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고민했던 것 by 고선생

난 어렸을때 말도 안되지만 왠지 그럴싸한 이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적이 많았다. 어릴때였으니까
아는게 별로 없었으니 그랬고 정말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고민에 고민을 하며 결론을 내고 싶어했다.

예를 들어 물 위를 걷는다는거. 어디선가 그랬다. 코메디였나 만화책이였나. 물 위를 걸으려면 한 발을 먼저 담고
그 발이 물 속에 가라앉기 전에 재빠르게 다른쪽 발을 빼고 그 발이 가라앉기 전에 또 다른쪽 발을 빼고 그런식으로
계속 반복하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거였다. 어린 나이에는 그게 굉장히 신빙성 있게 다가왔다.
어 진짜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나는 열심히 고민했다. 집 안 목욕탕은 좁고 물도 얼마 안 받아지니 시험할 수
없었다. 이건 강이나 바다에 가야 할 수 있어! 어느날 바다로 피서로 간 날. 그래.. 드디어 시험해볼때가 되었구나.
난 오늘 물 위를 걸을거야!! 당장 실행에 옮겼다. 왼발먼저 물에 담그면서 동시에 오른발을.....   ....꼬르르륵 허우적허우적...
공허한 몸짓과 함께 그대로 가라앉았다. 그 때 난 중력의 허무함을 깨달았다...

지금까지도 평생의 소원으로 간직하고 있는 하늘 날기. 어릴때의 그 욕구는 더욱 강했다.
TV만화에서는 우산을 펴들도 공중을 부유하는, 혹은 천천히 낙하하는 장면같은걸 볼 수 있었다. 어, 저거 말 된다.
내가 우산을 놓치지만 않으면 우산은 낙하산 역할을 하니까 어느정도는 나의 낙하속도를 줄여줄 것이다. 혹시 잘하면
천천히 내려오면서 부유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난 우리집에서 가장 큰, 아버지가 골프치러 나가실때 쓰는
엑스라지 거대한 우산을 몰래 빼들었다. 겁은 많아서 높이선 못하고 아파트 1층 베란다에서 실행에 옮겼다. 혹시나
잘못되더라도 크게 다칠 염려 없는 곳. 우산을 펴들고.. 점프했다. 와.. 나, 날고 있....     ....쿵!
우산은 홀라당 뒤집어지고 그대로 추락했다. 발바닥에 충격이 엄청났고 난 바닥에 굴렀다. 그 때 난 또다시 중력과
내 몸무게의 허무함을 깨달았다...


덧글

  • Semilla 2010/08/21 08:56 #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어디서 유정란을 얻어오시니까 그거 따뜻하게 해주면 병아리 나올 줄 알고 하나 숨겨다가 솜으로 둘러싼 적 있어요;
    He-Man에서 모래를 휘저어서 유리를 만드는거 보고 놀이터에서 불 피워서 모래를 가열해본 적도 있고요;;
  • 고선생 2010/08/21 17:45 #

    그거 저희 아버진 실제로 성공하셨다 하더군요. 병아리 부화.
  • 홈요리튜나 2010/08/21 12:28 #

    저는 염력이요 차를 뒤집거나 물건을 띄우려고 뚫어지게 째려봤어요.ㅋㅋ-_-;;
  • 고선생 2010/08/21 17:46 #

    ㅋㅋ 전 나름 그래도 뭔가 그럴싸해뵈는 원리쪽으로 심사숙고했지 너무 초자연적인건 아예 단념했습니다.
  • lazymango 2010/08/21 13:24 #

    저도 2가지 다 해봤다는 ㅋㅋ 차이가 있다면 우리집 강아지를 품에 안고 같이 뛰었어요.
  • 고선생 2010/08/21 17:47 #

    ㅋ 강아지는 무슨 죄인가요~ 혹시 충격방지용으로 안고 뛰신건가요?
  • cleo 2010/08/21 18:39 #

    우산 들고 공중을 부유하는 건...저도 영화 [메리포핀스]보고 가능하겠다, 싶었지만 고선생님처럼 실행하진않았죠.
    그러기엔 겁도 너무 많았고, 영리했으니까요...ㅋㅋ
    골프우산 들고 낙하하는 모습 너무 귀여울 것 같네요^^ ( 물 위를 걷는 것도 그렇고... )

    요리할 때도 늘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 보면 어릴때부터의 그 엉뚱함과 창의력이 발전한 거 같아요!
    앞으로 뭔가 더 창의적인 일을 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당~ 고선생님 홧팅!!!
  • 고선생 2010/08/21 19:52 #

    저도 메리포핀스를 보고 꿈꿨었네요. 우산타고 날아가는거.. 영리한 끌레오님을 잘 참으셨습니다 ㅋㅋ 저 추락하고서 멍 들었어요..
    어렸기에 그리고 뭘 몰랐고 자신만을 과신했기에 할 수 있었던 무모한 행동같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기발한 창의력이 많이 나온다면 창의력이 일에 많이 필요한 저로서는 너무나 좋겠네요.
    아인슈타인 우유나 DHA참치같은거 한번 먹어본 적 없는 저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대로 재미를 추구하며 살고 싶은 마음은 늘 한결같아요 ㅋ
  • Fabric 2010/08/22 18:40 #

    저도 물위를 걷는 저 방법에 대해서 봤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홍길동 만화책에서였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이 동영상을 발견하고는 엄청 놀랐어요 http://www.youtube.com/watch?v=Oe3St1GgoHQ 동영상이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아닌거 같은데 =_=;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ㅎㅎㅎ
  • 고선생 2010/08/22 18:47 #

    원리를 설명하는건 그럴싸한데.. 글쎄요. 족히 20미터는 뛰는것 같은데 아무리 방수화를 신고 물에 닿는 표면적이 다르다 해도 물수제비가 인간에게도 적용될것 같진 않은데요.. TV프로처럼 그럴싸하게 잘 포장된 흥미UCC란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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