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치킨 사는 날이면 나는 치킨 정식 by 고선생

늘 말씀드렸지만, 독일에는 후라이드치킨이란 존재가 굉장히 레어합니다. 공식적으로 버젓이 후라이드치킨이 파는 음식점은
KFC가 유일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어요. 물론 KFC외에 아예 없진 않겠지만 있더라도 KFC보다 더 눈에 안 띄는 정도죠.
그나마 KFC정도 되니까 보이기라도 하는겁니다. 근데 KFC매장이 한국에서처럼 흔히 보이는것도 아니고 대도시급이 아닌
도시에선 시내 중심이 아닌, 도시 외곽에 뚝 떨어져 단독매장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자동차 없이 접근하기엔 교통도
좋지 않죠. 사진은 제가 사는 도르트문트의 KFC입니다. 역시 도시 외곽에 자리하고, 그 앞엔 8차선 자동차도로죠...;
제가 베를린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사온 뒤.. '최초로' KFC를 방문했습니다. 일루 이사온게 작년 10월이니.. 거의 9,10개월만에
다시 찾은 KFC네요. 이건 뭐 치킨 안 먹기 수행자도 아니고.. 근데 굉장히 애매한 위치라 가기도 귀찮았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후라이드치킨 식욕을 해소하기 위해 튀기지 않고 오븐으로 만드는 후라이드치킨까지 발명(?)하는(뭐 제가 최초가 아니였다 해도
찾아보지도 않고 스스로 찾아낸 방식이니까) 생난리를 칠 정도였죠. 하지만 오랜만에 너무 먹고 싶어서 KFC를 무리해서 찾았습니다.
신기루처럼 단독매장으로 사람 발길 뜸하고 차가 난무하는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미소짓는 저 뻘건 매장.
먹고 싶다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기에 방문하는건 늘 화요일이나 목요일이여야 합니다. 화요일엔 핫윙 세일하는 날로, 핫윙
6조각에 1유로 95, 목요일엔 치킨세일하는 날로 치킨 6조각에 6유로 50 하는 날이죠. 목요일날 찾았습니다. 치킨 6조각을 포장했습니다.
유일한 후라이드치킨 업체인만큼, 그리고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음식인만큼, 치킨은 최대한 제대로 즐겨야 합니다.
베를린에서도 그랬지만, 치킨은 밥과 반찬까지 준비해서 제대로 정식으로 즐겨야 뿌듯합니다.
함부로 마구 먹어치울 존재가 아니시거든요. 아 비참하다.
그렇게 정식으로 차려봤습니다. KFC 치킨정식. 들고 오는동안 치킨은 식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후라이드치킨님이신걸요.
음료는 오랜만에 오렌지주스에 보드카 섞은 칵테일로. 제조는 주스:보드카 3:1 정도로 합니다.
접시 위에서도 포스를 품는 치킨님. 역시 브랜드는 다르군요.
결들인 사이드는 쌀밥과 양배추샐러드입니다. KFC 치킨하면 코울슬로죠. 동네치킨의 단짝이 치킨무라면
KFC치킨의 단짝은 바로 코울슬로라고 봅니다. 한국엔 콘샐러드, 고구마샐러드 이런것도 있는 모양이지만 여긴 없죠.
어차피 코울슬로 외엔 안 먹으니까 상관없어요. 하지만 코울슬로도 따로 사려면 비싸죠.
그래서 그냥 냉장고에 있던 독일식 사우어크라우트를 아쉬우나마 곁들였습니다. 같은 양배추샐러드니까요.
치킨을 짝수로 사면 늘 크리스피 반, 오리지널 반으로 사요. 집에서 감히 흉내낼 수 없는 KFC의 맛...ㅠㅠ
양념의 배합도 일급비밀이라고 하지만 튀기는 방식도 일반적인 튀김이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반은 튀기고 반은 찐듯한
그 식감은.. 독보적이죠. 한국에 있을땐 파파이스의 후라이드를 더 좋아하긴 했는데 여긴 KFC가 있는 것 만으로도
그저 감사합니다- 하고 먹을 뿐입니다. 이젠 한달에 한번 혹은 두달에 한번쯤은 먹어주려구요.

덧글

  • Fabric 2010/07/18 07:48 #

    저정도 위치라면 근처에 버스나 트램 정류장은 있는건가요?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느낌이 드네요 치킨을 밥이랑 먹는 것도 좋은 생각 같은걸요! 저도 다른 나라에 가면 가장 아쉬운게 치킨이에요 그러고보니 고선생님이 귀국하시면 가장 먼저 하실 일로 치킨주문을 꼽았던 생각이 나네요 저는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번 먹는데~ (고선생님 염장을ㅎㅎㅎ)
  • 고선생 2010/07/18 19:14 #

    네 제가 가본 이 도시 저 도시의 KFC는 우반이 근처에 있긴 한데, 어쨋든 꽤 멀리 타고 타녀야 하고 내려서도 좀 걸어요. 차도 옆 애매한 인도를 걸어야 해서 좀 위험하기도 하고.. 어쨋든 도보로 접근성 좋지 않아요. 다 차 타고 오는데 저만 걸어갔다는...; 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날, 공중전화로 동네 치킨집에 전화걸어서 제가 집에 도착하는 예상시간까지 예약배달 시켜놓겠습니다!! Fabric님 염장 제대로!! 미워요!!
  • 이네스 2010/07/18 08:53 #

    독일은 돼지고기는 천국인거 같은데 치킨애호가에겐 지옥같은곳이군요. ㅠㅠ
  • 고선생 2010/07/18 19:15 #

    닭은 있어도 '후라이드치킨'이 참 없어요.
  • 찬별 2010/07/18 11:23 #

    KFC 에서는 압력튀김솥을 쓴다고 하더군요. 도입한 이유 자체는 조리를 빨리 하기 위해서인데 (10분 정도면 한 마리를 튀기니까) 그게 실제로 맛 차이도 나는 모양이군요.
  • 고선생 2010/07/18 19:16 #

    네 그러고보니 한국에서 방영된 초창기 KFC 광고에서 그 튀김솥을 본 것 같네요. 여기 뿐 아니라 패스트푸드점식 치킨업체는 비슷하게 쓸 것 같지만 그래도
    KFC의 매력은 오리지널 치킨의 그 독보적인 맛이죠. 향신료 배합이..
  • KRISTINE 2010/07/18 12:52 #

    독일사람들은 그러면 닭을 주로 어떻게 먹나요?? 제가 한국에 살때는 닭을 못먹어서 kfc는 가본적이 없는데 이 글보면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첫번째 글을 보면서 저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저는 여기서 닭을 먹기 시작해서 한국의 다양한 닭요리(불닭, 찜닭, 전기통닭, 닭갈비, 닭도리, 삼계탕) 등을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 고선생 2010/07/18 19:18 #

    보통은 구이에요. 오븐구이, 전기구이, 후라이팬 구이.. 가슴살까스.. 이런식이죠.
    제가 한국을 비운 사이에 이런저런 새로운 닭음식이 한국에 많이 생겼더군요. 그런거 다 필요없습니다. 그저 전 동네배달 후라이드치킨이면 충분해요!
  • 홈요리튜나 2010/07/18 13:12 #

    예전에야 먹을 게 없어서 식은 통닭도 맛있게 먹었지만....진정 식어도 맛있는 케엡치킨!
    제가 닭가슴살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여기는 가슴살조차 허벅지마냥 촉촉하죠 맛없는 신ㅍ닭강정의 4번 튀긴 후라이드를 다 식어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7시간 뒤에 먹은 후에 보니 이거 심하게 고문이네요-_-;;
  • 고선생 2010/07/18 19:19 #

    그렇죠. 그 식은걸 애매하게 데우면 또 별로에요. 오븐에 데우면 좋지만 전자렌지로 데우는건 맛을 망치는 지름길!!
    닭가슴살이라도 잘 튀기면 맛있죠. 수분유지가 되고..
  • 먹보 2010/07/18 14:00 #

    촌구석인 이 곳엔 KFC가 없네요..아니 있었는데 문을 닫았다는..즐겨 가는 곳이었는데 말이죠...맛있는 치킨은 비결이 있는 것인지 식어도 맛이 있던걸요..ㅎㅎ
  • 고선생 2010/07/18 19:20 #

    서울에서도 제가 잘 가던 KFC 몇 곳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곤 하더라구요. 장사가 안 되었던건지.. 한국에선 치킨이 인기있어서 KFC는 기본은 갈텐데 말이죠.
  • rumic71 2010/07/18 15:59 #

    사실 독일인들은 백숙만 즐긴다 파문.
  • 고선생 2010/07/18 19:20 #

    구이를 즐겨요.
  • 꿀우유 2010/07/18 16:27 #

    아 치킨 급땡기네요 ㄷㄷㄷ 맛있겠다-!!
  • 고선생 2010/07/18 19:21 #

    한국에선 흔하디 흔한 치킨이잖아요! 흑흑 부러워요. 당장 집안에 굴러다니는 상가수첩만 뒤져도...
  • 올시즌 2010/07/18 16:51 #

    치....치킨님!!!
    정식으로 차려드시는 정성은 삼고초려를 울게 만들 것 같습니다.
  • 고선생 2010/07/18 19:22 #

    이번엔 모양 좀 잡아보겠다고 저렇게 했지만 사실은 그냥 치킨은 포장된 버켓 안에서 바로 꺼내먹고 밥은 그냥 밥그릇에, 샐러드도 그냥 통 안에서 바로 먹습니다.
  • 삼별초 2010/07/18 16:53 #

    그런데 서울을 벗어나면 지방에도 뜨문뜨문 있어서 번화가가 아니면 보기 힘들더라구요 (대구에서 한곳을 봤나;;)
    내일은 한국에서 초복이군요
    삼계탕이라도 해먹어야죠 ㅎ
  • 고선생 2010/07/18 19:24 #

    역시 서울편중... 전 서울 외에서 살아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실감은 잘 안 나지만 그래도 굳이 한국에선 KFC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전 그저 후라이드치킨을 먹으면 되요!
    독일에서 KFC가 유일하니 문제죠... 한국은 어느 지방을 가도 중국집과 치킨집은 기본 아닙니까.
  • 자하 2010/07/18 18:53 #

    어제 KFC 신메뉴 (달달한 간장소스 양념치킨) 를 먹어서, 반가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독일 KFC에도 현지 사정에 특화된 메뉴가 따로 있는지 궁금하네요 ㅎㅎ
  • 고선생 2010/07/18 19:25 #

    치킨 자체에 변화나 맛을 가한건 없어요. 버거나 트위스터같은걸로 변화를 주는 편이죠. 한국에 없는 디폴트메뉴로는 으깬감자, 칠리후렌치후라이가 있습니다.
  • scofield 2010/07/18 21:38 #

    저도 독일 옆나라 시골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로써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한국에서 그 흔한 맥도날드도 없고..ㅎㅎ 고선생님이 치킨을 심오하고 뫼시는 모습...사진으로도 잘 느껴지네요^^ 맛나게 드셨는지 궁금하네요..ㅎㅎ
  • 고선생 2010/07/18 22:00 #

    독일이 워낙 인접하고 있는 나라가 많아서 어디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죠. 시골이라면 더더욱 보기 힘들겁니다.
    물론 맛나게 먹었죠! 그나마 이 도시 안에 유일한 KFC가 있다는것만으로 감사할 지경인걸요.
  • 장끼전 2010/07/18 21:56 #

    진짜 한국처럼 후라이드 치킨집들이 많은 곳이 없을거예요.
    그래서 외국서 KFC가면 대부분 다 치킨을 먹는데 울나라 KFC는 대부분 버거를 먹죠^^.치킨을 먹으러 굳이 KFC갈 필요가 없으니깐. 저번에 신촌점에서 치킨을 먹었는데 오마이갓...이틀은 된거같이 바싹 말라서 딱딱한 치킨살에...쩔은 기름맛..닭도 삐쩍 말라서 살도 없고.. 완전 실망했어요. 전에 유럽가서 KFC에서 치킨세트를 먹었는데..말그대로 육즙이 좔좔 흐르는 자비로운 치킨이더군요. ㅎㅎ 비비큐보다 더 통통하고 으으..그후로 이틀에 한번씩은 꼭 KFC먹어줬다는 ㅎㅎ
  • 고선생 2010/07/18 22:03 #

    한국에선 이상하리만치 닭튀김이 국민음식으로 등극해서 여기저기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죠. 저도 한국에선 KFC에선 버거도 즐기긴 했지만 역시 치킨을 더 먹었어요. KFC의 치킨 맛은 국내 치킨업체의 어느곳과도 차별화되는 맛이니까요. 아마 운이 좋지 않은 경우였던것 같네요. 프랜차이즈 음식은 어딜 가더라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맛을 내도록 하는건데, 튀긴지 좀 된거라든지.. 근데 여기선 KFC도 흔치 않아서 어느 KFC든 손님이 꽤 많아 그런지 튀기는것도 자주 튀겨서 후레쉬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역시 버거보단 치킨을 많이 시키니까요.
  • 휴메드슨 2010/07/18 22:03 #

    맛있겠네요
  • 고선생 2010/07/18 22:04 #

    당연하죠
  • 앞뚜2뚜二CHU 2010/07/18 22:37 #

    독일에서는 항상 코우슬로?등 사이드 메뉴 대신 저 양상추를 소스와 버무린듯한 메뉴를 주나보네요. 다른 매장에서 저 샐러드를 먹었었는데 상당히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달달한? 그러면서도 치킨이랑 같이 먹으면 느끼한 맛도 없애주고ㅋㅋ 왜 한국에는 저 메뉴가 없을까 아쉬울 정도였어요ㅜ
    그리고 정말 독일에 치킨 없죠..;;; 보통 후라이드 먹으려고 하면 마트에서 파는 냉동 윙봉같은거 사다 요리해먹는게 대부분일듯...
  • 고선생 2010/07/18 23:26 #

    사우어크라우트 혹은 크라우트살라트라고, 독일에선 거의 김치와 같은 존재인 곁들임 야채에요. 양상추가 아니고 양배추에요. 독일 음식 전반적으로 상당히 친숙하게 어울려요. 독일음식이 육류가 많고 물렁한 씹힘 와중에 저 아삭함의 어울림이 참 좋죠. 저도 치킨이 없어서 자체제작하기 일쑤지만 그래도 사먹는 완성된 맛은 언제나 끌리니까요.
  • 2010/07/20 00:2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0/07/20 00:40 #

    이힛 한국과는 다르게 할아버지가 서있는건 한번도 못본 독일의 KFC입니다 ㅎㅎ
    으으 비밀님도 닭 좋아하시죠? 저도 좋아 죽어요!! 근데 후라이드치킨 먹기가 이리 힘드네요~
    칵테일이 맛은 있는데 술이 좀 첨가되니까 먹어도 먹어도 갈증유발!! 역시 시원한 냉차가 좋아요.
    생각같아선 치킨버켓 안에 머리를 쳐박고 먹고 싶었지만... 최대한 닭을 오래 즐겨야 하므로 정식으로 먹는수밖에요!
  • 푸른바위 2010/08/01 00:16 #

    갑자기 독일에서 배달 닭튀김 업을 해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ㅡㅡㅋ
  • 고선생 2010/08/01 00:19 #

    무지 잘 될것 같은데요? ㅎ
  • 사과 2010/12/04 08:23 # 삭제

    ㅠ^ㅠ저도 치킨덕후라 kfc가고싶은데 여긴죄다 맥도날드 아니면 버거킹뿐이네요...ㅠㅠ
    아직 많이 안돌아다녀봐서 모르겠지만 제일찾고싶은 1순위는 kfc라는....
    혹시 뒤셀에 kfc어디있는지아시나요?...
  • 고선생 2010/12/04 08:54 #

    kfc.de 가보세요~
  • Miezchen 2010/12/11 23:51 # 삭제

    아~정말 윙탁과 치킨탁을 학수고대하며 먹는 마음이 저 뿐 만이 아니였군요!! 그나마 큰 도시에 살아서 KFC가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항상 먹고있습니다.ㅋㅋㅋ 무척 공감하는 마음에 글을 읽다가 소리내어 웃어버렸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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