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만 많은 한국 스포츠 by 고선생

한국이란 나라의 스포츠계를 보고 있자면 언제나 한숨만 나온다. 언제나 '열악한 환경'. 시대는 아무리 흘러도 '열악한 환경' 얘기는 끊이지 않는다. 세계최고의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선수는 전용 아이스링크장 하나 없이, 놀이동산 스케이트장을 심야에 빌려 연습하는 신세. 그녀가 유명세를 타고 나서야 캐나다에 가서 연습하게 되었지, 국내의 상황은 암울할 뿐이다. 전용 개인 연습장을 보유하고 있는 아사다 마오보다 앞서는건 그녀 개인의 노력이다. 이 뿐만 아니다. 모든 스포츠계의 환경적인 열악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개선한다고는 하지만 늘 부족하다. 돔구장 하나 없는 야구계지만, 선수들의 역량만으로 일본과 미국을 압도한 바 있는 한국 야구다. 잔디구장 하나 없이 유소년 축구 조기교육에 말만 앞서던 시대도 있었다.

가만 보면, 우리나라 스포츠는 그저 욕심만 많다. 이런 환경속에서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나온다는건 정말 기적적인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제는, 이런식의 환경속에서도 선수들이 잘 해내다보니, 그런가보다 하고 투자는 역시 안 이뤄지고 있다는 인상이다. 대체 언제까지 선수들의 '정신력'만 운운할 것인가. 지원은 없으면서. 그러고보면 한국에선 뭐 할건 다 한다. 야구도, 축구도, 농구도, 심지어는 올림픽에서나 볼 것 같은 핸드볼도 엄연히 프로리그가 있고.. 이 좁고 작고 인구 부족한 나라에서 손대고 있는 스포츠 종류는 많기도 하다. 모든면에선 옆나라 일본에 비해 떨어진다. 동계올림픽 비인기종목인 봅슬레이같은 경우도 일본에만 전용 훈련장이 있어, 거기서 빌려서 연습하는 신세. 그런데도 우리 선수들은 그 모든걸 이겨내고 정신력으로 자본 빵빵한 나라의 선수들을 압도하기도 했으며 걸출한 선수가 되기도 한다. 걸출한 선수가 되고 나서야 그 개인은 살림살이 좀 나아지고 선수생활 할만해지지, 그 전엔 그저 눈물 젖은 빵 뿐. 거꾸로다. 어느 선수가 입신양명해야, 그제서야 나라에서 대우가 달라진다. 스포츠스타를 키워내려면 지원이 먼저 있고 꾸준한 육성이 보장되야 되는게 먼저 아닌가? 열악한 환경속에서 언제까지 우리나라 스포츠선수들은 정신력으로만 버텨야 하는지. 경제규모도, 시장규모도 작은 반토막짜리 나라인데 이렇게 잡다하게 다 스포츠그룹이 있는 나라도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투자가 있건 없건 현실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할 때 가장 효과가 좋은 나라가 한국이기도 하니.. 스포츠인도 스타가 되면 CF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 그들을 욕하는 여론도 있는데, 지원은 커녕 자비로 열악하게 버텨온 그들일진대 CF로 버는 수입으로라도 부담이 덜어진다면 그게 나은거다. 뭐 욕하는 여론도 CF찍는다고 욕하는게 아니라 그냥 돈 버는게 꼴뵈기 싫은 배아픔이겠지만. 어련히 다 알아서 할까봐.

손대고 있는 스포츠는 그렇게나 많으면서 제대로 책임져주고 운영되어지고 지원되지 않는 스포츠계. 내 생각에는 역시 우리나라는 그냥 선수들이 잘난거다.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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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안경소녀교단 2010/06/27 07:49 #

    한국 스포츠계는 진짜 뭐 하나씩은 부족하죠.

    축구는 월드컵 이후 인프라와 유소년 시스템은 그럭저럭 잘 갖춰졌거든요? 근데 프로리그 인기가 절망적이예요.

    야구는 그 반대로 프로리그 인기는 최고인데 인프라와 유소년 시스템이 절망적이죠.

    이건 뭐 '신은 공평하다'도 아니고...
  • GinJI 2010/06/27 13:51 #

    맞아요.
    정말 평상시엔 축구에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월드컵만 되면 뛰쳐나와 죽어라 외쳐다고
    진짜 누가보면 평상시에도 축구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고, 그리고 특히 응원녀.
    축구 상식 물어보면 아무것도 모를듯하고 그냥 몸매자랑 하러 나온거 같고.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냥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게 아니라 그냥 응원의 분위기 그 분위기 자체를 즐기기 위해 나오는듯.
    평상시에 K리그는 관심도 없으면서.
    전 해외에 살면서 저가 좋아하는 팀은 다운(?) 받아서까지 보는데.
    에휴
  • 유이하루 2010/06/27 09:46 #

    그래놓고 잘하면 당연한 거고 못하면 쌍욕을 먹어야하니... ㅠㅠ
  • 고선생 2010/06/28 00:01 #

    욕 참 너무 쉽게 하는 싸가지 국민이죠.
  • 돈키호테 2010/06/27 11:06 #

    김연아나 박태환 쯤 되면 돌연변이가 아닌가 의심을 해야 할 정도죠. -_-;;;
  • 고선생 2010/06/28 00:02 #

    언제까지 후진적인 훈련으로 세계최고로 가야 하는지..
    이게 '미덕'으로까지 여겨지니 원..
  • MN 2010/06/27 11:10 # 삭제

    동감동감 돈키호테님 말이 정말 맞습니다 ㅋㅋㅋㅋ
    야구선수들도 그렇고... ㅠㅠㅠ
  • Charlie 2010/06/27 12:27 #

    뿌린만큼 거두는걸 당연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스포츠나.......... 기타등등에서 그런 상식은 찾아볼 수 없지요.
  • 고선생 2010/06/28 00:02 #

    제대로 지원도 못해주면서 건드리는건 참 많아요..
  • 홈요리튜나 2010/06/27 12:33 #

    대개의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열악한 환경을 이겨냈다는 거죠..
    거기에 우리들이 찬사를 보내는거구..
  • 고선생 2010/06/28 00:03 #

    하지만 그 열악함이 그저 당연하게 여겨지는게 문제죠. 나라에서 그런데까지 신경써줄수 없으면 이것저것 건드리지나 말던가..
    해주는건 없고 잘해라잘해라 말로만.
  • 루아 2010/06/27 13:09 #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이랄까요;;
  • 고선생 2010/06/28 00:04 #

    퇴보하고 있으면 희망이 정말 없는거죠. 그 초천재 스포츠인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 또 하나는,
    그들 덕분에 스포츠계에 그나마 지원이 생긴다는것..
  • pink 2010/06/27 15:02 #

    좋은 지적입니다. 80년대 스포츠계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근성', '헝그리 정신' 등으로 미화되며 날로 먹으려는 정신만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의식도 마찬가지죠. 비이성적인 열광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스포츠계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팬의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끝나면 땡이죠.
  • 고선생 2010/06/27 18:01 #

    어려운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그게 마치 아주 정상적인것인양 포장되어 있는게 한국의 현실이죠. 이런 환경에서 이런 성적을 내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거라 생각합니다. 무슨 제3국, 개발도상국 이런데 말구요. 그런데는 스포츠에 투자할 여력도 없는 나라들이구요. 우리나라는 능력도 안 되면서 뭔 욕심만 많아서 스포츠는 안 하는게 없는것 같아요. 올림픽 한국 선수단 입장하는거 보면 무슨 거대 강대국 같다니까요?
  • 먹보 2010/06/27 15:20 #

    전 스포츠 자체에 관심이 없습니다만 유명한 선수들이야 알고 있어도 이런 환경에서 빛을 발한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거죠..타고 났으니 가능한 것이고 성적에만 치중을 하다보니 물론 매우 중요한 점이지만 더군다나 제대로 알려진 종목이 아닐경우 한국은 이런 분야에 투자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거죠..선수로 키워질 경우에는 개인적인 뒷돈들도 필요하다니 이게 한국의 현실이네요.
  • 고선생 2010/06/28 00:07 #

    타고난 천재가 얼마나 있을까요. 정말 그들의 정신력과 노력의 승리죠. 문제는, 언제나 열악하게 고달프게 힘들게 운동해서 성공하는 스토리가 한국에선 너무나 당연하고 미덕처럼 여겨지고 있죠. 어떤 스포츠에 대한 강국이 되려면 눈에 띄면 도와줄게 아니라 먼저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하는 기획이 우선되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 Nine One 2010/06/27 17:45 #

    욕심만으로 세계 정복도 가능한 한국 스포츠계.

    하지만 그 실상은 이미 썩을대로 썩은 집단이죠. 쇼트트렉 파동이 달리 일어났겠습니까?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왜 그렇게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갑자기 늘어났는가 했던 이유가 바로 쇼트트렉 계의 파벌싸움과 자기선수 심기였죠. 덕분에 거기에 밀려난 선수들이 이 갈고 훈련해 전부 스피드 스케이팅을 전향하여 메달을 따 내는 기적을 일구었습니다.

    한국은 안되죠.
  • 고선생 2010/06/27 18:03 #

    그건 좀 다른 얘기긴 한데.. 그런 비리 역시도 문제는 문제죠. 하지만 제가 얘기하고픈 바는
    다른 나라들과 너무도 다르게 그저 정신력 하나에만 의지해서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분투하는 선수들의 생활이 늘 반복되고 있다는게 짜증스럽습니다.
    헝그리정신, 정신력.. 핑계거리는 늘 그거죠. 아사다마오와 김연아만 비교해봐도 답이 나오잖습니까.
  • Nine One 2010/06/27 18:07 #

    그건 빙연에서 김연아 한명만 바라 본 괴악한 결말이었죠. 암튼 분명한 것은 한국의 스포츠의 그런 현실의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스타플레이어 의존"을 안 버리면 계속 도돌이 표만 있을 뿐입니다.
  • 소피아 2010/06/27 18:58 #

    구구절절 동감합니다.
  • 고선생 2010/06/28 00:08 #

    그나마 스타가 되면 나라에서 안 도와주더라도 여기저기서 스폰이 붙고 광고도 찍게 되고 하면서 소득이 늘어나는데, 그건 당연히 누릴 권리라고 봅니다.
  • 카큔 2010/06/27 20:02 #

    그리고 막장협회들이 공통적으로 있지요.
  • 고선생 2010/06/28 00:08 #

    결국은 그냥 선수 개인이 잘 되고 혼자 노는게 나아요. 개인 컴퍼니 설립한 김연아처럼.
  • 천지화랑 2010/06/27 21:31 #

    체육 교육=후드려 줘패며 가르치는 나라에서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을 바라고 있으니 기만 막히죠
  • 고선생 2010/06/28 00:09 #

    제대로 된 연습장도, 지원도 부재한데, 그저 억누르기만 해서 그들의 오기를 자극시킨다는게 국가적인 '지원책'인걸까요?
  • highseek 2010/06/27 23:45 #

    그 선수들의 기적이, 박정희 시절의 경제성장 덕택이라는 드립이나 쳐대지 않으면 다행이니 원...
  • 고선생 2010/06/28 00:10 #

    선수가 잘 되면 그 공로의 고물을 주워먹으려는 무리들은 하이에나들처럼 무리지어 덤벼들죠.
  • 풍금소리 2010/06/29 21:19 #

    그래도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유소년쪽은...
    선진국 따라가기에는 갭이 많죠.

    아무래도 학부모들이 점점 젊어지니까요.

    그럼 시스템의 문제인 것 같은데---
  • 고선생 2010/06/29 22:16 #

    좋아진다고 해도 이건 욕심만 내지, 아직도 후진적이란 생각이 지배적이구요. 선진국이 아님에도 스포츠는 선진국 다 따라하지요. 지원도 못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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