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정요리로는 아주 흔하다는 소박한 반찬,
니쿠쟈가를 만들었습니다. 해석하면 '고기감자'라네요.
참, 눈치채셨겠지만 드디어 저 새로운 그릇이 생겼어요. 그것도 동양풍으로 ㅎㅎ
무늬없이 그냥 단색이면 더 이쁘겠지만 그래도 맨날 똑같은 그릇만 쓰다가 새로운거 쓰니 기분 좋네요.
먼저 다시마를 끓여 우린 물을 준비해둡니다.
역시 니쿠쟈가의 주역은 감자! 거기다 당근도 준비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카레라이스 만드는것 같네요.
양파도 빠질 수 없죠.
니쿠쟈가에 쇠고기를 일반적으로 쓰는 것 같지만 '가정요리'는 뭔가 정해진 틀은 없는거니까 전 더 싸고 맛있는
삼겹살을 쓰겠습니다.
"기왕이니까 난 이 빨간 돼지고기를 고르겠어!"(D모 게임이 생각나는 당신은 아름다운 게임중년)레시피들을 찾아보니.. 자잘하고 얇은 고기가 왠말인가요. 역시 조림에는 두툼한 덩어리 고기입니다. 정육점에서 썰어온 삼겹살.
팬에 일단 겉을 어느정도 구워 익혀줍니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으면 양파도 함께 볶구요.
이제 아까 만들어둔 다시마국물을 팬에 자작하게 붓습니다. 더불어 준비해둔 감자와 당근도 넣습니다.
부글대며 끓으면 불순거품은 걷어내주고 간장과 보드카, 설탕을 넣고 중불로 줄입니다.
일본음식이니까 미림이나 청주가 있으면 퍼펙트하겠지만 요리용으로 사둔 보드카뿐이네요.
뚜껑 덮고 푸욱 양념이 배어들도록 졸이며 끓여줍니다.
물이 어느정도 없어지고 양념이 졸아들었을 때 감자 하나를 꺼내 먹어봅니다. 보드라우면 완성.
양이 많아서 전 한시간 이상 푹 끓였네요. 고기도 두꺼우니까. 완성된 니쿠쟈가는 바로 덜어먹기보단
불을 끄고 뚜껑 덮고 뜨거움이 가실 때까지 뜸을 들였다가 '따뜻한 상태'에서 먹는게 더 맛있습니다.
모든 조림이나 스튜같은 음식이 다 그렇죠.
완성된 니쿠쟈가. 새 그릇에 담아내어 공기밥과 세팅!
야채들이 모양도 상하지 않고 양념이 배어들어 먹음직합니다.
'니쿠'인 삼겹살도 너무 푹 잘 익었네요.
'쟈가(이모)'인 감자는 으깨지지 않고도 속이 보드랍게 잘 익었습니다. 고기도 고기지만 역시 감자 맛이 좋습니다.
쉽게 할 수 있는 익숙한 조림이지만 일본식답게 달짝지근한 맛이 느껴지네요. 생각해보니 예전에 외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고기감자조림이랑 비슷한데, 외할머니가 그때 만들어주시곤 하던 음식이 니쿠쟈가로구나 하고 깨닫네요.
조림반찬이니까 두고두고 먹을 생각으로 많이 한 만큼, 한 끼 먹고 남은건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냉장고로 들어갔습니다.
덧글
악 야밤에 군침이...ㅠㅠ
작대기에 송송 끼우면 꼬치 흐흐흐
접시가 넓어서 밥을 함꼐 올려도 넉넉하겠어요^^
안 그래도 요새 주말만 되면 앞마당에서 애들 그릴하느라 연기가 자욱합니다.
접시는 그냥.. 여유있게 쓰는게 더 이뻐보여서 ㅎ
고기가 참 탐스러워 보이는 걸요 :)
계란까지 넣으면 장조림의 포스가 나겠군요.
밥도둑이 될것이 틀림없습니다.
정말 잘 만드셨네요. 맛있어 보여요 !!!
일본에서 니쿠쟈가 많이 만들어 먹었어요. 그나마 할 줄 아는 반찬이었거든요 !
본토에서 본토가정식을 만드셨다니 더 제대로십니다!^^
고선생님 특유의 두툼한 고기와 감자들이 오늘따라 더 맛있어보이네요 밥 3공기쯤은 그냥 들어갈듯!!
덩어리가 큼직하니 오래 졸여도 뭉그러지지 않고 고유의 맛도 잘 사는것 같아요. 너무 작게 써는것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ㅎㅎ
그럼 나는 고선생님한테 장가가고 싶다. (응?)
오늘 니꾸자가가 땡기던데~ 와~ 이런 포스팅 사뢍훼위마허ㅣ아ㅓ하~~
그건 그렇고 새까만 그릇에 화이트 플라워. 너무 아름다워요.
나도 그릇이나 질러볼까… (하지만 나는 음식따위 못만들긔.;ㅠㅠ)
니쿠쟈가 저도 처음 만들어보는거지만 결코 어려운게 아니더라구요. 물론 정말 더 맛있게 하는 방법이야 많겠지만
'가정음식'인만큼 만드는 사람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음식이기도 하잖아요.
그릇은.. 제 블로그에 다른 음식 사진보면 죄다 그릇이 똑같아서.. 안 그래도 지겨웠는데 잘 됐어요. 한국에서 받은거에요 저두 ㅎㅎ
장조림 먹고 싶네요 갑자기 (응?) 요새 날이 더워서 입맛도 잃어가고 있는데ㅠㅠ 흑
거긴 대체 보드카 1병에 얼마 하길레... (덜덜...)
처음 들렀는데.. 너무나 훈훈한 대사드립에 감동받고 갑니다.
다음엔 날다람쥐 고기로 만들어주세염
날다람쥐는 그냥 쏴죽이면 되는겁니다 ㅎ
니쿠쟈가라기보단 가쿠니에 가까워보이네요.
....그치만 맛있겠다는..(츄릅)
사실 니쿠쟈가든 가쿠니든 별 상관없지않나요 맛만있으면^^
세계적인 국수볶음인 팟타이도 면볶이, 올리브유에 볶는 파스타도 면볶이인걸요..