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났어 by 고선생

내가 딱 싫어하는 한마디. '잘났어'.
물론 현실적으로 정말 잘난 사람도 있겠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
'잘 난' 사람은 분명 인생의 시작을 어느정도 풍요로운 플러스 속에서 시작할테니까.
근데 보통 쓰이는 잘났다는 말은 상대에 비한 나의 자격지심과 패배감으로서, 상대를
뛰어넘지 못할것이란 판단이 드는 순간, 그냥 순순히 물러나진 않고 한번 비꼬아주겠다라는
마인드로 툭 내뱉는 경우가 많다. 실제 그 사람이 태생부터 '잘 난' 태생이건 아니건간에
우월한 존재에 대한 시기어린 한마디. 풍요속에 태어난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위 잘 나가는
사람으로 성장하면 그렇지 못한 경쟁사회의 루저들은 그저 잘났어 한마디로 치부해버린다.
풍요없이 태어나서 노력과 경쟁으로 그 자리에 오른 사람도 '잘났어'. 그럼 그 경우엔
물질적 풍요있는 집안이 아닌, '노력하는 자세를 지니고 잘 태어난' 잘났음을 칭하는건가?
모든것을 과정보단 결과위주로 판단하는 세태속에서, 잘 된 사람을 그저 잘났으니까 잘 되었다고
판단해버리는 그 뉘앙스. 물론 그게 입버릇처럼 쓰여서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쓰이는것도
아니겠지만 그 말버릇은 거슬린다. 스스로 평등한 인간임을 거부하고 종자를 나눠버리고 있다.
자신의 노력부재보다는 '원래 쟤는 잘났으니까' 하고 결론지어버리면 마음이 편한가.
잘난 놈에게 자극받아 나도 잘나보자라고 깨닫고 노력하는 부류도 있겠지만, '잘났어'라고
결론짓는 사람들은 그냥 자신이 만들어버린 논리속에 자신의 패배와 잘난놈의 승리를 아주
당연시해버린다. 물론 노력에 따른 보상이 언제나 담보되지는 않는 현재의 사회분위기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건 역시나 이상적인 '잘 나감'의 형태를 규정지어놓고 다들 그 좁은 문으로만 향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이건 좀 다른 주제니까 접어두고..
태생부터 잘 나서 쭈욱 잘 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신들에게 잘났다라는 감투를 받게 되는건
잘나서가 아니라 잘 살아와서이다. 열심히.

덧글

  • 2010/09/04 20:24 #

    못나도 욕먹지만 잘나도 욕먹는 요상한 사회 [글의 요지랑은 좀 다르지만서도...]
    글 많이 공감하고 가요~!
  • 고선생 2010/09/05 07:19 #

    네 어떻게든 욕은 다 욕이에요. 명분은 갖다붙이기 나름이고 기준없이 전방위죠.
  • 에쏘 2010/09/04 21:00 #

    아.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거였군요. 잘 살아와서. 새겨 기억할 생각의 방향.입니다.
  • 고선생 2010/09/05 07:20 #

    결과의 화려함만에 집중하는건 앞으로도 별로 바뀔것 같진 않아요..
  • Reverend von AME 2010/09/04 21:14 #

    저도 공감하고 갑니다. 그냥 막판에 할 말 없어지면 내뱉는 말이라 결국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일 뿐이라고 전 생각해요.
  • 고선생 2010/09/05 07:21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는건 자신을 깎아먹는지를 모르는거겠고 그렇게 내뱉어야 조금이라도 만족감이 드나보죠.
  • hanabi0621 2010/09/05 01:49 #

    잘난사람이 '나 잘났다'고 얘기할때 미운사람이 있는 반면, 그 모습도 예쁘게 인정해주고 싶은 사람도 있죠. 그 단어가 예쁘고 밉게 쓰이는건 붙이게 되는 사람, 혹은 내뱉는 사람에게 달린 것 같아요. 워낙 다들 잘났다 얘기하고 또 그런 사람들에게 비아냥 거리며 잘났다 내뱉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 고선생 2010/09/05 07:22 #

    경쟁사회 체제안에서 누가 더 잘나느냐, 실질적으로 잘난 내실이 없으면 잘나보이기라도 하느냐 이게 관건이 됐죠. 그걸 주제로 얘기하자면 벼라별 사회문제가 다 나와야겠지만.. 결국 나 잘났음을 주장하고 싶은걸로 모든 이유가 설명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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