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지만 추석이니까 생선전 by 고선생

해마다 오는 가을의 대명절 추석. 그 추석과 아무 상관없이 4년을 보내고 있는 저. 그냥 먼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추석이라고 해서 별로 추석음식을 챙겨먹어본적도 없네요. 하지만 올해는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전이라도 하나
부치자 해서 만든게 생선전입니다. 질투심 폭발이랄까요. 당신들만 맛있는 명절음식 먹을테야? 나도 한다!! 쳇!! ㅋㅋ
수많은 전이 있죠. 전 전은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요. 하지만 그 중에 최고로 좋아하는
전이 뭐냐고 물으면 전 생선전이라고 대답하겠어요. 부드럽고 담백한 흰살생선으로 만드는
생선전은 다른 전 부럽지 않아요. 이거 하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싸랑해요 생선전!
생선전 하나 부쳐서 그래도 전 부쳤다고 명절기분 내면서 간단하게 한끼 먹었습니다.
몇번 얘기한것 같은데 저 음식포스팅은 오늘 먹은거 오늘 올리는게 아니라 길게는 한달 전의 음식도
올리고 그러는거 아시죠? 이번엔 간만에 실시간 포스팅입니다. 정확히 세 시간 전에 먹은거네요.
추석연휴 빨간날은 다 지났지만 주말까지 쉬는 분도 많고 아니 추석연휴중에 먹은걸로 칩시다.
Kabeljau. 카벨야우. 독일어로 '대구'란 이름입니다. 서양에서 가장 일반적인 흰살생선인 대구죠.
뼈도 완벽히 발라져있고 참 좋습니다. 한국에서 생선전은 다양한 흰살생선을 써서 하지만 민어, 대구 등으로
부치는게 고급형, 그리고 동태로 부치는게 하급이라고 하네요. 생선의 가치가. 전 완소 카벨야우입니다.
생선전은 참 좋아하긴 하는데 만드는건 처음 만들어봅니다. 근데 처음 만들어도 지금 제 경험에는 못만들것도
없죠. 돈까스도 만드는 저인데 생선전은 더 간단하거든요. 돈까스는 계란물 입히고 빵가루도 묻히지만 생선전은
계란물까지만 입혀서 구우면 되니까 말이죠. 물기를 꼭 짜낸 대구살을 사선으로 얇게 썰어냅니다.
조금만 더 수련하면 어설프나마 초밥이라도 쥐어볼까요 ㅎㅎ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낸 대구살을
소금과 후추로 살짝 밑간하고 겉에 일단 밀가루를 얇게 묻힙니다.
그리고 계란물에 넣어 계란물을 충분히 입혀준 후
기름을 충분히 두른 팬에 안착!
별로 시간 걸리지 않고 간단히 완성된 생선전입니다.
아아 이렇게 그릇 가득 채워진 전의 비주얼 오랜만이에요.
노릇노릇 아주 잘 익었네요. 전 부칠때의 묘미인 중간에 집어먹기.. 전 세개 집어먹었습니다.
작은 접시로 먹을만큼 옯겨 담고 간단한 한끼 차림. 우 깍두기와 좌 고추장볶음입니다.
몇년만에 먹는 생선전.. 감회가 남다릅니다. 이 맛있는걸 왜 이제껏 안 했을까요. 이 간단한걸.
카벨야우(대구)의 맛은 정말 동태는 비교할 수 없이 훌륭하고요. 다른 전들도 먹고 싶지만 가장 좋아하는
생선전 1품을 해서 소박하게 먹었더라도 만족합니다. 올해는 생선전 먹은 추석이군요. 혼자 먹으니까
여러 음식 할 여유도 없으니까요. 다음 명절인 구정때엔 또 무슨 전을 할까 벌써부터 즐거운 고민입니다.

남은 전은 식어버리는데, 전 식은 전이 또 그렇게 맛있더라구요. 식은 전을 또 데우는것보다 그 식어버린
상태가 뜨거울때와는 전혀 다른 맛의 매력이 폭발합니다. 기름에 지지거나 튀기는 음식은 그 식었을때의
매력이 있어요. 식은 생선전도 내일 먹을거니까 완전 기대중입니다. 지금 포스팅하면서 입이 심심해서
식어버린 생선전 하나 집어먹었는데.. 맘 독하게 먹지 않으면 지금 다 먹어버릴 듯 하여 얼른 하나 먹고 치웠습니다 ㅋ

덧글

  • 시하 2010/09/25 05:05 #

    꺄-악. 제가 동그랑땡 다음으로 좋아하는 명절음식!!;ㅁ;! 셀프로 해결하셨군요, 과연.
  • 고선생 2010/09/25 19:56 #

    셀프로 해결하지 않으면 먹지 못할 음식이 이 땅에 사는동안은 너무 많네요..ㅎㅎ
  • 히카리 2010/09/25 09:53 #

    대구전 맛있겠어요. 이번엔 명절음식을 송편밖에 못 먹었는데 부럽네요.ㅠㅠ
  • 고선생 2010/09/25 19:57 #

    역시 전 명절음식 하면 떡 종류보다 기름진 음식들이~
  • 검투사 2010/09/25 11:30 #

    오오~ 오랜만에 집 근처 종로빈대떡 집의 생선전이 먹고 싶어지는군요. -ㅅ-/
  • 고선생 2010/09/25 19:58 #

    빈대떡 말고는 전 종류는 사먹는것보다 집에서 하는게 더 좋더라구요. 거의 다 비슷하게 만드는 전인데도 집집마다 맛이 다 틀리죠.
  • 한다나 2010/09/25 12:10 #

    럴쑤럴쑤 이럴쑤. 엄마가 부친 생선전보다 더 맛나 보여요
    예전엔 명절 음식 맛있다는 생각 안 들었는데 몇 년 동안 고향에 안 내려가면서 잘 안 먹다보니 되게 그리워지네요
    생선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구전먹고싶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고선생 2010/09/25 20:00 #

    한입모양으로 귀엽게 부쳐봤어요 이힛 ㅋㅋ 마초스럽지 않고 여성스럽지 않나요.
    전 예전부터 이런 명절음식이 즐비한 명절은 음식때문에 기대했어요. 오로지 음식만!!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척들 만나는것도
    달갑지 않고 지루하게 어른들 모인 자리에서 우두커니 있는것도 싫었지만 음식만은!! ㅎㅎㅎ
  • breeze 2010/09/25 13:43 #

    저도 어쩌다보니 혼자 집에 있게되서 동그랑땡 만들어서 먹었는데 기름 냄새를 맡으니 추석 기분이 나더군요. 고선생님의 음식 포스팅은 정말 흥미롭네요. 중간에 집어먹기 신공..최곱니다. 링크하길 잘 했습니다. ㅋ
  • 고선생 2010/09/25 20:00 #

    그렇죠. 기름냄새는 명절냄새인겁니다. 대가족이 모이고 풍성한 먹거리가 가득한만큼 진하게 집에서 배어나오는 지글지글 기름냄새가 상징적이죠.
  • 물속인간 2010/09/25 15:59 #

    전 같이 만들기 쉽고 맛있는 음식도 드문거 같아요. 하지만 양이 늘어나면 전 붙이기는 수행이 됩니다...-_-;
  • 고선생 2010/09/25 20:01 #

    전도 꽤 난이도가 있는것도 있고 이것처럼 쉬운것도 있고 그렇잖아요 ㅎㅎ 난이도가 있는건 부치기 전의 준비가 좀 까다로운 종류들..
  • 홈요리튜나 2010/09/25 16:03 #

    조상님보다 먼저 먹을 수 있는 것은 만드는 자의 특권이지요 그 때가 맛의 절정이기도 하구요 그런 걸 어찌 놓치겠습니까ㅎㅎ
    손질 된 걸 사와도 뼈가 걸리는 경우가 있어서 먹기 꺼려지기도 해요 집에서 손질하면 그럴 일도 없을테지만^^
    저희집도 동태살로 만들었는데 고선생님은 보란듯이 럭셔리대구로 만드셨군요..왠지 역염장 당할 것 같지만
    오늘의 제겐 풍성한 먹을거리로 인해 디펜스 가능합니다-_-v
  • 고선생 2010/09/25 20:17 #

    제가 만든 전은 조상님은 커녕 온전히 저를 위한겁니다 ㅋㅋㅋ 하긴 본가에서도 차례상 제사상 안 차린지 오래죠.
    여기선 손질되어 파는 생선은 딱 살만 있어서 너무 좋아요. 생선전 먹다가 뼈 씹으면 진짜 불쾌한데.. 그게 동태가 또 좀 그렇더라구요.
    여기선 흰살생선 하면 대구가 가장 일반적이에요. 친숙하고. 저로선 좋은 일이죠. 흔한 흰살생선이 맛있는 생선이기도 하니까.
    무슨 풍성한 먹거리를 만드셨을까요? 저 좀 초대해줘요..ㅠㅠ
  • 홈요리튜나 2010/09/25 21:28 #

    오늘 편육 하나 삶았구요 날이 추워지니 몸보신 좀 해야겠다 싶어서 닭갈비 지져줬습니다^^
  • 고선생 2010/09/25 23:18 #

    편육에다 닭갈비.... 평범한 명절음식보다도 더 우월하게 느껴지네요...
  • 리슨양 2010/09/25 18:08 # 삭제

    흐흐 이젠 트윗서 바로 타고오니 좋네요 ㅎ 생선전을 하신거로군요 저도생선전 젤 좋아해요! 뭔가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동시에 두툼하니 씹는 맛이 있어서 좋더군요 ㅎㅎ
  • 고선생 2010/09/25 20:30 #

    담백하고 부드러운 흰살생선의 맛.. 생선전은 짱이에여....
  • 안구 2010/09/25 20:14 #

    저는 육전을 해볼까 하고 레시피를 물어보니 어머니께서 그냥 포기하라고 하셔서 그만뒀죠..ㅠㅠ
    버섯전은 혼자서 할줄아는게 그거라도 해볼걸 그랬어요..:-)
    그나저나 처음으로 외국에서 혼자 맞는 추석이었는데 괜시리 온가족이 함께했던 추석생각나고 그렇네요...
  • 고선생 2010/09/25 20:35 #

    육전.. 저희집에선 육전을 하지 않아서(소간 전은 했었지만요) 먹어본 바 없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는진 저도 몰라요 ㅎㅎ 찾아보면 알겠지만.
    전 4년째 독거 추석입니다. 서른살에 헤아릴 줄 아는 독거노인의 마음이죠 ㅋ
  • natalie 2010/09/26 07:50 #

    생선전! 성공하셨군요ㅜㅜ 전 추석 음식을 리옹 레스토랑에 가서 때웠어요..하하^^;
    그리고 아쉬움이 남아 동그랑땡을 부쳐먹었는데 그것또한 추억의 맛이!
    어머니 손맛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추석 기념이라며 혼자 낄낄대며 쓸쓸이 입에 넣었더랬지요ㅋㅋ
  • 고선생 2010/09/26 17:25 #

    리옹레스토랑에서의 추석음식.. 낭만있는걸요 훨씬? ㅎㅎ 전 집에서 파자마 입고 팬 앞에서 전 뒤집고 있었는데요 ㅎ
    명절음식이 하기 번거롭고 귀찮을 뿐이지 어려운건 아니잖아요. 뭐든 계란물 묻혀주면 전이 되니까! 동그랑땡도 참 좋아하는데...
  • 이네스 2010/09/26 15:47 #

    으허억. 대구전은 귀족이지요.

    전 육전을 제일 좋아합니다만. ㅡㅡ;;
  • 고선생 2010/09/26 17:25 #

    전에는 다지지 않은 고기를 쓰는건 제 취향은 아니더라구요..
  • mayozepin 2010/09/26 17:38 #

    저도 식은 전 좋아해요 ㅋㅋㅋ
    양념치킨도 식어서 먹으면 더 맛있더라구요 전 ㅋㅋ
  • 고선생 2010/09/26 17:40 #

    기름칠한 음식은 식으면 더 맛이 응축되면서 좋더라구요 ㅎㅎ
  • 바보새 2010/09/27 11:11 #

    어머나 대구전... 비싸서 오히려 한국에선 못 먹을텐데요 ;;; 딱 봐도 대구살 상태가 좋아보이는데다 포동포동하게 썰어서 부치니 더 맛있어 보여요. +ㅅ+ 육전은 육전용으로 고기 썰려 나온 걸 사서 쓰면 무척 쉬운데... 그게 아니라면 얇게 써는 게 고생이죠. ^^;;
  • 고선생 2010/09/27 18:40 #

    사실 육전은 고기를 계란물묻혀 부치느니 고기는 고기대로 구워먹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서 육전은 그다지 관심 외의 전이거든요. 저희 집에서도 육전은 취급 안 했구요. 반면에 생선전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전이고 만들기도 쉬워서.. 이젠 추석 아니라도 가끔 해야겠어요!
  • warhol 2010/09/28 02:20 #

    와... 저도 자취하는데 이만한 요리실력이 있다면...ㅠㅠ
    부럽네요. 정말 맛있겠어요!
  • 고선생 2010/09/28 02:43 #

    전은 그다지 요리실력이 특별히 필요하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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