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여름 독일/벨기에 4 - 비오는 구시가, 브뤼헤 by 고선생

와우 드디어 독일을 벗어나 벨기에입니다. 땅꼬마 시절에 갔었다는 벨기에. 수많인 벨기에 볼거리 중에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그저 오줌싸개 동상뿐. 이 나이 되서 다시 제대로 보러 20몇년만에 다시 오게 된 벨기에입니다.

첫 도시는 브뤼헤입니다. 독일에서 벨기에로 넘어올때 브뤼셀이 더 가깝긴 하지만 벨기에 여행 후 동행한 친구는
프랑스로 넘어갈것이고 저도 독일로 돌아올거기 때문에 친구에게도 저에게도 더 먼 브뤼헤를 먼저 보고 브뤼셀을
들르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였죠. 벨기에로 넘어온건 좋은데 이 날은 주룩주룩 비가 오는 날이였습니다..
그간 구형 DSLR 혹은 폰카나 가지고 다니던 전데, 이번엔 벨기에 온다고 특별히 신형기까지 챙겨왔구만...

여긴 중앙역 앞입니다. 아직은 비가 살살 와서 다들 우산이 없지만 좀 지나니까 우산 안쓰고는 못 다닐 정도가 됐죠.
중앙역 맞은편에 넓게 조성된 녹지. 시민 공원인듯 합니다.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아보이던 곳. 비만 안 온다면.
골목들이 많은 브뤼헤 구시가지만 지도 한번 훑고 방향만 파악해서 다니면 그다지 헤맬 일은 없습니다.
구시가가 상당히 중세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그때부터 모든게 파손없이
내려오는건 아니고 나중에 상당한 재건축을 거쳤다지만 그게 뭐 어떻습니까. 보존도 못하거다
다 때려부수는 나라도 허다한데요. 동북아시아의 일본 서쪽의 K모 국가도 그렇고 말이죠.
역시 벨기에. 관광코스마다 줄지어 있는 초콜렛 전문점. 어여 오라고 유혹하는 상점들이지만
쇼핑은 마지막 날 돌아가기 전에 해야지, 이런데서 발목 묶이면 클납니다. 비도 오고..
또 역시 벨기에 하면 와플이죠. 초콜렛 상점과 더불어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는 와플상점입니다.
벨기에 하면 와플이 상징적인건 맞지만 사실 와플 못지 않게 바게트, 파니니 등의 샌드위치도 동등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바게트샌드위치 전문점이 체인으로 있을 정도죠. Panos같은. 반면에
독일에서 흔한 소세지같은건 거의 보이질 않네요. 바로 독일 옆 나란데 확 차이가 느껴지는 순간이였습니다.
이 가게는 눈여겨두었다가 나중에 먹기로 하고 일단 갈 길 갑니다.
도시 사이사이엔 수로가 흐르고 있는데 그 덕분에 보트관광도 가능한가봅니다. 그럴 시간과 비용은 없으니 쿨하게 제끼죠.
이곳은 노틀담 대성당입니다. 노틀담 하면 일단 파리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지만(뮤지컬 때문에 더)
사실 노틀담은 불어로 성모를 지칭하는 명사로, 여기저기 노틀담 성당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독일로 치면 마리엔교회(성모교회)가 여러곳 있는 것과 같은거죠.
천재조각가 미켈란젤로의 성모자상입니다. 이탈리아 여행 이후로
미켈란젤로의 조각을 보는건 처음이네요. 그것도 벨기에에서.
대성당다운 위압감이 압도적입니다. 쾰른 대성당만하진 않지만..
상당히 장식적인 요소가 많은데 실내 스케일이 커서 조악해보이진 않습니다.
남자친구야.. 옷 좀 더 이쁘게 입지..
구시가의 좁은 길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말이죠.
구시가의 도시답게 마차도 굉장히 많이 운행중입니다. 마차와 승용차, 버스가 한 길로..
잔뜩 흐린 날이지만 엄청난 여행객들.
이곳은 마르크트광장입니다. 이름대로 시장이 섰던 대광장인가봅니다.
이 광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 높은 건물. 종탑이라고 하는군요. 올라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일정상 더 시간을 낼 순 없었고 비까지 주룩주룩 와서 밑에서 둘러보는걸로 만족했습니다.
밤이라면 올라가서 야경이라도 찍고 싶을 욕심이라도 생겼겠지만요.
한동안 이 광장에서의 분위기를 눈에, 가슴에 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하루하고 반나절의
일정동안 벨기에의 두 도시를 섭렵하려면 어쩔 수가 없죠. 브뤼셀에서는 여기에서보단 시간이
많아서 더 사진찍기에 열중할 수 있었지만요.
브뤼셀로 가기 위해 역으로 가는 길에 아까 멈칫했던 와플가게에서 벨기에 첫 외식을 합니다.
커피광인 친구는 이곳에서 먹는 커피 역시 너무 맛있다고 만족을!
저도 독일이든 유럽 어디든 커피맛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유독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정말 신선하고 좋은 원두로 내렸을 때 저렇게 흰 거품이 위에 쌓인다고 하네요.
와플~ 와플이다~ 사실 독일유학중인 4년동안 독일에선 와플을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굳이 돈 주고 사먹을 만큼 제게는 매력적인 음식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와플의 고향에
왔으니 현지음식을 먹어야 하는건 당연! 그렇게 시킨 와플은.. 정말 너무 맛있더라구요.
이것이 벨기에 와플이구나. 아무 첨가물 없이 슈가파우더만 살짝 얹은 심플하고 고유한
와플의 맛. 속이 약간 크리스피한 그 씹힘과 달달함, 그 달달함을 중화하는 블랙커피.
정말 맛있었어요. 친구는 과일타르트도 추가로 시켰는데 그것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과연
프랑스어권, 베이킹천국! 미식의 나라 벨기에에서의 첫 외식으로 바로 벨기에가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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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elicious feelings 2010/08/18 08:01 #

    커피위에 저 하얀걸 크레마라고 부르던가요? 사진을 통해서도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네요~
    소박한 와플도 정말 맛있어 보이구요...요새 시중에서 판매되는 와플엔 이것저것 끼워넣고 왠만한 밥값보다는 훨씬 더 비싼값에 팔거든요...저는 저렇게 간단한 슈가파우더나 메이플시럽만 뿌려주는게 좋더라구요^^
  • 고선생 2010/08/19 03:17 #

    뭐라 부르는지는 커피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뛰어난 원두의 질을 자랑할 때 생기는거라 들었어요.
    한국에서야 서양식은 화려하게 들여오는것이 미덕이니 심플하고 본질의 맛보다는 이것저것 많이 올라간걸 좋아하죠. 피자가 그 정도가 가장 심하잖아요. 난리부루스. ㅋ
    전 딱 이게 좋더라구요. 물론 브뤼셀로 넘어가서는 화려한것도 하나 먹어봤습니다.
  • lazymango 2010/08/18 10:28 #

    벨기에편 기다리고 있었어요:)
  • 고선생 2010/08/19 03:17 #

    만족하셨나요? 브뤼헤는 날씨가 너무 별로라.. 브뤼셀이 진짜입니다!
  • lisahuh 2010/08/18 15:43 #

    벨기에에도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잇군요!! 아 그리고..와플...심플하지만 본토의 맛을 느낄수 있는 맛이엿겟죠?? 침만 삼키고 갑니다..ㅠㅠ
  • 고선생 2010/08/19 03:18 #

    난리만 안 치면 되는건데 다른 나라로 나가면서 와플은 화려해지기만 해요. 그것도 취향차겠지만 전 딱 요 스타일이 너무 좋던데요.
  • 풍금소리 2010/08/18 18:41 #

    정통 와플,눈으로 시식하고 가요.
    며칠 전에 까페에서 사이비 와플을 먹고 냉동 딸기 때문에 이가 홀라당 빠질 뻔 했지요.ㅋ
  • 고선생 2010/08/19 03:18 #

    흠.. 한국에선 '감히' 와플을 사먹어본적도 없긴 하지만 기대는 안 해요.
  • 풍금소리 2010/08/19 12:18 #

    정통이 코리아 까페 와플보다 1/3 정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오리지날이니까요.
    오리지날을 시식하려고 비행기 값을 물 수는 없지만...가끔씩은 본국의 아이템이 물 건너 오면서 관세(?)가 붙는 가치까지 섭취해야 하나 싶어 헛헛합니다.
  • googler 2010/08/19 05:23 #

    이야... 벨기에 미적인 걸요? 아기자기하면서도 우아하고 말이죠, 특히 커피랑 와플이 진짜 맛나 보여요, 맞어요, 저렇게 흰 거품이 생기는 걸 보면 냄새하며 그 입김이 차별돼오게 돼있지요. 여기선 저런 커피 맛보기 쉽지 않아요. 제가 개발을 못해서 그런 건지 원... 독일과 스웨덴의 중간정도 되는 분위기같은 느낌이네요. 가보고 싶어지네여. 잔 유럽에서 프랑스나 스페인 이런데는 가자고 해도 땡기지가 않는데 벨기에는 어딘지 더 양반스러운 느낌이 드는 게 왜그런지 모를 지경이예요. 느낌이 참 좋네요, 벨기에.
  • 고선생 2010/08/19 06:59 #

    저도 집에선 그냥 드립으로 내려먹는 처지인데 전문점의 고급커피내림의 퀄리티는 따를 수 없어요. 집에서 어차피 커피도 잘 안 먹고.. 나가서 사먹는 커피가 참 맛있네요. 독일이든 벨기에든 프랑스든 커피가 너무 맛있다는 커피애호가인 친구의 말이였습니다. 여기도 좋지만 역시 브뤼셀이 참 멋지더라구요. 브뤼셀 포스팅은 이 다음으로 이어질텐데 브뤼셀은 몇편 나눠서 올릴 예정이랍니다.
  • 홈요리튜나 2010/08/19 08:46 #

    비가 와서 아쉬우네요 왠지 푸른 잔디 위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있어야 어울릴 것 같아서요 흐흐..
    예배를 보는 의자가 일인용인 게 인상적이네요 보통은 가로로 긴 일렬의자를 세워놓잖아요.
    대광장 건물의 붉은 창문 때문에 조금 악마성 같아보여요 표독스럽.ㅋㅋㅋ
    역시 저랑 코드가 통하십니닷 개인적으로 치덕치덕 바르고 아이스크림을 쌓아 눅눅해지는 와플을 좋아하지 않아요
    정말 자신있게 구워졌기 때문에 별다른 토핑이 없는 거겠죠? 현지의 와플 언젠가 꼭 먹어볼거예요~
  • 고선생 2010/08/19 18:07 #

    날씨야 운이니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여행할때는 날씨가 좋은게 행운중의 행운.. 저도 이 시기에 비가 올 줄은 몰랐는데 요새 좀 이상하네요.
    네 저도 개인의자로 따로 비치된 성당은 새로웠어요. 전체적으로 건물들이 빨간색 포인드가 있지 않나요. 예뻐요 ㅎ
    아 저도 본연의 맛을 넘어서는 과한 토핑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토핑맛으로 먹는거지 기본이 너무 가려지잖아요.
    딱 저런 와플이 제일 좋았습니다. 그래도 벨기에 와플은 종류도 여러가지기 때문에 나중에는 좀 화려한것도 썰어먹어보긴 했지만
    이게 제일 부담없고 맛있었던것 같아요.
  • 바보새 2010/08/19 11:08 #

    아... 비가 와서 너무 아쉽네요. ㅠ_ㅠ 맑은 날 저 수로 끼고 있는 공원 쪽으로 자전거 타고 쭉 따라가면 나름 풍차;;;도 있고... 수문 같은 것도 있고... 예쁜 사진 찍을 수 있는 곳이 널렸는데요. ㅠㅠ
    그러고보면 신행 때 바게뜨 샌드위치도 은근 많이 먹었네요. =_=; 특히 panos는 저렴하고 야채도 넉넉하면서 배부른, 별 생각 없을 때 가기 딱 만만한 곳이었는데요. ㅎㅎㅎ
    커피랑 와플 사진 보니까 카페 야외 자리에서 노닥거리던 시간이 새삼 그립네요. 사실 신행 가기 전까지 커피 입맛이 어린이-_-여서 우유랑 설탕 듬뿍 넣어서 마셨거든요. ^^; 근데 지금은 우유랑 설탕 넣은 커피가 싫어요. 맛난 커피를 매일 마셔서 그런지 입맛이 확 바뀌더라구요. ^^;;
  • 고선생 2010/08/19 18:09 #

    네 뭐.. 비 오는건 하늘의 뜻이니 어쩔수가.. 나름 아쉽긴 했지만 할 수 없죠.
    사실 와플보다도 바게트 샌드위치가 더 대중적인것 같더군요. 와플은 든든한 식사용은 못되고 간식이나 거리음식같은 이미지지만
    샌드위치는 한 끼 때우기도 좋고.. 와플 못지 않게 많이 보이더군요. 이것이 불어권 나라의 위력인가..
    하지만 그정도 샌드위치는 제가 집에서 얼마든 만들어 먹을 수 있기에 사먹진 않았고 벨기에 친화적인것들 위주로 먹었죠.
    전 커피는 예나 지금이나 블랙이 제일 좋긴 한데 와플과 진짜 잘 어울렸어요.
  • 꿀우유 2010/08/20 07:20 #

    아- 초콜릿, 와플, 커피, 다 부러워요 다.....
    성당 안의 빛이 은은하니 아름답네요, 역시, 저의 로망 벨기에 ㅎㅎㅎ
  • 고선생 2010/08/20 07:21 #

    후후 본격적으로 먹은 이야기와 예쁜곳, 좋은 사진들은 다음 도시인 브뤼셀편에 좀 많답니다.
    양이 하도 많아서 몇편으로 나눌거에요. 지금 쓰고 있는 중 ㅎㅎ
  • cleo 2010/08/20 20:06 #

    책읽는 여자, 자전거 타는 여자 사진 참 맘에 들어요^^
    고선생님 사진이 갈수록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워진다는 느낌이에요.
    전 브뤼셀보다 '브뤼헤'가 더 기억에 남는 곳이었어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 좋으네요.

    커피와 와플 너무 먹고싶어요@.@
    테이블과 트레이.. 그 위 올려진 커피잔과 커피, 와플의 색상이 너무 잘 어울려요.
    역시나... 고선생님 사진이 좋아서 그럴까... 하는 의문이 생김.
  • 고선생 2010/08/20 21:15 #

    네.. 사실 예전 여행사진과 비교해봤을때 스타일이 바뀐것 같아요. 추구하는 장면도 좀 달라지고..
    맘에 들어요. 이젠 예전사진은 못봐줄 정도 ㅋㅋ 알아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아 커피와 와플은 정말 최고였어요. 이런 기본 와플은 그렇게 달지도 않아서 딱 좋았고 블랙커피와 조합은 정말 맛있었어요.
    하하 사진도 열심히 찍었지만 본질적으로 워낙 맛있는거니까요~
  • 아힌 2010/08/20 20:40 #

    한눈에 반해서 새벽 4시까지 거리를 헤메이고 다녔던 브뤼헤네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ㅠ_ㅠ
    새벽의 그 한산한 브뤼헤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사람이 잔뜩 있는 브뤼헤의 전경이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네요-_-;
  • 고선생 2010/08/20 21:16 #

    전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여유롭게 보진 못했고 설상가상 비도 많이 와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 사람이 같이 있는 활기찬 장면이 더 좋아요.
  • Vroooom 2010/08/21 02:28 #

    밸리타고 넘어왔습니다 :)
    저는 브뤼셀은 안가고, 브뤼헤에서만 3일 정도 있었지요.
    저 구시가지 도로..... 벨지안 로드.... 저 일방통행 길에서 저는, 여행 최초이자 인생 최초로
    자전거에 치이는 대참사...............OTL

    자전거에 치이고 정신 못 차리다가 맥주마시고 나서야 정신 차리고 브뤼헤를 돌았더랬지요.
    사실 저 동네에 있는 해양동물원+놀이동산이 아주, 훌륭했어요 :)
    간만에 생각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고선생 2010/08/21 03:20 #

    사람이 많으면 그럴수도 있지요... 어쨋든 자전거 치이는것도 엄연한 교통사고.. 그래도 심하진 않으셨죠?
    저야 지극히 일반적인 관광루트만 훑었고 주어진 시간이 반나절뿐이라 그걸로 만족했지만
    그래도 구시가가 내뿜는 이미지 자체가 좋았어요. 사진은 안 찍었지만 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골목을
    잘못 들어서 민가로 빠졌는데 거기엔 관광객 아무도 없더라구요. 주거구역 분위기도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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