지만 해장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ㅎㅎ
  • 고선생 2010/09/27 22:07 #

    그럼요. 술로 꼬인 속을 풀 때 재첩국이나 조개국 같은 시원한게 참 좋잖아요. 여긴 유지방도 함유되어있으니
    속 달랠때도 좋을겁니다 ㅎㅎ 서양 해장국이랄까요.
  • breeze 2010/09/27 22:06 #

    아. 오늘은 홍합요리를 먹고와서 담담히 읽을 수 있네요. ㅎㅎ 하지만 꼭 해보고싶은 레시피에요~
  • 고선생 2010/09/28 01:11 #

    어떤 맛있는 홍합요리를 드셨을까~~ ㅎㅎ
  • 신나게살다 2010/09/27 22:42 #

    약속(?) 지켰습니다. 핑백합니다 ^^
  • 고선생 2010/09/28 01:11 #

    감사합니다
  • 청풍 2010/09/27 23:04 #

    음식을 먹고 그 재료랑 레시피를 알아내는 사람들은 정말 신기해요..무슨 사이코메트리인가...
  • 고선생 2010/09/28 01:12 #

    음식을 많이 해보면 그 과정과정이 다 지식으로 쌓이고 혀와 매치훈련이 되니까.. 어느정도 알아볼 수도 있죠.
  • 우기 2010/09/28 00:09 #

    그거리 지나가다가 호객행위를 한국말로 '홍합있어요!' 하고 말하는 걸 보고 아내랑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
  • 고선생 2010/09/28 01:12 #

    ㅋㅋㅋㅋ 그래도 드문드문 한국어라도 해주네요. 훈훈한 분위깁니다.
  • 블라쑤 2010/09/28 03:33 #

    와아- 안그래도 벨기에식 홍합요리가 먹고싶어 추천식당을 찾던중이었는데 저도 도전해볼까봐요!!
    최근 몇주간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옥토버페스트에 갈 날이 몇일 남지도 않았네요-
    고선생님댁에서 독일요리를 좀 찾아봐야겠어요 +_ +!!
  • 고선생 2010/09/28 03:38 #

    홍합 구해서 해보세요 어렵지 않습니다..ㅎㅎ
    전.. 결국 옥토버페스트 못 갔습니다. 올해도 이렇게 망치네요.. 내년에나 '미리' 계획해서 가야겠어요.
  • 블라쑤 2010/09/28 03:42 #

    안그래도 관련 포스팅도 없으시고 해서 안가셨나 싶었는데 못가신 거군요 ㅠㅠ
    내년엔 더 좋은 기회가 있겠죠!!
    전 미리 계획했던건 아니지만 일단 가서 부딪치고 올려구요//
    고선생님 몫까지 즐기고 오겠습니다 ;ㅁ ;/
  • 고선생 2010/09/28 08:13 #

    부럽네요~ 꽤나 쌀쌀해졌으니 잘 챙겨입으시고~ 제 몫까지 맛난거 많이 드시고 나중에 보고서 제출하십시오!! ㅋㅋㅋ
    농담이에요 ㅋㅋ
  • 2010/09/28 06:46 #

    허억 완전히 맛있어보이는데요. ㅇ>-<
    금요일에 굿바이파티 하나 더 하는데 그때 저런거 해볼까..라는 생각이 순간 들어버렸습니다.
    그치만 역시 저렴하게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웃음)
  • 고선생 2010/09/28 08:15 #

    드디어 굳바이파티인겁니까.. 곧 한국행이라니 부럽습니다~
    홍합이 별로 비싸지 않다면 해보는것도 좋을걸요? 완전 인기있을것 같은데~
    공동식사로 수프를 준비하는 경우도 많이 않고 홍합 까먹는 재미도 쏠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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