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여름 독일/벨기에 7 - 브뤼셀의 먹거리골목, 부셰거리 by 고선생

지금 7편째 올리고 있는 <2010 여름 독일/벨기에> 시리즈는 계속 여행 밸리에 올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음식 밸리네요. 그도 그럴것이, 먹는 얘기 비중이 상당하거든요. 당당한 식당
외식 이야기도 있구요. 물론 이번 포스팅 이후에도 한번이나 두번 정도 더 음식 중심 이야기가
나와서 음식밸리에 올릴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레어한 '외식'으로 말이죠. 아아 감개무량.
미식의 나라 벨기에, 그 수도인 브뤼셀에는 '푸줏간'이란 뜻의 부셰(Boucher) 거리가 있습니다.
주로 관광객들에게 대 인기인 먹거리 골목이죠. 비슷비슷한 음식들을 취급하는 레스토랑들이
집중 밀집해 있는 좁은 골목길입니다. 낮이고 밤이고 상관없이 사람들이 우글대고 여기저기서
웨이터들의 호객행위도 넘치죠. 활기넘치는 이 거리를 걷는것만으로도 재밌는 경험입니다.
날씨가 맑든 비가 오든, 낮이든 밤이든 춥지만 않으면 유럽사람들은 대부분 노천에서 먹는걸 즐깁니다.
제가 갔을땐 비가 내리는 밤이였는데 위에 파라솔 다 쳐두고 노천좌석을 그대로 두고 있었고 사람들은
비가 와도 아랑곳 않고 노천자리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죠.
그냥 이 거리를 통과하는 사람들, 이 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
밥먹을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이 거리는 늘 북적이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있는건 해산물요리들인데 실제로 해산물 요리도 유명하구요.
자, 갑자기 시간은 전날 저녁으로 휘리릭. 위 사진들은 다음날 낮에 둘러보며 찍은거고 사실 이 부셰거리에
처음 온건 전날 저녁이였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브뤼셀에 도착한 날. 비가 와서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해서 저녁이나 먹고 쉴 요량으로 이 부셰거리를 찾았습니다. 들른 식당은 Chez Léon. 이곳에서는 나름
유명한 식당으로, 한국으로 치면 '원조'라고 불리울만한 식당이랄까요? 이 식당으로 인해 벨기에 음식중에
홍합요리와 감자튀김이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벨기에 하면 홍합요리와 감자튀김을 떠올리게 한 공헌을
이 식당이 한 셈입니다. 말 그대로 원조네요. 우리나라의 '원조음식점'처럼 할머니가 운영하진 않을겁니다.
독일, 체코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 맥주죠. 어느 식당에 가든 그 식당 메뉴판 '맥주' 영역에서
가장 위에 씌여져있는 맥주가 그 식당 대표적인 맥주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주문은 친구가 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맥주를 시켰죠. 정말 맛있더군요. 독일맥주에 길들여져있어서 그런지, 뭔가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벨기에맥주입니다.
크로켓입니다. 새우 크로켓이라고 써있는걸 샀는데 이 두개 나오면서 가격은 상당했죠.
하지만 한 입 맛 봤을때의 그 전율이란... 겉은 바삭한 튀김인데 속은 완전 흐물한데 그 진한 맛은 정말.. 혀와 뇌를
간지럽히는 자극이였답니다. 아.... 이.. 이것이 본토의 원조 크로켓이로구나.. 맛으로 오르가즘을 느꼈다고 하면 오버일까요?
예압! 이거죠. 벨기에 가면 홍합요리를 먹어라. 바로 그 홍합탕입니다. 부셰 거리의 관광객들 중 반 정도는
홍합을 먹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명실공히 벨기에를 상징하는 명물요리이죠.
이걸 시키면 감자튀김은 무한리필이 가능합니다. 대신 조금씩만 주죠. 기분탓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벨기에의 감자튀김..
정말 어느곳에서 먹었던 감자튀김보다 맛있었어요. 감자튀김이 다 감자튀김이지! 라는건 천만의 말씀! 나름 독일에서도
감자튀김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인기인데 독일에서 먹던 감자튀김을 초월하는 맛이였던겁니다.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고..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이 날까.. 감자가 다른가? 조리가 좀 다른가? 별별 의구심이 다 들던,
감자튀김에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아 이래서 벨기에 감자튀김이 유명하구나 하는 기분. 저 너무 호들갑스러운가요?ㅎㅎ 꺄흐
홍합도 참 부드럽고 맛납니다. 처음엔 이렇게 하나하나 껍질 벗겨가며 알맹이 빼먹다가..
밑에는 진한 수프가!! 딱 봐도 우유를 베이스로 했고, 홍합의 맛이 배어든 그 수프의 맛이 정말이지.. 개운하고 좋아요.
클램차우더수프같은 맛의 계열인데 훨씬 고급스럽고 제 혀가 틀리지 않았다면 화이트와인도 썼다고 느껴집니다.
굉장히 맛좋은 수프에 홍합살을 섞어 떠먹어도 좋고 빵을 찍어먹는것도 별미죠. 과연 명물요리답다라는 생각. 반면에 또,
이거 의외로 집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흉내낼 수 있을것 같은데? 하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물론 비법이 다 있겠지만
얼추 느껴지는 맛에서 대략의 레시피가 그려지기도 하고, 한번 호기롭게 흉내낼 수 있을것 같은 음식이에요. 홍합을
구하는게 관건이겠군요. 질 좋은 홍합으로 해야 말이죠. 다 먹은 뒤의 감동은, 브뤼셀에서의 첫 거한 외식을 친구녀석이 쐈다는것.
홀로 고군분투하며 타지에서 유학생활하는 네게 한번은 식사대접하고 싶었다네요. ..야 임마! 후식으로 짠 눈물을 먹이다니!!

브뤼셀에 온 첫날은 맛좋은 명물요리들과 함께 마무리했고 다음날 반나절동안 열심히 돌아다니며 구경한거죠.
<2010 여름 독일/벨기에> 시리즈는 당분간 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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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홈요리튜나 2010/08/21 20:44 #

    한국의 홍합과 비교해서 그 맛이 월등한가요? 어쩐지 궁금...음
    여기선 쉽고 싸게 먹을 수 있는 홍합...이지만 신선한 재료가 아니라서 그냥저냥이죠 물론 신선한 것으로 먹으면 벨기에의 맛 못지 않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홍합양식장을 겸하고 있는 해수욕장에 놀러간 적이 있거든요 즉석에서 따다 요리하니 그 맛이 끝내줬거든요-3-vvv 역시 신선한 재료는 맛의 8할을 먹고 들어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

    새우크로켓 그냥 보기에 에이..별 거 아니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단면샷을 보니 장난 아니네요
    뭔가 보통의 범주를 넘어선 크로켓같습니다..ㅜ.ㅜ
  • 고선생 2010/08/22 08:41 #

    홍합 자체를 그리 많이 먹어본적도 없어서 한국홍합의 맛이 딱히 기억나지는 않는걸요.. 홍합맛은 그냥 홍합맛으로만 알고 있을뿐..;
    어머니가 벨기에식 홍합탕 집에서도 만들어 드셨고 굉장히 맛있다 하셨으니 어느 홍합이든 괜찮을거에요.
    어느 식재료나 다 그렇겠지만 해산물은 특히 그 선도가 맛을 많이 좌지우지하죠. 정말 신선한 특급품은 별다른 조리 없이도 최고의 음식이잖아요.
    아 새우크로켓... 그 진한 맛 속에서 헤엄쳤던 무아지경의 짧았던 순간을 잊을수가 없네요.
  • popy 2010/08/21 20:56 # 삭제

    저도 갔을 때 감동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사진을 너무 실감나게 찍으셔서 방금 저녁을 배 터지게 먹었음에도 침이 꼴딱꼴딱 흐르네요. -ㅠ-
  • 고선생 2010/08/22 08:42 #

    맛있었죠? 또 먹고 싶네요 저도.
  • 스란 2010/08/21 22:27 #

    으앗. 저 수프.... 전 홍합만 쏙쏙 빼먹고 일어섰는데..ㅠㅠㅠㅠ 저 가게에서만 수프가 제공되었다고 생각하면 조금 덜 억울할까요.
  • 고선생 2010/08/22 08:43 #

    음..? 혹시 밑의 수프를 안 드신거 아닐까요? 저 홍합요리가 한 스타일일거라 생각하는데.. 벨기에 명물의 홍합요리하면 저거죠.
    근데 홍합 다 드시다보면 아래 수프가 보일텐데... 혹시 그냥 단순한 찜도 있는걸까요? 모르겠네요.
  • natalie 2010/08/21 23:21 #

    원래 감자튀김의 원조는 벨기라고 하죠ㅎㅎ 그래서 벨기에에서 프렌치 프라이라고 하면 치를 떤다고 하네요~
  • 고선생 2010/08/22 08:43 #

    네 그래요. 명성대로 가장 맛있는 감자튀김을 자랑하는 벨기에.. 정말 맛있었어요.
  • 펠로우 2010/08/22 02:09 #

    홍합, 감자튀김... 거기서 거기일것 같아도, 잘 만드는 곳은 다른가보군요^^
  • 고선생 2010/08/22 08:44 #

    이 식당이 그 두가지가 벨기에 명물음식으로 등극하게 된 원조집이라나봐요.
  • 빠다 2010/08/22 06:03 #

    홍합요리의 수프 정말 진국일 것 같네요! 와우 ㅠㅠㅠ
  • 고선생 2010/08/22 08:44 #

    조개류로 끓인 국물치고 맛없는거 없는데.. 이 수프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 이네스 2010/08/22 09:49 #

    어허어억. 정말 맛나보입니다!
  • 고선생 2010/08/22 18:02 #

    황홀했어요
  • 꿀우유 2010/08/22 16:27 #

    으악 홍합과 수프............... 제가 해본다고 해봤자 안드로메다만큼 먼 맛이겠지만 여긴 홍합 파는걸 못봤어요.....
  • 고선생 2010/08/22 18:03 #

    아니에요 해보세요! 별로 어려운것 같지 않아요 ㅎㅎ
    ..근데 홍합이 없다구요?;; 해산물 왕국 일본에서 의외인데요;
  • 풍금소리 2010/08/22 18:08 #

    저 맛이 너무 그리워서 빠리의 레옹에서도 사 먹어보았지만 본토의 '그맛'이 나진 않더군요.
    서울 연대 쪽에도 홍합요리 하는 데가 있대서 가보고는 싶은데
    통통하게 살 오른 홍합이 아닐 것 같아서...패쓰.
    감자튀김 사진 보니까 침이 고여요.흣
  • 고선생 2010/08/22 18:18 #

    어쨋든 이 식당이 체인이기도 하지만 프랑스나 벨기에나 상통하는 맛을 가지고 있고 요리스타일도 비슷하니까
    비슷하긴 하겠죠. 홍합요리란게 복잡한 맛보다는 재료의 선도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을테니까..
  • 바보새 2010/08/23 11:12 #

    chez leon에서 가장 유명한 버전은 화이트와인 기반에 다진 샐러리 등이 돌아다니는 게 보이는 거고... 변형으로 크림 쓴 것, 토마토 넣은 것 등이 있을 거에요. 바닥에 남은 걸 봐서는 크림 쓴 걸 드셨던 게 아닌가 싶네요. 흠, 근데 얼핏 듣기론 정작 벨기에 사람들은 저 바닥에 남은 '진국'은 안 먹는다던데... 물론 저희 부부는 '아니 이 아까운걸~ 이게 진짠데~' 하면서 숟가락과 빵을 동원해서 열심히 먹었지요. (웃음)
    벨기에에서는 흔히 먹는 음식인지라, 들어가는 야채 믹스를 아예 따로 파는 모양이더라구요. 그거랑 버터랑 화이트와인에 홍합... 그리고 큼직한 냄비만 있으면 된다는 듯... 라지만 재료도 비교적 간단하니 그냥 만들어도 어렵진 않을 것 같던데요. :)
    감자튀김은... 더 잘하는 가게도 꽤 많답니다. ^^;; 여긴 딱, 음 벨기에니까 뭐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지... 라는 수준? ;;; 암튼 저기에 마요네즈 푸욱 찍어 먹으면 맥주가 술술 넘어가죠... (...뱃살도 술술 불어나겠죠... =ㅅ=)
  • 고선생 2010/08/23 18:13 #

    더 잘하는 집도 있겠죠. 하지만 전 벨기에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브뤼셀에서 주어진 시간은 딱 반나절뿐이였으니 여유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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